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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삼시세끼-208화 (208/352)

<귀환자의 삼시세끼 208화>

[퀘스트 클리어]

[신기록 달성]

[총 스탯이 +1 증가합니다!]

[업적 포인트를 획득했습니다.]

[축하합니다. 특전 보상이 지급됩니다.]

[주신들의 관심이 급증합니다.]

[주신들의 즐겨찾기가 ☆31로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던전을 클리어하고 나자 파란 포탈의 탈출 게이트가 열렸다.

* * *

묘인족과 엘프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이며 숙소로 돌아온 민성의 일행을 응시했다.

“어, 어떻게 된 거예요?”

엘프가 더듬거리며 물었다.

“클리어했어. 서쪽 던전으로 안내를 부탁한다.”

민성이 천으로 궁니르를 닦으면서 말했다.

“……와아, 대단하다. 강민성 플레이어님은 정말 강한가 봐요.”

묘인족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민성을 경외하듯 보며 말했다.

“칭찬이나 듣자고 찾아온 게 아니야. 안내를 부탁한다. 안내에 대한 보상은 확실히 해 주지.”

“아, 네, 넷!”

민성이 재촉하자, 정신을 차린 묘인족과 엘프가 다시 안내를 위해 외출을 준비했다.

* * *

“금방 클리어하고 나온다.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어.”

첫 번째 던전을 클리어했을 때, 파란 포탈 게이트를 타고 나오자 보인 것은 또 다른 던전의 입구였다.

때문에 민성은 길을 안내해 준 묘인족과 엘프에게 입구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뒤, 바가지와 이호성에게 경호를 맡기고 쏠만 데리고 던전 안으로 들어갔다.

혹시나 나타날지 모를 몬스터로부터 그녀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민성이 던전으로 들어갔고, 던전 입구에는 이호성과 바가지, 그리고 묘인족과 엘프가 남았다.

* * *

어두운 밤.

부엉이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들리는 가운데, 랜턴을 들고 있는 묘인족과 엘프는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눈이 또랑또랑했다.

“저분은 대체 어떤 분인가요? 어쩜 저렇게 강한 거죠?”

“몇 살인가요?”

이호성은 난감한 표정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묘인족과 엘프는 민성에 대한 관심이 지대했다.

그녀들의 눈에는 정욕마저 서려 있을 정도여서, 이호성으로서는 복잡한 심정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이세계 종족에게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니.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갔다.

이곳은 베아트리체.

최고의 플레이어들만이 모이는 곳.

그런 세계에서, 여성체는 본능적으로 강자에게 끌릴 수밖에 없다.

종족이나 출신 같은 건, 아무짝에도 의미가 없었다.

그녀들의 열정은 어쩌면, 민성을 처음 만났을 때부터 시작된 것일지도 몰랐다.

“몬스터가 언제 나타날지 모릅니다. 제가 모시는 분과 달리, 저는 당신들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어요. 그러니 긴장을 늦춰서는 안 됩니다.”

이호성은 조금은 딱딱하게 말했다.

묘인족과 엘프는 그 말에 동의했다.

던전 부근은 위험한 곳이었다.

민성에 의해 두려움을 잊고 있었던 묘인족과 엘프가 뒤늦게 공포가 스며든 눈으로 어깨를 움츠렸다.

* * *

특전 보상은 아이리스의 성장을 막아 줄 수 있는 물건인, ‘팔괘’ 중 하나, ‘진괘’였다.

이런 식으로 8개의 괘를 모아야 한다는 것은 꽤나 스트레스였다.

분명 시간을 오래 잡아먹을 것이 틀림없었다.

자꾸만 유혹이 찾아왔다.

플레이어를 죽이는 PK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플레이어는 이계의 생명체이긴 해도, 결국 묘인족과 엘프와 같이 살아 있는 하나의 인간 종족이라 볼 수 있었다.

명분 없는 PK는 곧 무고한 살인이 될 수 있었다.

그리고 명분 없는 PK로 인한 리스크는 어떤 것인지 아직 확인이 불가한 상황.

민성은 궁니르를 내질러, 거대한 체구의 거인 심장에 꽂았다.

콰르릉! 퍼어억!

천둥소리와 살을 찢는 소리가 거의 동시에 났다.

거인이 입을 쩍 벌리며 거대한 몸을 쿵! 하고 쓰러트렸다.

민성은 피 묻은 창을 휘둘러 피를 털어 내면서 눈살을 구겼다.

어떻게 하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지?

민성의 머릿속을 장악하고 있는 건 오직 그것뿐이었다.

* * *

프론티어 뱅가드 도시를 지배하고 있는 크로스 남작은 한 가지 보고를 받았다.

그것은 뱅가드 프론티어의 부근 던전에서, 신기록을 달성한 노비스 플레이어가 나타났다는 내용이었다.

크로스 남작은 그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곧장 상부에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답이 도착했다.

지원을 보내 줄 테니, 플레이어에게 길드원으로의 영입을 시도하고 거부할 시, 제거하라는 것이 상부의 명이었다.

크로스 남작 자신은 플레이어가 아닌, 베아트리체인이었다.

때문에 던전 클리어 신기록을 달성한 노비스가 부담스러웠지만, 상부 길드에서 지원이 내려온다고 하니 그다지 큰 걱정은 하지 않았다.

능력과 잠재력이 높은 노비스는 늘 길드에서 상시 모집을 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어떤 놈일지는 몰라도, 크로스 남작은 부디 일이 복잡하지 않게, 소란 없이 쉽게 갔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그는 귀찮고 위험한 건 질색이었다.

크로스 남작은 부하를 호출하여, 뱅가드 프론티어에 새로 입성한 플레이어에 대한 정보를 면밀히 캐낼 것을 명령했다.

* * *

두 번째 던전의 보스 몬스터는 이번 던전에서 만난 거인들과 같이 보스몹 역시 거인이었다.

다만 다른 점이 있다면, 전신을 갑옷으로 무장했다는 점이었다.

또한 일반 거인들보다는 지능이 높아 보였으며, 피부로 전해지는 마력 수치가 지금까지 베아트리체에서 만난 몬스터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높게 느껴졌다.

역대 최고의 몬스터라고 단언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그러나 민성은 전혀 주눅 들거나 긴장하지 않았다.

긴장은 불필요한 움직임을 만들고, 민첩함과 집중력 있는 힘을 분산시킬 뿐이었다.

지금까지 혼자서 전쟁을 치러 왔던 자신이었다.

백전노장조차 자신 앞에서는 고개조차 들 수 없다.

이건 자신감이라는 종류의 성향과는 질적으로 달랐다.

그저, 최선을 다해 죽일 뿐이지만, 민성의 전투에는 노련한 현명함이 깃든 경험, 그리고 힘과 집중력이 스며들어 있다.

그것은 넘을 수 없는 벽과 같이 단단하다.

그래서일까?

던전의 보스인 철제 갑옷으로 무장한 거인은, 거대한 롱 소드를 들고서도 쉽사리 민성을 공격하지 못했다.

민성은 방어나 공격 자세를 잡지도 않고 그저 서 있었을 뿐인데도, 눈을 마주친 채 마치 시간이 멈추기라도 한 듯 보스몹인 거인은 정적이었다.

“플레이어라는 것들은 하나같이 날 성질나게 만들어.”

두려움은 곧 분노와, 필요 이상의 격정을 만든다.

거인이 민성을 향해 신경질적인 괴성을 내질렀다.

크와아아아아아아!

웬만한 생명체들은 그대로 심장이 마비될 정도의 박력이었지만, 민성은 조금도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저 죽여야 할 대상인 철제 갑옷의 거인을 향해 아주 천천히 자신의 창인 궁니르를 들어 올렸을 뿐이었다.

“간다. 키 큰 놈.”

민성이 그렇게 낮게 읊조리듯 말하며 놈을 향해 뛰어갔다.

[주신들의 관심이 집중됩니다.]

민성은 시스템 문구와 음성에 입매를 비틀었다.

“시끄러우니까 좀 닥쳐라.”

민성의 창 궁니르에서 마기의 빛이 가득 넘실거렸다.

쿠르르르르릉!

하늘이 격노한 듯한 천둥소리가 궁니르에서 울려 퍼졌다.

공격을 준비하는 민성을 보고 흥분한 거인이 철그렁거리는 갑옷 소리를 내며, 머리 위로 롱 소드를 높게 치켜들었다.

거인이지만 속도는 빠르다.

하지만 그보다 민성의 속도가 더 빨랐다.

민성은 창을 손에서 놓았다.

이기어검술.

마치 한 줄기의 빛처럼 궁니르가 거인의 심장을 향했다.

퍼어억!

거인이 몸을 비틀면서 애초 목표 위치였던 급소를 피했다.

하지만 완전히 피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궁니르는 거인의 갑옷을 부수면서, 왼쪽 어깨뼈에 박혀 들어갔다.

한쪽 어깨가 망가지면서 검을 휘두르려던 거인의 공격에 제약이 걸렸다.

거인이 다시 검을 들어 올리려고 할 때 민성은 이미 지면을 박차고 뛰어올라, 거인의 어깨에 깊게 박혀 있는 창, 궁니르를 뽑아내고 있었다.

“크워어어어어어!

거인이 고통을 참으며 자신에게 피해를 가한 인간을 물어뜯기 위해 입을 크게 벌리고 민성이 있던 위치를 확 깨물었다.

콱!

하지만 거인의 커다란 이빨은 비어 있는 허공만을 깨물 뿐이었다.

민성의 창이 거인의 눈알을 찢고 들어갔다.

마기를 머금은 궁니르가 눈을 찌르자, 거인은 마치 감전 된 것처럼 몸을 떨다가 거대한 몸을 바닥에 넘어트렸다.

쿠우우웅!

흙먼지가 피어올랐다.

그 먼지가 사라졌을 때, 민성은 바닥을 고통스러운 신음을 흘리며 버둥거리는 거인을 지켜보고 있었다.

민성은 그 거인을 무정한 눈으로 쳐다보며 궁니르의 창대를 역수로 잡았다.

궁니르에는 디스 인티 그레이트라는 마법 발동 능력이 있었다.

마기의 소모가 큰 능력이었기 때문에, 봉인해 놓았지만, 그 힘을 한 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었다.

[궁니르 봉인 해제]

봉인을 해제했다고 해서, 외형적으로 변화 같은 것은 없었다.

하지만 민성이 거인을 향해 궁니르를 던졌을 때, 놀라운 변화를 목격할 수 있었다.

푸부북!

궁니르가 거인의 목에 틀어박히는 순간.

번쩍!

마기를 머금은 거대한 빛의 창이 나타나 한 번 더 거인의 몸에 내려 꽂혔다.

민성은 놀란 눈으로, 거인을 보았다.

궁니르가 가진 마법 능력에 의해 거인의 갑옷이 순식간에 수류탄처럼 사방으로 터져 나가면서, 거인의 몸이 일순 형광등처럼 하얗게 빛났다.

그리고 디스 인티 그레이트의 힘에 의해 거인의 목이 잘려 나갔다.

궁니르가 가진 디스 인티 그레이트라는 마법은 기대를 훨씬 상회하는 강력한 힘이었다.

“괜찮은데?”

민성은 기대 이상의 능력을 보인 무기의 힘에 피식 웃으며, 궁니르를 자신의 손으로 다시 불러들였다.

[두 번째 던전을 클리어하였습니다.]

[추가 신기록 달성]

[특전 보상이 지급됩니다.]

[지켜보고 있던 주신들의 흥미가 증가합니다.]

[즐겨찾기가 ☆42로 증가하였습니다.]

[주신 이데아가 업적 포인트 200을 선물합니다.]

[주신 케미스트가 업적 포인트 400을 선물합니다.]

[어둠의 사냥꾼 신이 업적 포인트…….]

민성은 시스템 문구가 거의 쉬지 않고 계속 줄을 이어 올라오는 걸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주신이라는 작자들이 자신을 지켜보는 것 자체는 거슬렸다.

하지만 그들의 업적 포인트로 인해, 베아트리체라는 세계에서 빠르게 고랭커로 올라가는 데 있어 도움이 된다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일단은 고맙게 쓰지.

콰지지지직!

민성은 옆을 돌아보았다.

던전을 나갈 수 있는 푸른빛의 포탈 게이트가 열렸다.

민성은 아이템을 다 챙긴 쏠과 함께 포탈 게이트를 향해 걸어 들어갔다.

뱅가드 프론티어의 서쪽 2번째 던전 클리어.

현재 보유한 총 업적 포인트는 1800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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