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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삼시세끼-202화 (202/352)

<귀환자의 삼시세끼 202화>

“랭킹 순위는 포인트 점수를 통해 올릴 수 있어요. 포인트 점수를 획득하는 방법은 이곳 베아트리체에 존재하는 몬스터를 잡는 것이 첫 번째. 두 번째는 바로 이 곳 베아트리체의 시스템 퀘스트. 그리고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세 번째 방법은 ‘명성’이에요.”

요정 아린이 말했다.

“명성?”

민성이 되물었다.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고, 요정 아린은 눈치 빠르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내어놓았다.

“쉽게 얘기하자면, 이곳 베아트리체에서의 ‘플레이어’의 유명도를 말하는 것이기도 하죠. 상태창을 부르거나 떠올리는 것만으로 본인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으니, 한 번 본인의 상태창을 통해 랭킹과 명성 점수를 확인해 보시겠어요?”

요정 아린이 밝은 목소리로 친절하게 말했다.

민성과 이호성은 아린의 말대로 곧장 상태창을 확인해 보았다.

[상태창]

플레이어 : 강민성

힘 : 60

명중률 : 22

체력 : 32

마법 지능 : 8

마법 지혜 : 7

통솔 : 8

속성 : 천둥

랭킹 : 없음

(상세 정보)……

[상태창]

플레이어 : 이호성

힘 : 11

명중률 : 11

체력 : 16

마법 지능 : 8

마법 지혜 : 7

통솔 : 8

속성 : 서포터

랭킹 : 없음

(상세 정보)……

“어? 헌터님이랑 저랑 얼마 차이가 안 나네요?”

이호성이 민성에게 스탯을 물어보고, 자신의 스탯과 비교해 보고는 그렇게 말했다.

그러자 요정 아린이 끼어 들었다.

“스탯 1은 엄청난 차이예요. 예를 들어 STR 1과 STR 2는 엄청난 힘 차이를 보이죠. 계란과 바위의 차이랄까?”

“그렇구나, 하하하…….”

이호성이 머쓱해하며 웃었다.

“인간계 지구와 베아트리체의 게이트의 연결체. 그 ‘아이리스’라는 나무가 왜 생긴 것인지에 대한 내 질문의 답은?”

민성이 요정 아린을 직시하며 물었다.

“우주 청소예요.”

요정 아린이 간단히 말했다.

“누가? 신이라는 족속들인가?”

요정 아린이 생글생글 웃으며 고개를 귀엽게 끄덕였다.

“네. 그분들의 뜻이죠.”

“그러니까, 랭킹 1위의 플레이어가 나타나는 별만 살려 주겠다는 뜻이군.”

“그렇습니다, 헤헤.”

요정 아린이 빵실빵실 웃으며 재밌다는 듯 말했다.

“넌 그게 재밌냐?”

민성이 사납게 말했다.

요정 아린은 그런 민성의 태도에 기가 죽어서 어깨를 움츠리고 목을 자라처럼 집어넣었다.

“……죄송해요.”

민성은 짧게 한숨 쉬며, 주변을 훑었다.

“던전의 게이트 역할을 하는 그 베아트리체라는 나무. 그 나무의 성장을 억제시키거나 멈출 수 있는 방법은? 랭킹 1위에 오르는 것 말고는 없는 건가?”

민성이 다시 요정 아린을 보며 물었다.

“팔괘를 구하시면 돼요. 리괘, 진괘, 곤괘, 감괘, 태괘, 선괘, 건괘, 간괘. 이렇게 총 8가지의 괘를 모으시면 베아트리체의 성장을 일정 시간동안 멈출 수 있죠!”

“그건 어디서 구하는 거야?”

민성이 물었다.

“보스 레이드에 성공하면, 적은 확률로 팔괘 중 하나를 획득할 수 있어요.”

“어디 있어? 그 보스가 있는 곳.”

민성이 물었다.

요정 아린이 울상을 지었다.

“그건 저도 몰라요.”

민성은 혀를 차며, 템창을 열었다.

“바로 움직여야겠네.”

그리고 템창에서 곧바로 자신이 강화해서 만든 ‘+9 궁니르’를 꺼내 들었다.

콰르릉!

민성이 기다란 창, 궁니르의 창대를 손에 쥐자 천둥소리가 울려 퍼졌다.

“앗! 아직 제 얘기가 끝나지 않았어요.”

요정 아린이 다급하게 말했다.

민성과 이호성, 그리고 바가지와 쏠이 요정 아린을 주시했다.

요정 아린은 우선 인터페이스에 대해 설명해 주었다.

시스템 스크린 모드로 지도를 볼 수 있는 방법과 이 세계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었다.

베아트리체.

이곳은 아이리스라는 신비한 나무의 게이트를 통해 넘어올 수 있는 일종의 이면 세계였다.

우주의 별에서 가장 강한 플레이어들이 모이는 곳인 만큼 난이도는 극상 중에서도 극상.

전설 속에서나 나올 법한 인간이 우글거리는, 그야말로 영웅들의 세상이었다.

그런 세상인 이곳 베아트리체 역시 하나의 세계였고, 내대륙-내해-외대륙-외해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리고 시스템 지도를 보면, 지금 민성이 일행들과 함께 위치한 곳은 외대륙이었다.

“내대륙 쪽으로 갈수록 강한 몬스터와 굉장한 영웅들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굉장한 영웅들만이 존재하는 세계인만큼 조심하셔야 해요. 그들은 대부분 호전적이고, 명성을 위해 전투를 즐기니까요. 물론 아닌 영웅 플레이어도 많지만요.”

요정 아린이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저기. 만약 여기서 죽게 되면 어떻게 돼? 그냥 죽는 거야? 소멸? 지구로 못 돌아가지?”

이호성이 긴장한 표정으로 아린을 보며 물었다.

“당연히. 끝이죠. 이호성 플레이어는 목숨이 두 개인가요? 그보다 당신은 어떻게 이곳 베아트리체로 들어올 생각을 한 거죠? 엄청 약해 보이는데.”

이호성이 땀을 삐질 흘렸다.

“난 여기 내 옆에 계시는 우리 헌터님을 서포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다. 내 걱정은 접어 두시지.”

속으로는 내심 요정 아린의 말을 인정했으나, 그래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이고 싶지 않아 강한 척을 했다.

“무시하는 게 아니라, 정말 걱정돼서 그래요. 까딱하다간 여기 튜토리얼 스테이지도 벗어나기 전에 죽고 말 거라고요.”

“그, 그렇게 위험한가, 여기?”

이호성이 긴장한 얼굴로 더듬거리며 물었다.

“당연하죠. 지금이라도 돌아가요. 인터페이스 설정 시스템에 보면 로그아웃이 있으니까 언제든지 인간계 지구로 돌아갈 수 있어요.”

“오…… 그래?”

그건 좀 희망적인 얘기였다.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은 이호성의 귀에 꽤나 달콤하게 들렸다.

“헌터님, 배고프실 때는 식사를 하시고 다시 들어오시면 되나 봅니다. 굿 뉴스예요.”

민성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호성의 말대로 그건 민성에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였으니까.

“자 그럼. 마지막 설명을 드릴게요.”

아린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집중됐다.

“이곳 베아트리체는 주신(主神)들이 지켜보는 세계에요. 때문에 많은 신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중요하죠. 신들은 관심 있는 플레이어에게 선물을 하거든요. 그 선물이 랭킹을 올리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답니다.”

신의 놀음에 놀아난다는 게 거슬렸지만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었기에, 민성은 눈살을 구기며 이어지는 말을 들었다.

아린의 설명에 의하면, 이곳은 주신들의 게임 세계였다.

그들은 이 게임 안에서 영웅에게 투자를 하고, 그로 인한 보상을 획득한다.

그 보상이라는 건 유망주를 선택해 키우면 얻을 수 있었는데, 예컨대 권력과 권능 등을 얻을 수 있는 모양이었다.

그런 만큼 비록 게임이긴 하지만, 주신들에게도, 이 세계는 굉장히 중요했고 또한 그들은 진지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신들의 말이 되는 건 영 거북한 일이었다.

아이리스라는 괴물 나무가 지구를 좀먹지만 않았어도 이따위 세상에서 주신들의 말이 될 생각은 추호도 없었을 텐데.

민성은 상당히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냉철하게 이성을 찾았다.

아이리스라는 나무를 파괴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감정을 쓰는 건 그 다음이다.

“하지만 주신들의 관심을 받는 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에요. 이곳 베아트리체에는 뛰어난 영웅들이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있으니까요.”

“설명은 그쯤이면 됐고, 명성부터 쌓고 싶다. 명성을 쌓으려면 포인트 점수를 쌓아야 되는 거잖아. 레이드 보스는 어디 있어?”

“처음부터 보스 레이드를 시작하실 수는 없어요. 단계별로 나아가죠. 그리고 포인트 점수를 쌓아 가는 겁니다.”

“귀찮잖아. 건너뛸 수는 없나?”

[극소수의 주신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반투명한 창에, 시스템 문장이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요정 아린이 말한, 주신들의 반응인 듯 했다.

“앗! 벌써 주신들이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네요. 역시 멋진 패기는 주신들의 관심을 끌기에 제격이죠. 저도 응원하겠습니당. 헤헤, 하지만 반드시 튜토리얼부터 단계를 밟아 나가야만 해요. 신기록을 달성하면 특전 혜택을 받을 수 있으니 최선을 다해 주세요. 그럼 전 첫 번째 퀘스트를 드리고 이만 떠날게요.”

띠링-

시스템 알림음이 들렸다.

그리고.

[메인 퀘스트 #1 : 아란시아 마을을 찾아갈 것]

퀘스트가 나타났다.

“그럼 다음에 또 만나용!”

요정 아린이 귀엽게 손을 흔들며 팟! 하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민성은 한 손에 ‘+9궁니르’를 들고서 앞장섰다.

그런 민성의 뒤로 이호성과 바가지, 그리고 쏠이 뒤따랐다.

자신의 집 마당에서 자라고 있는 아이리스만큼이나 큰 나무들이 주변에 즐비한 숲이었다.

이정표가 있거나 제대로 된 길이 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시스템 지도를 통해 ‘아란시아 마을’이 북쪽에 위치해 있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때문에 첫 번째 퀘스트를 해결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 같았다.

“이곳의 몬스터들은 어느 정도의 수준일까요? 그래도 여긴 튜토리얼 구간이니까 마인보다는 훨씬 약하겠죠?”

이호성이 그렇게 희망을 담아 말했을 때, 베아트리체 세게에서 처음 만나는 몬스터가 등장했다.

“크르르르……!”

늑대처럼 생긴 몬스터 한 마리가 울음소리를 흘리며, 경계가 가득한 상태로 주변을 느릿하게 걸었다.

몬스터의 위로는 ‘그레이 울프’라는 이름이 나타나 있었다.

호랑이만 한 크기의 늑대였다.

눈은 핏빛이었고, 송곳니는 길었으며, 몸은 근육으로 가득했다.

결코 평범한 늑대는 아니었지만, 저런 몬스터는 지구의 던전에서도 충분히 많이 겪어 봤었다.

“튜토리얼 구간이라 그런지, 그렇게 강한 몬스터 같지는 않네요.”

이호성이 히죽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이호성의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몬스터 그레이 울프로부터 비범한 살기가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숨 쉬는 것조차 힘들 정도의, 강한 압박 살기였다. 그리고 그 살기는 점차, 사방에서 마치 에워싸는 것처럼 답답해졌다.

숲 이곳저곳에서 붉은 눈을 번쩍이며 총 10마리에 달하는 그레이 울프가 민성의 일행을 원형으로 포위했다.

민성은 동요하지 않는, 덤덤한 눈빛으로 그레이 울프들을 눈으로 훑으며 자신의 창 ‘+9궁니르’를 꽉 쥐었다.

콰르르릉!

궁니르가 천둥을 토하며,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레이 울프들은 그런 천둥소리에 기가 죽기는커녕 훨씬 더 큰 살기를 뿜어내며 민성의 일행을 향해 접근했다.

결코 망설임이란 찾아볼 수 없는 지극히, 자신에 찬 본능적인 공격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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