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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삼시세끼-199화 (199/352)

<귀환자의 삼시세끼 199화>

“아무것도 아니에요.”

-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닌데? 뭐야? 알려 줄 수 없어? 자네, 나 입 무거운 거 알잖아.

“진짜 별거 아니에요. 그러니까 그게…… 헌터님이 성격이 좀 터프하셔서요. 늘 조심해야 되니까.”

- 음. 하긴 그렇지. 대단한 분이신 만큼, 잘 모셔야지. 자네도 이래저래 힘들겠어.

“사는 거 다 똑같죠 뭐. 하하.”

- 자네랑 친분을 쌓은 것이, 내 생에 가장 잘한 일일 거세.

“별말씀을 다하시네요. 아무튼 급하니까요. 퀵으로 바로 쏴 주세요.

- 걱정 마. 총알 배송으로 보내 줄 테니까.

“네. 또 전화 드릴게요.”

- 그려.

이호성은 전화를 끊고, 담배를 끈 뒤에, 곧장 중앙 기관 총군주 김지유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지 않아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라는 소리가 들리며, 통화가 연결되지 않았다.

이호성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휴대폰을 보다가 민성에게로 돌아갔다.

“헌터님, 주문서는 주문했고요. 총군주님은 전화를 안 받네요? 무슨 일 생긴 건 아니겠죠?”

“TV 틀어 봐.”

이호성은 리모컨을 어렵게 찾아, TV를 가리고 있는 아이템들을 한쪽으로 치운 뒤, 전원을 켰다.

뉴스 쪽을 살펴봤지만 특별한 소식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었으면, 중앙 기관 자체에서 연락이 왔겠지. 작업 시작해.”

“알겠습니다.”

이호성이 손뼉을 짝 친 후, 손을 파리처럼 비빈 후에 다시 아이템 강화에 열중을 기했다.

짧은 휴식 끝에, 다시 대화 없는, 공장과도 같은 강화 작업이 시작됐다.

바가지도 눈에 검은 혼불을 켜며 작은 손으로 다시 강화에 집중했다.

그 가운데 ‘쏠’만이 걱정이 가득한 표정으로 아이템들을 연신 훑어보고 있었다.

* * *

“결정을 내리셨습니까, 총군주님.”

김지유는 여전히 갈등에 휩싸인 얼굴로, 고통스러운 듯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김지유의 비서는 그녀에게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함을 인지했다.

비서가 깍듯이 인사를 올리고 물러갔다.

홀로 남게 된 김지유는 손으로 눈가를 덮으며, 깊은 한숨을 내뱉었다.

민성의 집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가 게이트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언론에 공표할 필요가 있었다.

언젠간 모두가 알게 될 진실이니까.

세계수라 일컬으며 필요 이상으로, 과할 정도의 애정과 사랑, 그리고 믿음과 신뢰를 받고 있는 현재.

만약 이 진실이 세상에 퍼지게 된다면, 그로 인한 반응은 결코 쉽게 처리할 수 있을 만한 사안이 아니었다.

대중은 배신감과 더불어, 원망과 분노, 그리고 두려움과 공포를 느낄 것이며, 그 거대한 혼란의 파장으로 인해 발생될 일들에 대해선 아직 대책안이 제대로 서지 않은 상황이었다.

김지유는 고민 끝에 천천히 눈을 뜨며 흔들리던 결정에 못을 박았다.

어차피 강민성은 신비한 나무를 통해 게이트를 넘어갈 것이다.

마계를 막았듯 그는 이번의 위기 역시 막아 낼 것이다.

이것은, 언론을 통해 시민들에게 밝힐 주제이자 메시지.

민성의 집에서 자라는 신비한 나무를 주제로, 종교 단체까지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하루라도 빨리, 진실을 밝히고, 불안에 떠는 시민들의 마음을 휘어잡아만 했다.

결정이 섰다면, 망설여서는 안 된다.

김지유는 곧장 자신의 결정을 행동으로 옮겼다.

* * *

분류가 드디어 끝이 났다.

남은 것은 +7 이상의 무기와 +4 이상의 방어구뿐.

이제 본격적인 강화.

2차 강화를 시작할 시간이었다.

모두가 긴장했지만, 민성만은 긴장을 하지 않았다.

민성은 외려 짜증이 났다.

이런 무기에 의존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쾌했던 것이다.

꿈속에서, 자신의 이름을 ‘미르 케스트’라고 밝힌 남자에게는 다소 강한 척을 했지만, 사실상 준비라는 건 하고 있었던 그다.

지금 역시 그 ‘새로운 세계’라는 것을 대비해 아이템을 강화하고 있는 게 사실이었다.

민성은 짧게 혀를 차면서, 스스로 어쩌면 그 새로운 세계에 어느 정도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걸 인정했다.

변화를 인정하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그것은 약 100년간 마계를 구르며 터득한 지혜였다.

“시작하자.”

민성의 명령으로 2차 강화를 향해 출발했다.

무기는 민성이 맡았고, 나머지 방어구는 이호성과 바가지, 그리고 쏠이 맡았다.

* * *

인챈트 숫자가 올라갈수록 당연하지만 성공 확률은 극히 낮아진다.

예컨대 무기로 보면 +7에서 +8의 숫자로 인챈트될 확률은 세간에 알려진 확률은 30퍼센트 정도이지만, 실제로는 운이 많이 작용하는 만큼, 10퍼센트에 불과할 때도 많다.

결론적으로 실패할 확률이 엄청나게 높다는 뜻.

그런 만큼.

펑, 펑, 펑.

아이템은 어디 감히 나를 소유하려고 하느냐고 말하기라도 하듯 연달아 증발했다.

허탈할 정도로 너무 쉽게 증발해 버려서 답답함을 느끼던 가운데 드디어 무기 하나가 성공했다.

성공한 아이템을 모아, 최종 아이템을 구비하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8로 성공한 무기는 다시 한쪽 편에 모아 두기로 했다.

“우왓! 성공하셨군요. 축하드립니다!”

이호성이 눈을 크게 뜨며 박수를 짝짝 쳤다.

바가지와 쏠도 따라서 축하하기 위해 박수를 쳤다.

‘+8 초인의 검’을 소파 옆에 던져 두고, 민성은 다시 소리 없이 강화 작업을 시작했다.

민성은 최소한 +9검 정도는 되어야 쓸 만하다고 생각했다.

+7, +8, +9.

고작해야 숫자 1의 차이들이지만, 그 성능은 굉장한 차이를 만들어 낸다.

숫자가 올라갈수록 추가 타격치 데미지가 올라가는 것은 물론, 거기에 더불어 랜덤 타격치, 줄여서 랜타, 즉 크리티컬 데미지가 붙기 때문이다.

민성이 강화에 욕심을 내는 건 그 이유였다.

또한 무기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그도 충분히 그 가치를 경험했기 때문에 이 귀찮고도 지루한 작업을 계속 이어 나가는 중이었다.

* * *

2차 분류가 끝이 났다.

집 안을 가득 채울 듯 쌓여 있던 아이템은 이제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그리고 아이템이 줄어든 만큼, 소수로 남은 장비들은 모두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정도로 강력한 무구들이었다.

강화에 성공한 아이템은 다음과 같다.

‘+8 초인의 검’이 두 자루.

‘+8 궁니르’ 한 자루.

‘+8 무라마사’ 세 자루.

‘+8 프레이의 검’ 두 자루.

‘+8 신화의 활’ 한 자루.

이렇게 총 아홉 자루의 +8 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민성은 무기의 숫자가 상당히 적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민성의 생각에 불과했다.

이런 엄청난 무기에 +8까지 강화가 된 아이템이 아홉 자루나 된다는 것은 믿을 수도 없을 만큼 엄청난 성과였다.

축복받은 행운아라고 봐도 좋을 정도의 수확이었지만, 그런 것을 알 리 없는 민성은 그저 최고의 아이템 하나만을 남기고 싶을 뿐이었다.

5가지 종류의 무기 중, 가장 높은 성능을 갖고 있는 것은 단연 무기 중 유일한 한손 창 무기인 ‘+8 궁니르’였다.

북유럽 신화의 주신 중 하나인 오딘이 썼다는 보물 중의 보물.

물론 이 아이템이 정말 오딘이 쓴 건 아니겠지만, 상세 능력을 살펴보면 확실히 남다른 성능이긴 했다.

아이템 강화에 별달리 감각이 없는 민성조차, 이 궁니르를 +9의 아이템으로 만드는 것에 다소 고민이 되었을 정도였으니까.

“지금부터는 헌터님이 모두 강화하시죠. 저는 간 떨려서 죽어도 못 지르겠습니다. 어휴.”

이호성은 소름이 돋는다는 듯 팔을 북북 문질러 댔다.

그럴 만도 했다.

이제 남은 것은 최고의 아이템들뿐이었으니까.

어렵게 구할 수 있는 아이템인 데다가 거기에 강화까지 한 아이템이니, 보는 것만으로도 이호성이 간이 떨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일단 검부터 처리하자.”

민성은 5가지의 무기 중, 무라마사 세 자루를 챙겨 들었다.

무라마사라는 검은, 요도로 유명한 저주가 깃든 것으로 유명했다.

다른 무기에 비해 성능도 그렇고, 이래저래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어 민성은 무라마사를 가장 먼저 강화하기로 했다.

만약 무라마사 세 자루가 모두 증발한다면, 그 다음에 강화할 무기는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가정으로 진행되는 강화 과정이었다.

민성은 ‘+8 무라마사’를 테이블 위에 나란히 올려 두고 주문서를 연달아 찢으며 단숨에 강화를 진행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민성이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였다.

‘+8 무라마사’가 강렬하게 빛나다가 증발합니다.

‘+8 무라마사’가 강렬하게 빛나다가 증발합니다.

‘+8 무라마사’가 강렬하게 빛나다가 증발합니다.

총 세 자루의 무라마사가 깨끗하게 증발했다.

다소 허전한 감각이 가슴 안으로 파고들긴 했지만, 어차피 최고의 검을 강화로 만들고자 시작된 것이니 오히려 세 자루가 증발하면서 확률이 높아졌다.

그러니 이 점은 그다지 나쁘지 않은 시작이었다.

문제는 +8의 이 무기들이 모두 증발할 수도 있다는 것이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민성은 설령 모든 무기를 날려 버린다고 해도 나무를 통해 게이트를 넘어가서 새로 구하면 그만이라는 마인드였다.

때문에 망설임이란 없었다.

이호성은 물론 바가지와 쏠이 숨을 삼키며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철컥! 철컥! 철컥!

민성은 테이블 위로 남아 있는 무기들을 모두 테이블 위로 올려놓았다.

남은 무기 아이템은 초인의 검, 궁니르, 프레이의 검, 신화의 활이었다.

민성은 무기를 내려다보면서 3개의 무라마사를 제물로 바친 후, 그 뒤에 강화하기 가장 좋을 만한 무기가 어떤 것일지 고민했다.

그리고 민성이 손에 쥔 주문서가 향하는 곳은, 바로 초인의 검.

이호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설마 하니 최고의 무기인 궁니르에 바로 지르는 건 아닐까 노심초사했던 이호성이었기 때문에 민성의 판단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숨을 몰아쉬었다.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호흡이 힘들 정도로 대단한 무구들이었기에 이호성은 물론, 바가지와 쏠 역시 흥분 상태가 되어 있는 건 자연스러웠다.

지금 민성의 집 안, 테이블 위로 올라와 있는 건 전 세계에서 현존하는 아이템 중, 최고였으니까.

감히 따라올 수조차 없을 정도로 대단한 무기.

지금까지 그런 무기들을 엄청나게 날려 먹었다는 사실 따위는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모두 오직 +9의 아이템을 만드는 것에 집중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별안간.

“그냥 궁니르부터 해야겠어.”

민성이 강화 타깃을 변경했다.

이호성이 까무러칠 듯 놀라며 민성을 보았다.

“예에에에에?! 궁니르를 지른다고요? 아니, 헌터님. 연달아 3개가 날아갔는데. 4개가 연이어서 한 번에 날아갈 확률도 높다고요. 날아가면 어쩌시려고…….”

민성은 궁니르를 노려보며 코웃음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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