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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자의 삼시세끼-135화 (135/352)

<귀환자의 삼시세끼 135화>

주변을 훑어봤지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결국 저 삼천교 헌터들에게 물어보는 수밖에 없는 건가 싶었을 때, 이호성은 민성이 바가지와 함께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그는 의아한 표정으로 서둘러 민성을 뒤쫓아 갔다.

“헌터님?”

“바가지가 망령술로 찾았다. 저기네.”

민성이 걸으면서 턱짓으로 앞을 가리켰다.

그 위치는 바로 민성의 슈퍼카 차량이었다.

민성은 차 안 운전석에서 핸들에 발을 올린 채 자고 있는 그를 보고 피식 웃음을 흘렸다.

민성이 저벅저벅 걸어가자, 차 안에서 쉬고 있던 왕웨이가 천천히 눈을 뜨고 상체를 세웠다.

그리고 창문을 내릴 때.

민성이 자신의 차를 발로 밀어 찼다.

콰아아아아아아앙!

차가 마치 5톤 트럭이 과속으로 들이받은 것처럼 찌그러지며, 그 자리에서 뱅글뱅글 돌았다.

민성은 차가 찌그러진 채 팽이처럼 돌다가 서서히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빤히 지켜보았다.

잠시 후, 회전이 멈추고 차 문이 열리면서, 왕웨이가 잔뜩 굳어진 얼굴로 내렸다.

그의 얼굴과 몸엔 피가 잔뜩 묻어나 있었고, 그 피는 시간이 꽤 흘렀는지 굳어 있었다.

차가 손상되면서 다친 흔적은 아니었다.

겨우 이만한 일로 상처를 입을 몸이 아니었으니까.

“너 뭐 하는 새끼…….”

왕웨이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거리를 좁힌 민성이 주먹을 내질렀기 때문이다.

잠깐 방심하고 있던 왕웨이가 민성의 주먹에 복부를 가격당했다.

굉장한 소리가 둔탁하게 울리면서 왕웨이는 찌그러진 차량에 날아가 부딪쳤다.

차량은 끼이이익! 소리를 내며 뒤로 밀려 이내 쿵쿵 굴러다녔고, 왕웨이는 무릎을 꿇은 채 꾸웨엑! 하고 한 움쿰의 피를 토했다.

“쿨럭! 퉤!”

왕웨이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템 창에서 환수도를 꺼냈다.

“너구나? 혼자서 마탑을 깨부수고 있다는 그 대단한 한국의 헌터가? 응?”

왕웨이가 입 밖으로 피를 흘리면서 웃었다.

지켜보고 있던 6명의 삼천교 헌터가 나서려고 할 때, 흑랑대가 그들의 앞을 막아서고 전후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리고 해당 문제는 왕웨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말을 전했다.

그러자 삼천교 헌터들은 짧은 숨들을 토해 내며 관전하는 것으로 태도를 바꾸었다.

그들의 태도에 오히려 신이 난 건 왕웨이였다.

“안 그래도 한번 만나서 손 좀 써 보고 싶었는데, 방해꾼도 없으니 아주 잘됐어. 내가 원한 결과야.”

왕웨이가 이빨에 피를 잔뜩 머금은 채로 웃었다.

징그러운 웃음이었다.

민성은 그런 왕웨이를 보며 손짓했다.

마치 공격해 보라는 듯.

민성의 태도에 왕웨이가 크크큭! 하고 웃었다.

“방금 그 솜 주먹 한 방 먹였다고 네가 이긴 것 같지? 이 우물 안 개구리야. 네게 보여 주마. 나라는 남자의 수준을.”

왕웨이가 민성을 향해 환수도를 쥐고 달려들었다.

보법을 밟자 왕웨이의 몸이 흔들리는 것처럼 보였다.

어느새 지척에 다다른 왕웨이가 오러를 머금은 환수도를 내질렀다.

민성은 찔러 온 검을 고개를 살짝 틀어 피한 뒤, 검지와 중지로 환수도를 튕겨 내며, 안쪽으로 파고들어 팔꿈치로 그의 명치를 찍었다.

콰득!

듣기만 해도 불쾌감이 솟구칠 것만 같은 소리가 울려 퍼졌다.

“컥!”

왕웨이가 피를 토하며 공중에 아주 살짝 떠올랐다.

민성은 그런 왕웨이를 향해 풀스윙으로 주먹을 휘둘렀다.

꽈아앙!

인간이 주먹으로 사람을 때려서 날 수 있는 소리인가 싶은 엄청난 타격음이 퍼졌다.

월드 헌터들이 놀라서 화들짝 어깨를 떨 정도였다.

왕웨이는 바닥에 철퍽 쓰러지며 약 20여 번을 데굴데굴 먼지를 일으키며 굴렀다.

민성은 여전히 별달리 감정이 들어 있지 않은 눈으로 왕웨이를 지켜보며 주머니에 양쪽 손을 꽂아 넣었다.

“컥! 쿨럭!”

왕웨이가 연거푸 피를 토하면서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월드 헌터들은 물론, 삼천교 헌터들도 경악한 표정이었다.

삼천교 헌터 중 한 명인 왕웨이를 이렇게 일방적으로 몰아붙인다는 것은 충격적인 사실이었다.

민성이 간신히 몸을 일으킨 왕웨이이게 저벅저벅 걸어갔다.

여유 있는 걸음이었으나, 그 걸음이 왕웨이에게는 너무도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숨 돌릴 틈도 없이 왕웨이는 자신의 전력을 펼쳐 내야 했다.

비전어뢰참(飛傳魚雷斬).

왕웨이의 환수도에서 오러가 회오리쳤다.

토네이도를 연상하게 하는 바람을 머금은 오러가 민성을 향해 날아갔다.

민성은 템 창에서 오리하르콘 단검을 꺼내 미간을 찌푸리며 휘둘렀다.

콰르르르릉!

소용돌이치며 날아온 오러의 검기가 순식간에 파괴되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왕웨이는 그 광경을 완전히 넋이 나간 채로 지켜보았고, 그사이 민성은 그의 얼굴 앞에 도착해 있었다.

“곧 죽을 거다. 고통을 기억해라.”

민성이 심연의 눈으로 그를 보면서 단검을 썼다.

오리하르콘 단검이 허벅지를 깊게 베어 내고, 연이어 옆구리, 그리고 어깨에 푹 하고 박혀 들어왔다.

단순히 단검에 찔리는 게 아니라, 민성이 흘려보낸 마기가 몸 안으로 파고든다.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소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의 고통스러움에 목에 핏대가 서고, 눈은 피로 물든 것처럼 충혈되었으며, 입 밖으로 피가 울컥울컥 흘러나왔다.

민성은 오리하르콘 단검을 왕웨이 어깨에 박은 채, 복부를 발로 밀어 찼다.

왕웨이의 몸이 뒤로 밀려나면서 어깨에 박혔던 단검이 신경 세포를 찢어 내고 뼈를 부서트리며 밖으로 나왔다.

“크아아아아아아악!”

왕웨이가 참혹한 비명을 지르며 양쪽 무릎을 바닥에 철퍽 꿇었다.

민성은 그런 왕웨이를 서늘한 눈으로 내려다보다 단검을 쾌속으로 내던졌다.

퍼어어억!

오리하르콘 단검이 왕웨이의 이마에 꼽혔다.

왕웨이는 아주 느릿하게, 뒤로 스르륵 넘어가며 쿵 소리를 냈다.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은 것이다.

민성이 손을 살짝 들었다.

그러자 왕웨이의 이마에 박혀 있던 오리하르콘 단검이 저절로 뽑혀 나오며 민성의 손으로 천천히 올라왔다.

지켜보고 있던 월드 헌터들은 전율이 돋아 있는 얼굴들이었고, 삼천교의 헌터들은 하나같이 굳어 있거나 불편한 기색이 가득한 표정들이었다.

민성은 왕웨이의 피가 묻은 무기를 들고 삼천교 헌터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한 치의 흔들림이 없는 걸음으로 그들 앞에 가서 멈춰 섰다.

“난 빚을 대충 갚은 것 같은데. 그쪽은?”

민성이 물었다.

6명의 삼천교 헌터들은 서로 뜻이 담긴 눈빛을 주고받았다.

아주 잠깐의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가, 삼천교 헌터 중 한 사내가 한발 앞으로 나왔다.

긴 머리를 묶은 데다 새하얀 피부에 여자같이 생긴 헌터였다.

“당신이 죽인 왕웨이는 상부의 명령을 무시한 바. 이에 대한 책임을 그대의 탓으로 돌릴 생각은 없다.”

“저놈 때문에 내 차가 더러워져서 좀 구겼다. 어떻게 책임질 생각인가?”

“같은 차로 준비해 주지.”

삼천교 헌터는 별달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는 듯이 말했다.

“서둘러라.”

민성은 그 말을 남기고서 자리를 천천히 떠났다.

삼천교 헌터들은 민성이 사라진 후, 왕웨이의 상태를 체크했다.

그리고 그들의 얼굴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같은 표정으로 굳어졌다.

* * *

민성은 집결지와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호텔 로비로 들어섰다.

마인의 탑이 생긴 이후, 특별히 몬스터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 기인하여, 삼천교 헌터나 월드 헌터들을 손님으로 맞을 수 있는 호텔들이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호텔에 드나드는 사람은 민성밖에 없었다.

월드 헌터들은 집결지에 거의 강제로 묶여 있다시피 되어 있었고, 삼천교의 헌터들도 마탑을 주시하고 있어 이동의 폭이 현재는 다소 제한적이었다.

자유롭게 집결지와 외부로 다니는 건 민성이 유일했다.

숨어서 촬영하는 기자들이 꽤 보이긴 했지만, 민성은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다소 서늘한 공기가 맴도는 바깥과는 달리, 로비는 훈훈한 공기가 돌았다.

지배인과 호텔 직원들은 민성이 집결지의 헌터라 짐작하고 상당히 긴장한 표정이었다.

“헌터님, 마법 주문서 챙겨 왔습니다. 그리고 이건 따뜻한 아메리카노입니다.”

이호성이 커피가 담긴 보온병 뚜껑을 따서 주었다.

민성은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템 창을 띄웠다.

템 창 안에는 마인을 사냥하면서 얻게 된 아이템들이 가득 들어 차 있었다.

잡템은 이호성에게로 넘겨, 민성의 템 창 안에는 무기와 방어구만 있다.

“무기 마법 주문서랑 갑옷 마법 주문서 줘 봐.”

민성의 말에 이호성은 순순히 시키는 대로 물건을 넘겼다.

민성은 로비의 빨간색 소파에 앉은 채, 무기 마법 주문서와 갑옷 마법 주문서를 한편에 쌓아 두고 템 창에서 무기 한 자루를 꺼냈다.

이호성은 민성이 무기를 꺼내자마자 흥분한 얼굴로 콧구멍을 벌렁거렸다.

민성이 꺼낸 무기는 ‘마인의 듀란달’이었다.

마인의 듀란달은 편수 검의 종류 중 하나로, 묵직한 중압감이 그 기세를 잘 드러내는 걸작이었다.

하지만 민성은 그런 걸작을 일말의 감흥도 없이 바닥에 툭 던지고, 무기를 향해 무기 마법 주문서를 찢었다.

번쩍!

피이이잉!

허공에 새파란 빛의 글자가 나타났다.

마인의 듀란달에 무기 마법 주문서를 사용할 것인지에 대한 승인을 물어 오는 메시지였다.

민성은 망설임 없이 ‘승인’을 터치했다.

무기 마법 주문서가 성공하면 +1의 효과가 붙게 되고, 실패하면 무기는 깨지면서 사라진다.

마인의 듀란달은 +0부터 실패 가능성이 있는 아이템이었으나, 민성은 조금의 긴장도 하지 않고 인챈트를 시작했다.

이호성이 침을 꿀꺽- 삼켰다.

그리고.

결과가 나타났다.

번쩍!

허공에 푸른빛이 광채처럼 터졌다.

[‘마인의 듀란달’이 강렬하게 은색으로 빛납니다!]

허공에 마인의 듀란달의 인챈트가 성공했다는 표시 문구가 잠시 떴다가 사라졌다.

민성은 바닥에 뒀던 마인의 듀란달을 다시 들어 보았다.

[마인의 듀란달 +1]

등급 : 신화(GOD)

공격력(작은/큰 몬스터) : 40+1 / 41+1

한 손/양손 : 양손

옵션 : 힘+22, 추가 타격치+55

재질 : 블랙 미스릴

인챈트 : +0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있음

손상 여부 : 손상

(기술) 특성 : 중간 확률로 ‘카운터 배리어’

공격력에 변화가 생겼다.

더불어 +1 효과가 붙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개념인 거군.

이해했어.

[‘아르케스의 갑옷’이 강렬하게 은빛으로 빛났다가 증발합니다.]

[‘황금 대검’이 강렬하게 은빛으로 빛났다가 증발합니다.]

[‘뇌신검’이 강렬하게 은빛으로 빛났다가 증발합니다.]

[‘악마의 활’이 강렬하게 은빛으로 빛났다가 증발합니다.]

[‘무장의 투구’가 강렬하게 은빛으로 빛났다가 증발합니다.]

[‘미스릴의 방패’가 강렬하게 은빛으로 빛났다가 증발합니다.]

[‘마인의 듀란달’이 강렬하게 은색으로 빛납니다.]

민성은 눈살을 확 찌푸렸다.

“뭐가 이렇게 잘 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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