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612화 (612/620)

< -- 간웅 27권 -- >만리장성 옥문관 등진 이의방의 행군대형 선두.드디어 이의방이 금세종의 50만 금나라 대군을 전멸시키고 초원을 평정하고 만리장성 옥문관을 넘었다. 이것이야 말로 금나라의 최대의 위기일 것이다.

금의 북방을 책임지고 있는 북방군이 전멸한 상태에는 이제는 이의방이 이끄는 15만의 고려군을 막을 금나라 군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드디어 옥문관을 넘었습니다.”

조충이 흥분한 표정으로 이의방에게 말했다.

“그렇소이다. 이제는 금의 영토입니다. 하하하!”

“제가 개경 후와 함께 이리 남진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영광스럽기만 합니다.”

“저도 황제폐하의 천하일통에 하나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입니다.”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며 금 세종을 봤다.

“할 말이 있소이까? 그대 역시 감개가 남다를 것 같은데?”

“구차하게 죽지도 못하는 황제가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여전히 금 세종은 자신을 황제라 칭했다.

“그대는 여전히 황제시구려!”

이의방의 말에 금 세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도 자신이 조롱을 당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이의방은 금 세종을 조롱하는 것이 아니라 측은히 여기는 거였다.

“이대로 남진을 한다면 금나라의 황성이겠군.”

“쉽게 남진하지는 못할 것이다. 비록 짐이 어리석어 포로가 되었으나 금에는 뛰어난 무장들이 많다.”

“무장이 많다고 해도 병력이 없으니 어찌 우리를 막겠소이까.”

이의방의 말에 금 세종이 지그시 다시 입술을 깨물었다.

“금은 이제 망했소이다.”

금나라 대전.

“지금 뭐라고 했느냐?”

온통 흙투성이가 된 무장 하나가 대전 중앙에 무릎을 꿇고 있었고 태자는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것이,,,,,,,.”

“다시 말해 보라!”

“황제폐하께서는 50만 북방군을 모두 잃으시고 고려군의 포로가 되셨다하옵니다.”

“믿을 수가 없다.”

무장의 말에 금나라 대전은 침묵에 쌓였다.

“소장도 믿을 수가 없사오나 사실이옵니다.”

“어찌 50만의 대군을 모두 잃을 수 있단 말이냐? 그것도 초원에서 고려군에 의해서!”

태자가 다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매복을 하고 기다리고 있었사옵니다. 깊은 밤에 뇌성이 치고 폭발이 일어나면서 삽시간에 50만 대군이 모두 몰살을 당했사옵니다.”

“이런 망할!”

태자는 현기증이 느껴졌다.

“고정하십시오. 태자마마!”

목달상이 비틀거리는 태자를 황급하게 부축했다.

“지금 내가 고정할 수 있는 상황인가?”

“그래도 침착하셔야 하옵니다. 이제 소신들이 믿을 분은 태자마마 뿐이시옵니다.”

“으음,,,,,,,,.”

목달상의 말에 태자가 깊은 신음을 토해냈다.

“그럼 고려군은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이냐?”

50만이 대군을 전멸시키고 그대로 초원에 주둔할 고려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든 금나라 태자였다.

“아뢰옵니다.”

그때 황성을 수비하는 무장 하나가 다급하게 대전 안으로 뛰어 들어 무릎을 꿇었다.

“무엇이냐?”

“별궁에 감금되었던 고려 황자가 도주를 해서 황성 서문을 파문하고 빠져 나갔다고 하옵니다.”

“뭐라?”

순간 멍해지는 금나라 태자였다.

“이제 어찌 한단 말인가?”

금나라 태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분명 초원에 있는 고려군은 남진을 감행할 것이옵니다.”

나이가 지긋한 장군이 조심스럽게 태자에게 아뢨다.

“우리에게 막을 군사가 있는가?”

태자의 물음에 누구도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

“북방을 막을 군사가 없단 말인가? 이대로 그 무도한 고려 놈들이 황성으로 진격을 하는 것을 보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대답을 해 보라!”

“지금 금나라에 남아 있는 군대다운 군대는 완안복흥의 50만 남방군 뿐이옵니다.”

목달상이 말했다.

“완안복흥의 남방군?”

“그렇사옵니다. 남방군의 군사를 나눠서 이 황성을 지키게 해야 하옵니다.”

“허나 지금 남방군은 고려왕을 막고 있지 않는가?”

“전선이 고착되었다고 하옵니다. 충분히 20만 정도의 군사는 회군을 시켜도 지켜낼 수 있을 것이옵니다.”

이들은 모를 것이다. 고려황제 회생이 이때를 노리고 있다는 것을.

“다른 방법은 없사옵니다. 태자마마!”

“이 황성을 수비하는 군사의 수는 얼마인가?”

“8만이옵니다.”

“그럼 내게 아직 8만의 군사가 있다는 것이 아닌가? 이 황성에 살고 있는 백성의 수는 얼마인가?”

“족히 50만은 되옵니다.”

목달상이 차분히 말했다.

물론 그의 눈에는 두려움이 가득했다.

“그중 사내의 수도 20만은 될 것이다. 창을 쥘 수 있는 자는 모두 징집하라!”

그래도 일국의 태자라고 빠르게 이의방의 남진을 대비하는 모습을 보이는 태자였다.

“허나 그런 오합지졸로 고려군을 막을 수는 없사옵니다.”

“물론!”

금나라 태자가 잠시 말을 멈췄다.

“물론 완안복흥의 남방군 20만도 황성 수비를 위해 회군하라 명할 것이다.”

그제야 조금 안심을 하는 금나라 대신들이었다.

“나는 이 국난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모두 황성을 수성할 대비를 하라.”

“예. 태자마마!”

“이것으로 대전회의를 마친 것이다. 모두 혼신의 힘을 다해서 고려 놈들을 막아야 한다.”

그렇게 대전회의는 끝이 났다. 그리고 금나라 대신들은 황급하게 대전을 빠져 나와 놀랍게도 7할 이상이 황궁에서 도망쳤다.물론 그들 중에 태자의 최측근인 목달상도 포함되어 있었다.진정 망국의 길로 향하고 있는 금나라인 것이다.황제 회생의 군막.

“그 보고가 사실이더냐?”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무제 군단장에 의해 왕도 전하께서 무사히 요동성으로 돌아오셨다고 하옵니다.”

“열성조께서 도우신 것이다.”

“감축 드리옵니다. 황제폐하!”

정도전을 비롯한 대신들이 모두 허리를 숙이며 소리쳤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짐의 어깨를 누르는 멍에를 드디어 벗었다.”

그때 내 표정을 살피던 정도전이 나를 빤히 봤다.

“황제폐하! 이제는 걸림돌이 모두 사라졌사옵니다. 북진을 감행하소서!”

이미 한 달 넘게 전선을 고착시킨 나였다. 내 의중에 이의방의 남진이 있기 때문에 내가 남방군을 묶어놓고 있는 것이지만 보기에 따라서 왕도를 걱정하는 마음 때문에 진격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하오나 더 이상 전선이 고착이 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사옵니다. 이미 가을에 접어들었사옵니다.”

“그렇기는 하지. 박위!”

“예. 황제폐하!”

“남방군의 동태는 어떤가? 대규모 병력 이동의 움직임은 보이지 않는가?”

“아직까지는 그런 움직임은 없사옵니다.”

“곧 병력을 나누는 상황이 올 것이다. 그때가 우리가 공격할 때다.”

내 말에 정도전과 조양은 무슨 의미인지 잘 알겠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때가 곧 올 것이다. 바로 공격할 수 있게 준비를 하라!”

“예. 알겠사옵니다. 황제폐하!”

“고서기!”

“예. 황제폐하!”

“완안보는 이미 볼모의 역할을 다했다. 그러니 사사하라!”

“예. 황제폐하! 명을 받잡사옵니다.”

이것이 볼모의 운명일 것이다. 그래도 일국의 황자이기에 사사를 시키는 것이다. 마음 같아서는 즉참을 해버리고 싶었다.완안복흥의 군막.완안복흥의 군막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왜 대답이 없으시오?”

금나라 황성에서 급파된 대신이 완안복흥을 압박하듯 소리쳤다.

“지금 이 순간에 20만의 대군을 황성으로 회군시킨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이 없소이다.”

“그대는 지금 고려 놈들에게 황성이 점령을 당해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요?”

“황성이라는 것은 버리면 그만입니다. 대인!”

“무엄하다. 네 아무리 완안보의 가신이라고는 해도 황성에 태자마마가 계신데 어찌 그런 망발을 일삼는 것이냐?”

버럭 소리를 지른 대신을 완안복흥이 노려봤다.

“황제가 계신 곳이 황성입니다.”

“황제폐하께서는 이미,,,,,,,,,.”

더는 말하지 못하는 금나라 대신이었다.

“붕어를 하셨거나 포로가 되셨겠지요.”

“참으로 불충한 놈이구나! 네놈이 그러고도 완안의 후손이라 할 수 있느냐?”

지금 완안복흥의 앞에서 이렇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것은 그 역시 완안 씨이기 때문이었다.

“지금 병력을 나누는 것은 패망의 지름길이옵니다.”

“그래서 못하겠다는 것이냐? 내 검에 네가 진정 죽고 싶은 것이냐?”

금나라 대신이 검을 뽑았고 그 순간 완안복흥의 무장들이 검을 뽑았다.

“무엄하다. 황숙이시다. 검을 내려놓아라!”

완안복흥이 소리쳤고 그제야 마지못해 무장들이 검을 내려놨다. “복흥아! 이제는 너의 손에 금의 국운이 달렸다. 네 말도 일리가 있으나 황성은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이미 망한 송나라처럼 황성을 버리고 도망을 친다면 끝내 금나라는 망하게 될 것이다.

“으음,,,,,,,,.”

진퇴양란에 빠진 완안복흥이었다.

“타무르! 반추성!”

“예. 총군사령!”

“그대들은 후방에 있는 예비대 20만을 이끌고 지금 즉시 황궁으로 은밀히 회군을 하라! 그대들에게 황성 수호를 맡길 것이다.”

“허나 그리하면 고려 놈들이 금방 눈치를 챌 것이옵니다.”

“모충!”

“예. 총군사령!”

“허수아비를 만들어 군사들이 빠져 나간 자리를 채워라!”

“하오나 손바닥으로 해를 가리는 꼴이 될 것이옵니다.”

“지금 당장에는 손바닥으로도 해를 가려야 할 형국이다.”

완안복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송구하옵니다. 총군사령! 지시하신대로 하겠사옵니다.”

“반추후!”

“예. 총군사령!”

“그대는 송나라의 부흥군을 찾아라!”

이 위급한 순간에도 묘책을 내놓는 완안복흥이었다.

“그들이 후방에서 고려군을 급습해 준다면 내가 30만을 이끌고 건곤일척의 마음으로 일전을 불사할 것이다.”

“알겠사옵니다.”

“시간이 없다. 속히 찾아라!”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반드시 이뤄내야 할 일이기도 했다.

“예. 총군사령!”

반추후가 자리를 박차고 밖으로 나섰다.

“소장이 돕겠사옵니다.”

그때 설대치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하라!”

완안복흥은 반추후가 용맹스러운 무장인 것은 인정하나 지략을 겸비하지 못했다는 것을 잘 알았다.

“예. 총군사령!”

그렇게 설대치도 군막을 빠져나갔고 그 순간 눈빛이 찰나의 순간이지만 사납게 변했다.‘때가 된 것이야!’아무도 모를 것이다. 이 남방군에도 고려의 세작이 있다는 것을.그리고 그 세작이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인물이라는 것을.금나라의 대전.

“어찌 대신들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대전 상단에 올라서 있는 금나라 태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망극하옵니다. 태자마마!”

“목달상은 어디에 간 것인가?”

“도망을 친 것 같습니다.”

늙은 장군이 황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뭐라? 목달상과 대신들이 도망을 쳤다고?”

“그런 것 같사옵니다. 며칠 째 모습이 보이지 않사옵니다.”

“망할 놈들!”

바드득!금나라 태자는 목달상의 배신에 치를 떨며 어금니를 깨물었다.

“이래서 송족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다.”

원래 목달상은 송나라 출신이었다.

“그런데 왜 그대는 도망을 치지 않았는가?”

“어디로 도망을 쳐야 이 환란을 피할 수 있겠사옵니까? 어떻게든 죽어야 한다면 충신으로 죽고 싶사옵니다.”

이것이 바로 충신의 자세일 것이다.

“내가 참으로 어리석었다. 그대 같은 충신을 멀리하고 목달상 같은 간신을 옆에 두었으니 말이다. 이제 어찌하면 좋겠는가? 이 자리에 남아 있는 그대들은 금나라의 충신들이니 말해 보라.”

“남진을 하고 이는 고려군의 수장은 이의방이라는 자라 하옵니다.”

“그런가?”

“그는 지금 파죽지세로 남진하고 있사옵니다.

태자마마께서 남방군 20만을 황성으로 회군하라는 명을 내린 상태이오나 적이 먼저 도착할 가능성이 더 많사옵니다.”

“그래서? 지금 내게 비겁한 송족처럼 황성을 버리자고 말하고 싶은 것인가?”

태자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버린다고 해결될 방법이 아닌 줄 아옵니다.”

“위연수 그대의 말이 옳다. 그럼 내가 어찌 해야 하겠는가?”

늙은 장군의 이름이 위연수였다.

아마도 삼국지에 나오는 위연의 후예가 분명할 것이다.

-- 간웅 27권 -- >

“그럼?”

“태자마마께서 황제로 등극하시는 것이옵니다.”

“내가? 아바마마께서 살아계신데 어찌 내가 황제가 된단 말인가?”

“그래야 하옵니다. 그래야 백성들이 안정을 찾사옵니다. 비록 신이 황성의 모든 관문을 폐쇄하였으나 아직도 도망을 치는 백성들이 많사옵니다. 그러니 그것부터 막아야 하옵니다.”

“알겠네. 또 무엇이 있는가?”

“뛰어난 장수를 등용하셔야 하옵니다.”

“짐에게는 그대가 있지 않는가?”

“이 노장은 늙어 이제 비루하옵니다.”

“천거할 인물이 있는가?”

“옥에 갇힌 악진우를 황성 수비 총사령으로 임명하시옵소서!”

“악진우?”

그는 포위군의 수장이었다가 왕도의 도주를 막지 못한 죄로 옥에 갇혀 있었다.

“그렇사옵니다.”

“그렇게 하겠다. 20만 남방군이 회군할 때까지 그를 통해 이 황성을 수성할 것이다.”

점점 더 멸망으로 향하고 있는 금나라는 황성을 지켜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고 이의방의 15만 고려군은 파죽지세로 남진하고 있었다.

중원 일통을 이룬 고려.고려군의 진영.이미 이곳은 마지막 일전을 위해 높은 지휘망루가 설치되어 있었다.

“박위!”

“예. 황제폐하!”

“때가 되었다. 드디어 중원 일통을 위한 마지막 전투를 펼칠 때다.”

나는 완안복흥에게 돌려줄 것이 있었다.4만의 고려병사들의 원혼이 지금 이 순간 메아리치는 것 같았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이미 공격대형은 모두 갖춘 상태였다. 그 선두에 적의를 입은 박현준과 200의 적의대가 선봉을 설 것이다.

그들의 몸에는 폭약을 두르고 있었다. 그들을 시작으로 나는 진정한 중원 일통을 이룰 것이다.

내가 이렇게 마지막 전투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은 내 옆에 서 있는 설대치 때문이다. 그는 5년 전부터 금나라 남방군에 잠입한 고려의 외인출신 별초였다.

그가 비록 완안복흥을 고려에 투항시키는 것은 실패를 했으나 고려군이 공격할 시점을 알아가지고 귀환했고 지금이 바로 중원일통을 이룰 때인 것이다.

“설대치!”

“예. 황제폐하!”

“남방군이 20만을 황성으로 회군을 시킨다고?”

“그렇사옵니다. 지금이 기회입니다. 금나라 남방군의 예비대는 이미 금나라의 황성으로 이동을 시작했고 예비대의 자리에는 허수아비만 가득하옵니다.”

적이 양분되는 순간이 공격의 적기일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100기의 신기전과 전차 후미에 장착한 200기의 일화봉전을 시험할 때다.”

모든 전쟁이 그렇듯 전쟁터는 신무기를 시험해보는 장소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나의 주도에 의해 개량된 일화봉전을 시험할 때이기도 했다.

“조양!”

“하명하시옵소서! 황제폐하!”

“그대의 부친은 금왕의 생포하는 큰 공을 세웠다.

그대는 어떤 공을 세우겠는가?”

“황제폐하께 대적하는 모든 적을 참할 것이옵니다.”

“내 그대에게 짐의 친위대인 5만의 소총군을 배속해 줄 것이다. 또한 3천의 소형일화봉전 부대를 줄 것이니 황성으로 향하는 20만 남방군을 섬멸하라!”

“예. 황제폐하! 남은 남방군을 우회하여 반드시 금나라의 황성으로 향하는 20만 대군을 전멸시키겠나이다.”

“이동하라!”

그렇게 조양은 내 지시를 받고 전장을 이탈했다.

“왕준명!”

“예. 황제폐하!”

“5만 기병을 이끌고 조양을 호위하라!”

“황제폐하의 명을 받잡사옵니다.”

그렇게 왕준명도 떠났다.

“북을 울려라! 공격의 북을 울려라!”

둥둥! 둥둥!그 북소리와 함께 나는 공격을 지휘할 지휘망루로 올라섰다.

“포병은 준비가 되었는가?”

“예. 황제폐하! 2000문의 고려대포가 모두 방포준비를 끝냈사옵니다.”

“좋다.”

“적의대!”

“예. 황제폐하!”

적의를 입고 붉은 깃발을 휘날리고 있는 박현준이 나를 봤다.

“불충을 씻을 준비가 되었는가?”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전투는 기세다. 그리고 그 기세를 이끌어내는 것은 죽음보다 더 강렬한 적에 대한 두려움 일 것이다.

“박현준!”

“예. 황제폐하!”

“짐은,,,,,,,,.”

난 잠시 박현준을 물끄러미 봤다.

“짐은 그대에게 미안하다.”

“무장으로 죽을 수 있는 영광을 주셔서 감사하옵니다. 황제폐하! 만수무강 하시옵소서!”

마상에서 박현준이 군례를 올렸다.충!그와 동시에 200명의 적의대도 자신들에게 죽음을 명할 내게 충이라고 외치며 군례를 올렸다.

“돌격 나팔을 불어라!”

부우우웅~ 뿌우웅~

“북을 쳐라! 중원 일통의 마지막 결전을 시작하자.”

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가라! 고려의 검이여!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적의대여!”

적의대야 말로 말 그대로 자살특공대다. 김유신이 관창을 죽여 고착된 전선에서 승기를 잡듯 난 4만의 원혼을 위로하며 이 마지막 전투를 완벽하게 승리로 이끌기 위해 모진 군주가 되어 내 충신 박현준의 목숨을 원하고 있었다.

두두두! 두두두!천천히 박현준을 선두로 200의 적의대가 금나라 남방군을 향해 말을 달렸다.

“전구우운!”

그때 우렁찬 박현준의 목소리가 울렸다.

“항진하라!”

두두두! 두두두!그렇게 200의 적의대가 적의 군진으로 달려갔다.

“일화봉전 전차를 앞으로 전진 배치하라!”

“예. 황제폐하!”

박위가 짧게 대답을 했다.

“일화봉전 200기 전차를 전진 배치하라!”

두두두! 두두두!그 명령과 함께 일화봉전을 전차에 장착한 200기가 앞으로 천천히 이동을 시작했다.

“방포준비를 하라!”

고려군의 모든 공격은 화력전이 우선이었다.

그것은 그 어떤 군대보다 강한 대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또한 고려가 이리 강한 것 역시 고려 대포 때문일 것이다.

“전포 방포 준비 끝!”

2000문의 고려 대포는 고려군진 후방에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에 올 때까지는 도합 2500문이었으나 금나라 남방군 별동대의 기습을 받아 500문 가량이 파괴가 됐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군진 후방에 배치했다.

“명을 내리시면 되옵니다.”

내 옆에 선 정도전이 조심히 내게 말했다.

“그대도 박현준의 목숨이 아까운가?”

“소신은 황제폐하께서 하시는 일에 더는 생각하지 않사옵니다. 벗을 버리셔야 하는 마음이 오죽하겠사옵니까?”

정도전의 말에 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정도전! 네가 짐을 더욱 힘들게 하는구나!”

“망극하옵니다.”

두두두! 두두두!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가는 박현준과 200기의 적의대의 말발굽 소리가 멀어지고 있었다.

“짐은 오직 고려만 생각한다.”

“항상 그렇게 하셨사옵니다.”

대답을 하는 정도전의 목소리가 나를 한 없이 질책하는 것 같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일화봉전의 배치를 끝낸 것 같사옵니다.”

“사거리는 얼마인가?”

“만적의 보고에 의하면 배치된 곳에서 충분히 적진을 타격할 수 있을 것 같사옵니다.”

“그럼 그 위력을 한 번 보지.”

“준비하겠사옵니다. 붉은 기를 올려라!”

붉은 기는 공격 명령이다. 물론 고려군의 모든 공격은 죽음을 불사한 적의대의 결사공격이 끝난 후가 될 것이다.뿌우웅~ 뿌우웅~둥둥~ 둥둥~금나라 남방군의 진영에서도 요란한 북소리가 울렸고 그 북소리를 들은 완안복흥이 급하게 군막 밖으로 뛰어 나왔다.

“무슨 일인가?”

“고려군이 공격해 올 것 같습니다.”

젊은 무장이 다급하게 소리쳤다.그와 동시에 완안복흥도 급히 지휘망루에 올랐다.

“전군 전투준비를 하라!”

“예. 총군사령!”

“투석기 공격을 준비하라!”

“이미 준비를 끝냈사옵니다.”

“궁수들은 전진배치를 하라!”

“총군사령! 고려군의 진영에서 200기가 군진으로 돌진해 오고 있사옵니다. 한손에는 횃불을 들고 달려오고 있사옵니다.”

“횃불?”

“그렇사옵니다.”

감시 망루에서 병사가 소리쳤고 완안복흥이 인상을 찡그렸다.

“우리가 병력을 양분하는 지금 공격해 온다는 것은,,,,,,,,.”

“간자가 있는 것 같사옵니다.”

“그렇겠지. 반드시 이기지는 못해도 막아내야 한다.

우리까지 무너지면 진정 금나라의 미래는 없다.”

“알고 있사옵니다. 총군사령!”

두두두! 두두두!점점 더 박현준과 적의대의 말발굽 소리가 요란하게 들렸다.

“궁수들은 준비하라!”

“예. 총군사령!”

완안복흥의 명령에 의해 2천 명의 궁수들이 일제히 시위를 당겼다.

“쏴라!”

슈슈슈! 슈슈슈!순간 2천발의 화살이 박현준과 적의대를 향해 날았다.

“하늘에 화살이다.”

박현준이 한손에는 횃불을 다른 한손에는 방패를 든 그가 피를 토하듯 소리쳤다. 아마 횃불은 몸에 두르고 있는 화약을 터트릴 심지에 불을 붙일 목적일 것이다.

“방패 들어!”

그와 동시에 화살이 날아드는 것을 확인한 적의대 무장 하나가 소리쳤고 일제히 달리는 마상에서 하늘을 향해 힘껏 방패를 들었다.이미 금나라의 화살 공격을 예상한 적의대였다.슈슈슈! 슈슈슈!퍽퍽!퍼퍼퍽!

“아악!”

히이잉!콰콰쾅!방패로 날아드는 화살을 막지 못한 적의대는 비병을 지르며 쓸어졌고 화살을 맞은 전마들은 앞으로 고꾸라졌다.

“아악!”

낙마를 하는 순간 목이 불어져 죽은 적의대도 상당했다.

“으윽!”

박현준 역시 팔에 화살을 맞았다.

“돌진하라! 돌진하라!”

그런 상태에서도 박현준은 돌진하라고 외쳤다.

“준비하라!”

또 한 번 박현준의 절규가 이어졌다. 그의 외침과 동시에 적의대는 일제히 몸에 두른 화약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지지직! 지지직!

“적의대 돌진하라!”

두두두! 두두두!그렇게 적의대는 엄청난 화약을 품고 금나라 군진으로 돌격했다.콰콰쾅! 콰콰쾅!이들의 죽음에서 고려 황제 회생이 얻고자 한 것은 뼛속까지 각인될 적의 두려움일 것이다.

“아아악!”

적의대의 육탄공격에 금나라 남방군 병사들은 무너져 내렸다.

“미, 미친놈들!”

지휘망루에 선 완안복흥도 적의대의 결사공격에 혀를 내두르며 말을 더듬었다.콰콰쾅! 콰콰쾅!사방에서 울려 퍼지는 폭음과 비명소리가 금나라 군사들의 사기를 빠르게 떨어트렸다.

“동요하지 마라! 모두 대형을 유지하라!”

남방군 무장들이 여기저기로 뛰며 대형을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콰콰쾅!지축을 울리는 폭발이 분명할 것이다. 뼛속까지 공포심이 각인될 만큼의 사악한 공격이 분명했다.

“이런 망할! 이리 빠르게 동요를 한단 말인가?”

완안복흥은 자신의 남방군은 강인한 병사들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처절한 결사공격에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모르게 한탄을 토해냈다.

“여기서 무너질 수가 없다.

우리가 무너지면 금나라가 무너진다. 도망치거나 대형을 이탈하는 자는 모두 참하라!”

“예. 총군사령!”

무장들이 검을 뽑아들고 여기저기로 뛰었다.

“도망치지 마라!”

서걱!완안복흥의 즉참 명에 의해 대형을 이탈하는 자는 그렇게 목이 베여 죽었다.

“반드시 막아야 한다.”

완안복흥은 천천히 앞으로 진격하는 고려군 전차를 보며 다시 한 번 다짐했다.고려군의 군진 전망 황제의 지휘망루.

“폐하! 금나라 군사들이 밀집되어 있사옵니다.”

정도전의 보고에 난 스스로 죽음을 자초하기 위해 밀집대형으로 모인 금나라 군진을 봤다.

“대형일화봉전을 쓰기 딱 좋은 형국이다. 붉은 깃발을 올려라!”

전투신호 규정이라는 것은 사전에 맹약하는 것이고 각 망루에서 오르는 붉은 깃발은 대형일화봉전의 사격을 의미했다.

“붉은 깃발을 올려라!”

정도전의 지시에 지휘망루 아래에서 대기하던 연락무장들이 사방으로 달려가며 거칠게 소리쳤다.

“붉은 깃발을 올려라! 붉은 깃발이다.”

그와 동시에 모든 망루에서 붉은 깃발이 휘날렸다.피를 부르는 깃발.죽음을 갈망하는 붉은 깃발이 휘날리는 순간이다.그리고 그 붉은 깃발을 보고 전방으로 배치된 대형 일화봉전 부대의 사수들은 모두 내가 위치한 지휘망루를 봤다.내가 손을 들었다가 내리면 금나라 군진은 불바다가 될 것이다.

“일화봉전이 얼마나 대단한 무기일지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군.”

난 그렇게 중얼거리며 천천히 손을 들었다.

그 순간 횃불을 들고 있는 일화봉전의 사수들이 조심스럽게 일화봉전의 끝에 있는 심지에 횃불을 가져갔다.

“발사하라!”

난 나직이 말하며 힘껏 손을 내렸다.

“발사하라!”

무장들이 일제히 우렁차게 소리쳤고 끝내 각각 500발의 주전을 품은 일화봉전 200기에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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