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7권 -- >
“예. 폐하!”
“모든 군사들에게 명을 내려라! 고려군을 향해 총공격을 하라!”
“하오나!”
“그렇게 명을 내려라! 황명이다.”
“예. 폐하!”
곽하마는 어쩔 수 없이 대답했다. 뒤로 물러나듯 앞으로 돌격을 감행하든 해서 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다.
“모든 금나라 군사들은 적을 향해 총 돌격을 하라!”
곽하마가 소리쳤고 그 소리를 들은 무장들이 일제히 총돌격의 위해 뛰었다.
“총공격 명이 떨어졌다. 모두 공격하라!”
“공격하라!”
하지만 이것은 잘못된 선택이 분명했다.‘벌써 족히 20만은 죽거나 다쳤어.’곽하마는 아수라장이 된 군진을 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이 순간 그 엄청난 피해가 숨겨지고 가려진 것은 그래도 밤이기 때문일 것이다.
“총공격하라! 총공격하라!”
여기저기서 공격하라는 외침이 울렸다.
“짐은 반드시 고려왕의 잡아 어육을 떠서 잘근잘근 씹어 먹을 것이야!”
금 세종은 자신의 병사들이 돌격하는 모습을 보며 다시 한 번 회생의 얼굴을 떠올리며 다짐했다.슈슈슈! 슈슈슈!그때 지금까지 들어보지 못한 소리들이 금 세종의 귀와 곽하마의 구를 자극했다.
“저, 저건 또 무엇인가?”
금 세종의 눈에는 마치 유성 비처럼 보이는 것이 보였기에 곽하마에게 물었다.
“불화살이옵니다. 고려 놈들이 쏘는 불화살이옵니다. 이대로 돌격해야 하옵니다.”
10만이 넘는 금나라 병사들과 무장들이 돌격을 하고 있으니 수천 발의 불화살을 뚫고 돌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지금 10만의 금나라 군사들에게 쏟아지는 것이 불화살이라면 말이다.
“옳다. 불화살을 뚫고 고려 놈들의 목을 베라!”
쾅쾅쾅! 쾅쾅쾅!순간 전방에서 요란한 폭음이 다시 울렸다. 곽하마가 불화살이라고 말한 것은 신기전에서 뿜어지는 폭약을 장착한 화살이었다.
“저, 저것은 또 무엇이냐?”
돌격을 감행하고 있던 금나라 군사들이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금 세종이 기겁했다. 그리고 어느 순간 고려 대포의 포격도 멈췄다.
“불, 불화살이옵니다.”
“불화살이 어떻게 저런 소리를 내는 것이냐?”
“그, 그것이,,,,,,,,.”
곽하마도 뭐라고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고려의 공격 진영.
“허허허! 유성 비처럼 떨어지는 것이 장관입니다.”
조충은 신기전이 쏘아지는 것을 보고 아이처럼 소리쳤다.
“그 위력 역시 대단할 것이요.”
“그렇겠지요. 저것 역시 황제폐하께서 손수 만드신 것이 아닙니까?”
“그렇소이다. 조충 군단장! 이제 이 세상에서 고려를 대적할 군대는 없소이다.”
이의방은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옳소이다. 하하하!”
“다시 장전하라!”
이의방이 옆에 있는 포병 무장에게 명을 내렸다.
“예. 군단장 각하!”
그리고 바로 포병 무장이 돌아서서 소리쳤다.
“신기전을 다시 장전하라! 적이 돌격하고 있다. 신기전을 다시 장전하라!”
그의 외침과 함께 일사분란하게 신기전 부대는 일제히 빈 신기전의 틀에 폭약 화살을 장전하고 도화선을 결합했다.
다시 한 번 5천발의 신기전이 발사될 준비가 끝난 것이다.
“1호 신기전 발사 준비 끝!”
첫 외침이 울림과 동시에 일제히 50기의 신기전의 옆에 있던 신기전 부대의 병사들이 발사준비가 끝났다고 외쳤다.쾅쾅쾅! 쾅쾅!그때 날아갔던 신기전이 폭발하는 소리가 고려공격 군진까지 울렸다.
“폭발소리도 뇌성과 다를 것이 없소이다. 하하하!”
조충의 말에 이의방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뢰오!”
전방을 감시하던 무장이 달려와서 이의방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적의 피해를 보고하기 위함인 것 같았다.
“어찌 되었느냐?”
“돌진해 오는 금나라 놈들의 선발이 와해되었사옵니다.”
보고를 들은 이의방이 흐뭇한 미소를 보였다.
“역시 황제폐하께서 고안하신 신무기는 참으로 대단하다.”
“족히 3만은 폭사를 한 것 같사옵니다.”
신기전 한 번의 공격으로 3만이 죽었다는 것은 과장이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공격을 당한 금나라 군대의 입장에서는 전투의지를 꺾는 신기전 공격이 분명했다.
“해가 뜬다.”
두두두! 두두두!그때 후방에서 급하게 달려오는 말발굽 소리와 소총 군을 태운 마차소리가 울렸다.
“아뢰오! 몽골족을 전멸시킨 1만 소총군 중에 7천이 회군을 했사옵니다.”
“때를 잘 맞춰서 왔군.”
“이의방 군단장 각하! 장서충이 승전보를 가지고 왔습니다.”
7천의 소충군을 이끌고 온 것은 장서충이었다.
“몽골족들은?”
“전멸시켰사옵니다. 이것이 몽골족 만인장인 제베의 수급이고 이것이 무카리라고 하는 자의 수급이옵니다.”
“해거운은?”
“왕이 되어 황제폐하의 마지막 명을 수행하기 위해 3만 전사들과 3천의 소총군과 함께 초원의 북쪽으로 이동을 시작했사옵니다.”
“그렇다면 칭기즈칸이라는 자가 회군하기 전에 몽골족이 멸족을 하겠군.”
“그럴 것이옵니다. 해거 씨와 몽골족은 대대로 내려오는 원한이 있으니 황제폐하의 명이 아니라도 몽골족의 씨를 말릴 것인데 황제폐하의 명까지 계셨고 또 해거운을 해거왕으로 봉했으니 충성을 다할 것입니다.”
“옳은 말이네. 쉬어야 하는데 내가 능력이 없어서 이곳의 전투가 아직 끝이 나지 않았다. 소총군들의 힘을 좀 빌려야겠어.”
“여부가 있겠습니까? 공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또 주신다니 감사하옵니다.”
“대기 하시게. 곧 총공격 명령이 떨어질 것이네.”
“예. 군단장 각하!”
장서충이 짧게 목례를 하고 물러났다.
“준비가 다 되었사옵니다.”
“쏴라! 다시 신기전을 쏴라!”
“예. 발사하라!”
그와 동시에 5천발의 폭발 화살이 다시 유성 비처럼 하늘을 날았다.
“허허! 진정 장관이군!”
이의방도 쏘아진 5천발의 신기전을 보며 장관이라고 뇌까렸다.
슈슈슈! 슈슈슈!하늘에서는 다시 유성 비 같은 신기전이 날아오고 있었고 이미 돌격 선발대가 와해된 금나라 군사들은 두려움에 벌벌 떨면서도 돌격을 감행하고 있었다.
“돌격하라! 도망치는 놈들은 모두 베어 버릴 것이다.”
“도망치는 놈들은 즉참이다.”
금나라 무장들이 후퇴하려는 자를 검으로 베면서 소리쳤다.
“또 날아듭니다.”
조금 전 수천 발의 폭발과 함께 앞으로 달려가던 수만의 병사들이 죽는 것을 본 병사들이 기겁해 소리쳤다.
“뭐,,,,,,,.”
하늘에서 또 날아든다는 소리를 들은 무장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봤다.수천 발의 유성 비 같은 신기전의 불꽃이 보였다.
“젠장!”
하늘을 본 무장이 지그시 입수를 깨물었다.슈슈슈! 슈슈슈!쾅! 콰콰쾅! 콰콰쾅!
“아아악!”
콰쾅! 콰쾅!그렇게 수천 발의 신기전에 의해 다시 수만이나 되는 금나라 군사들이 죽었다.
“도망쳐야 합니다.”
“어서 도망쳐!”
슈슈슈!퍼퍼퍽!콰콰쾅! 콰쾅!
“아아악!”
히이잉!인간도 말도 모두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 절규는 유언이 됐다.
“어, 어찌,,,,,,,,,.”
금 세종은 돌격하던 10만이나 되는 자신의 군사들이 고려군의 군진 가까이도 가지 못하고 죽임을 당하는 것을 보고 말을 더듬었다.
“피하셔야 하옵니다. 폐하!”
이미 전세가 기울었다고 판단한 곽하마가 금 세종에게 후퇴를 하자고 소리쳤다.
“어, 어찌 이런 일이 짐, 짐에게,,,,,,,.”
“피하셔야 하옵니다.”
“어찌,,,,,,,,.”
“무엇을 하느냐? 어서 황제폐하를 뫼셔라!”
“짐도 송왕처럼 망국의 군주가 된단 말인가?”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저기 짐의 군사들이 죽고 있다.
저 강성한 고려 놈들을 어찌 막는단 말이냐?”
“소장이 막을 것이옵니다.”
“막을 수 없다.”
공포심 때문인지 금 세종은 자포자기를 한 것 같았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이 멈췄사옵니다. 아마도 이제 곧 고려 놈들이 공격해 올 것입니다. 그러니 피하셔야 하옵니다.”
“짐이 어디로 피할까?”
“어서 폐하를 뫼시어라!”
“예. 장군!”
그렇게 공황에 빠져 있던 금 세종이 금나라 무장들에 의해 말에 태워졌다.
“폐하! 옥체 보존하소서!”
곽하마가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 그의 눈에는 죽음의 의지가 불타고 있었다.
“장군! 저기 고려군들이 진격을 해 오고 있사옵니다.”
“고려 놈들의 기마대는?”
“좌우측으로 나눠서 포위하려는 것 같사옵니다.”
“폐하의 퇴각도 늦었단 말인가?”
곽하마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것 같사옵니다.”
“어찌 최강의 금나라 군대가 이리 허무하게 무너진단 말인가!”
곽하마가 울분을 토하듯 소리쳤다.그 순간 지평선 저 끝에서 동녘이 밝아오기 시작을 했고 어둠속에서 숨겨졌던 수십만의 금나라 군대의 시체들이 살아남은 자들의 눈에 가득 들어오기 시작했다.
“짐이 어리석었다. 짐이!”
금 세종도 죽은 금나라 군사들의 시체를 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모든 후회는 아무리 빨리 해도 늦은 법이다.
“공격하라! 2만 기마대는 좌우측으로 대회전을 하며 적의 퇴각을 막고 별초와 조의무사들이 선두로 해서 그 다음이 소충수를 시작해서 전 고려군이 공격하라!”
이의방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총공격 명령을 내렸다.
“나도 동참을 하지요.”
조충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그럽시다.”
“총공격 명령이 떨어졌다. 총공격이다.”
그와 동시에 일제히 대기를 하고 있던 20만의 고려군들이 시체들이 넘쳐나는 금나라 군진을 향해 빠르게 돌격을 감행했다. 지금 20만의 고려군을 막는 것은 쓰러진 시체들이었다.
시체를 넘고 넘어 돌격을 하는 고려군인 것이다.
“공격하라! 금왕의 목을 베거나 사로잡는 자는 이 전투의 수훈갑이 될 것이다.”
“금왕을 잡아라!”
“금왕을 잡자!”
빠르게 돌격하는 고려군의 목표는 금세종이었다.
“전투는 끝이 났으니 이제 전장정리가 남은 것이군요.”
이의방이 조충을 보며 말했다.
“그렇지요. 금왕을 잡는 장수가 수훈갑이라고 하셨으니 제가 이럴 때가 아닙니다. 하하하!”
조충은 그렇게 말하고 급히 앞으로 말을 달렸다.그렇게 50만에 육박하는 금나라 군대는 전멸에 가까운 피해를 입고 퇴각도 못한 상태로 고려군에 의해 도륙을 당해야 했다. 쑥대밭이 된 금나라 본진의 군영.이제는 고려의 군진이라 해야 할 것이다.
금나라의 깃발은 모두 불타거나 바닥에 떨어져서 밟히고 있으니 말이다.의자에 앉아 있는 이의방의 앞에는 곽하마의 수급부터 금나라 장수의 수급이 짧은 창에 꾀여 땅에 박혀 있었다.
“아직 금세종의 목만 오지 않았군.”
이보다 큰 대승은 없을 것이다. 금나라 전체 군사의 1/2가 이 한 번의 전투로 전멸을 했으니 말이다.
“대승이옵니다. 군단장 각하!”
장서충이 달려와 이의방에게 소리쳤다.
“금왕의 목은?”
“아직 금왕은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금왕을 잡기 전까지는 끝이 나지 않을 것이네.”
“곧 찾아낼 것입니다. 아니면 포격에 의해 몸뚱이가 산산조각이 났을 수도 있습니다.”
장서충의 말에 이의방도 그럴 수 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하하하! 내가 수훈갑이요.”
그 순간 모든 장수들이 외침이 들린 곳을 봤다. 그곳에는 조충이 금세종을 사로잡아 끌고 오고 있었다. 그런데 웃긴 것은 밧줄에 꽁꽁 묶인 금세종이 말을 타고 있고 조충이 말의 고삐를 잡고 끌고 오고 있는 거였다.
“조충 군단장!”
금 세종을 잡았다는 말에 이의방의 표정도 밝아졌다.
“여기 금왕이 있소이다. 이제 개경후께서 술을 거하게 내셔야 할 것이요.”
“어떻게 금왕을 말에 태워 오시는 겁니까?”
“그래도 황제였던 자 아닙니까? 내가 저자를 함부로 대한다면 천하의 주인이 되실 황제폐하께서 예가 없다고 손가락질을 당하실 것 같아서 이리 말에 태워 왔습니다.”
“잘 하셨소.”
이의방은 그렇게 말하고 옆에 있는 무장을 봤다.
“밧줄을 풀어드려라!”
“예. 군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