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606화 (606/620)

< -- 간웅 27권 -- >놀란 무카리가 소리쳤다.

“포, 포위가 된 것 같습니다.”

“뭐, 뭐라고 포, 포위가 됐다고? 포위가 될 동안 왜 우리가 모르고 있었단 말이냐?”

“송, 송구합니다.”

콰콰쾅! 콰콰쾅!다시 한 번 후방에 배치되어 있는 고려 대포에서 불을 뿜었고 그 포단은 그대로 몽골족의 본진으로 날아들었다.

“으악!”

히이잉!떨어지는 포탄에 몽골족 전사들은 말 그대로 추풍낙엽이 되어 쓰러졌다.

“이 엄청난 것이 어디서 날아든 것이란 말이야?”

한 번도 고려 대포를 상대해 본 적이 없는 무카리였기에 자신들이 무엇에 의해 죽어가고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저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망할!”

탕탕탕! 탕탕!퍽퍽! 퍽퍽!

“으악!”

여기저기서 초원의 전사들의 비명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두두두! 두두두!그리고 끝내 장서충와 해거운이 이끄는 3만 전사들이 이제는 아수라장이 된 이곳에 도착했다.

“벌써 시작이 됐군.”

장서충은 우왕좌왕하고 있는 몽골족을 보며 미소를 보였다.'해거운이 초원의 왕이 되면 초원은 영원히 고려의 기미주가 된다.'장서충은 그런 생각을 하며 해거운을 봤다. 물론 이것은 고려황제 회생의 생각이었고 처음 고려황제 회생이 서경전투에서 해거운을 봤을 때부터 계획했던 일 중에 하나였다.

물론 그 계획의 끝에는 몽골족의 멸족이 있을 것이다.

“고려 대포와 소총이 이리 대단한 것이군요.”

해거운도 벌써 병력의 반 이상을 잃은 것 같은 몽골족을 보며 말했다.

“고려 대포는 계속 반포하라고 해라!”

장서충은 옆에 있는 무장에게 지시했다.

“예. 사단장!”

“그럼 우린 무엇을 합니까?”

해거운이 장서충에게 물었다.

“그저 적들이 죽는 것을 지켜보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군.”

“참으로 재미없는 전투입니다.”

“몇 번 더 이리 공격을 한 후에 마지막 끝냄은 우리의 몫이겠지.”

“알겠습니다. 장서충 사단장!”

이만큼 고려 대포와 소총의 위력은 거대했다.두두두! 두두두!제베는 급히 말을 달려 무카리와 2만의 초원의 전사들이 은거해 있는 곳으로 왔다.콰콰쾅! 코콰쾅!포성과 총성이 끊임없이 지축을 흔들었고 몽골족의 전사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그대로 제베의 눈에 보였다.

“어찌 이런 일이!”

제베는 자신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것을 믿을 수가 없었다.

“전멸할 것 같습니다. 제베 만인장!”

“망할! 고려 놈들이 분명하다. 고려 놈들이 우리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그럼 금나라 놈들과 고려 놈들이 한 편이라는 겁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두두두! 두두두!그때 금나라 본진에 마지막까지 남아 감시를 하던 초원의 전사들이 말을 몰라 제베가 있는 곳으로 달려왔다.

“워워워! 제베 만인장!”

초원의 전사 하나가 피를 토하듯 소리쳤다.

“무엇이냐?”

“금나라 본진이 공격을 받고 있사옵니다.”

“뭐라?”

“하늘에서 여기처럼 뇌성이 치고 요란한 소리가 울리자말자 금나라 놈들이 픽픽 쓸러져 죽고 있습니다. 사방이 불바다입니다. 금나라 놈들이 어떤 놈들에 의해 포위를 당해 도륙을 당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려 놈들이다.”

“예?”

“여기처럼 말이다.”

이미 이곳도 전세를 뒤집지 못할 것 같았다.콰콰쾅! 콰콰쾅!다시 한 번 뇌성과 다름없는 포성이 울렸고 여기저기서 번쩍거리며 온통 사방이 불바다로 번져갔다.

“이, 이제 어떻게 합니까?”

“가망이 없다.”

제베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하오시면?”

“칭기즈칸께 고해야겠다.”

“칭기즈칸께서는 서요를 정벌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초원을 잃고 나면 그 어떤 곳을 정복해도 우리의 것이 되지 못한다.”

제베는 버럭 소리를 지르고 말 머리를 돌렸다.탕탕!그때 총소리가 울렸다.

“컥!”

그와 동시에 제베의 옆에 있던 초원의 전사들이 쓰러졌다.

“제베! 어디를 가는가?”

어디선가 제베를 부르는 외침이 울렸다.

“누구냐?”

제베는 바로 검을 뽑았지만 그 순간 제베는 해거운이 이끄는 3만의 전사들 중 1천의 전사들에 의해 포위를 당한 상태였다.물론 그 포위망을 형성하고 있는 고려군 중에서는 소총수들도 존재했다.

“네놈은,,,,,,,,.”

제베도 해거운을 아는 것 같았다.

“그래 나다. 이제야 부족의 원수를 갚겠구나!”

해거운은 제베를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네놈이 진정 초원을 배신한 것이냐?”

“배신? 웃기지 마라! 원래 초원은 우리 해거 씨의 것이다. 네놈들이 강성해서 우리의 빼앗은 것이지.”

“그렇다고 해서 고려 놈들을 끓어드린 것이냐? 망할 놈!”

“고려 놈이라니? 나도 이제 고려인이다. 따지고 보면 네놈 역시 진짜 몽골족은 아니지 않느냐!”

“닥쳐라! 해거운!”

제베게 해거운을 노려봤다.

“목숨 따위는 아까워하지 않을 놈이니 죽여주마! 준비하라!”

해거운의 명령에 의해 포위하고 있던 고려군 중 소총수들이 일제히 앞으로 달려 나와 제베와 그 무리들을 조준했다.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무식한 네놈들은 모르겠지.”

“뭐라?”

제베는 지금 고려 병사들이 저러고 있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소총을 처음 본 것이니 당연할 거다.

“쏴라! 항복한 놈이 아니다.”

해거운의 명령에 의해 일제히 소총들에서 불이 뿜었다.탕탕탕!퍽퍽퍽!

“으악!”

총탄이 날아가 포위되어 있던 초원의 전사들의 몸에 박혔다.히이잉!

“으악!”

말들이 요동을 쳤고 몽골족들이 말에서 떨어져 죽었다.

“죽여라! 이랴!”

그와 동시에 해거운이 포위된 제베와 몽골족들을 향해 돌진했다. 1천이 넘는 고려군에 비해 제베가 이끌고 온 몽골의 전사들은 수십 기에 불과했다.

“망할 놈!”

제베 역시 검을 뽑아 해거운을 향해 말을 달렸다.탕!하지만 그것이 제베의 마지막이었다. 앞으로 달려 나가고 있는 해거운과 기병들을 엄호하기 위해 소총수들이 이제는 조준사격을 했고 그 조준사격에 제베가 어깨를 관통 당하고 말았다.

“으윽!”

쉬우웅!그리고 마상에서 제베의 목을 향해 검을 휘두른 해거운의 검에 의해 제베의 목이 베어져 바닥에 툭 떨어졌다.

“제베를 죽였다!”

해거운이 소리를 쳤고 그와 동시에 수십 명의 몽골족 전사들이 고려군에 의해 도륙을 당했다.

“워워워! 수고하셨소. 해거운!”

뒤늦게 온 장서충이 제베의 목을 보고 흐뭇하게 웃었다.

“놓쳤다면 칭기즈칸이 말머리를 돌렸을 겁니다.”

“맞아! 그럴 것이네.”

“장군께서도 공을 세우신 것 같습니다.”

해거운은 장서충이 들고 있는 무카리의 수급을 봤다.

“2만의 몽골족 전사들은 모두 전멸했네.”

“정말 고려 대포와 소총은 대단합니다. 그럼 이제 저희는 어찌 해야 합니까?”

“우린 바로 후일 칭기즈칸이 돌아올 길목을 버티고 지켜야겠지.”

서요를 정벌한 후 칭기즈칸은 반드시 초원으로 돌아올 것이고 그 길목을 막아서서 전멸시키려는 것이 회생의 복안이었다.

“저희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단장!”

해거운은 칭기즈칸과 몽골 전사들의 주력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하하하! 초원의 왕이 되실 분이 그리 겁이 많아서야 되겠소.”

순간 말투가 바뀐 장서충이었다.

“예?”

“황제폐하께서 천하를 일통한다고 해도 모든 천하를 직접 경영할 수는 없다고 하셨소.”

“그래서요?”

“해거 씨야 말로 진정한 초원의 주인! 폐하께서는 해거 씨에게 초원을 내린다고 하셨소이다.”

“직접 들으신 말씀이십니까?”

해거운이 장서충을 뚫어지게 봤다.

“나처럼 하찮은 것이 어찌 위대하신 황제폐하께서 하신 말씀을 직접 들을 수 있겠소?”

“그럼 어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것입니까?”

“이의방 군단장께서 하명을 받으시고 내게 그대에게 아니지요. 이제는 왕이 되실 것이니, 해거왕께 전하라 하셨소.”

“해, 해거왕!”

해거 씨는 분명 진이 천하를 통일하기 전까지는 초원의 왕으로 군림했다. 하지만 그 이후 진의 정벌군에 의해 몰살을 당했다. 그런데 지금 다시 고려황제에 의해 초원의 왕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물론 그가 진정한 초원의 왕이 되기 위해서는 서요을 정벌하고 돌아오는 칭기즈칸을 막아내서 초원을 지켜야 하지만 말이다.

“그런 것입니까?”

“해거왕께서 고려를 배신하지 않는다면 고려는 언제나 황제국으로 해거 국을 어여삐 여길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장서충의 말에 해거운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 어찌 위대하신 황제폐하의 은혜를 잊겠습니까? 이챠!”

해거운이 바로 말에서 뛰어 내렸다. 그리고 고려황제 회생이 있을 송나라 쪽 하늘을 잠시 보다가 바로 바닥에 엎드려 큰절을 올렸다.

“해거국 왕! 해거운은 고려황제께 충성을 다하옵니다.”

쿵!바닥에 이마를 찍으며 크게 절하는 해거운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던 3만의 초원의 전사들도 일제히 마상에서 뛰어내려 고려황제 회생을 위해 크게 절했다.

“고려황제 폐하! 만세! 만만세!”

이렇게 제베와 무카리가 이끄는 2만 몽골족과의 전투는 고려군의 압승으로 끝이 났다.

“그만하셔도 됩니다. 해거왕!”

장서충은 이제 해거운을 왕이라 불렀다.

“아니오! 어찌 황제폐하의 은혜에 보답하는 일에 그만이라는 것이 있겠소이까?”

해거운의 말투가 왕의 말투로 변했다.

“옳은 말씀이십니다. 황제폐하께서 또 해거왕께 마지막으로 해거 씨와 고려를 위해 하실 일이 있으시다고 하셨습니다.”

장서충의 말에 해거운이 그를 빤히 봤다.

“무엇이오?”

“흉악한 몽골족을 멸족하라 명하셨습니다. 그들을 멸족시켜야 초원이 평온해질 것이고 해거국도 고려제국의 영도 아래 만년 영화를 누릴 것이라 하셨습니다.”

장서충의 말에 해거운도 고개를 끄덕였다.따지고 본다면 해거 씨들은 몽골족에게 원한이 컸다. 고려황제 회생이 지시하지 않아도 힘을 가진 후에는 복수를 할 참이었다.

“백번 천 번 지당하신 말씀이십니다.”

“이의방 군단장 각하께서 금나라 군대를 전멸시킨 후에 병력을 나눠주실 것입니다. 그때까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숨어 있는 몽골족을 찾아내어 뿌리를 뽑는 것입니다.”

“알겠소. 장서충 장군!”

“말씀을 낮추셔도 됩니다. 해거왕!”

“하지만 그래도,,,,,,,.”

“황제폐하께서 내리신 작위십니다. 어찌 하찮은 사단장에게 존대를 하시겠습니까? 저를 불충한 자로 만드실 참이십니까.”

“알았네. 이제 나는 고려제국 황제폐하께 작위를 받은 왕이네. 그러니 충성을 다할 것이네.”

벼락출세라 할 만 했다.물론 그 벼락출세의 대가는 철저하게 이용을 당하는 걸 거다. 하지만 고려황제 회생에게는 당연한 선택이었을 거다.

드넓은 초원을 스스로 경영할 수 없으니 말이다. 이렇게 회생은 초원을 고려의 기미주로 만들기 위해 첫 초석을 깔았다.

그리고 그 마지막 결과의 끝은 칭기즈칸의 죽음과 몽골족의 멸족이 분명할 거다.

“여봐라!”

해거운이 자신의 부하를 불렀다.

“예. 해거왕!”

그의 부하들도 이제는 해거운을 왕이라 불렀다.

“천년 이상을 이어져온 원수를 갚자.”

“예. 해거왕! 명만 내리십시오.”

“몽골족의 씨를 말려라! 아마도 초원의 북쪽 끝으로 피했을 것이다. 끝까지 추격해 씨를 말려라!”

“예. 해거왕!”

“가라! 1만이면 충분할 것이다. 1천 씩 나눠서 초원을 이를 잡듯 뒤져서 몽골족의 씨를 말려라!”

“예. 알겠사옵니다.”

해거운이 부하들에게 명을 내리고 있을 때 장서충은 그들을 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보였다.‘이렇게 드넓은 초원이 황제폐하의 기미주가 되는 것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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