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97화 (597/620)

< -- 간웅 27권 -- >간웅 27권.1. 송 멸망을 공포한 제단이 된 수향단.이리 빨리 374계단으로 된 수향단을 만들 수 있을 정도의 송이라면 어떻게든 고려군과 싸워야 했다. 황성을 결사항전의 의지로 전원 옥쇄하겠다는 마음으로 싸워야 했다. 하지만 저들은 그 모든 것을 포기했다.

스스로 멸망을 원한 것이다. 난 승자로 위대한 정복자로 송이 며칠 만에 만들어놓은 374계의 계단 위에 만들어놓은 수향단이 올라 마치 천하를 지배하는 천자처럼 아래를 내려 봤다.

스스로 굴복하고 굴종하려는 자, 송인들이 모두 모였다. 또한 모든 패전의 멍에를 저기 평인의 푸른 도포를 입힌 송왕에게 지우고 또 그를 막지 않은 현 송왕에게 감당시키기 위해 모두 고개를 들어도 보이지 않는 수향단 위에 올라선 내 앞에 엎드려 조아리게 하고 그 뒤에 자신들은 죄 없는 듯 엎드려 있었다. 족히 700인은 되어 보였다.

그들의 표정에는 모두 처참함이 묻어 있었으나 제일 앞에 엎드려 있는 푸른 도포를 입은 송왕과 항복을 위해 즉위되었을 상황이었던 현재의 송왕과의 표정과 뒤에 송의 대승상과 700인의 송의 개 같은 신하들의 표정은 같으면서도 사뭇 달랐다.

“이것이 망국의 모습이다.”

난 옆에 있는 정도전으로 보며 중얼거리듯 말했다. 그저 정도전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착잡함이 들었는지 말을 하지 않고 있었다.

“천하 태황제에게 거행하는 항복의 예를 올리겠나이다.”

앞에 엎드려 있는 두 왕의 뒤에 있던 대승상이 조심히 일어나 소리쳤다.‘저자의 이름이 장방이구나!’내 눈에 그의 이름이 보였다.

그의 이름은 붉은 글씨가 아니라 주황색 글씨로 둥둥 떠 있었다. 이것은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 자리에 오직 송인으로 붉은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 이름은 저기 엎드려 있는 송의 두 왕일 것이다.

“거행하라!”

내 옆에 서 있던 정도전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미 그리하였나이다.”

“지울 것이다. 송의 모든 것을 지울 것이다.”

내 말에 정도전도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둥둥! 둥둥!내게 왔던 송의 무장에게 두 왕의 이마로 찍어 내는 소리로 북소리를 대신하겠다고 했지만 송은 크고 우렁차게 북을 쳤다.

“항복의 의식을 거행하면서도 북을 치고 있군.”

어이가 없는 순간일 것이다. 수향한 아래에서 북을 치고 있는 두 명의 송의 병사를 봤다. 하나는 담담히 북을 치고 있고 또 하나는 눈물을 흘리며 북을 치고 있었다. 그리고 하나는 그 이름이 붉고 또 하나는 그 이름이 파랬다.

“박위!”

“예. 황제폐하!”

“수향단 아래 좌측에 있는 병사를 끌어내어 20리 밖으로 쫒아내라.”

“살려주시는 것이옵니까?”

“자신의 천하가 망했는데 신하라고 불린 700인이 울지 않는데 저기 보잘 것 없는 병사가 운다. 죽기는 아까운 자다.”

“알겠나이다.”

박위가 급하게 수향단 아래 두 번째 단상에서 뛰어 내려갔다.

“멈추라! 누가 함부로 북을 치라고 했는가?”

정도전이 우레처럼 소리를 질렀다. 그리고 박위는 374계단이 되는 수향단을 뛰어 내려가 주르륵 눈물을 흘리고 있던 병사의 멱살을 잡았다.

“네 이놈! 무엄하게 이 좋은 날에 눈물을 보이는 것이냐!”

어리다.송의 멸망을 향한 북을 치고 있는 병사는 어렸다.

“으윽!”

박위가 병사의 멱살을 잡자 송의 역신이라 할 수 있는 대승상 장방이 놀라 표정이 다시 굳어져서 내 불호령이 다시 떨어질까 고개를 쳐들어 수향단 위에 앉아 있는 나를 봤다.

“무엄하게 누가 고개를 쳐드는 것이냐? 고개를 숙여라! 어리석은 송인들아!”

고려무장 하나가 버럭 소리를 질렀고 대승상 장방은 어쩔 수 없이 다시 고개를 숙였다.

“치욕스럽군.”

대승상 장방은 스스로 이끌어낸 치욕이면서도 옆에 있는 송의 신하들을 의식한 듯 말했다.

“참고 또 참으셔야 하옵니다. 저들의 기세는 10년을 넘지 않을 것이고 또 100이면 고려는 스스로의 흥에 취해 무너져 내릴 것입니다.”

“옳소이다. 그리 될 것이요. 항상 역사가 그리되었든 말이요.”

“그렇사옵니다. 대승상! 이 치욕을 견디시면 다시 기회가 올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저 어리석은 폐주 때문이오.”

이 순간까지 송의 어리석은 신하들은 모든 잘못을 폐주에게 돌리려 했다.

“이놈을 당장 20리 밖으로 끌어내라!”

“왜, 왜 이러시오.”

멱살을 잡힌 어린 병사가 놀라 되물었다.

“조용히 끌려가! 너는 저승 문턱을 넘었다가 다시 끌려온 줄 알고.”

박위는 그렇게 말했고 어린 병사는 기겁했다.

“무, 무슨 소리를 하, 하시는 것이요.”

“어서 이놈을 끌고 나가라!”

“예. 장군!”

고려 병사들이 북을 치며 울던 병사를 끌고 나갔다.

“다시 항복의 의식을 거행하라!”

정도전의 외쳤다.둥둥! 둥둥!다시 한 번 북소리가 이어졌다. 둥둥! 둥둥!그렇게 처참하게 하늘을 깨우던 북소리가 멈췄고 두 송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천천히 수향단 앞으로 삼보를 걷고 다시 보이지도 않는 이제 천하의 주인인 나를 향해 엎드려 세 번 절하고 이마를 계단에 9번 찍었다.쿵! 쿵! 쿵!

“으윽!”

푸른 도포를 입은 폐주가 된 송왕은 신음소리를 냈다.

“참으시오. 황상!”

“제가 송을 망쳤사옵니다.”

“송을 망친 것들은 저기 아래에 엎드려 있는 간악한 것들이지.”

다시 일어나 그렇게 다시 계단 3개를 오르고 나를 향해 3번 절하고 9번 머리를 바닥에 찍었다. 그렇게 치욕을 감내하고 있었다.‘치욕을 뼈까지 새겨야 더는 대항하지 못할 것이다.’난 두 왕을 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까지 아마 90번은 이마를 바닥에 찍었을 것이다.

“이제 그만 멈추고 오르라 하라!”

내 말을 들은 정도전이 돌아서서 힘겹게 수향단을 오르고 있는 두 왕을 봤다.

“두 죄인은 삼보삼배구고두를 멈추고 수향단을 오르라.”

수향단 아래.송의 대승상 장방이 올려봤다.

“고려황제의 분노가 멈춘 모양이군.”

“그런 것 같사옵니다. 이제 살았사옵니다.”

대승상 장방은 신하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치욕은 멈췄지만 수십 년을 굴종하면 살아야 할 것이네.”

“참고 견딜 수 있사옵니다. 항시 흥하면 반드시 멸해지는 법이니까요.”

“옳소이다. 작금의 고려가 아무리 강성하다하나 천년 제국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오.”

대승상 장방의 무기는 시간이었다. 또한 스스로 무너지기를 원하고 있었다. 가장 크게 흥해야 더욱 도취할 것이고 더 빠르게 부패할 거라는 것을 대승상 장방은 알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그것은 착각이 분명할 거다.

물론 고려가 항상 이렇게 기세등등하게 대국을 이루지는 못할 것이다. 허나 송 아니 중원이라 스스로 불린 자들은 이제는 자신들이 말한 중원에 터를 잡고 살지 못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고려가 망해도 고려의 뒤를 이어 예맥이 세운 나라가 이 땅을 지배하게 될 것이다.

“기다립시다. 우린 숨을 죽이고 기다리면 되는 것입니다.”

송의 대승상 장방이 수향단 위에 올라 있는 고려황제를 보며 그렇게 중얼거렸다."고려가 이 땅을 고려로 옮겨가지 않는 한 우리는 패해도 패한 것이 아니오."고려가 송의 전토를 고려로 옮길 수는 없지만 그곳에 사는 자들을 몰아낼 수 있다는 것을 대승상 장방은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다.

“거행하라!”

저들은 이 수향단을 다 오른 후 다시 내게 3번 정하고 9번 머리를 바닥에 찍는 의식으로 충성을 맹세하게 되어 있었다.폐주와 이제 왕이 된 송왕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삼배구고두를 시행했다.

“천하 대 천자를 뵈옵니다.”

“천하 대 천자를 뵈옵니다.”

외치는 저들의 목소리는 먹먹했다. 송의 황족으로 태어나 황제가 되었던 두 인물이다. 저들이게 이런 치욕은 없었을 것이다.

“이제야 그대들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을 저질렀는지 알겠는가?”

내 질책에 두 왕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짐이 하문하는데 어찌 대답이 없는가?”

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두 왕을 난 꾸짖었다.

“뼛속까지 알았소이다.”

폐주가 된 자가 고개를 들어내게 말했다.

“무엄하다. 어찌 그리 방자한 언사를 일삼는 것인가? 폐주!”

정도전이 폐주를 보며 소리쳤다.

“으음,,,,,,,.”

“되었네. 두 왕은 짐을 말을 들어라! 그대들의 송이 짐의 고려에 진 이유의 으뜸은 이길 수 없는 상대를 고른 것이고 두 번째는 저기 저리 무능한 신하를 둔 것이다. 그 모두가 그대 둘의 실책이다.”

내 말에 두 왕이 다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주인을 버리는 신하, 주인을 이런 치욕으로 몰아넣는 신하가 살아서 무엇을 할까?”

“무엇이라 하셨습니까?”

폐주가 내게 물었다.

“송천하가 짐의 품에 안겼고 그대 둘이 짐의 신하가 되었으니 선물을 주지. 거행하라!”

“예. 폐하!”

정도전이 짧게 대답하고 돌아섰다.

“거행하라!”

둥둥! 둥둥! 둥둥!거친 북소리가 울렸다. 이 북을 치는 자는 고려무장이었다. 그리고 갑작스러운 북소리에 엎드려 있던 항복한 송의 700의 신하들이 기겁했다.척척척! 척척척!그때 창검을 든 고려 무장들이 수향단 주변을 포위했다. 이곳에 투입된 고려군사의 수는 3천이 넘었다.

“왜 이러는 것입니까?”

무릎을 꿇고 엎드려 있던 송의 폐주가 내게 소리쳤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그 얼마나 많은 치욕을 겪었는가? 짐은 짐의 신하가 치욕을 느끼는 것을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어찌 이러십니까? 저들은 그,,,,,,,.”

폐주가 다시 한 번 말을 더 하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었다.

“저들은 폐하에게 충성을 다하겠다고 이 수향단을 세운 자들입니다.”

“닥치라!”

난 송의 폐주를 무섭게 노려봤다.

“어, 어찌,,,,,,,.”

“그대는 짐을 만나지 않았다면 송의 성군이 되었을 것이야! 자신을 배신한 신하들까지 살리려 하는 것을 보니 말이야! 하지만 짐이 네놈들의 속셈을 어찌 모를까?”

“무슨 말씀이십니까? 고, 대천자!”

아직 나에 대한 호칭이 익숙하지 않은 모양이다.

“시간이 지나 스스로 고려가 썩어 무너지기를 바라겠지. 이 땅에 목숨을 보존하고 살아가면 끝내 우리가 물러갈 것이라고 생각을 했겠지. 저놈들은 그것을 노리고 이리 짐에게 엎드려 있는 것이 아닌가?”

내 외침에 송의 폐주는 더는 말하지 못했다.

“어리석다. 짐을 아직도 그리 작게 보고 있으니 참으로 어리석다.”

“어, 어찌 하시려는 겁니까?”

“그대들의 터전은 이제 없을 것이다. 거행하라!”

“예. 폐하!”

정도전은 무거운 얼굴로 돌아섰다.

“거행하라!”

송의 황성 이십 리 밖.북을 치며 울었던 송의 병사는 고려황제 회생이 말한 것처럼 급히 말에 태워져 이십 리 밖으로 끌려 나왔고 그곳에는 고려대포 300문이 송의 황성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저, 저것은,,,,,,,.”

송의 병사가 기겁해 말을 더듬었다.

“네놈은 네놈의 눈물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송의 병사를 끌고 온 고려무장은 이미 이송의 병사를 죽이지 말라는 박위의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어떻게 하려고?”

“곧 네놈들의 황성과 터전은 불바다가 될 것이다. 그러니 멀리멀리 도망을 쳐라.”

“우, 우린,,, 우린 이미 항복을 했습니다.”

“항복한 곳의 처결을 내리시는 것은 황제폐하의 뜻에 달렸지.”

“그, 그 말은,,,,,,,.”

“멸족이다. 어리석은 것들! 우리 고려가 그동안 중원을 넘본 다른 이민족과 같을 줄 알았더냐! 하하하!”

“이, 이놈들! 네놈들은 사람이 아니 더냐?”

“우린 사람이 아니다. 우린 고려의 무장이다. 망할 놈! 살려 보내라는 상부의 명이 있어 털끝 하나 상하지 않게 보내주는 것인 줄 알아라. 그리고 이거 받아!”

“뭐냐?”

송의 병사가 고려무장을 노려봤다.

“통행증이라는 거다. 이걸 보이면 참살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이미 고려황제 회생은 철저하게 송인들을 멸족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렇게 많은 준비를 내놨다.

“정, 정말 다 죽이려는 것이냐?”

“힘이 다할 때까지.”

“어찌 인두겁을 쓰고,,,,,,,.”

“그러게 말이야! 허나 명을 따르는 고려무장일 뿐이다. 네가 눈물을 흘리며 북을 친 송의 무장이듯 말이야! 가라! 가거든 서쪽으로 가거라! 그 방향이 송인들이 구명될 방향이다.”

고려황제 회생은 그렇게 송인의 서쪽 대이동을 계획하고 있었다.아마도 게르만의 대이동처럼 송인의 대이동은 세계의 역사를 또 한 번 바꿔놓을 것이 분명했다.

“지금쯤이면 황성 앞에 피바다가 되었겠군.”

고려무장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고려무장 역시 이런 조치는 인두겁을 쓰고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고려의 후일을 위해 누군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다.

“황제폐하께서 참으로 가엽다.”

그는 이렇게 고려황제 회생을 걱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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