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88화 (588/620)

< -- 간웅 26권 -- >

“그 말이 사실이라면 주머니에서 공을 꺼내는 것처럼 쉽겠지. 허나 그 말을 어찌 장담을 하는가?”

“정황이 그렇지 않소? 금의 사신이 국경을 넘는 것도 거부를 당했다고 들었소이다. 그 이상으로 무슨 증거가 필요하겠소.”

“으음,,,,,,,,.”

이 유혹은 절대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결정을 하시오. 어찌 하시겠소? 고려와 금이 서로를 노려보다가 종국에는 큰 화를 입겠소? 위기가 닥쳐온 후에 나를 찾아와 도와달라고 하겠소? 그럼 나는 어쩔 수 없이 초원의 팽창을 막기 위해 금을 도울 것이요. 아마 그때면 이리 마주보고 앉아서 말하지는 못할 것이오.”

내 말에 곽하마가 이제는 정말 화가 난 것 같다. 나를 노려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으니 말이다.

“으음,,,,,,,.”

“곽하마라고 했나?”

“그렇소. 고려왕!”

“짐이 싫으면 초원을 꺾고 온 후에 보자. 금은 고려의 마지막 적이 될 것이다. 어떤가?”

“더는 할 말이 없소이다.”

곽하마는 금왕 세종을 보며 말했다.

“맞는 말이다. 좋소이다. 그렇게 합시다. 금에서도 황자를 보낼 것이오. 고려에서도 황자를 보내시오.”

“이곳이 어떻소?”

“좋소이다. 보름 후에 이곳에서 두 황자를 교환합시다.”

금왕 세종은 내 아들들이 어린 것을 이용하여 나를 압박하려는 것이다. 말을 달려오지 않는다면 아주 먼 여정이 될 거다. 내 어린 아들에게는 말이다.

“좋소이다.”

“아들이 어리다고 들었는데 괜찮겠는가?”

고양이가 쥐 생각을 해 주고 있는 거다.

“그럼 먼저 금나라 황자를 보내시겠소이까? 지금 이곳에 와 있으니 내가 데려가지요. 그리고 내 황자는 사신과 함께 보내겠소.”

“그렇게 하시겠소?”

이것은 나를 떠보는 심산이 분명할 거다.

“고려를 믿소이까?”

“못 믿지.”

금왕 세종이 나를 보며 씩 웃었다. 나도 금왕 세종을 보며 씩 웃었다. 우리는 끝까지 믿지 못할 것이고 틈이 생긴다면 바로 말머리를 돌릴 것이다. 나도 그렇지만 금왕도 그럴 것이다.

“한 달 후에 이곳에서 황자를 교환합시다.”

이 순간 고귀하게만 대해졌고 스스로도 고귀하다는 생각으로 산 황자들이 물건 취급을 당하고 있었다.

“알겠소이다.”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금왕 세종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리고 먼저 손을 내민 것은 금왕 세종이었다. “마지막에 보도록 하지. 내 그 말 오래 기억하겠소. 오래 된 적은 벗보다 가깝다.” 금왕 세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몽골족에게 당한 치욕을 씻기 바랍니다.” 그렇게 우린 돌아섰다. 상호불가침 맹약을 맺고 그렇게 돌아선 것이다. 그리고 서로 비수를 품었다.

“그냥 이리 돌아가는 것이옵니까? 1만 이옵니다. 고려왕의 군세는 1만에 불과합니다.”

“아무리 그렇게 말해도 너는 고려로 갈 것이다.” 금왕 세종이 차갑게 말했다.

“아바마마! 소자의 말뜻은,,,,,,,.”

“고려왕이 말한 것처럼 마지막에 고려를 볼 것이다.”

“예.” 완안보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보야!”

“예. 아바마마!”

“사지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네가 태자다. 아무도 짐의 뜻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금왕 세종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아바마마!”

“품을 크게 키워라! 고려왕은 너보다 어리다. 허나 지금 짐과 천하를 논하고 있다. 통치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다. 알겠느냐?”

“알겠사옵니다. 명심 또 명심 하겠나이다.”

“곽하마!”

“예. 황제폐하!”

“너는 이 길로 은밀히 송으로 가라.”

“송이라 하셨습니까?” “송이다. 고려가 송을 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킨다고 알려라.”

“하오나 서로 불가침맹약을 맺은 것이 아니옵니까?”

“서로를 치지 않는다고 했지 이 사실을 알려 주지 않는다고 하지는 않았다. 보야!”

“예. 아바마마!”

“천하는 비정한 것이다. 황제 또한 비정한 것이다. 그 비정함이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와야 한다.

머리에서 나오는 비정함은 천한 것이다. 허나 마음에서 나오는 비정함은 외로운 것이니 말이다.

” 금왕 세종이 멀어지는 고려황제 회생을 봤다. “저 사내처럼 말이다.

벗이 될 만큼 짐과 가까워질 적일 것이다.” 이렇게 금과 고려는 서로의 적을 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는 고려도 금도 진 남은 거였다.요동성 황제의 별궁.고려의 수도는 서경이다. 하지만 고려의 모든 일은 요동성 별궁에서 이뤄진다.

북진의 깃발을 들고 서벌이 시작이 될 송 정벌도 이 요동성에서 이뤄지리라.난 금과의 국경에서 금왕 세종과 담판을 하고 바로 요동성으로 환궁했다."갑주를 가지고 오시오."내 옆에는 환관 최준이 내 옆에 서서 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고 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내가 쉼 없이 달려왔건만 그는 알고 있는 것이다."아시오?"

"개경후가 요동에서 돌아왔나이다."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양부!"

"예. 황제폐하!"

"그러니 갑주를 가져다주십시오. 그리고 이제는 대전에 머물지 않아도 됩니다."

"소신이 거북하옵니까?"

"아비에게 시중을 맡기는 아들은 없습니다."

"황제폐하!"

"그렇게 하세요."

"알겠나이다. 소신은 정도전을 돕겠나이다."

"양부께서는 이연황후를 도우세요."

"예. 황제폐하!"난 최준이 챙겨주는 황금갑주를 입고 허리에 검을 차고 이연 황후의 처소 전각으로 향했다."황제폐하를 뵈옵니다."이연이 나를 맞이하며 눈이 퉁퉁 부어 있다. 내가 돌아올 동안 밤새도록 울었을 것이다. 어미로 울었을 것이고 내 아내로 서럽고 서운해서 울었을 거다."우셨소?"

"아바마마!"3살짜리 왕도가 나를 보고 있다. 길을 떠날 아이처럼 어린 왕도는 두꺼운 옷을 챙겨 입고 있었다.

"잘 있었느냐?"난 왕도를 번쩍 들어 안았다. 또 언제 내 아들을 이리 안아 볼까."아바마마!"왕도를 내 안아줌에 환하게 웃는다. 이리 맑은 웃음을 가진 아이를 내가 고려의 황제이기에 적국 금으로 보내야 한다.

내가 황제이기에."앉으소서!"이연은 담담히 말했다."그럽시다."난 지금 저 가여운 여인에게서 아들을 빼앗기 위해 왔다. 그리고 금으로 보내려 왔다. 그리고 내 아들 왕도를 금으로 보내야 한다."유모."이연 황후는 옆에 있는 유모를 불렀다."황자를 잠시 데리고 나가시오."

"알겠나이다. 황제폐하! 황자마마를 소인에게,,,,,,,,."눈빛이 서글프다.유모도 아는 것이다. 이 유모는 본 듯 하다. 그렇구나! 옛 죽은 내 형님인 전 태자를 배 불리 먹인 그 주모다. 그 주모가 내 아들의 유모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왕도는 밖으로 나갔다."내가 원망스러우십니까?"

"황제이시지요."원망하고 있다는 말이다. 아니 원망하지 않을 어미가 없을 것이다."왕도를 마음에서 비워내시는 겁니까? 폐하!"

"어찌 내가 그리 하겠소."

"저는 폐하의 말씀에 아무 말도 못했을 아비도 원망스럽고 아들을 그리 보내신다는 폐하도 원망스럽사옵니다. 이 고려가 무엇이라고 어찌 이 가여운 년의 아들을 그곳으로 보내야 하옵니까?"

"미안하오."

"소녀는 백화황후보다 사랑 받지 못했고 영화 황후 보다 존중 받지 못했고 이제 황후가 된 백설보다 황제폐하의 곁에 있지 못했습니다. 그런 가여운 이년에게 이제는 아들마저 빼앗기야 하옵니까?"원망이 깊다.

맞다.그녀는 내게 그런 존재였다.나는 백화를 사랑했고 영화를 존중했다.

아내이면서 고모이니 말이다. 또한 재기발랄한 백설을 옆에 두고 내 실음을 잊었다. 홀로 이연만이 이 거대한 황궁에 홀로 있었던 거다."나는 비정한 아비입니다. 또한 고려의 황제입니다."

"그렇지요. 황제폐하는 그렇지요."

"미안하오."

"소녀는 황제폐하와 아비가 원망스럽습니다. 소녀는 아비와 폐하를 용서치 못할 것 같습니다."지그시 이연이 입술을 깨물었다."이연황후! 짐은 고려의 황제이며 개경후는 고려의 충성스러운 무장이오. 짐은 가슴이 찢어집니다.

짐도 왕도를 보내는 것이 찢어집니다. 허나 그래야만 해서 찢어집니다.

짐의 마음이 찢어지는 만큼 하늘도 찢어질 것입니다. 짐이 왕도를 마음에서 비웠다고 했습니까? 그리 말했습니까? 아닙니다.

비우지 못했습니다. 비울 수 없습니다. 아비이기에 그러지 못합니다.

허나 어쩔 수가 없습니다. 아비이전에 고려의 황제이기에 어쩔 수 없소이다."이 순간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렸다.

고려의 황제가 천하를 호령한 내가 이연 앞에서 눈물이 났다.이것이 아비의 마음일 것이다."폐, 폐하!"

"짐도 짐을 원망합니다. 그러니 왕도가 그대의 품에 돌아올 때까지 짐을 원망하세요. 짐은 절대 왕도를 마음에서 비우지 못했습니다."

"폐, 폐하!"

"짐의 눈물을 기억하세요. 짐도 이 눈물을 기억할 것입니다. 아비로 흘리는 마지막 눈물입니다.

아비로,,,,,,."이연 황후는 날 빤히 봤다.그리고 온몸을 부르르 떨었다."폐, 폐하! 이제는 마음을 비우셨군요."역시 총명한 이연이다."짐은 고려의 황제입니다."왕도의 목숨과 금을 바꿀 수 있다면 나는 그리 할 것이다.

이것이 황제일 거다. "밖에 무제 있는가?"

"예. 황제폐하!"

"왕도 황자를 데리고 국경으로 가라."

"황제폐하!"무제는 알았노라 대답하지 않고 다시 나를 불렀다.이건 한 번이라도 더 아들인 왕도를 보라는 것이다. "어서 가라! 다시 보면 짐이 처음으로 고려를 포기할 것 같다."나도 모르게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폐, 폐하!"급히 이연 황후가 일어섰다."앉으시오. 황후도 고려의 황후입니다."

"폐하!"

"그대는 짐만 원망하면 됩니다.

뭘 하는가? 무제! 그대는 짐의 칙령을 어길 생각인가?"난 버럭 소리를 질렀다."소장 무제! 황제폐하의 명을 받잡사옵니다. 가시지요. 황자마마!"무제의 품에 왕도가 안겼을 것이다.

"황자마마를 소장이 목을 걸고 보우할 것입니다."

"어디를 가나요?"아무 것도 모르는 왕도가 무제에게 묻는 소리가 들렸다."훗날 황제가 되실 왕도 마마의 천하를 미리 보러 가옵니다."무제는 거침없이 내가 듣는 줄도 알면서도 왕도를 훗날의 황제라 말했다.

지금 이 순간 무제는 그렇게 나를 위로하고 있는 것이다."어서 가시오."

"예. 황제폐하!"이연 황후는 더는 말이 없다.

그저 어미로 뜨거운 눈물을 흘릴 뿐이다. 또한 나 역시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이 어찌 흘리는 눈물인가?고려의 황제가 사소한 부자의 정 때문에 이리 울어야 하는 것인가?나도 어쩔 수 없는 아비인 모양이다.

"소녀는 폐하가 원망스럽사옵니다.

가시지요. 가셔서 폐하의 고려를 위해 행하소서. 왕도의 천하를 위해 말입니다.

"이연황후의 말에 일어섰다.갑주를 차려 입은 것은 이제는 결전인 것이다.

대제국 고려를 위해!그리고 돌아섰다. 이제는 비정하지 못한 아비의 정을 끊고 황제였다.

그렇게 난 이연 황후의 처소에서 나왔다.

"가자! 대전으로 가자. 시간이 없다. 금왕은 송에게도 알렸을 거다.

"금은 적이다. 허니 고려를 이롭게 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고려가 더 많은 병력을 잃게 하기 위해 송에 알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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