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85화 (585/620)

< -- 간웅 26권 -- >송나라 장군은 믿어지지 않았다.두두두! 두두두!무제와 조의무사들의 질주는 거침이 없었고 아무런 주저함도 없이 한 순간에 송나라 군대의 포위망을 뚫고 사라졌다."어, 어찌 말이 저리 빠르단 말인가?"넋이 나간 송나라 장군이었다."장, 장군!"

"왜 그러는 것이냐?"

"저것 보십시오."

"뭐?"이 순간 조연왕후의 저택은 불타고 있었다. 송나라에게 그 무엇도 남겨주지 않겠다는 굳센 의지였다."이런 망, 망할!"

"어찌 하옵니까?"만약 자신이 조연을 놓였다는 사실이 황제에게 전해진다면 목이 잘릴 것 같았다."요부 조연은 저 불 속에서 죽었다.

"예?"

"불은 우리가 지른 것이다."

"하, 하지만,,,,,,,,."

"조연을 놓쳤다는 것을 황제폐하께서 아시는 날에는 우리는 목이 열 개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요동 국경선에 진을 치고 있는 고려황제 회생의 군막.내 앞에 개경후 이의방이 침통한 표정으로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아직 아무런 내막도 듣지 않은 이의방이지만 그는 무장의 직감으로 엄청난 일이 발생했다는 것을 짐작하고 있는 것 같았다."장인어른!"내가 떨리는 음성으로 자신을 부르자 이의방은 자신도 모르게 부르르 떨며 나를 봤다."약속을 지키지 못하실 일이 생기신 것이옵니까?"역시 이의방은 직감하고 있었다.

아마도 전중감이 장렬히 전사했다는 것을 보고 받은 모양이다."장인어른! 짐은 참으로 부덕한 황제이며 비정한 아비입니다."

"익히 알고 있사옵니다."아니라고 말하지 않는 이의방이었다.

"그렇지요."

"그렇게 하셨기에 용상에 오른 것이옵니다. 황제폐하!"

"그대가 날 살렸지요. 5년 전에."

"그랬습니다. 참으로 이상한 기운을 가진 아이였고 또 참으로 대담한 지략을 가진 아이였지요."

"억울하지 않으십니까?"

"후회스러운 삶은 없었사옵니다. 고려제국의 부흥과 영광의 불씨는 제 손으로 지핀 것이니까요."

"맞습니다. 그렇습니다."

"무슨 일이십니까?

황제폐하!"

"금나라에서 대담에 대한 조건을 통보해 왔소이다."

"납득할 수 없는 일입니까?"

"머리는 이미 승낙을 했으나 마음으로는 아직 포기하지 못했소이다. 짐이 그리 아끼는 왕도를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소장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사옵니다."이의방은 자신을 신이라 칭하지 않고 소장이라 칭했다.

무장이라는 것이다."금왕이 서로의 믿음을 위해 황자를 교환하자고 했소이다."내 말에 이의방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소장이 결정을 해야 하는 것이옵니까?"

"결정을 해 주시겠소?"

"참으로 모지신 군주이십니다."순간 이의방의 눈에는 처음으로 나에 대한 원망이 담겼고 또 자신의 삶에 대한 후가 비쳤다."짐은 그대의 결정을 따르겠소."

"송을 치시는 일에 금의 동의가 있어야 하지 않사옵니까?"

"그렇소."

"참으로 모지십니다."

"미안합니다. 장인!"

"무엇을 위해 자식까지 희생시키려 하는 것입니까? 기회는 또 있을 것입니다."손자를 아끼는 조부의 마음이 그대로 표현되는 순간이었다.허나 나는 희생될 아이의 아비다."구차하게 들리겠지만 고, 고려입니다."

"어찌 그것을 모르겠사옵니까?"이 순간 이의방의 범 같은 눈에서 뜨거운 두 줄기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소장이 어찌 해야 하옵니까?"

"으음,,,,,,,."

"미안합니다."

"소장이 아비로 이연황후를 어찌 보겠사옵니까?"그래! 이연이 있었다. 백화보다 사랑 받지 못하고 영화공주보다 존경받지 못했으며 백설보다 총애를 받지 못한 가여운 황후 이연이 있었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주려고 작정한 것이 태후의 자리였다. 그런데 지금 그것까지 위태로워지고 있었다."짐은 또한 비정한 지아비군요."내 말에 이의방이 나를 한참이나 물끄러미 봤다.이미 머릿속으로는 결심이 섰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차마 입으로 말하지 못하는 거였다."황제페하!"

"예. 장인!"

"뜻대로 하소서! 흑흑흑!"나는 오늘 용장 이의방이며 영웅 이의방의 뜨거운 눈물을 봤다."정말 미안합니다. 장인!"

"허나 포기하지 마소서!"볼모로 보내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포기하지 말라는 이의방이었다."내 그리 할 것이오. 나의 목숨을 걸고 그리 할 것이오."

"제가 전중감 보다 먼저 죽을 걸 그랬나 보옵니다."이의방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다."미안하오. 참으로 미안하오."

"소장에게 죽을 자리를 주소서."

"곧 그런 자리가 있을 것입니다."

"황공하옵니다. 황제페하!"

"장인! 내 좀 더 모질어져야 할 것 같소이다."

"무슨 뜻인지 알겠나이다. 왕이 황자를 태자로 삼으십시오."역시 대를 위해 자신과 일족을 희생할 수 있는 이의방이었다."아닙니다."

"예?"내 아니라는 말에 영문을 몰라 이의방이 나를 봤다.

"도의 자리가 아니라면 이도 아니 됩니다."내 말에 놀라는 이의바이었다."하오나 그리 되시면,,,,,,,."

"짐에게는 더는 황자가 없지요."

"그렇사옵니다. 황제페하!"

"이를 그리 보내고 도에게 태자의 면류관을 머리에 올려 줄 수는 없소이다."

"그럼 어찌,,,,,,."

"고려에 여황이 탄생할 것이오."내 말에 이의방이 놀라 눈이 커졌다."여, 여황이라고 하셨습니까?"이 고려에 단 한 명의 여황도 없었다. 신라에 3명이 있었으나 성덕 여왕 말고는 성군이라 할 만한 여왕이 없었다. 하지만 난 이 순간 공주인 부용을 택했다."부용 공주마마를 생각하시는 것이옵니까?"

"그렇소이다."부용의 지아비가 조양이다. 조양이라면 마땅히 이 고려를 지켜낼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럼 소장은 어찌 하여야 하옵니까?"

"내 속내를 장인께 보였습니다. 허나 이것은 속내입니다."

"공표는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까?"

"그렇소이다. 장인의 말씀처럼 난 이도를 포기할 수가 없소이다."

"황공하옵니다. 그것만으로도 황공하옵니다."이제 진정한 결단해야 하는 순간이다."그래서 말입니다."

"예. 황제폐하!"이제는 사적인 일이 아니라는 것을 직감한 이의방이었다."정도전 들라."

"예. 황제페하!"이렇게 이의방과의 독대는 끝이 났다."너와 곧 귀환할 무제가 초원을 지켜야겠다."정도전은 내 말에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하오시면?"

"짐은 이번에 모든 것을 얻어낼 것이다."내가 말한 모든 것은 천하가 될 것이다."소장이 가오리까?"고려의 최고의 용장이 이의방이다."가 주시겠소이까?"

"갑니다. 소장이 갑니다."

"드릴 수 있는 군사는 20만이오."내게는 80만의 대군이 있다. 그중 20만을 이의방에게 주겠다고 말했다."황공하옵니다."

"가서 초원을 도우시오."내 최대의 적은 금나라가 아니라 칭기즈칸일 것이다. 하지만 초원으로 진격한 금나라의 대군이 대패를 해서 전멸을 하게 된다면 난 바로 송을 점령하고 금을 칠 것이다.물론 그리 된다면 내 아들 왕도는 그 어린 나이에 비통한 죽음을 당할 것이다.

허나 그래야만 또 왕도를 살릴 수 있었다.이것은 도박이다.

아비의 마음으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도박이었다."신! 이의방 황제페하의 명을 받잡사옵니다."

"해거운을 들라 하라."

"예. 황제폐하! 해거운 대기하고 있사옵니다."해거운은 내 지시를 받아 몽골족이 아닌 초원의 부족을 통합해 놓은 상태였다. 많은 이들이 고려에 귀부를 했고. 또 초원에서 내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그대가 도우라!"

"알겠나이다."그때 박위가 조심히 내가 있는 군막으로 들어섰다."도착한 것인가?"

"금나라 국경 안쪽에 진을 치고 있나이다. 친위군의 수가 5만이 넘는 것 같사옵니다."위세를 보이고자 하는 금왕이었다."우리는?"난 정도전을 봤다."소포군 1만이 대기하고 있습니다."1대 10만의 대결이 될 수도 있는 순간이다. 10배의 차이지만 막상 전투가 펼쳐지면 우리는 백배의 위력을 뿜어낼 것이다.

"또한 고려대포 포병 20문이 후방에서 대기하고 있사옵니다."그건 다시 말해 내 명이 떨어지면 언제든지 발포를 할 수 있다는 거다. 그리고 금나라 왕을 척살 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하지만 이 순간 금왕의 목을 노린다는 것은 소탐대실이며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날리는 꼴이 될 것이다."대비만 하라."

"알겠나이다."두두두! 두두두!그대 군막으로 향하는 말굽 소리를 들었다.하나는 서쪽에서 또 하나는 남쪽에서 달려오는 질주였다.

히이이잉!"이챠!"마상에서 누군가 힘껏 뛰어내렸다."무제 대장군!"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왕준명이 무제의 무사귀환을 보고 반겨 맞았다."황제폐하께서는 안에 계신가?"히이이잉!"워워워! 나는 대금제국 장군이다. 고려황제께 대금제국 황제의 :뜻을 전하고자 왔다."정말 드디어 금왕이 도착한 것이다."안으로 뫼시겠습니다."왕준명은 무제를 보고 잠시 기다리라는 눈빛을 보내고 금나라 장군을 안내하는 소리가 들렸다."황제폐하! 왕준명이옵니다."

"들어오라."내 영에 왕준명과 금나라 장군이 들어섰다."고려황제폐하를 뵈옵니다."절도 있는 행동!살아 있는 눈빛!그저 평범한 장수는 아닌 것 같았다.'곽하마!'금의 명장으로 기록될 장수였다. 난 황제가 된 후에 내 앞에 있는 자의 이름을 특별히 확인하지 않았다.

그 개인들이 크게 영향을 미칠 일은 아니니 말이다.'완안보? 완안보!'곽하마의 옆에 있는 하급 무장의 갑주를 입고 있는 자는 완안보였다.'금나라 황자 완안보다.'스스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숨어든 것은 음모가 있다는 의미일 거다.'괘씸한 놈!"난 완안보를 크게 흔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네놈은 뭘 그리 두리번거리는 것이냐? 염탐이라도 하려고 온 것이냐?"난 매서운 눈으로 신분을 속인 완안보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왜 그러시옵니까? 황제폐하!"곽하마가 놀라 내게 물었다."염탐을 하러 온 것이요? 그게 아니면 부하 무장의 속내를 모르는 것이요?"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나이다."곽하마는 당황했다."저 하급 무장이 짐의 용안과 고려 신하들의 용모파기를 유심히 살폈네. 이곳은 국경지대이니 금나라가 짐과 고려 무장들을 암살이라도 할 의도인 것이요."

"아 아니옵니다."암살이라는 말에 완안보가 바로 무릎을 꿇었다."진정 아닌 것이냐?"

"아니옵니다."

"그럼 어디 증명을 해 보아라."

"예? 증, 증명이라니요?"목소리는 떨렸지만 눈빛은 두려움이 없어 보였다."너의 몸에 비수를 숨겼는지 확인해 보아야겠다."내 말에 완안보가 기겁한 표정을 지었다."어찌 감히 제가 그런 몸쓸 짓을,,,,,,."

"네놈의 눈이 마음에 들지 않아!"내 말에 곽하마가 내 눈치를 살폈다."소장은 대금제국의 사신으로 와 있나이다."

"그래서? 짐이 위급할 수도 있는 상황을 그냥 넘기라는 것인가?"

"그런 무도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확인해 보면 될 것이다."난 곽하마에게 그렇게 말하고 신분을 숨긴 완안보를 노려봤다."이놈! 몸에 무엇을 숨겼기에 그리 기겁하는 것이냐?"

"아, 아무 것도 없사옵니다."만약 이 순간 신분을 숨긴 완안보의 몸속에서 비수라도 나온다면 당장 목을 베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지금 금나라 황자 완안보는 그냥 일개 하급 무장의 신분이니 말이다.

그냥 나는 몰랐다고 하면 되는 거다.'괘씸한 놈! 황족이 염탐을 하겠다는 거지. 계략이 있는 것이야!'"무엇을 하느냐? 저놈의 갑주를 벗기지 않고 짐이 저놈의 알몸을 확인해야겠다."황자가 다른 이들의 앞에서 발가벗겨졌다는 것은 치욕 중에 치욕일 것이다,"예. 폐하!"왕준명과 박위 그리고 내 높은 언성을 듣고 근위 무장들이 막사로 들어와 있었다."미안하게 됐소이다."박위는 최대한 예의를 지켰다.하지만 그는 내 명을 완벽히 수행할 것이다."물러서라!"순간 노기를 띤 완안보가 소리쳤다."뭐라?"예의를 보였는데 돌아오는 것은 하대니 박위는 살짝 화가 났다."무엇 하고 있는 것이냐? 저놈의 갑주를 벗겨라! 아니 발가벗겨라!"

"예. 장군!"그 순간 근위무장들이 달려들었다."

"황제폐하! 고정하소서!"곽하마가 다급한 표정으로 날 말렸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