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79화 (579/620)

< -- 간웅 26권 -- >"으음,,,,,,,,."모인 행수가 모두 표정이 굳어졌다. 물론 이들은 자신들이 고려인이라고 생각해 본 적은 극히 드물었다.신라방의 핵심이 망한 신라의 귀족출신의 후예들이 대부분이니 말이다."어찌하실 참이십니까?"

"전원 싸워 옥쇄를 하든 아니면 투항을 해야겠지."전중감도 이 순간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아니 지금 고려황제에게 버려졌다는 것에 분개하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한 거처럼 백설이 볼모로 잡혀 있는 형국이 됐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그였다. 그리고 그의 깊은 마음속에는 고려황제가 두려운 존재라는 것도 깔려 있었다. 당장은 투항을 해서 목숨을 구할 수 있겠지만 고려와 송이 크게 전쟁을 해서 송이 망하기라도 한다면 고려황제의 성정으로는 신라방의 씨를 말릴 것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총방주! 어찌 하실 참이십니까?"행수 하나가 다그치듯 물었다.

그의 눈빛에는 이제라도 투항을 하자는 그런 눈빛이 분명했다."잠시 생각을 해 보고."전중감은 고려에 자신을 모두 걸었다고 생각했다. 아니 신라방을 다 걸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 증표가 백설이었다. 그런데 지금 고려는 자신을 버리고 신라방을 버리는 모습처럼 느껴졌다.물론 이해는 되는 상황이었다.

이 등주까지 파병할 병력이 그것도 이렇게 단시간에 보낼 수는 없다는 것을 그도 잘 알았다. 하지만 서운한 분기는 어쩔 수가 없었다.'조연도 살리려 보냈는데 나를 버려? 나를! 장인인 나를 버리겠다는 말이지."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전중감이었다."어찌 합니까?"

"아뢰오!"그때 급히 천막 안으로 호위무사가 들어왔다."무엇이냐?"

"송구입니다. 송군!"

"왔군."

"결정을 하십시오."

"자네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선택의 순간에도 전중감은 비겁해지고 있었다."투항을 하자는 것인가?"

"사실 따지고 보면 고려와 신라방은 10년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연관이 없었습니다."행수 하나가 배덕한 말을 하고 있었다."그래서?"

"총방주의 따님께서 귀비가 된 후에 고려와 손을 잡은 것입니다. 그때는 셈이 맞았기에 그렇게 손을 잡은 것이고 이제는 셈이 틀려졌습니다. 그러니 손을 놔야 하지 않겠습니까?"행수는 마치 자신의 말을 거부하면 벨 수도 있다는 눈빛으로 전중감에게 말했다."그렇습니다.

총방주! 여기서 신라방 사람 모두가 죽으면 끝입니다. 우린 고려인이 아니라 신라인입니다."이제는 고려인이라는 것까지 부정하는 신라방이었다."신라인?"

"그렇습니다. 아니셨습니까? 총방주께서도 황룡의 후인이시지 않습니까?"살기 위해 구차해지고 있는 신라방 행수였다."내가 여기서 투항을 하면,,,,,,,."

"신라방 10만 방인이 사옵니다."행수의 말에 전중감이 행수를 노려봤다."배신을 하자는 건가?"

"살고 봐야지요. 살아야 후일도 있는 것입니다."

"내가 투항을 하면 황후마마가 크게 화를 입을 것이네."

"먼저 버린 것은 고려입니다."신라방의 입장에서 본다면 고려가 자신들을 버린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는 부분이었다."하지만 고려는 강성한 제국이네. 후일을 어찌 하려고?"

"당장에 목 앞에 칼이 와 있습니다. 후일까지 걱정하시겠습니까?"죽음 앞에 누구나 이럴 것이다.

지금 당장 고민에 빠져 있는 전중감이었다.'내 어찌 선택을 해야 할고,,,,,,,.'그렇게 속으로 뇌까리다가 자신을 압박하는 행수들을 노려봤다. 드디어 결심이 선 것이다.

‘고려황제는 절대 약하지 않다. 내가 변심을 하면 진정 신라방은 다 죽는 것이다. 그리고,,,,,,,.’이 순간 전중감의 뇌리에는 백설의 얼굴이 스쳐갔다. 그리고 분개한 고려황제 회생의 얼굴도 지나갔다."어찌 그렇게 밖에 생각을 못할까? 투항을 한다고 해서 송이 우리를 살려줄 것 같은가?"

"다 같이 죽자는 말씀이십니까?"

"살아서 무엇을 하리?"

"총방주 어른!"

"죽어야 한다면 죽어야지."

"황후마마 때문에 그러는 거라면 생각을 달리 하셔야 할 것입니다. 신라방이 사라진 후에도 황후마마를 황후마마로 위해 줄 것 같습니까?"

"내 어찌 죽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전중감을 향해 많은 행수들이 살기를 담은 눈빛을 보였다.이 순간 갈라지고 있는 신라방이었다.

송군이 막아선 벌판.무제는 멈춰 이제는 횃불을 밝히고 속보로 전진하고 있는 송군들을 노려봤다."왜 멈추신 것이옵니까?"뚫기 어려운 봉쇄의 진이기는 해도 아예 뚫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임금이 틀렸다면 신하가 수습을 해야겠지."무제는 조용히 중얼거렸다."무광과 무형!"

"예."

"내 자네들의 사형으로 부탁하나 하세."무제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말머리를 돌릴까요?"

"그리해 주겠나?"

"그러지요. 사형! 지옥에서 뵙겠습니다."

"극락왕생 하시게. 지옥은 내가 가지. 이랴!"그와 동시에 말 등에 걸어놓은 창을 꺼내는 무제였다. 그와 동시에 조의무사 10명이 무제의 뒤를 따랐다.

봉쇄선을 돌파하려는 거다.뭐 어려울 것은 없었다. 송의 봉쇄선은 앞으로 이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건 다시 말해 아주 틈이 많다는 거다."가세! 무형!"그와 동시에 무광도 말머리를 돌렸다."이랴! 등주로 이끄는 것입니까?"

“그래야 하지 않겠나?”

“불가능합니다.”

“어디 우리가 언제 가능한 일을 했던가?

이랴!”

그들은 신라방이 있는 곳으로 말을 달렸다.송이 압박해 오고 있는 봉쇄선.쉬웅!마상에 올라서 휘두르는 무제의 창은 거칠 것이 없었다. 장판교의 장비도 이보다는 대단하지 않았을 것이고 백만 대군을 상대했던 조자룡도 무제보다는 창을 잘 쓰지는 못할 것이다.서걱!

“으악!”

쉬웅!이 소리는 창이 휘둘러지는 소리가 아니라 창에 꽂힌 송나라 군사가 무제의 역발산 같은 힘에 의해 날아가는 소리였다.

퍼어억!휘두르는 창끝마다 송나라 군사 수십이 나가 떨어졌다.

“신라방의 공격이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넋이 나가 있던 송군들은 무제가 한참이나 병사들을 죽인 후에서야 적이 나타났다고 소리쳤다.

“무슨 일이냐?”

“아까 그놈들입니다.”

무제가 지금 휩쓸고 있는 곳은 신라방으로 향하기 위해 돌파를 했던 그 송군이었다.

“저 놈들이!”

송나라 장수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저놈들을 모두 베라!”

“예. 장군!”

“어서 죽여!”

말처럼 모든 것이 된다면 어려운 일은 없을 것이다. 무제의 앞을 가로막는 송군들은 추풍낙엽처럼 떨어졌다.

“뭐 저런 것들이 다 있어? 거의 혈혈단신으로 들어와 휘졌고 있잖아.”

송군의 장수는 기겁해 소리를 질렀다.

“대단합니다. 장군!”

병사는 주눅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 지금 앞으로 이동했던 송군의 수는 5천이 넘었다. 이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송군의 일부였다.‘죽기로 돌파를 한다면 못 할 것도 없겠군.’

무제는 검을 휘두르며 그렇게 생각했다. 물론 그것은 무제가 돌파를 하는 것을 말하는 것은 분명 아니었다.

무제는 송군이 약하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 정도로 약할 줄은 몰랐다. 그게 아니면 진법 때문일 거다.

송군은 신라방을 압박하고 봉쇄하기 위해 띠처럼 들판에 늘어섰다. 그러니 밀집되지 않았고 한 곳을 돌파한다면 쉽게 뚫고 나갈 수 있는 형태였다.

“이얍!”

무제가 다시 창을 휘둘렀다.부우웅!무제의 창이 바람을 일으켰다가 송군을 쓰러트렸다.

“이랴!”

그리고 무제는 앞으로 말을 달렸다. 돌파를 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무제가 그렇게 앞으로 달렸다가 다시 돌아섰다.정말 한 바탕 신나는 분탕질을 하고 있는 무제였다.두두두! 두두두!10명의 조의무사도 무제처럼 송군의 진형을 무너트리고 있었다.

“어, 어떻게?”

송나라 무장이 기겁해 이제는 말까지 더듬었다.

“대단한 무위입니다.”

“놈들이 돌아섰다.”

송군 하나가 말머리를 돌려 다시 자신들을 공격하기 위해 질주해 오는 무제를 보며 소리를 질렀다.

“장, 장군!”

무제를 보고 있던 하급무사가 기겁해 송군의 장군을 불렀다.

“왜?”

“저놈이 장군님 쪽으로 달려오고 있습니다.”

“뭐?”

말상에 올라 있던 송나라 무장이 기겁해 소리쳤다.

“피, 피하십시오.”

“망할 놈! 궁수!”

송나라 무장이 궁수를 불렀다. 하지만 그것보다 무제가 먼저 달려왔다. 이것이야 말로 한혈마의 빠름이었다.쉬우웅!무제가 창을 휘둘렀다.바람을 가르고 태산을 깨부술 것 같은 창술이었다.챙!그래도 송나라 무장은 장수라고 무제의 창을 겨우 받아 냈다.

“넌 누구냐?”

놀라 간이 콩알만해졌지만 무장은 무장이었다.

“난 고려 무장 무제다.”

“뭐?”

송나라 무장은 놀라 되물었다.

“알았으니 이제 저승으로 가라!”

다시 무제가 창을 휘둘렀다. 챙!빠직!퍽!무제가 휘두른 창을 송나라 무장이 검으로 막았다. 하지만 그 검이 부서지는 동시에 송나라 무장은 무제가 휘두른 창에 몸통을 맞았다.

“으윽!”

퍼어억!히이이잉!그와 동시에 무제가 송나라 무장이 탄 말의 몸통을 후려쳤다.그렇게 결국 송나라 무장과 그의 말은 바닥을 뒹굴러야 했고 무제는 마지막 일격을 가했다.수욱!

“커어억!”

송나라 무장이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이챠!”

하지만 무제는 바로 창을 들어 올렸고 목이 꿰어진 송나라 무장도 같이 들어올려 졌다.

“저, 저, 저놈은 야차다.”

송나라 군사들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

겨우 11명으로 송나라 군사 5천을 뒤로 물러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장군이 전하했다. 장군님이 죽었다.”

병사 하나가 소리쳤다.

“젠장!”

죽은 무장의 옆에 있던 장수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이제 피하셔야 합니다.”

조의무사 하나가 소리쳤다. 그의 눈에는 송나라 궁병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이 정도로 했으면 할 만큼 했다.”

“그렇사옵니다.”

“가자! 이제 말을 달려 장안으로 갈 것이다. 이랴!”

그 순간 무제가 말 머리를 돌렸다. 그리고 바람보다 더 빠른 질주가 이어졌다.

“나리! 도, 도망을 칩니다.”

무제가 말머리를 돌렸는데 병사들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궁수를 불러라!”

“예. 나리!”

척척척!그때 300명의 궁수가 하급 무사 앞에 섰다.

“저놈들을 쏴라!”

하급무사의 말에 궁수들이 일제히 시위를 당겼다.

“나리! 너무 멀리 떨어졌습니다.”

이미 활의 사거리를 벗어난 무제와 조의무사였다.

“그래도 쏴라!”

“예.”

궁수들의 조장이 짧게 말하고 돌아섰다.

“쏴라!”

그 명령과 함께 어쩔 수 없이 궁수들은 시위를 놨다. 하지만 이미 무제와 10명의 조의무사들은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저, 저놈들이 도대체 누구란 말이냐?”

“신라방 무사가 아니겠습니까?”

병사 하나가 아는 척을 했다.

“신, 신라방 무사라고?”

“그렇습니다.”

병사가 신라방이 주둔하고 있는 곳을 봤다.

“저, 저곳에 10만이 있다고 했지.”

하급 무사는 덜컥 겁이 났다.

“그, 그렇습니다.”

병사도 이제야 하급 무사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짐작이 됐다.

“어떻게 저런 것들을 이긴단 말이지.”

송나라 군사들은 신라방의 호위무사들을 모두 무제와 같은 무위를 가진 자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송나라 군사들은 신라방의 호위무사들을 모두 무제와 같은 무위를 가진 자들이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이것만으로도 살길이 보이는 신라방이었다. 하지만 그 역시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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