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78화 (578/620)

< -- 간웅 26권 -- >두두두! 두두두!맹렬하게 달린 13기의 기마를 보고 놀란 것은 송군이었다.자신들은 신라방이 보일 때까지 은밀하게 이동을 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완벽하게 사망 진을 펴고 신라방을 전멸시킬 계획이었다."무슨 일이냐?"송군의 장수 하나가 급한 말발굽 소리를 들도 소리쳤다."후방에서 질주하는 기마들입니다."

"후방에서?"

"뭐지?"그와 동시에 무제와 12인의 조의무사들은 마치 띠처럼 펼쳐진 송군의 허리를 끊었다.수우웅!빠른 통과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검을 뽑아야 했던 무제다.서어억!"아악!"

"적의 공격이다."송군들이 소리쳤다. 그와 동시에 무제가 검을 뽑듯 조의무사들도 검을 뽑아 자신의 앞을 막은 송군을 베었다.

질풍이라 할 만 했다.서어억!"아아악!"한 순간에 20여명의 송군이 쓰러졌다.

길게 몇 겹으로 봉쇄를 하며 앞으로 전진을 하던 송군은 순간 당황했다."놈들을 죽여라!"송군의 무장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오직 지금 할 줄 아는 말이 그것뿐이라니 어리석은 무장이 분명할 거다.

하지만 그 명령이 떨어지기 무섭게 무제와 12인의 조의무사들은 송군의 허리를 끊고 신라방이 있는 곳으로 달렸다."도망치고 있습니다."

"저놈들은 뭐야?"이해가 안 가는 순간일 거다."신라방 호위무사가 아닐까요?"

"신라방 호위무사라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눈치를 챘다는 것이냐?"무장이 인상을 찡그렸다."그런 것 같습니다."

"망할 놈들! 궁수! 궁수대!"송군의 무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멀어지는 무제와 조의무사를 향해 활이라도 쏠 참이었다."뭐 저렇게 빨라?"송군의 무장은 빠르게 사라지는 무제와 12명의 조의무사를 보고 넋이 나갔다.

송군 무장의 급한 외침에 궁수대가 모였다. 하지만 이미 무제와 그 일행들은 저 멀리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지고 있었다."부르셨습니까?"

"망할!"송군 무장이 바로 욕을 하자 궁수대의 장수가 인상을 찡그렸다."왜 이제야 온 거야!"송군 무장은 버럭 소리를 지르며 궁수대의 장수의 머리통을 후려 갈겼다."으윽!"

"왜 저렇게 빠른 거야? 마치 적토마라도 탄 것 같군."물론 적토마는 아니었다. 단지 한혈마일 뿐이었다. 물론 적토마도 한혈마지만 말이다."이제 어떻게 합니까?"

"알려야지."

"전서구를 날리겠습니다."

"물론이다. 바로 속보로 이동한다. 놈들이 안다면 일이 꼬인다."

"속보요?"

"그래! 이미 발각이 되었으니 방어를 할 틈을 주지 말아야한다. 장군께 그렇게 보고 해!"

"예. 알겠습니다. 전군 속보다!"이제 은밀한 이동은 물 건너 간 것이다. 그리고 당황했던 송군은 빠르게 진정이 되더니 속보를 이어갔다.

점점 더 신라방의 위기가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었다.신라방 상단의 천막."지금 뭐라고 했소?"신라방 상단의 행수가 기겁한 표정으로 무제를 보며 되물었다."지금 신라방은 포위가 되었다고 했네. 전중감 대감은 어디에 가셨는가?"

"총 방주님께서는 등주 항에 가셨습니다."

"등주 항에 갔다고?"

"그렇습니다. 살필 것이 있다고 가겼습니다."

"으음,,,,,,,,."순간 무제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이제 어떻게 합니까? 무제 대장군!"절망적인 순간일 것이다. 하지만 행수는 자신의 앞에 고려 최고의 무장이 무제가 있다는 것만으로 조금은 안심을 하는 눈빛이었다."승산 없는 싸움이나 결사항쟁이라도 해야지."

"결, 결사 항쟁이라 하셨습니까?"

"그래! 이 상태로 전멸할 수는 없지 않나?"

"도와주시는 것이옵니까?"

"아니!"무제는 짧게 말했다. 그 순간에 신라방 행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 하지만 쉽게 덤벼들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자신들의 앞에 앉아 있는 자는 고려 최고의 무장인 무제이니 말이다."그럼 왜 오셨는가?"그때 급히 전중감이 천막 안으로 들어섰다.전중감이 돌아온 거였다.

전중감이 천막 안으로 들어서자 무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도 황제의 장인이 되는 사람이니 예를 갖추려는 무제였다."황제폐하께서 전하라 하셨사옵니다."

"그냥 전하라?"

"그렇사옵니다.

다른 방도가 없다고 하셨사옵니다."전중감은 이 순간 고려황제 회생이 자신을 토사구팽을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 생각은 이 자리에 있는 행수도 마찬가지였다."어찌 이런 일이 생긴 것이지?"

"모르겠소이다. 단지 소장이 아는 것은 고려군은 지금 당장 투입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송과 고려는 바다로 막혀 있고 육로로 말을 달리기에는 금이 막고 있습니다."구차한 변명일 거다. 무제가 이곳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이틀이니 말이다."으음. 황제페하께서는 다른 말씀은 없으셨나?"

해도 살아남지는 못할 것이라 하셨습니다."무제의 말에 전중감이 인상을 찡그렸다."투항을 해도?"이 순간 전중감은 고려황제가 신라방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신라방에게는 고려인이라는 소속감이 그렇게 강하지 않았다.

자신들은 신라인이라고 생각을 하는 자들이 더 많았다. 그래도 고려에 머리를 조아렸던 것은 이득이 많았기 때문이고 자신들의 수장인 전중감이 고려에서 대우를 받고 또 그의 딸이 고려의 귀비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의 셈이 달라지는 순간이었다. 말은 안했지만 행수들의 눈빛이 변해 있었고 그것을 전중감도 앞에 앉아 있는 무제도 느껴졌다."그렇습니다. 송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아주 큰 변화가 있는 것 같네. 그렇지 않고서는 절대 신라방을 공격하지 못할 것이니까."

"송은 고려와 척을 질 모양입니다. 아니 적국이 될 것 같습니다. 초원과 접촉하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군사의 투입은 없나?"

"없사옵니다. 송에 어디 고려의 군사가 있겠습니까? 지금 당장은 황제폐하의 힘이 미치지 못하시옵니다."송에 고려황제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것이 있다는 생각을 전중감은 해 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무제가 말하고 있었다.

이건 일종의 배신이었다.아니 지금 전중감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었다."정말 없다고 생각하나?"전중감이 무제를 노려봤다."무슨 말씀이십니까?"

"자네도 모르나?"

"무슨 말씀이신지."

"밀군 말이네."

"그들은 그들의 임무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아직 그들이 쓰일 곳이 아니라고 하셨사옵니다."

“그들을 쓰자고 말한 신하는 있었나보군.”

“황제께서 자문하시고 자답하셨사옵니다.”

“으음,,,,,,,,.”

“홀로 피하신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

무제는 그렇게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됐네. 난 신라방 총방주네. 무제 대장군!"

"예. 대감!"

"황제폐하께서 나를 끝내 이렇게 버리신 것인가?"

"그리하셨다면 저를 보내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버리지 않으셨다?"

"그렇사옵니다."

"자네가 우리와 같이 해 주는 것인가?"

"아니옵니다. 소장은 조연왕비마마를 구해야 하옵니다."

"송나라 공주는 구하고 황제의 장인은 버린다?"

"고려왕비이시옵니다."

"황제페하의 명이시겠지?"

"그렇사옵니다."

"신라방은 전원 이곳에서 옥쇄를 하라는 것이 황제폐하의 칙령이신가?"

"그리 명을 내리신 적은 없사옵니다.

이리 움직이신 대감을 안타까워하셨습니다."송이 고려에 배신만 하지 않았다면 과감한 이동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신라방이 요동으로 집결을 해서 키예프 공국을 공격하려는 이때에 송은 고려와 척을 지기로 결심을 했고 그 첫 번째 목표가 조연과 신라방의 전멸이었다."지금 내 잘못을 탓하라는 건가?"

"너무 크게 움직였습니다. 은밀히 이동을 했어도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에서 말하는 것이지만 이 이동은 송을 자극하는 결과를 가지고 온 것입니다."

"모두가 내 탓이라는 건가?"

"소장은 모르겠습니다. 그럼!"

"진정 고려가 나를 버리는 것인가?"전중감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귀비마마께서는 황후마마가 되셨사옵니다."무제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다."마마께서?"

"그렇소이다. 등주에 탈출을 위한 대함대가 편성되었습니다."

"탈출을 위한?"

"그렇습니다. 이곳을 빠져 나오시면 등주로 향하시면 될 것입니다."

"우린 겨우 무장한 병사가 1천이네."

"그 역시 잘못 하신 것이옵니다. 크게 마음을 정하셨다면 유사시를 대비하셔야 했습니다. 10만입니다. 10만의 대군이라면 아무리 오합지졸의 사병이라도 송의 황궁을 불태울 수 있었습니다. 고금에도 있지 않습니까? "

“진승의 난을 말하는 건가?”

중국 진(秦) 말기인 기원전 209년 진승과 오광이 일으킨 농민 반란으로 군웅의 할거를 이끌어 진의 멸망을 가져왔다.진승과 오광은 대초의 장군과 도위를 자처하며 농민반란군을 이끌었다.

진의 폭정에 대한 불만이 가득 차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농민군의 세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늘어났다. 과거 위의 명신으로 이름이 높던 장이와 진여 등 진에 반기를 든 세력들도 잇달아 합류하였다.

진승(陳勝)은 초 말기의 도읍이었던 진성을 점령한 뒤에 왕위에 올랐으며 국를 초를 크게 넓힌다는 뜻에서 장초라 하였다. 오광은 왕을 대리하는 가왕(假王)이 되어 장수들을 감독했다.

허나 끝내 그들은 들판에 불씨 하나만 던져놓고 사라졌다.거대한 통일 제국 진이라는 들판을 태운 불씨가 된 것이다.

“그렇다는 것입니다. 대감!”

"으음,,,,,,,,."

"이제 어떻게 할 건가?"

"소장은 이곳을 빠져 나가 장안으로 향할 것입니다."

"완벽하게 포위를 당했는데 빠져 나갈 수 있겠나?"

"칙령이니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죽더라도 나갈 것입니다."무제는 짧게 전중감에게 목례를 했다.그렇게 무제는 전중감을 남기고 천막을 벗어나 신라방의 주둔지를 벗어났다."표정이 어둡습니다."

"전중감 대감은 셈이 빠른 인물이지."무제는 담담히 말했다."무슨 말씀이십니까?"

"셈이 빠르다는 거다.

죽고 사는 것에 대한 셈이 빨라. 아주 셈이 빠른 분이지."무제는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 신라방 주둔지를 봤다.'어찌 행동을 할지.'이 순간 착잡한 마음이 드는 무제였다.전중감이 들어가 있는 천막.이 천막은 이제 초긴장 상태였다. 긴장감이 돌고 또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었다. 역시 장사치들이다."어찌 합니까?"

"모든 행수들은 모였나?"

"예. 총방주! 일이 다급해서 급히 불렀습니다."그렇게 무제가 가고 난 후에 전중감은 바로 신라방 행수를 모두 모았다.

“호위무사들은 모두 배치를 했겠지?”

“그래봐야 일천입니다. 송군은 최소한 몇 만은 될 것입니다.”

무제와 같이 있었던 행수의 말에 행수들이 기겁해 전중감만 봤다."지금 송군이 우리를 포위하고 있네."그제야 전중감은 행수들을 보며 사실을 말했다.

이것이야 말로 절체절명의 위기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다."포위라니요?"사정을 모르고 불려 온 해수들은 멍해졌다. 하지만 머리만 잘 돌아가는 장사치들이라 바로 이성을 찾고 살아날 방법을 모색하자는 눈빛을 서로에게 보냈다."우리는 이제 어찌 할까?"

"왜 송군이 저희를 포위하는 것입니까?"

"고려와 송이 틀어졌어."

"그, 그건,,,,,,,,."

"우리를 모두 도륙하려고 움직이고 있는 것이네. 아주 찬찬히 준비를 했겠지. 그러니 우리가 저들이 이동하는 것을 몰랐을 거야!"그 말에 행수들은 기겁했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총방주!"

"어찌 하면 좋을까?"전중감의 표정은 어둡기만 했다. '황후가 볼모가 된 꼴이군.'전중감은 백설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처럼 전중감의 마음에도 하나의 틈이 생기고 있었다. 뭐 사실 처음부터 회생에 대한 확고한 믿음 따위는 그에게는 없었다. 단지 대단한 인물이다. 또 황자다. 그리고 고려의 황제가 됐다.

이 정도로 고려황제 회생을 판단하고 있었다. 물론 두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고려 400년 역사에 요동을 되찾은 황제는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자신들이 포위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총방주! 우린 송에 아무런 잘못도 없습니다. 도륙을 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있지."

"예?"

"우리가 고려인이지 않나?"자신들이 포위되어 있다는 것이 중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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