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6권 -- >"그렇사옵니다. 칭기즈칸은 더욱 가성해 질 것이옵니다.
초원이 강성해지면 그 힘은 항상 중원을 향했사옵니다. 위국이 그랬고 그 옛날 진국이 그랬사옵니다.
처음은 작은 불씨에 불과하지만 초원의 부족들은 하나가 되면 거대한 화마가 되옵니다. 단숨에 중원을 태울 것입니다.
중원의 앞에 금이 있사옵니다. 더는 초원이 강성해지는 것을 두고 봐서는 안 됩니다."
"너는 초원을 치자는 것인가?"
"정세의 정리를 끝낸 후에 정벌해야 하옵니다."
"지난번과 다르군."
"황제페하께서 노하셔서 급히 군대를 일으키는 것을 막고자 했사옵니다. 군사를 감정적으로 일으키는 것은 위태로운 일을 자초하는 것이옵니다."
"네가 짐을 막겠다."금 세종이 완안보를 노려봤다."모두 황제폐하를 위함이옵니다."
"알았다. 깊이 생각할 것이다."금 세종은 그렇게 말하고 대전을 쭉 둘러 봤다."그대들은 입이 없는가? 태자와 황자 둘만 이 대전에서 나라를 걱정하는 것인가?"태자와 완안보의 대립을 무마시키고자 하는 금 세종이었다."망극하옵니다."
"망극! 망극하다는 말뿐인가?"
"망극하옵니다."
"그대들은 자리를 지킬 궁리만 하지 말고 황실을 위해 어찌 해야 할지 생각하고 행동하라! 짐은 이상태로라면 어쩔 수 없이 국정을 쇄신해야 한다."
"망극하옵니다."
"진정 그 말 뿐인가? 대승상!"
"예. 황제폐하!"
"짐이 만약 하늘과 같은 마음으로 고려와 화친을 한다면 어떤 이익이 있겠는가?"
"고려에서 들어오는 물산이 늘어나고 고려에 곡물을 팔아 국부를 이룰 수 있을 것이옵니다."
"국부를 이룬다?"
"그렇사옵니다. 무도한 칭기즈칸 때문에 비단길이 막혔나이다.
송에 문물이 들어오고 있으나 그것으로 인해 물산이 통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옵니다. 송에서 매년 막대한 재물을 조공하고 있사오나 따지고 본다면 그것이 결국 금에서 빠져나가는 국부이옵니다."
"그렇지."
"고려는 벽란도와 대동강 포구를 운영하고 있사옵니다. 그곳에는 천하의 문물이 모두 들어오고 있사옵니다. 그 이익을 나눌 수 있을 것이옵니다. 또한 물산을 장악하고 있는 송의 만행을 막을 수 있을 것이옵니다."
"맞는 말이야!"
"또한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홍삼과 비누와 같은 물품들을 확보할 수 있사옵니다."군사적으로는 고려와 화친을 하면 초원을 도모할 수가 있었다. 그리고 경제적으로 나쁠 것이 없는 금이었다. 하지만 서로 믿지 못한다는 것이 고려와 금의 가장 큰 문제였다.금도 고려도 서로의 틈을 보게 된다면 돌변할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송황제의 내실.효종의 앞에는 학준이 부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갑주를 입지 않고 있는 장군들이 효종의 하명을 기다리고 있었다.송도 이렇게 고려처럼 은밀히 그리고 다급히 움직이고 있었다."고려가 요동 북부로 군사를 진격시켰다?"이해 할 수 없는 일이 효종은 의문을 달았다."그렇사옵니다."
"어찌 요동 북부일까? 혹여 금이 고려가 송을 치고자 할 때 길을 열어준다는 것인가?"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날 수가 없사옵니다.
"학준이 조심히 말했다."짐도 그리 생각을 한다. 하도 이상해서 하는 말이다.
""아마도 국경을 강화하려는 것 같습니다. 고려가 송과의 관게가 소원해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함이라 사료되옵니다."
"그렇겠지."
"준비는 어찌 되고 있나?"효종은 옆에 있는 태감에게 물었다."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사옵니다."
"내일이 상황의 탄생 연회지."그 탄생 연회를 통해 효종은 친고려파를 숙청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살생부는?"효종의 눈동자가 번뜩였다."이것이옵니다. 황제폐하."학준이 조심히 효종에게 책자를 내밀었다. 묵직한 것이 꽤나 많은 대신들을 처단할 것 같았다."완벽하게 처리해야 할 것이다."
"만반의 준비를 했나이다."
"군사는?"같은 시간 효종은 신라방까지 쓰러버릴 생각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군부에서도 많은 숙청이 있어야 했다."동시 다발적으로 진행이 될 것이옵니다."
"등주로 집결하고 있는가?"
"서군 30만이 등주로 집결하고 있사옵니다. 신라방은 이 사실을 모르고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사옵니다."
"모인 수는?"
10만은 될 것 같사옵니다. 현재 등주 근방이 포화상태이옵니다. 또한 민심도 흉흉하옵니다."
"10만이라면 전부가 아니지 않나?"
"금으로 5만 정도가 이동하고 있사옵니다."
“짐이 신라방을 몰살 시킨다면 고려는 크게 당황하겠지?”
“송과 고려의 관계에서 더는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될 것이옵니다.”
“그래도 짐은 할 것이다. 짐은 송이 고려의 속국이 되는 것을 그냥 두고 보지 않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고려는 강성해 질 것이고 고려를 두려워하는 신하는 많아질 것이다. 그래 된다면 고려가 진격을 한다는 말만 들어도 항복을 하자는 간적들이 생길 것이다.”
“지당하신 말씀이시옵니다.”
“그러니 이제는 굳건히 일어서야 한다. 짐은 이제는 다시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
“예. 황제폐하!”
“만약 고려가 모든 국제정세를 무시하고 고려왕이 분노해 병력을 일으킨다면 얼마나 걸릴 것 같은가?”
송 효종도 걱정은 되는 모양이다.
“최소 6개월이옵니다.”
“6개월?”
“그렇사옵니다.”
“그렇다면 해안선에 토성을 쌓고 방비를 해야 할 것이다.”
“군부의 친고려파를 처단하고 나면 바로 시행하겠사옵니다.”
“알았다. 짐은 그대를 믿을 것이다.”
“황공하옵니다. 황제폐하!”
이렇게 송도 송 나름대로 제 3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었다. 허나 그 도약은 망국으로 이끄는 길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2. 등주를 밟은 무제.등주 포구.송과의 전쟁을 판단했던 그 깊은 밤에 무제는 고려황제 회생의 명을 받고 조의무사 12인과 함께 등주로 향하는 배에 몸을 맡겼다.‘돌아오지 못하는 길일지도!’무제는 이번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참으로 빠른 배로다.”
무제가 타고 있는 배는 만적상단의 소형 상선이었다.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적 상단은 어느 왕국의 수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의 배를 보유하고 있었고 그 배들은 화포만 달면 전투선이 되기 충분했다.
만적 상단이 보유하고 있는 배는 총 220척 크고 작은 배들을 모두 포함한 거였다. 그중 무제와 12인의 조의무사들은 가장 빠르고 날렵한 배를 탔다.
배의 크기는 작지만 빠름에 있어서는 이 시대에 만들어진 그 어떤 배보다 뒤지지 않았다. 대동강 포구에서 송의 등주까지는 뱃길로 3일이 걸렸다.
하지만 무제가 탄 배는 넉넉히 이틀이면 등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런 배가 50척이다.
고려 대포를 탑재하려고 해도 4문 이상은 탑재 할 수 없는 작지만 날렵한 배였다. 하지만 이 배의 쓰임은 따로 있었다. 돌진선!포탄을 가득 실고 적선에 돌진하는 것이 이 배들의 목적이었다. 그렇기에 이 배를 움직여야 하는 인원은 최소한으로 편성했다.
수군 셋이면 충분히 배를 움직일 수 있었다.하지만 고려 수군이 이 돌진선까지 써야 할 정도로 전세가 기울어질 수전은 없을 것이다.
고려 수군에게 고려 대포가 있는 한 고려 수군은 세계최강의 수군이니 말이다. 그리고 그 해군력이 모든 해양을 지배하는 근본이 될 것이다.
“참으로 빠른 배군.”
무제의 옆에는 이 배를 움직이는 선장이 서 있었다.
“그렇습니다. 세상에 이보다 빠른 배는 없을 것입니다.”
“나는 듯 검은 바다를 나아가는군.”
“예. 등주까지 일반 상선으로 항해를 하면 빨라도 3일은 걸리옵니다. 하지만 이 소형 상선은 이틀이면 되옵니다. 또한 조타가 쉬워 누구나 배를 몰수가 있습니다.
“그런가?”
“그렇사옵니다. 저기 등주가 보이옵니다."배에 탄 선장이 무제에게 조심히 보고했다."벌써 왔군."
"빠른 걸로는 이 배를 따를 자가 없습니다."
"알았다."무제는 짧게 말하고 돌아섰다. 그리고 회생이 했던 말을 떠올렸다."반드시 구하라 하셨다. 그러니 명을 따를 수밖에."이제 송은 적진이나 다름이 없다. 송에는 100만 대군이 있고 그들과 싸워야 하는 무제였다.
장판교에서 조조를 상대한 장비와 다를 것이 없는 무제였고 유비의 비를 경호하며 조조에게서 도망치며 다섯 개의 성문을 깨부순 관우와 다를 것이 없었다."곧 배를 부두에 델 것입니다."
"괜찮겠는가?"
"송에서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아니다."아직 송과 고려가 완벽하게 틀어졌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았다. 송의 황실은 그 무엇보다 보안을 철저히 해서 움직이고 있었고 고려 역시 아직은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모르는 척 가만히 있었다."이곳에서 기다릴 수 있겠는가?"
"여부가 있겠습니까. 알겠사옵니다. 쇤네가 기다리겠습니다."
"말은 준비가 되었나?"
"만적 상단 등주 지부에 연락이 되어 있습니다. 부두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부두에서?”
“그렇사옵니다.”
“그럼 부두를 지키는 송나라 수군이 의심을 하지 않겠나?”
“등주에서 만적 상단에게 뭐라고 하는 송나라 수군은 없습니다.
이 깃발이면 모두 무사통과입니다. 상단에서 수군들 아가리에 처넣은 것이 얼마인데 뭐라고 하겠습니까? 천하 만적 깃발이면 무사통과입니다. 그러니 걱정마십시오. 아무런 의심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선장은 배 돛대에 걸려 있는 깃발을 보며 말했다.푸른색 바탕에 천하 만적이라 적은 글귀가 장대해 보였다.선장의 말에 무제가 고개를 끄덕였다."저 곳이 등주란 말이지?"
"그렇사옵니다."
"등주라,,,,,,,."무제는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알리라 하셨다.'무제는 회생이 자신에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회생은 등주에 군사를 집결시키고 있는 전중감에게 현 작금의 상황을 알려주라고 지시를 내린 상태였다.이건 다시 말해 송의 감시를 뚫고 전중감을 만나야 하는 거였다.
보통 이럴 때는 전서구를 날린다. 하지만 철저한 감시를 받고 있을 거라는 판단에 또 혹여 전서구가 엉뚱한 곳으로 날아가는 것을 막기 위해 황제 회생은 무제에게 그리 또 어려운 임무를 맡긴 거였다.
"알려주고자 하시는 것은 이 등주를,,,,,,,."고려황제 회생의 속내는 이 등주를 모든 이의 피로 물들이게 하려는 거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송군에게 공격을 당하면 죽어나는 것은 전중감의 사병과 장정들일 거다.
아무리 송군이 약하다고는 해도 일국의 중앙군이니 숙련된 사병들보다는 뛰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작의 급변하는 사태를 미리 안다면 그냥 도륙만 당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했고 동귀어진이라도 할 것이 분명해 그리 명을 내린 회생이었다."포구에 도착했사옵니다."역시 빠르긴 참으로 빠른 배다."칠흑 같은 밤이군."등주는 벽란도와 더불어 세계의 무역항이었다. 하지만 무슨 영문인지 그 화려함은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포구 주변에 위치한 유곽들만이 불을 밝히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깊은 새벽에서야 등주에 도착한 무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