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68화 (568/620)

< -- 간웅 25권 -- >다다닥! 다다닥!불알이 없어서 그런지 망측하게 태감이 송 효종에게 달려와 머리를 조아렸다.

“황제폐하를 뵈옵니다.”

“자네는?”

송황제는 알면서 물었다.

“소신은 상황제폐하의 관저에 배치된 태감이옵니다.”

“그런가? 무슨 일인가?”

“상황제폐하께서 급히 뵙기를 청하옵니다.”

“상황제폐하께서?”

송 효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마치 두통이 난다는 그런 표정이었다.

“짐이 지금 두통이 심해 뵐 수 없다고 전하시게.”

“급히 뵙기를 청하셨사옵니다.”

황제가 물러가라고 했는데 태감은 물러서지 않고 다시 고종인 상황제의 명을 되풀이해서 말했다.

“짐이 두통이 심하다고 했다. 그리 전하면 된다.”

“하오나?”

“너는 누구의 신하더냐!”

순간 송 효종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모든 신하들이 바짝 엎드려 자신의 무례함에 대한 죄를 청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태감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허리만 숙인 상태로 송 효종을 보고 있었다.

“소신 말이옵니까?”

“무엄하네!”

그때 옆에 있던 태감이 질책을 하듯 소리쳤다.

“무엄한 것은,,, 되었습니다. 황제폐하께서 하문을 하시니 말씀 올리겠나이다. 신은 이 황궁에 들어설 때부터 고종 황제폐하의 신하였습니다.”

이 무례한 답에 송 효종은 웃음이 나왔다.

“네놈은 내게는 불충하나 네 주인에게는 충신이구나. 너의 무례함을 더는 질책하지 않겠다. 물러가라.”

이것이 송나라의 현실이었다.한 제국에 두 명의 황제가 있으니 그리고 은밀하게 권력쟁투를 하고 있으니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거였다.

“망극하옵니다. 황제폐하!”

“허나 두 번 너를 볼 때는 짐이 너의 목을 벨 것이다.”

목을 벤다는 말에 태감이 살짝 긴장을 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허리를 숙인 체 전할 말이 더 있는 지 서 있었다.

“물러가라고 했소이다.”

효종의 태감이 다그쳤다.

“이 한 말씀 더 전하라고 하셨사옵니다.”

“더 전해?”

“그렇사옵니다.”

“뭔가?”

“지금은 권력쟁투를 할 때가 아니라고 하셨사옵니다.”

“권력쟁투를 할 때가 아니다?”

“그렇사옵니다. 또한 짐은 친고려파 이전에 황제폐하께 옥좌를 내린 송의 군주라고 하셨사옵니다.”

그 말에 효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소인 물러가겠나이다.”

“으음,,, 멈춰라!”

“예. 황제폐하!”

“어디에 계신가?”

“용화정에 계십니다.”

용화정은 고종이 기거하는 궁의 전각 별채에 있는 연못 위의 정자였다.

“용화정?”

“그렇사옵니다. 독대라고 말씀을 올리기는 그러하오나 은밀히 독대를 청하신다고 하셨사옵니다.”

"독대라?"

"그렇사옵니다. 조연 공주마마의 일로 논의할 것이 있다고 하셨사옵니다."

"조연!"효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앞장을 서라!”

송 효종의 말에 태감이 인상을 찌푸렸다.

“바로 행차를 하시는 것이옵니까?”

“스스로 송의 군주라고 하셨으니 뵈어야지. 내 뜻을 전하기도 해야 하고.”

송 효종은 뭔가 결심을 한 것 같았다.뜻을 전한다는 것은 효종이 지금 국운을 걸고 거대한 일을 계획하고 있다는 거였다.

물론 그것은 고려와 척을 지는 일이 될 것이다.그건 다시 말해 진정 송의 국운을 걸고 움직이는 거였다.

그만큼 고려는 강성한 제국이 되어 있었다.'더 이상 고려의 계략에 놀아날 수 없음이야!'어떻게 보면 칭기즈칸이 보낸 사신이 효종에게 그런 결심을 하게 만든 거였다. 이 세상의 중심에 송과 고려 그리고 금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켜준 일이니 말이다. 또한 효종은 고려의 자리에 몽골을 두려고 했다.

그것이 다루기 더 편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였다. 하지만 고려가 무서운 맹호라면 초원의 칭기즈칸은 사나운 푸른 늑대라는 것을 그는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그저 몽골족은 강성한 오랑캐라고 여기고 있었다.

옛 돌궐처럼 말이다.'고려는 통제를 하지 못해도 몽골족을 통제를 할 수 있다. 송에 넘쳐나는 재화로 부릴 수 있을 것이야!'이것부터 잘못된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효종이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인 것은 확실했다.

그만큼 효종에게 고려는 위협적인 존재였다. 저택.비록 황제의 궁은 아니고 왕부의 저택이지만 조연의 저택은 효종 황제의 황궁보다 더 화려해 보였다. 또한 그 내면을 꼼꼼히 보면 적으로부터 지킬 수 있는 수정적인 방어성이기도 했다.

그것을 숨기기 위해 화려한 기와로 장식을 하고 대문에 멋들어진 문양으로 꾸몄지만 병법서를 조금이라도 본 자라면 누구나 단번에 알 수가 있었다.

“뭐라? 황제폐하께서 그리 말씀을 하셨다고?”

조연은 분개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런 면에서도 여장부가 분명할 거다.

“그렇사옵니다. 공주마마를 몽골 초원의 오랑캐의 족장인 칭기즈칸에게 보낸다고 하셨사옵니다.”

“신료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기에 황제께서 그런 말씀을 하시는데 막지 못한 건가? 그러고도 내가 많은 것을 받고 무사할 성 싶은 건가?”

이 말을 통해 송 대전에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신하들은 모두 조연에게 뇌물을 받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는 순간이었다.

“신들이 극구 안 된다고 주청을 드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대전에서 반대를 했던 신하들이 모두 이곳에 모여 있었다.

“반대만 했소이까?”

“물론 상황제 폐하께도 고했습니다.”

조연은 공식적으로는 상황제의 양녀였다.

“그래요?”

조연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그래도 황제였던 분이시다.’조연은 이 순간 고종까지 믿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습니다. 그러니 상황제께서 황제폐하를 불러 말씀을 하실 것입니다. 그러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왜 나죠? 황실에 공주는 많은데 왜 나죠?”

조연은 그게 신기하고 걱정이 됐다.

“그것이 신들도 이상합니다. 분명 마마께서는 고려황실에서도 귀하게 여기시는 분이신데,,,,,,,.”

이건 다시 말해 이 자리에 모인 모든 신료들은 친고려파라는 거였다.

“맞아요. 전 바로 현 고려황제의 숙모가 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다시 초원으로 보낸다는 것은 고려와 척을 지는 겁니다.”

“그렇습니다.”

“현재 고려가 어떤 고려입니까? 무도한 금도 벌벌 떨게 만드는 고려입니다. 그런 우방과 척을 져서 좋을 것이 없습니다. 또한 나도 고토를 수복하는데 많은 공을 세웠습니다. 황제께서 나를 이리 홀대 할 수는 없습니다.”

조연의 외침에 모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거릴 뿐이다.

“분기를 삭히십시오. 공주마마!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고려와 군사적 동맹을 깨시려는 생각이 없다면 절대 공주마마를 인질과 다름이 없는 혼맹의 희생자로 만들지 않을 겁니다.”

“만약 군사적 동맹을 깨고자 한다면?”

조연은 송 효종의 얼굴을 떠올리며 인상을 찡그렸다.

“어찌 그런 일이 있겠습니까? 상황제폐하께서도 그런 일은 두고 보지 않으실 겁니다.”

“그건 두고 봐야 할 일이지요.”

조연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뭔가 불길해!’용화정.잔잔한 연못에 연꽃이 피어 있고 그 연못 중앙에 아담하지만 화려한 정자가 세워져 있었다. 그 중앙에 탁자가 놓였고 연꽃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사방이 확 트여 있었다. 그런 곳에 송의 황제였던 현 상황제가 차를 마시고 있었다.

“오셨소.”

차를 마시던 상황이 효종의 등장에 바로 찻잔을 내려놓고 일어났다. 그래도 황제이니 예를 갖춘 거였다.

“찾으셨습니까? 상황제 폐하!”

“모두 물리시겠소?”

“시종들을 말입니까?”

효종이 잠시 긴장한 듯 상황을 봤다.

“황상 무엇을 염려 하시는 것이요? 설마 내가 자객이라도 숨기고 있다고 보시오?”

“아니옵니다. 어찌 제가 그런 생각을 품겠습니까?”

“짐이 그대에게 준 옥좌요. 잊으셨소이까?”

그 말에 효종이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니 되찾아 가실 수도 있지요.”

“어찌 성군을 참살하고 짐이 황제가 다시 되겠소이까? 짐은 고려의 상황이 아니오.”

고려의 상황?그건 의종을 말하는 걸 거다.의종은 자신의 동생인 명종에게 옥좌를 양위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얼마 시간이 지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다시 황제가 된 인물이었다.

물론 명종황제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고 그걸 효종은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송에서도 그런 일이 없으라는 법도 없었다.

“그대도 짐이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아시지 않소이까? 그러니 이곳까지 이렇게 왔고.”

“그렇습니다. 물러나라!”

효종이 태감에게 지시를 했다.

“황제폐하!”

태감이 주위를 경계하며 다시 그를 불렀다.

“물러나라고 했다. 지시한 것이나 잘 수행하라.”

“예. 황제폐하!”

그렇게 이 용화정에는 아니 이 주변에는 상황과 효종이 남았다.송이 두 지존이 독대를 하게 된 거다. 물론 그것은 아마도 조연 때문일 거다.

“황상!”

상황이 효종을 부드럽게 불렀다.

“예. 상황!”

예리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고려와 척을 지시겠다는 겁니까?”

이미 예상했던 물음이었다.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사옵니다.”

“짐도 한 때는 송을 걱정하는 황제였소이다. 우리 솔직해 집시다.”

“저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효종의 대답에 상황이 피식 웃고 차를 마셨다.

“그럼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합시다. 드세요. 고려에서 온 차입니다. 향이 좋지요.”

원래 차의 본고장은 송이었다.그런데 지금 송의 상황은 고려차를 마시며 그것을 효종에게 권했고 그것만 보고 효종은 여전히 상황이 친고려파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다. 상황은 조연공주의 양부가 되니 말이다.

“감사합니다.”

효종도 차를 마셨다. 향이 좋다고 들었지만 쓰디쓴 맛이 나서 효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차가 쓰지요.”

“왜 이러십니까?”

“고려는 그리 쓴 존재입니다. 쓰디쓰지요. 그래서 삼키기 거북하지요.”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 겁니까?”

“공주 조연을 막을 힘이 있습니까?”

상황의 말에 효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말씀이오리까?”

“역모를 막을 힘이 있습니까?”

“역모라니요?”

“아시는 것처럼 이 황궁에서 조연의 뇌물을 받지 않은 자가 없지요. 송의 100만 대군을 이끄는 장군들 중에 조연이 보낸 금괴를 받지 않은 자가 없지요.”

“아시면서 그런 소리를 하십니까? 공주 주연은 나라의 액운입니다.”

효종도 목소리를 키웠다.

“그녀의 뒤에 고려가 있어요.”

“그러니 초원으로 보내야 합니다.”

“막을 힘이 있소이까?”

“으음,,,,,,,,.”

“송군 100만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저는 그들의 충심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황궁의 10만 근위군들의 충심은요?”

“무슨 말씀이십니까?”

“그들 역시 이미 조연의 사람이라는 겁니다.”

“그런 일은 없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상황의 말에 효종이 인상을 찡그렸다.

“신료들이 그리 썩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개혁이 많이 됐지요. 황상이 옥좌에 오르시고 많은 탐관들이 척살이 되었지요. 또 군사들도 강해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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