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62화 (562/620)

< -- 간웅 25권 -- >6. 권력쟁투는 계속되다.이연 황후의 처소.깊은 밤이다.날이 밝기 전에 개경으로 떠나야 할 개경공 이의방이 자신의 딸인 이연황후의 침소를 찾았다.

“어쩐 일이시옵니까? 아버님!”

“무탈하시옵니까? 황후마마!”

놀란 이연 황후에게 이의방은 무탈하냐고 안부를 물었다.그만큼 황궁은 살벌한 곳이었다.

궁이라는 곳은 권력쟁투가 항상 존재하는 곳이다. 또한 그것을 만들어놓고 떠난 이의방이기도 했다.이의방이 개경공이 되어 개경으로 낙향 아닌 낙향을 했을 때 그는 그냥 떠난 것이 결코 아니었다.

아무도 모르게 또 아무 일도 없다는 듯 그렇게 보였지만 엄청난 일들을 은밀히 꾸며 놓고 떠났다.물론 그 공모자들 중에 죽은 자도 있다.

하지만 여전히 그 핵심은 이 황궁에 살아남아 기회를 엿보고 있었다.

“소녀는 무탈하옵니다. 그런데 연통도 없이 어쩐 일이시옵니까? 아! 앉으세요. 개경에서 오시는 길이시지요.”

“예. 황후마마! 지금 왔나이다.”

“차를 내오라하겠습니다.”

“아닙니다. 아무도 모르게 왔습니다.”

이의방의 말에 이연이 찬찬히 자신의 부친 이의방을 봤다.

“이 황궁에서 아무도 모르는 일은 없습니다. 특히 황제폐하와 귀비의 수하들이 모르는 일은 더욱 없습니다.”

이연은 차분히 말했지만 그 말이 무척이나 가슴에 걸리는 이의방이었다. 자신이 황제인 회생의 성정을 너무나 잘 알기에 죽은 듯 지냈다.

만약 그렇게 지내지 않았다면 자신의 딸인 그리고 고려의 황후인 이연이 한낱 귀비 따위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이 공신이네 황제의 구명지인이네 그것도 아니면 무신혁명의 주역이네 나섰다면 어쩌면 자신도 이름 모를 사고에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그였다. 그게 아니라면 정중부이나 김보당처럼 역신으로 죽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자신의 지금까지 이어온 처신이 여전히 옳다고 생각하는 이의방이었다.

‘이 황궁에 있는 모든 것들은 황제폐하를 모른다. 그분은 무섭고 치밀하고 사악하시다.

’이의방은 이연을 보면서 회생의 얼굴을 떠올렸다.처음 만남도 운명적이었다.

만약 회생이 황제가 되지 않았다면 자신이 황제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을 자주 해본 이의방이었다. 그리고 자신을 황제로 옹립할 사람은 회생이라는 생각을 하고 했다. 그래서 사위로 삼은 거였다.하지만 운명이라는 놈은 회생의 편에 섰다.

또한 그 운명이라는 놈의 선택이 옳다는 것을 이의방도 알고 있었다.

“그런 내색은 하지 마십시오.”

“알고 있습니다.”

“백화황후마마와는 잘 지내시옵니까?”

이의방이 걱정이 되는 것은 전중감을 등에 업은 귀비이기도 했지만 황제의 총애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백화도 염려가 됐다.

“백화황후께서는 제가 잘 해주고 계십니다. 우리 도를 아들처럼 예뻐해 주십니다.”

어느 순간 권력의 야욕을 버린 백화였다.그리고 그와 동시에 황후가 아닌 여자가 되어버린 백화이기도 했다. 또한 공주를 낳았기에 권력쟁투에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있을 수 있는 그녀이기도 했다.

물론 영화공주도 마찬가지였다.지옥 같은 황궁에서 오직 천국을 보며 살고 있는 두 황후인 거다. 하지만 이연황후도 귀비도 스스로 마음속에 지옥을 만들고 원하든 원하지 않든 권력쟁투에 발을 담구고 있었다.

그러니 지옥에서 사는 거였다.

“귀비는 어떻습니까?”

“귀비요?”

이연황후의 목소리가 낮지만 날카로워졌다.

“껄끄러운 관계이십니까?”

품계로 따진다면 황후와 귀비의 차이다. 정실과 후실의 차이라고 할 것이다. 허나 이곳은 황궁이다. 그렇기에 함부로 할 수 없었다. 그래도 귀비는 황제의 장자를 낳은 여인이니 말이다. 또한 막대한 재물을 가지고 황제를 돕고 있는 전중감이 귀비의 뒤에 있었다.

“제가 어찌 해야 합니까?”

이연은 영특했다. 자신이 하고 싶은 행동을 모두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여인이었다.

“어찌 하고 싶습니까?”

“제가 어찌 하고 싶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압니다.”

이연의 말에 이의방도 고개를 끄덕였다.

“멀리 떨어져 있으십시오.”

“무엇으로부터 말입니까?”

“이 아비처럼 말입니다.”

“아버님처럼요?”

“그렇습니다. 권력은 마물입니다. 옥좌도 마물이지요. 가지려고 하면 더욱 멀어집니다. 또한 그것을 손에 넣기 위해 무수히 많은 사람을 죽여야 합니다. 손에 피를 묻히면 안 됩니다. 그러니 모른척 돌아보지 마십시오. 사람도 만들지 마십시오. 그러면 됩니다.”

“하지만 전중감은,,,,,,,.”

“그는 황제폐하를 온전히 모르기 때문에 경거망동을 하고 있습니다.”

“폐하를 모른다고요?”

“예. 황후마마!”

“황제폐하께서는 일족의 안녕보다는 고려를 생각하십니다. 고려를 위태롭게 하는 자는 아들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의방의 말에 이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저 도를 키우는 재미로 사십시오. 아비는 파락호로 살 것입니다.”

“그러다가 전준감과 그의 당여들에 의해 권력에서 밀려날 수도 있습니다. 왕도가 태자가 되는 날에는 우리 도는 죽은 목숨입니다.”

“전중감이 많은 힘을 가졌다고 보십니까?”

“제가 수집한 정보로는,,,,,,,,.”

“아무 것도 알려 하지 마십시오.”

“하지만 소녀는 불안합니다.”

“마물에게 마음을 빼앗기셨습니까?”

“예?”

“백화황후처럼 보입니다. 예전의 백화황후께서 그런 얼굴이셨지요.”

“백화황후께서,,,,,,,.”

“지금은 부처님의 얼굴을 하고 계십니다.”

“아, 아버님!”

“또한 말씀하신 것처럼 이 황궁에서 마마께서 알고자 하시는 일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황제폐하께서 아시고 전중감의 개들이 알고 있습니다. 틈을 보이시면 안 됩 가만히 있기에는,,,,,,,,.”

“마마와 황자 도는 가장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버님도 개경에 웅크리고 계신데 무슨 힘이 있다는 것입니까?”

이연이 걱정스러운 눈빛을 보였다.

“황제폐하십니다.”

“황제폐하이시라고요?”

“저는 황제폐하를 잘 압니다.”

“정말이시지요.”

“예. 그리고 이 아비에게 또 다른 묘책이 있습니다.”

“묘책이라고요?”

“그렇습니다. 귀를 좀!”

“예. 아버님!”

이연이 이의방에게 바짝 다가와 앉았다.

“도를 버리시는 것입니다.”

“예?”

이연이 놀라 이의방을 봤다.

“이 아비만 믿으세요.”

“어떻게?”

“어미로써 어미 노릇을 하지 마세요.”

“하지만 어찌 그럴 수 있습니까?”

“마마께서는 원래 병약하신 분이십니다.”

사실 이연은 영특한 여인이지만 또 병약한 여인이기도 했다. 평소 아프지 않은 날이 없을 정도로 몸이 약한 여인이기도 했다.

“그렇기는 합니다.”

“그저 아프시기만 하시면 됩니다. 독하게 마음을 먹으세요.”

“어찌 하시려고 그러십니까?”

“이 아비만 믿으시면 됩니다.”

“알겠습니다.”

“영특하신 분이시니 다 아시게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 아비는 물러가겠습니다.”

“이 밤에 개경으로 가시는 것입니까?”

“한 분을 더 만나 뵙고 내려갈 참입니다. 아마 내일은 대전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겁니다.”

“한 분을?”

“도를 돌봐주실 분이십니다.”

이의방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알겠습니다. 아버님! 소녀는 아버님만 믿을 것입니다.”

“영특하신 분이시니 다 아시게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 아비는 물러가겠습니다.”

“이 밤에 개경으로 가시는 것입니까?”

“이 밤에 개경으로 가시는 것입니까?”

“한 분을 더 만나 뵙고 내려갈 참입니다. 아마 내일은 대전에서 엄청난 일이 일어날 요동 황궁 대문.급히 관복을 차려 입은 전중감이 상선 최준의 아내를 받으며 대궐로 들어서고 있었다.

“이 밤에 어찌 태자마마께서 나를 보고자 하시는 것입니까?”

전중감은 최준에게 하대를 하지 않았다.환관들을 통제하는 상선이기에 또한 회생이 잠룡일 때 의부의 연을 맺은 것을 알기에 애써 존대를 하는 그였다. 하지만 그것이 속으로는 달갑지 않은 최준이었다.

최준의 눈에는 귀비가 낳은 혼혈아 왕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가 마음에 들고 말고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또한 전중감이 이 황궁에 세력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양물이 없는 환관들이기에 재물에 무궁한 욕심을 가지게 된다.그런 약점을 파고들어 환관에게 온갖 뇌물을 뿌리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것이 전중감이었다.

그가 힘을 가질수록 최준의 마음은 백화와 영화 그리고 이연에게 향했다. 그리고 그것은 결국 황자를 생산한 이연에게 향하고 있었다.

“소인은 잘 모르겠습니다.”

“소인이라니요? 상선대감이야 말로 이 고려의 충신이십니다.”

“양물 없는 환관이 충신 대접을 받으면 이 고려에게 미래는 없지요.”

말에 뼈가 있는 순간이다.

“하하하! 참으로 강직하십니다.”

“저는 뼈 없는 환관입니다. 물으셨으니 제가 귀띔을 해 드리면,,,,,,,.”

최준의 눈에는 귀비가 낳은 혼혈아 왕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그가 마음에 들고 말고는 상관없는 일이지만 말이다. 또한 전중감이 이 황궁에 세력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양물이 없는 환관들이기에 재물에 무궁한 욕심을 가지게 된다.그런 약점을 파고들어 환관에게 온갖 뇌물을 뿌리고 자기 사람으로 만들려는 것이

“예.”

“황제폐하께서는 긴 가뭄에 백성들을 너무 걱정하십니다.”

이미 그 사실을 전중감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상선 최준이 주변을 살폈다.

“그래서요?”

“이 밤에 결단을 내리신 것 같습니다.”

“결단?”

“그렇습니다.”

“어떤 결단이신지 아십니까?”

“아마도 이번 일로 태자책봉을 결정하실 것입니다.”

태자책봉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 전중감이었다.

“태, 태자책봉이라고요?”

“그렇습니다.”

비록 왕도와 왕이가 2살, 3살이지만 태자 책봉은 중대한 일이었다.태자가 되고 황제가 되지 못하면 둘 중 하나는 죽어야 하니 말이다. 그만큼 옥좌는 마물인 거다. 물론 이 모든 것은 황제 회생의 지시에 의해 말해 주는 거였다.

“개경에서 왔습니다.”

최준의 말에 전중감이 인상을 찡그렸다.

“개경이라면?”

“개경공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떤 결단이신지 아십니까?”

“아마도 이번 일로 태자책봉을 결정하실 것입니다.”

태자책봉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 전중감이었다.태자책봉이라는 말에 귀가 번쩍 뜨이는 전중감이었다.

“태, 태자책봉이라고요?”

사실 전중감보다 이의방이 작위에서는 높았다.

“그렇습니다.”

“어떤 내용인지?”

“내용은 잘 모르나 황제폐하께서 대노하셨다고 합니다.”

“대노하셨다고요?”

살짝 입고리가 올라가는 전중감이었다.

“그렇습니다.”

“아둔하여 다는 듣지 못했으나 이 시국을 타파할 일이라고 하고 뜨문뜨문 군사를 일으키라고 하고 또 많은 곡식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최준의 말에 대충 짐작이 가는 전중감이었다.

“그래서요?”

“다는 듣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개경공께서는 아니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니 된다?”

“그렇습니다. 그 말에 황제폐하께서는 대노를 하셨습니다.”

“무슨 일이 시기에,,,,,,,.”

“더는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이번 은공은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상선 최준이 전중감을 봤다.

“예. 상선!”

“환관대와 감찰어사대가,,,,,,,.”

환관대와 감찰어사대라는 말에 전중감이 인상을 찡그렸다.

으키라고 하고 또 많은 곡식이 필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최준의 말에 대충 짐작이 가는 전중감이었다.

“그래서요?”

“다는 듣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개경공께서는 아니 된다고 하셨습니다.”

“다는 듣지 못했지만 확실한 것은 개경공께서는 아니 된다고 하셨습니다.”

“아니 된다?”

그 둘은 이 고려의 최고 감찰기구였다.

“말씀을 하세요.”

“신라방에서 많은 장정들을 거느리고 있다는 것을 파악했습니다.”

최준의 말에 인상을 찡그리는 전중감이었다.

“황제폐하도 아십니까?”

“아직은 모릅니다. 환관대는 제가 입막음을 했습니다.

다 고려를 위해 준비한 장정들이지 않겠습니까? 누가 뭐라고 해도 전대감께서는 황실의 외척이시니까요.”

“그렇습니다. 암요 그렇고말고요. 고려를 위해서 황제폐하를 위해서 준비한 장정들입니다.”

“허나 황제폐하께서는 사병을 거느리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십니다.”

“알지요. 저도 그건 잘 알지요.”

등에 식은땀이 나는 전중감이었다.

“가시지요. 황제폐하께서 오래 기다리고 계십니다.”

“예.”

전중감은 왠지 이 밤에 엄청난 일이 일어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황제의 내실.난 황룡이 그려진 양초를 보고 있었다. 초는 자신을 태워 천지를 밝힌다.

“허나 황제폐하께서는 사병을 거느리시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십니다.”

“알지요. 저도 그건 잘 알지요.”

등에 식은땀이 나는 전중감이었다.등에 식은땀이 나는 전중감이었다.

“가시지요. 황제폐하께서 오래 기다리고 계십니다.”

“초처럼 살 것이다. 이 고려에 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 난 넋두리를 하듯 말했다.그리고 내 말에 내실을 지키고 있는 어린 환관이 나를 물끄러미 봤다. 무엄한 짓이 분명할 거다.

“상선께 그리 배웠느냐?”

내 말에 어린 환관이 놀라 날 봤다. 부르는 떠는 것이 정말 놀라기도 놀란 것 같다.

“망, 망극하옵니다.”

“상선이 무서운 모양이구나!”

난 이 어린 환관이 상선의 양자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상선이 없을 때 저 아이를 내 내실에 두는 경우가 많았다.‘그럼 너와 나는 형제겠구나.’난 어린 환관을 보며 피식 웃었다.

“아니 무섭다는 것이냐?”

농이다.

“무섭사옵니다. 황제폐하!”

“엄한 분이시지. 한이 많은 분이시기도 하고.”

한으로 따진다면 상선만큼 한이 많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고려 최고 명문인 우봉가에서 태어나 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고 환관이 된 상선이다.

내 힘에 의해 그리고 고려 황실에 의해 우봉가에 적을 올렸지만 그래도 그들은 가족으로 상선을 받아드리지 않고 두려워 할 뿐이었다.

‘나 같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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