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55화 (555/620)

< -- 간웅 25권 -- >숲에는 과일이 주렁주렁 열려 있고 순박한 백성들이 있으니 그렇게 보일 수도있었다. 손만 뻗으면 먹을 것이 넘쳐난다.또한 위협하는 적도 없다. 그러니 평화로운 곳이 바로 그곳일 거다.내가 점령하겠다는 마음만 먹지 않았다면 최소한 4세기는 더 평화로운 곳으로 지냈을 거다.

“나도 못 받는 것을 받고 있다고?”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망극하옵니다. 황제폐하!”

역시 모든 일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예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도 걱정할 것이 없다.”

“방법이 있사옵니까?”

이미 조동희는 내가 자신이 간곳을 점령하고 황금을 약탈하라고 지시할 것을 짐작하고 있는 눈빛이다.

“그대가 아직 못 본 것이 있지.”

“예?”

조동희는 영문을 몰라 날 봤다.그리고 난 천천히 책상 서랍에 넣어둔 단총을 꺼냈다.

“이것이다.”

“무엇이옵니까?”

“단총이라는 거지.”

“단총?”

탕!그때 난 과감히 단총을 고려청자에 겨냥하고 방아쇠를 당겼다. 쨍그랑!우레 같은 폭음이 울리자말자 문을 박차고 무장들이 달려왔다.

“무슨 일이시옵니까?”

“아무 것도 아니야! 물러가라.”

“황, 황제폐하!”

무장들이 물러났다.그리고 여전히 조동희는 굳어진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다.

“이게 바로 단총이네! 이것보다 더 대단한 소총도 있지. 보겠는가?”

“예. 황공하옵니다.”

내가 단총을 내밀자 조동희는 공손히 단총을 받았다.

“사거리가 이 단총은 300보 정도지.”

물론 사거리가 300보라고 해서 유효사거리가 300보인 건 아니다. 단총의 유효사거리는 50보 정도다.그에 반해 소총의 사거리는 500보 정도가 된다. 유효사거리는 300보다.활과 비슷한 사거리지만 누구나 조금만 숙달하면 능숙하게 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활의 단점이 보완된 거라고 할 수 있는 거다.

“창검과 소총과 단총으로 무장을 하고 고려대포라는 것으로 무장을 한 병력 3천이면 금나라 기마대 5만도 충분히 전멸시킬 수 있다.”

이것이 내 자신감이다. 지금 고려가 오랜 가뭄과 재정난에 휘청거리지 않았다면 난 바로 내 숙모인 조연공주를 이용해서 송을 압박해 고송연합군을 편성하여 금을 정벌했을 거다.

어쩌면 이 가뭄은 고려에게는 불행이지만 금에게는 축복일지도 몰랐다.'가뭄만 없었어도.'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그리고 난 다시 조동희를 봤다.

“이거라면 아무 것도 입지 않고 돌도끼와 돌칼로 무장하고 요순시대의 평화를 누리고 있는 자들을 충분히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말에 조동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것이옵니다. 이 신무기라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사옵니다.”

“내가 그대에게 소총병 2천과 별초 500명을 줄 것이다.”

별초는 고려 최고의 무장이다.

“알겠사옵니다.”

“이번 원정대는 그대가 직접 가라.”

내 말에 조동희가 놀라 날 봤다.

“소신이 말이옵니까?”

“그래! 그대가 가야 한다. 그대가 가야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조치할 수가 있다.”

조동희는 잠시 고민에 빠진 것 같았다. 아마 많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생각에서 개인적인 것은 하나도 없을 것이다.아마 고구마와 감자 옥수수의 재배를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열도 정벌 계획을 추진할 일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그대가 무엇을 고민하는지 짐을 알고 있다.”

“황공하옵니다. 소장의 마음을 알아주시니 그저 황공할 뿐이옵니다.”

“1년이면 된다. 그대가 그곳에 가 있는 시간은 1년이면 되는 것이다.”

“1년 말이옵니까?”

“그래! 그곳에 3천의 고려군을 주둔하고 황금을 가득 실고 와라.”

난 이 순간 아즈텍 왕국과 잉카제국의 멸망을 향해 고려의 운명을 던졌다. 이것이 이 국난을 돌파한 유일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어떤 곳의 멸망이 고려의 부흥을 이끄는 초석이 된다는 것이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것이 냉정한 현실인 거다.

“알겠사옵니다. 소장이 가겠사옵니다.”

조동희가 결심을 했다. 그럼 반은 성공한 거다."황제폐하!"

"말하라!"

"제가 없을 동안 제주목사 및 수군 총사령관으로 제 아들 조맹희를 임명해 주십시오."아들을 천거하는 이유는 오직 자신 다음으로 내 거대한 계획을 수행할 수 있는 자가 조맹희 밖에 없기 때문일 거다."그리하마."

"황공하옵니다. 제 아들 조맹희라면 충분히 열도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금을 정벌하는 북벌은 긴 가뭄 때문에 전진할 수 없지만 열도를 정벌하는 남벌은 이렇게 진행형이었다.

이미 3년 동안 교두보를 확보한 상태다.충분히 열도를 점령할 수 있었다.

고려 수군 5만이라면 아직 미개한 왜를 정벌할 수 있다."우선 제주수군을 이용하여 대마도부터 정벌하겠나이다."대마도는 어떤 면에서는 왜의 영토라 할 수 없을 것이다. 허나 완벽히 고려의 영토도 아니었다.

왜와 고려에서 교묘히 줄타기를 하고 있었다.그곳을 완벽하게 점령할 필요가 있었다.

우리가 대마도를 첫 정벌한 것은 수백 년 후인 조선의 세종 때다. 대마도 원정은 좁은 뜻에서는 1419년(세종 1) 6월에 이종무(李從茂)를 삼군도체찰사(三軍都體察使)로 임명하여 정벌한 일을 말하나, 넓은 뜻으로는 이보다 앞서 있었던 고려 창왕(昌王) 때와 조선 태조(太祖) 때의 정벌까지도 포함한다.

대마도는 조선과 일본 양국 사이의 해협에 위치하여 중개역할을 하는 특수한 사정도 있거니와, 원래 토지가 협소하고 척박하여 식량을 외부에서 충당해서 생활하여야 하므로 고려 말부터 우리와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조공(朝貢)의 형식을 취하여 그 대가로 미곡(米穀)을 받아 갔으며, 조정에서도 그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대마도를 우대하여 주었다. 그러나 대마도에 기근이 심할 때면 그들은 해적으로 돌변하여 해안을 약탈하므로 조정에서는 군사를 일으켜 이를 정벌했다.난 그 역사보다 몇 백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거다."그대의 아들인 조맹희가 하겠군."

"그렇사옵니다. 그 정도는 할 수 있는 제 아들이옵니다.

"조동희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 하라."

"예. 황제폐하!"

"그리고 궁극적인 남벌은 그대가 돌아와서 마무리 하라."열도에도 이젠 평화는 곧 끝날 것이다.

나는 내가 아는 모든 곳을 정복할 것이고 고려는 그만큼 거대하고 웅장해 질 것이다.

“밖에 정도전은 들어오라!”

난 바로 정도전을 불렀다. 정도전은 나와 다른 상의할 것이 있어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었다. 수많은 민란을 분석하고 조치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거였다. 아마 박위도 있을 거다.스르륵 내전의 문이 열렸고 대기하고 있던 정도전이 들어왔다.

“예. 황제폐하!”

“준비하라! 조동희에게 소총병 2천을 지급하고 별초 500명을 지원하라. 또한 조동희의 아들이라는 조맹희에게 임시로 제주목사 겸 수군 총사령관으로 임명하라.”

“알겠사옵니다. 준비하겠나이다.”

“조목사!”

“예. 황제폐하!”

“제주수군 소속 원정거함대가 발견한 곳도 고려의 기미주가 될 것이다.”

처음 거함 원정대를 보낸 것은 식량 증산을 위한 감자와 고구마 옥수수를 구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궁극의 목적은 기미주 확보였다.난 이 위급하고 급박하고 위태로운 상황에서 금과의 전쟁을 선택하기보다 기미주 확장과 아즈텍 문명의 파괴를 선택했다.

“그리 될 것이옵니다.”

아마 조동희도 소포군이 요동군 30만을 제압했다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다.

“짐은 그대가 발견한 곳을 신주라 할 것이다.”

새로운 땅이라는 뜻이다.유럽인들이 신대륙이라고 한 것과 다를 것이 없는 뜻이다. 또한 이것으로 세계의 역사는 엄청나게 달라질 거다.

영국은 대제국으로 거듭나지 못할 것이고 아일랜드는 오랜가뭄과 식량난으로 멸망할 수도 있을 거다. 또한 당분간 아메리카 인디언들은 인종청소를 당하지 않아도 될 것이고 미국이라는 나라는 탄생하지 않을 것이다.그리고 끝내 영국은 고려의 속국이 될 것이다.

아니 모든 유럽이 고려의 기미주가 될 것이다. 이 시작이 기미주의 개발에 달려 있었다 '칭기즈칸이 한 것처럼 나도 그리 할 것이다.

아니 200년의 통치로 난 끝내지 않을 것이다.'이 순간 이유는 모르겠으나 칭기즈칸이 떠올랐다.

“예. 황제폐하! 그곳을 신주로 알겠나이다.”

“짐은 신주의 도독으로 그대를 임명한다.”

남의 땅에 관리부터 임명하는 나였다.

“황공하옵니다. 황제폐하!”

“앞으로 신주에서 들어오는 황금과 물물의 1할은 그대에게 줄 것이고 그대가 죽은 후에도 세습될 것이다. 그러니 꼭 신주를 점령하여 기미주화 하여라!”

상을 줄 때는 파격적이어야 한다. 심장이 뛸 정도로 말이다.

또한 내가 내린 파격이 조동희를 거칠게 만들 것이다. 또한 코르테스처럼 그리고 프란시스코 피사로처럼 잔인하게 만들 것이다.프란시스코 피사로는 잉카제국을 정복한 주인공이다.

그는 소규모 원정대를 이끌고 잉카 제국으로 쳐들어갔다. 1524년과 1526년의 두 차례 원정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그는 마침내 1532년에 최후의 원정에 나섰다.

106명의 보병, 62명의 기병이 그가 가진 병력의 전부였으나 그의 군대는 거짓말처럼 8만 명의 잉카 군대를 격파하고 왕궁이 있는 카하마르카로 돌격했다.신식무기가 있기에 또한 갑옷이 있기에 가능했을 거다.

그리고 승리했고 잉카제국의 마지막 왕이 될 아타우알파 왕은 포로로 잡았다. 그리고 그는 잉카제국의 왕이 목숨을 부지하는 대가로 하나의 방에 금, 두 개의 방에 은을 가득 채워 몸값을 지불하기로 약속받았다. 그리고 피사로는 황금을 얻고 잉카제국의 왕인 아타우알파를 목 졸라 죽였다. 그렇게 잉카제국은 멸망했다.조동희도 그리고 조동희의 측근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을 것이다.

황금은 사람을 잔인하게 만들고 무자비하게 만들며 사악하게 만든다. 나 역시 어쩌면 벌써 황금의 마력에 취해 있는지도 모르겠다.

심장이 뛰고 흥분되어 있으니 말이다.‘총독으로 수백 년을 다스릴 것이다.

’내가 명명한 신주는 고려에게는 수없이 퍼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될 것이다. 아마 수백 년이 지나 코르테즈나 피사로가 내가 명명한 신주에 도착했을 때는 승리자가 아닌 패배자가 되어 죽게 될 것이다.

세계의 역사를 난 그렇게 바꿔놓을 것이다.

“황공하옵니다. 황제폐하!”

조동희가 머리를 조아렸다.

“고개를 들라! 어렵고 참으로 참담한 원정이 될 것이다.”

약탈과 학살을 난 참담한 원정이라 표현했고 조동희도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아는 눈빛을 내게 보였다.

“소장이 알아서 할 것이옵니다.”

“짐은 그곳에 고려백성 10만을 정착시킬 참이다.”

내 말에 정도전도 놀라 날 봤다.

“10만이라 하셨습니까?”

“그렇다. 10만이다.”

이것은 영국이 신대륙에 개척민을 보낸 것과 비슷한 조치일 거다. 그러면 결국 미국처럼 언젠가는 독립을 하겠다고 전쟁이 날 것이다. 역시는 이렇게 새롭게 흐르고 있었다.

“하오나 너무 많은 수이옵니다.”

“신주는 아주 넓다. 짐이 알고 있다. 또한 짐은 이미 마음을 정했노라.”

이제 누구도 안 된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럼 원정거함을 더 많이 건조해야 할 것이옵니다.”

반대를 못하니 방법을 찾는 조동희였다.

“그렇지. 또한 신주와 고려 대동강포구를 연결하는 연락선을 통해 지속적으로 백성들을 기미주 신주로 이동시킬 것이다.”

내가 항상 말하는 것처럼 고려 백성이 살아야 진정한 고려의 땅이 되는 거다.이렇게 난 또 한 번 거대한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일 것이다. 물론 원정대 3천이 전멸할 수도 있다.

1년 안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난 더 많은 병력을 보낼 것이다. 그리고 끝내 신대륙인 신주를 고려의 기미주로 만들 것이다. 어떤 자의 문명을 파괴하고 또 어떤 자의 왕국을 무너트리고 또 어떤 자의 백성들을 처참히 죽여서라도 난 내가 계획한 것을 이뤄낼 것이다.

왜?난 400만 고려 백성의 어버이기 때문이다.그러니 충분히 잔인하고 모질고 사악해질 수 있다.

“알겠사옵니다.”

“많은 계획과 말을 했다. 이제 실행하라!”

“예. 황제폐하! 신주도독 조동희 황제폐하의 명을 받잡사옵니다.”

조동희가 내게 절했다.그를 보며 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이 밤도 술이어야 하겠군.’술이 생각나는 것을 보니 아직은 나도 사람인 모양이다.괴물이 아닌 사람.

“실행하라!”

4. 황제들은 결코 어리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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