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44화 (544/620)

< -- 간웅 24권 -- >

“으아아악!”

“어떻게 막으라는 거야!”

그렇게 공포는 비명소리와 함께 죽음새처럼 요동 병사들의 어깨 위에 앉아 목을 조르고 끝내 그 두려움으로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그 누구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다.

몰려드는 철갑을 두른 적들!그들이 자신들을 향해 죽음을 각오하고 돌진해 오고 있으니 두렵지 않을 수가 없었다. 요동의 병사들 역시 지금 질주해오는 철갑기마대들이 죽음을 각오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 두려웠다.

쿠콰콰쾅!철갑을 두른 전마가 요동의 병사들의 밀집대형을 충격했다. 이 순간 산산이 부서지는 것은 요동의 미래일 것이며 가여운 백성일 것이다.

허나 그들의 죽음은 고려의 거대한 웅지가 회자될 때마다 속요처럼 아이들의 입과 입을 통해 흥얼거려 질 거다.

“아아아악! 피해!”

막아야 하는 자들의 첫 외침이 두려움이고 도망이며 패배였다. 그러니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 없는 것이다.죽기를 각오한자들에게 막아서는 자들은 죽기가 두려우니 말이다.

“으악!”

콰지직!그렇게 150기의 개마무사대는 기세가 완벽히 꺾인 요동의 장창병들을 도륙해 나갔고 끝내 길을 열고 말았다.

“용서치 마라! 요동군들을 베라!”

개마무사대들은 혹여나 있을지 모를 동정심을 스스로 잘라내듯 소리쳤다. 그렇게 무수한 요동의 병사들이 죽었다.그리고 그들이 연 길로 끝내 금강야차 이의민도 대타발이 있는 본진으로 들어섰다.

“고려군의 대 기병대다!”

벌벌 떨며 누군가가 외쳤다.그 외침은 몰려드는 1만의 고려 기병들보다 더 거대하게 느껴질 것이다.

“물러서지 마라! 물러서면 안 된다.”

요동의 무장들이 소리치며 물러섬을 막으려 했지만 이미 대세는 기운 후였다.두두두! 두두두!이의민이 이끄는 1만의 기마대의 전마들이 흉성을 발하며 요동의 병사들을 죽여 나갔다.

바람처럼 빠르고 폭풍처럼 거침이 없으며 노도처럼 포악하게 요동의 병사들을 죽여 나갔다. 휘둘러지는 기병용 휘어진 검에는 자비 따위는 없었다.

“베어라! 모두 베어라!”

쉬웅!콰콰쾅!

“으아악!”

철갑을 두른 전마에 충격을 당한 요동의 병사들은 속절없이 나가떨어졌다.고려군진 중앙.난 백마를 타고 내가 만든 지옥을 보며 몸서리를 치고 있었다. 승자인 내가 이리 두렵고 몸서리가 쳐지는데 패자인 저 요동의 백성들은 얼마나 두려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황제폐하! 개마무사들이 용맹이 요동군의 본진에 진입했나이다.”

관측 망루에 선 무장이 나를 향해 소리쳤다.

“되었다! 이제 되었다.”

내 작전의 핵심은 본진파괴다. 이제 금강야차 이의민이 1만의 기병을 이끌고 들어가 완벽히 전장을 정리하면 되는 것이다.두두두! 두두두!그때 적의 기병을 무력화시켰던 조충과 조양 부자가 내게 달려왔다.

“황제폐하!”

그들의 목소리에는 충정이 가득하며 전장을 지배함을 고하기 충분할 정도로 우렁차 있었다.

“황제폐하! 기뻐하소서!”

조충이 달려오는 마상에서 뛰어내려 내게 무릎을 꿇었다.역시 위대한 말갈의 전사다. 어쩌면 예맥의 후예들 중에 말갈만큼 그 용맹이 뿜어지는 존재는 없을 것이다.

“3군단장!”

“기뻐하소서! 적의 기병을 모두 제압하고 거의 1만 가까이 항복을 받아내었나이다.”

예상했던 일이다. 적이 기병으로만 구성되어 있기에 장창병으로 제압할 수 있었던 거다.

“그대의 공이 크다!”

“신! 조양 아뢰옵니다.”

조충의 아들이며 훗날 내 부마가 될 조양이 마상에서 뛰어내려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고하라!”

“요동군 보병 15만을 우군과 좌군으로 포위하여 항복을 받아내고 있나이다.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나이다.”

“되었다. 진정 이 전쟁은 이제 끝으로 향하고 있구나!”

“그렇사옵니다. 무제 장군도 요동군의 본진으로 기병을 이끌고 달려갔나이다. 이 석양이 지기 전에 이 전쟁은 끝이 날 것이옵니다.”

“옳다. 너무 많은 백성들이 죽었다.

끝이 나야 한다. 내 반드시 이 전투로 끝을 낼 것이다.”

“그리 될 것이옵니다.”

“아뢰오!”

그때 관측 망루에서 전장을 관측하든 무장이 나를 향해 소리쳤다.

“무엇이냐?”

“이의민 군단장이 적의 본진으로 진입했사옵니다.”

순간 난 가슴 벅찬 감격이 느껴졌다.진정 이 거대한 전투가 끝이 나고 있는 것이다.

첫 전쟁을 계획했을 때는 난 이 전쟁의 승률을 3할로 잡았다. 그리고 전쟁을 시작할 때 5할은 될 것이라 확신했다. 나 역시 모험을 한 것이다.

고려를 걸고 진정한 예맥의 미래를 걸고 도박 아닌 도박을 한 나였다. 아니 도박이라도 해야 할 때였다.

요동의 군벌 대타발이 더 거대해지는 것을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차마 군주로는 아니 인간으로는 할 수 없는 참혹한 짓을 하면서도 전쟁을 일으켰다.아무리 역사의 기록이 승자의 기록이라고 해도 내가 저지른 죄가 밝혀진다면 나는 패도의 군주라 불릴 것이다.

그런 것까지 감수하며 나는 전쟁을 감행했다.지옥으로 내가 걸어 들어간다는 마음으로 그렇게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이제는 9할 이상의 승리를 장담하는 순간이 온 것이다.

“끝이 보인다.”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조충이 내게 머리를 조아리며 우렁차게 말했다.

“고비를 늦춰서는 안 된다.”

“알고 있나이다.”

“확실히 요동군 보병들의 무장해제를 실시하라!”

“예. 황제폐하!”

“짐은 본진으로 진격할 것이다.”

내 말에 조충과 조양이 기겁해 나를 봤다. 또 스스로 위험함을 자초하고 있다는 그런 표정이었다. 물론 내 옆에 있는 정도전도 그저 인상을 찡그릴 뿐이다.

“왜 말이 없지?”

난 정도전을 보며 씩 웃었다.

“소신이 막는다고 해서 멈추실 분이 아니지 않사옵니까?”

정도전도 이제 포기한 모양이다.

“하하하! 옳다.”

“예. 알고 있사옵니다.”

정도전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 조의들과 별초들을 봤다.

“황제폐하께서 친히 본진으로 진격하신다고 하신다.”

이 순간 별초들과 조의들이 정도전을 말없이 바라봤다.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모두 명심해야 할 것이다.”

정도전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저 작은 몸에서 저리 우렁찬 목소리가 나올 수 있는 것은 이 전쟁이 승리로 끝나고 있기 때문일 거다.

“예. 장관님!”

“모두가 영웅이 되는 이 순간에 황제폐하의 몸에 생채기 하나라도 난다면 그는 영웅이 되지 못하고 불충의 잘못을 저지르게 될 것이다.”

“명심하겠사옵니다.”

“뫼시어라!”

정도전은 자나 깨나 이렇게 내 걱정뿐이었다.

“연설은 그만하고! 이랴!”

나는 타고 있는 백마에 박차를 가하며 앞으로 달려 나갔고 그와 동시에 300기의 별초와 조의들이 나를 겹겹이 에워싸며 호위를 하며 달렸다.

“역시 황제폐하시네!”

조충이 정도전을 보며 말했다.

“고려 아니 예맥의 미래지요.”

“그렇지. 고려에 황제폐하께서 계시기에 이 업적의 끝에 내가 설 수 있는 것이지.”

조충의 말에 정도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습니다. 하하하!”

“이보시게! 정장관!”

“예. 3군단장님!”

“자네가 마상에 올라 있어 그런지 꽤나 커 보이는군.”

“하하하! 제가요?”

“그래! 꽤나 큰 것 같아!”

“하하하! 그렇습니까?”

정도전은 멋쩍게 웃었다.

“그래! 이제 장가를 가도 되겠어. 하하하!”

이리 농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전세가 완벽하게 고려에 기울었기 때문일 것이다.

“중매를 서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중매?”

“그렇사옵니다. 군단장님!”

“내게 딸이 하나 있는데 어떤가?”

승리에 대한 확신에 의해 시작된 농이 아닌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군단장님의 따님을 말입니까?”

“왜 자네도 고려 귀족들처럼 겉으로는 아무 말도 못하면서 속으로는 우리를 천한 말갈족이라고 깔보는 것인가?”

이 역시 농이 분명했다. 이 고려에 회생의 충신이며 대부분의 군사들을 이끌고 있는 조충을 무시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 그것이 이제는 개경공이 되어 있는 이의방이라고 해도 말이다. 물론 황도를 지키고 있는 이고도 마찬가지일 거다. 이것이 바로 회생의 인재활용이었다.

권력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없는 자가 가장 가까이에 두는 것이 바로 회생의 인재등용이었다.

“농도 잘 하십니다.”

“농이 아니네!”

“하하하! 그럼 제가 사위가 되겠습니다.”

“고맙네! 박색은 아닐 것이야!”

“예. 감사하옵니다.”

“이제 고려에도 평화가 오겠군.”

농이 끝이 나니 자신이 죽인 자들이 수없이 떠오르는 조충인 모양이다.

“고려에는 평화는 없습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정도전이었다.

“이 전쟁이 끝이 나고 있는데 평화가 없다고?”

“그렇사옵니다.”

“초원으로 간 사신이 원하는 답을 가지고 오지 못한다면 또 한 번의 위기만 있을 것입니다.”

“으음,,,,,,,.”

조충도 고개를 끄덕였다.생각을 해 보니 아직 대 제국인 금이 남아 있었다. 금이 어찌 나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금이 동진을 한다면 나와 내 아들이 막을 것이네!”

“소인도 그리 믿고 있습니다. 장인어른!”

“하하하! 후에 걱정할 것은 후에 걱정하세.”

졸지에 정도전과 조충은 장인과 사위의 관계가 됐다.

“그렇사옵니다.”

“그건 그렇고 참으로 용맹이 달려 나가시는군.”

조충이 멀리 달려가고 있는 고려황제 회생을 보며 말했다.

“모든지 끝은 스스로 보시려는 분이시죠.”

“그렇지. 내 알지.”

“아버님! 소자는 요동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가보겠사옵니다.”

“나도 가자! 늙은이가 주책이 많았다. 가세!”

조충이 그렇게 말하고 정도전을 봤다.

“농이 꽤 많았으나 내 마음은 진심이네!”

“알고 있사옵니다.”

정도전도 조충을 보며 웃었다. 이리 여유로워진 거였다.

“그럼! 이랴!”

조충이 말을 달려 벌판으로 달렸다. 역시 그곳에는 믿어지지 않게 15만의 요동의 보병들이 두려움에 휩싸여 스스로 무기를 버리고 투항하고 있었다. 아니 대항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게 고려군은 15만의 요동군들을 빠르게 무장해제 시키고 있었다.

“반항하지 마라! 같은 예맥의 백성이다. 더는 동족상잔의 우를 범하지 말자!”

고려 무장들은 그렇게 소리쳤다.

“무기를 버려라! 머리를 조아려라!”

“어서 무기를 버려라!”

그렇게 15만의 요동군들이 겨우 6만의 고려보병들에 의해 무장해제를 당하고 있었다. 믿어지지 않는 현실이 분명할 거다.괴멸되고 있는 요동군 본진.

“흐야!”

카칵!금강야차 이의민의 황금부월이 한쪽에서 덤벼드는 요동군의 머리를 단박에 쪼개었다.쉬우웅!쩌어어억!

“크악!”

이미 진형이 무너진 상태에서 요동군들은 성난 호랑이들 앞에 선 멍청한 양떼와 다를 것이 없었다. 한 마디로 1만의 척살대가 요동의 병사들을 살육하고 있었다.금강야차 이의민의 눈앞에 적의 장수 몇몇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그들을 향해 달려 나갔다. 마치 맹호가 늑대를 보고 물어 죽이기 위해 달려 나가는 모습과 다를 것이 없었다.

“모두 죽여라!”

금강야차 이의민이 소리쳤다. 또한 그 소리에 금강야차를 막으라는 요동군의 외침도 울렸다.

“막아라! 저자를 막아라!”

끼히히히히힝!콰직!

“으아아아!”

“어디 감히 이곳이 어디라고 난입을 하는 것이냐!”

그때 요동군 무장이 장창을 휘두르며 금강야차 이의민을 향해 달려들었다. 쓰러져가는 요동의 본진에 의기가 충천해 있는 자가 아직은 이리 남아 있었다. 허나 의기만 충천한 자가 분명할 것이고 그런 자는 부질없이 목숨을 버릴 뿐이다.

“고려 놈들의 목을 베라!”

요동의 젊은 무장이 소리쳤다.

“네놈은 누구냐?”

금강야차 이의민이 소리쳤다. 맹렬히 고려기병을 베며 돌진하는 그를 본 금강야차 이의민은 그를 베어 마지막 피어나려는 반격의 의지를 꺾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요동의 젊은 무장이 소리쳤다.

“네놈은 누구냐?”

금강야차 이의민이 소리쳤다. 맹렬히 고려기병을 베며 돌진하는 그를 본 금강야차 이의민은 그를 베어 마지막 피어나려는 반격의 의지를 꺾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요동의 젊은 무장이 소리쳤다.

“네놈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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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놈은 누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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