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4권 -- >
“친위기마대는 위대한 태왕폐하를 위해 적을 막는다.”
대타발의 친위기마대의 수장이 소리쳤다. 그리고 금강야차 이의민이 이끄는 기마대를 향해 달려 나갔다.
“예. 장군!”
“전군 적을 향해 돌진하라!”
“충!”
대타발의 친위기마대가 들판이 떠나가도록 충을 외쳤다.두두두 두두두!선두의 기마대 무장이 천천히 속도를 높이며 기마용 창을 치켜들었다.
“장창!”
짧은 명령이 떨어지자 5천기의 대타발의 친위기마대가 대형을 길게 늘어지며 장창을 이의민이 이끄는 1만의 기마대 군을 향해 겨누었다. 반수밖에 되지 않는 대타발의 친위기마대였지만 그들은 두려움 없이 달려 나갔다.
“부대에에에에! 전속!”
“전속!”
“이랴아!”
두두두 두두두!투구를 내려쓴 대타발의 친위기마대가 장창을 치켜들고 속도를 높이기 시작했다.사실 대타발도 고구려의 개마무사대를 추억하고 있었다. 그래서 요동군의 주력이 기마궁병인데 반해 자신의 친위대는 철갑기마대와 비슷하게 무장을 시켰다.
그것이 이 순간에서는 또 하나의 실수라면 실수 일 것이다.이의민이 이끄는 1만의 고려기마대는 조충의 말갈족의 전사들과 그들에게서 수련을 받은 자들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마상에서 화살을 쏠 수가 있었다.
“적을 막아라! 고려 놈들을 모두 죽여라!”
그들의 외침은 당당하고 우렁찼지만 이의민이 보기에는 자신들에게 달려드는 저들은 불에 뛰어드는 불나방과 다를 것이 없었다.장창을 치켜세우고 돌진해 오는 대타발의 친위기마대를 본 금강야차 이의민은 황금부월의 도 끝이 하늘을 가리켰다가 정면으로 향했다.
“거어어어창!”
그와 동시에 고려무장들은 말 옆구리에 달린 삭을 뽑아 들고 하늘을 향했다가 적 대타발의 친위기마대와 마찬가지로 정면으로 겨누며 명령을 전달했다.
“충!”
짧은 복명소리와 함께 이의민이 이끄는 1만의 기마대가 길게 늘어서며 마주 달려갔다.
두두두 두두두!
“음.”
금강야차 이의민의 황금부월이 다시 하늘을 가리켰다가 오른쪽을 향했다.
“궁기병대 준비!”
“충!”
그리고 재빠르게 화살을 재었다.두두두 두두두.활이 팽팽히 당겨졌다.이것이 바로 거친 벌판을 달리며 천하를 호령했던 요동의 기마군단의 기마전술이었다. 지금 그 전술을 이의민이 사용하고 있었다. 그리고 우습게도 자신들이 그렇게 마상궁술로 죽였던 자들의 전술을 쓰고 있는 대타발의 친위기마대였다.
“선두로!”
다시 한 번 금강야차 이의민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궁기병은 선두로!”
고려무장들이 거칠게 소리를 질렀다.두두두! 두두두!"이랴! 이랴! 햐!"활을 정면으로 겨눈 채 1천의 궁기병은 9천의 기마대가 속도를 늦추자 사이사이로 끼어들어갔다.
오랜 훈련이 아니면 말을 달리면서 이런 대형을 유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닐 거다. 그만큼 회생은 많은 준비를 했다.
이제 달려드는 적과의 거리는 거의 100보가 되지 않았다.
“쏴아!”
이의민의 명령이 떨어졌다. 그렇게 이의민은 피를 토하듯 소리쳤다. 한 마디로 지옥에서 올라운 금강야차의 포효라 할만했다.
“쏴라!”
“오랑캐놈들을 죽여라!”
고려 무장들이 일제히 소리쳤다.티앙앙!팅팅!슈슈슈슈슛!티이앙! 궁기병들의 손에서 놓아진 시위가 화살을 앞으로 튕겨냈다. 그리고 동시에 2천 발의 화살이 허공을 가르며 직사로 쇄도했다.
지금 고려 궁기병들이 쏜 것은 편전이다. 기존의 각궁보다 파괴력이 월등한 편전이었다. 또한 그 편전은 적의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니 방어하기도 쉽지 않았다.
“화살입니다. 고려 놈들이 시위를 당겼습니다.”
대타발의 친위기마대의 기병이 소리쳤다.그리도 그들은 고려의 궁기병들이 시위를 당기는 것을 본 듯 했다.
“우린 철갑기마대다! 겨우 고려놈들이 마상에서 활을 쏘면 얼마나 쏜단 말이냐! 가소롭다. 돌진하라!”
그건 다시 말해 화살로 자신들의 철갑을 뚫을 수 없다는 확신이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고려기병의 실력을 너무 우습게 보고 있는 그들이었다. 그것이 죽음으로 돌아올 거라는 것을 그들은 모르고 있었다.
“어리석은 놈들! 공격하라!”
“예. 장군!”
"놈들이 쏘는 화살 따위는 두려워하지 마라! 흔들려서 우리를 맞추지도 못할 것이다."완전한 무시다."이랴! 적을 죽여라!"
"예. 장군!"
"태왕폐하를 위해! 공을 세우자."
"공을 세우자! 이랴!"대타발의 친위기마대는 더욱 굳세게 창을 쥐었다.
“이랴! 고려 놈을 죽여라!”
“이랴! 햐!”
“죽여라!”
두두두! 두두두!
“궁기병대 좌우로!”
고려 무장이 중앙에서 좌우로 손을 펼치자 약속이라도 한 듯이 궁기병대가 양 옆으로 갈라졌다.
“좌군은 날 따르라!”
기마무장이 소리쳤다. 전속으로!”
궁기마대가 일천 명씩 갈라져 양 옆으로 빠져 나갔다.그리고 그때 이미 화살이 적 대타발의 친위기마대를 꿰뚫고 있었다.텅!
“커헉!”
쇳소리와 함께 선두 요동 무장의 머리통이 뒤로 젖혀지며 말 뒤로 튕겼다.쇳소리는 투구를 관통하는 것을 알리는 소리였다.그리고 철판을 두들겨 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흘러 나왔다.
“아악!”
“뭐야?”
“화살이 보이지 않습니다.”
“크악! 화살이 철갑을 뚫었습,,, 커악!”
“으악!”
“히이이잉!”
말들이 요동을 치며 울부짖고 마상에서는 철갑을 두른 대타발의 친위기마대가 속절없이 편전에 맞아 쓰러졌다. 정말 보통의 활로는 절대 관통되지 않는 철갑이었지만 그 파괴력인 남다른 편전이기에 강력한 철갑을 뚫고 적을 죽이고 있는 거였다.티티팅! 슈퍽! 퍽!
“크억!”
순식간에 수백 명의 대타발의 친위 기마대의 기병들이 장창을 떨어뜨리며 말에서 튕겨져 나가며 떨어져 내렸다.히히힝!콰콰쾅!
“아아아악!”
“방패를 들어라!”
“방패를 들어!”
“아아악!”
히이잉!말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고, 쓰러진 동료의 말에 걸려 넘어가는 적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젠장! 어떻게 된 거야!”
친위기마대의 수장이 놀라고 당황해 소리를 질렀다.그러나 놀랄 틈도 없이 그들에게 금강야차 이의민이 이끄는 주력이 도착했다.
투콰악!
“커억!”
“흐아악!”
대타발의 친위 기병들은 금강야차 이의민이 이끄는 8천기마대의 삭에 꿰뚫린 채로 허무한 비명을 질러댔다. 수적으로 열세이니 당연히 죽임을 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또한 도망을 치거나 말머리를 돌리기에는 그들의 철갑이 너무나 무거웠다.
“이, 이건 말도 안...”
퍼억!
“아아악! 어, 어떻게! 아아악!”
한 마디로 속수무책으로 당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힝이잉!질주하던 전마가 편전을 맞고 쓰러졌다.또한 바로 옆으로 지나가면서도 허리를 돌려 편전을 쏘는 고려 궁기병에 의해 대타발의 친위기마대는 죽어나갔다.
“어떻게,,,,,,,,.”
대타발의 친위대를 이끄는 장군이 자신이 보고 있는 광경을 믿을 수 없다는 듯 중얼거렸다.
“중심돌파다!”
금강야차 이의민의 전마는 최선두로 달려 나가며 외치자 수천의 기마가 거대한 창으로 변해갔다.
“고려 무장은 한 번 죽는다. 돌진하라!”
다시 한 번 금강야차 이의민의 절규어린 외침이 전장에 울렸다.그들의 돌격은 머뭇거림 없는 노도처럼 더욱 거세어져갔다.
“이, 이럴 수가! 말도 안 돼!”
“헉!”
고려 기마대의 돌진을 어느 정도 막아줄 거라고 생각했던 제갈공은 대타발의5천 친위대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두려움에 휩싸였다.
“어, 어떻게!”
발해의 태왕이라고 칭한 대타발도 놀라 말을 더듬었다. 사람은 자신이 위급한 순간 본심이 나오고 본성이 나오는 법이다. 겁을 먹은 모습이 마적 두목과 다름이 없어 보이는 대타발이었다.
“어찌 하옵니까? 태왕폐하!”
제갈공이 물었다.
“고려군진을 공격하는 병력을 후퇴시켜라!”
하지만 이미 때늦은 선택이었다. 처음 제갈공이 공격하던 병력 중 3만 정도만 빼서 방어를 하자고 했을 때 그렇게 했다면 지금의 참담한 순간은 없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금강야차 이의민의 공격이 막혔다면 고려 황제 회생은 고려대포로 엄청난 화력전을 펼쳐서 끝내 모두를 죽였겠지만 말이다. 결국 대타발과 요동은 이 전투에서 이길 방법이 처음부터 없었던 거였다.
아니 지구전을 했다면 또 다른 양상으로 전황은 바뀌었을지도 몰랐다. 그것도 아니면 신속하게 후퇴를 했다면 또 달라졌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대타발은 정면 돌파를 원했다. 그리고 끝내 이런 참담한 순간을 마지하고 있었다.
“하오나 이미 완벽하게 포위가 되었나이다. 저들이 후퇴할 방법은 없사옵니다.”
“그럼 어떻게든 막아! 발해의 태왕인 짐을 저 간악한 적들로부터 보호하란 말이야!”
대타발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대타발이 드디어 두려움에 사로잡힌 거였다.
그렇기 때문에 그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었다.
“태왕폐하!”
“어서 짐을 보호하라! 어서!”
“예. 태왕폐하!”
제갈공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혼란에 빠져 있는 군진을 봤다. 그리고 소리쳤다.
“장창병들은 앞으로 나가라!”
제갈공이 마지못해 명령을 내렸다.
“무장들은 장창병들로 저들을 막아라!”
“예. 알겠사옵니다.”
“어서 막아라!”
“장창병들로 방진을 구성하라!”
요동무장들이 요란하게 지휘를 했고 어쩔 수 없이 장창병들이 앞으로 나서고 있었다.척척척!하지만 장창병들도 두렵기는 마찬가지였다.
“궁수들은 준비하라!”
콰콰쾅!콰쾅!
“아아악!”
그때 150기의 개마무사들이 대타발이 있는 본진으로 들어섰다. 그들이야 말로 진정한 철갑기마대였다. 대타발이 흉내를 낸 그런 가짜 철갑기마대가 아닌 진정한 개마무사들이었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존재!진정한 예맥의 후예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궁수 앞으로!”
요동군 무장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망할 놈들 친위대라고 멋만 부리더니,,, 망할 놈들!”
그들도 시간조차 끌지 못하고 죽어 나자빠진 대타발의 친위기마대를 원망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서 창을 땅에 지지해라!”
장창병을 지휘하는 요동무장도 다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예. 알겠사옵니다.”
다급한 마음과는 달리 방진의 형성은 늦기만 했다.슈퍽!히히힝!쿠당탕!
“뭐야!”
궁수들을 지휘하던 요동무장의 몸에서 둔탁한 소리가 나오며 말 위에서 굴러 덜어졌다.순간 다른 병사들도 놀라 소리쳤지만 그의 눈에는 허공을 매우는 화살이 먼저 들어왔다.슈슈슈슉!퍼퍽!
“악!”
“화살이다.”
대타발의 본진에 돌입한 150기의 개마무사대를 돕기 위해 이의민이 이끄는 기마궁병들이 쏘아올린 화살이 지금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는 거였다.한쪽에 도열하던 궁수들이 온몸에 화살을 박으며 나자빠지자 애써 모은 방어진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방패를 들어라! 방패를 커억!”
“방패병!”
방패병을 찾는 궁수들의 비명이 여기저기에서 끊어지지 않고 있었다.
“돌입! 모두 죽여라!”
개마무사대의 수장이 소리쳤다. 그리고 자신도 삭을 겨누며 최선두에서 달려 나갔다.
“돌이이이이이입!”
장창을 든 요동의 병사들의 눈에는 질주해오는 거대한 전마의 말발굽이 자신들의 눈동자에 가득 담겼다."어어어,,, 어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