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4권 -- >고려도 10만 대군이었다. 지금 좌우측으로 포진한 군대의 수는 편전대까지 해서 도합 7만이니 뒤에 있던 예비대는 3만이었다."알고 있소이다."
"적을 죽여라!"와와와와! 와와와!그때 전차를 타고 장창을 세우고 100여대의 전차가 달려들고 있었다. 그 전차에는 편전을 든 궁수들이 그리고 창을 든 창수들이 타고 있었다.
고대에서 사라진 전차들이 이 벌판에서 그 위용을 과시하고 있었다."적을 죽여라! 망할 놈의 요동 놈들을 모두 죽여라!"와와와! 와와와!함성이 메아리친다.적을 죽이라는 외침이 벌판을 포효한다.
죽고 죽이는 자들이 베고 쓰러지고 또 베어진다.피는 강이 된다는 서사시와 같은 표현 그대로 베어 지는 자는 피가 흐르고 전차에 적의 말발굽에 머리가 밟히는 자는 뇌수가 터져 흐른다.
시체는 산처럼 쌓이고 그 시체를 베는 자들은 사람이 아닌 야차가 되어 버렸다.
전장은 그런 것이다.이곳이 과연 사람이 살던 곳인가?이곳이 진정 이승이란 말인가?베고 또 베어도 사람은 차가 넘치고 벌판은 그들의 피를 갈망하듯 고요히 이 처참함을 지켜보고 있었다.
“베라! 베어라!”
무장들이 소리친다.
“전차다! 고려 놈들의 전차다.”
아수라장이 된 전장에서 전차의 등장은 요동군을 기겁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그에 반해 갑자기 나타난 고려 전차를 본 고려 병사들은 더욱 힘을 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그들은 힘껏 요동군을 베어냈다."소포군은 뒤로 물러나라!"이의민이 떠난 자리에 소포군과 장창병을 지휘하는 자는 조충이었다.그 역시 군단장이었으니 스스로 이의민의 뒤를 보호하는 역할을 자청했고 이렇게 장창병과 소포군을 지휘하고 있었다.
물론 전차를 끌고 온 것도 그였다."적을 죽여라!"여기저기서 서로를 죽이라는 울부짖음이 넘쳐 났다.
“전, 전차입니다. 장창을 들고 있습니다.”
“궁수들도 있습니다.”
병사들이 울부짖듯 소리쳤고 전차를 본 요동의 무장들은 기겁했다."젠장! 왜 갑자기 전차까지 등장을 하는 거야!"요동군 기마대의 수장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또한 자신이 고려의 기마대를 우습게 본 것을 후회했다."이대로라면 포위가 되옵니다."어이가 없는 순간이다.기마대가 장창 병들에게 포위를 당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하니 말이다."뭐라?"
"이 상태 로면 포위를 당합니다."부장이 그렇게 소리쳤지만 이미 100대의 전차와 4만에 육박하는 장창병들에게 살아남은 요동의 기마대는 포위된 상태였다. 수만이 죽고 또 쓰러졌다. 그리고 끝내 해가 보이지도 않는 서산으로 질 때 요동의 기마궁병대들은 포위가 됐다.
아마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전무후무한 일이 될 것이다.보병에 의해 또 도태되어 사라진 전차부대에 의해 기동력이 뛰어난 기마궁병대들이 포위되었다는 것은 본 사람들도 믿을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 그 누구도 믿지 않을 일일 것이다.
“포위가 되었습니다. 장군!”
"망할!"요동기마대의 수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쏴라!"그때 어디선가 소포를 쏘라는 소리가 울렸고 그와 동시에 다시 2천이 넘는 요동의 기마대가 쓰러졌다.산탄총으로 개조된 소포의 위력은 실로 가공했다.
그들이 장전하는 시간은 한없이 느리지만 한 번 장전이 되고 일제사격을 하게 되면 적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재장전!”
어디선가 소포를 다시 장전하라는 외침이 울렸다.그리고 2천의 소포군들은 빠르게 장전을 시작했고 그들을 장창병들이 방패병들이 엄호를 했다.
“망할 놈들! 도깨비 같은 놈들!”
요동의 무장이 소리쳤다. 도대체 저런 것을 어찌 만든 것이야!
“어찌 합니까?”
부장이 기마궁병을 지휘하는 수장에게 소리쳤다."포, 포위가 됐사옵니다."너나 할 것 없이 전세가 기운 것을 보고 소리쳤다."뚫어라! 뚫어야 한다. 이게 말이 되느냐?"
"장창 때문에 어렵사옵니다. 장창과 넓은 방패 때문에 도저히 뚫고 나갈 수가 없습니다."
“활을 쏴라! 한 곳만 뚫으면 된다.”
탕탕탕!타타탕!다시 일제히 소포가 재장전이 되어 발사됐다. 요란한 발사소리와 함께 1천 가까이 기마궁병들이 쓰러졌다.
“또 당했사옵니다.”
슈슈슈! 슈슈슈!하늘에서는 화살이 날아들고 편전은 말을 탄 요동의 기마궁병들 중에서도 갑주가 화려한 자를 저격했다.
“컥!”
또 한 명의 부장이 마상에서 목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쓰러진 자의 목에는 화살도 박혀 있지 않았다.
한 마디로 관통을 당한 거였다.진정 당하는 자들의 입장에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다.
아니 두려운 순간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어떻게 기마대가 창을 든 놈을 뚫지 못한다는 것이냐? 뚫어라! 뚫어! 우리가 여기서 움직이지 못하면 태왕폐하께서 계신 본진이 위태롭다."
"놈들이 들고 있는 방패가 워낙 견고합니다."부장들은 그저 도망쳐야 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역시 정신력부터 고려와 요동은 달랐다.
죽음을 각오하고 싸워야 하거늘 요동군들은 전세가 불리하면 도망칠 생각부터 했다."투항을 하는 자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조충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그와 동시에 고려군들은 우렁차게 투항하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투항하라!"투항을 하라는 말에 더욱 당황스러운 요동의 기마대였다.이미 조충은 회생에게 명을 받은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죽여야 하는 적은 죽이고 기마대는 최대한 많이 투항을 받으라고 지시를 받은 상태였다. 그들이 지금 이 순간은 적이겠지만 금을 상대로 하는 전쟁에서는 고려와 용맹한 기마대로 쓰일 거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투항하는 자는 죽이지 않을 것이다."
"투항하라! 요동도 고려의 백성이 될 수 있다."장창병들도 장창으로 위협을 하면서도 투항하라고 소리쳤다.
“투항하는 자는 땅을 주고 재물을 줄 것이다.”
“살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투항을 하면 목숨만 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살 땅과 재물도 준다고 소리치는 고려군이었다."절대 투항하지 마라!"그래도 요동의 장수라고 기마대의 수장이 투항하지 말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병사들의 눈빛은 이미 전투는 고려군의 승리로 끝나가고 있다는 눈빛을 보이며 다른 병사의 눈치를 살폈다. “투항하는 놈은 벨 것이다.
” 요동군 무장이 소리쳤다. 그렇게 소리치는 요동군 무장이 조충의 눈에 감지됐다."저놈부터 처단해야겠다. 활!"조충이 옆에 있는 부장에게 소리쳤다."여기 있사옵니다."
"편전이군."
"예. 군단장 각하!"
"몇 번 쏴 보기는 했지만,,,,,,,,."조충은 그렇게 말하고 통아에 편전을 끼웠다. 그리고 힘껏 시위를 당겼다.그가 당긴 시위의 끝이 살짝 떨리더니 반쯤 눈을 감았던 조충은 지그시 다시 조준을 하고 그 순간 편전의 활촉의 끝이 보이다가 적의 머리가 보였다.
“됐다.”
그 순간 조충이 시위를 놨다.수웅!그와 동시에 편전이 맹렬하게 적을 향해 날았다.퍽!그와 동시에 요동기마대의 수장이 말에서 떨어졌다.말 그대로 비명횡사를 한 것이다.
“장, 장군!”
요동기마대의 수장이 말에서 떨어져 죽는 순간 부장이 소리쳐 불렀지만 이미 그는 죽어 있었다."투항하라! 투항하는 자는 베지 않을 것이다."
“투항하라!”
지휘하던 자가 마상에서 쓰러지니 빠르게 혼란에 빠졌고 요동군은 너나할 것 없이 검을 버렸다."투항하는 자는 투구를 벗고 검을 버리고 마상에서 내려라!"조충이 그렇게 외치자 장창으로 위협을 하던 장창병들도 따라 외쳤다.그렇게 요동의 기마대는 너나 할 것 없이 투항하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는 순간일 거다. 그들도 목숨은 하나이고 요동으로 돌아가면 돌봐야 할 아내와 아이들이 있으니 말이다."살려주시오."
"살고 싶은 자는 검을 버려라!"그렇게 끝내 대부분의 요동기마대들이 투항했다. 이 순간 포로가 된 자들이 2만에 육박했다. 고려황제 회생에게 드디어 2만에 달하는 기마궁병들이 생기는 순간이다.그들을 조련하고 또 투철한 국가관을 심어 놓는다면 중원이 두려워할 경기마대가 될 것이 분명했다.
“투항하라! 투항하라!”
여기저기서 투항하라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리고 인산인해처럼 투항하는 자들이 밀려들었다. 그 모습을 보고 조충은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요동은 곧 황제폐하의 영토가 된다. 하하하!”
이미 요동군의 기마궁병들의 한축이 무너졌다. 또한 무제가 지휘하고 있는 곳 역시 이곳과 비슷할 거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조충이었다.
“대승이옵니다. 이 전투는 대승이옵니다.”
“무제장군만 잘 해주면 되는 것이다.”
“그렇사옵니다. 그곳도 다를 것이 없을 것이옵니다.”
조충의 부장이 소리쳤다.
“암! 그럴 것이다.”
“투항하는 자들을 벌판 중앙에 모아라!”
“예. 군단장 각하!”
“그들을 포로로 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알고 있사옵니다.”
“전차에 주먹밥과 고기가 있다. 나눠주고 술도 있으니 줘라.”
“예. 장군!”
“술에 취한다면 다루기가 더 편할 것이다.”
참으로 어이가 없는 지시가 분명할 거다.
“술이라 하셨습니까?”
“그래. 모여서 술이나 마시라고 해라. 전쟁은 곧 끝난다.”
“그렇기는 하오나,,,,,,,.”
부장은 조충의 명령에 멍하니 조충을 봤다.
“그렇게 해라! 술과 고기 그리고 밥을 줘라.”
“예. 장군!”
“같은 예맥의 후손이지 않느냐? 하하하!”
“그렇사옵니다.”
"이제 마지막 전투만이 남았다."조충은 고려 황제 회생이 있는 방어 군진을 봤다. 여전히 그곳에로 20만에 육박하는 보병들이 돌진하고 있었다.
지휘망루 앞.고려 방어 군진 안은 긴장감이 가득 차 있었다. 적은 밀려들고 있었고 이곳을 지키는 별초들과 편전대의 병사들은 긴장감 때문에 숨소리 하나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다.
“기 죽을 것이 없다. 우리와 함께 황제폐하께서 계시다.”
어느 전장이든 황제가 있는 곳이 가장 안전한 곳이라는 것을 병사들은 잘 알고 있었다.
“황제폐하께서 계시다.”
무장 하나가 우렁차게 소리쳤다.하지만 이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고 고려황제인 나는 가장 위험한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하지만 내가 있기에 저들은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곳에 있다."황제페하! 적이 100보 앞이옵니다."
"아직 물러날 때가 아니다."난 담담히 말했다. 나 역시 떨린다. 또한 두렵다.
아니 내가 이렇게 변했다는 것이 놀랍다. 겨우 무신정변을 성공하게 한 후에 초가를 짓고 백화와 홍련 그리고 여 무사들을 데리고 희희낙락하며 살겠다던 내가 이 요동의 벌판에 고려 황제가 되어 서 있다.
‘고려! 짐이 지킬 것이다.’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까지는 간웅이었다. 아니 소인배라고 해야 할 것이다.
내가 가진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정적을 죽이고 계략을 꾸미고 또 충신들을 베었다. 황제였던 숙부를 죽이고 또 장인이었던 강일천 어른을 죽였다. 그러면서 이 고려의 황제가 되었다.
소인배인 내가 그렇게 황제가 되었다. 허나 이제는 그리 살수는 없다.
내가 고려고 또 내가 이 고려의 강산이다.난 그렇게 다짐을 하며 저 멀리 밀려드는 요동군 보병들을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