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39화 (539/620)

< -- 간웅 24권 -- >"편전대 준비하라!"

"시위를 당겨라!"내 명령에 일제히 편전대들이 시위를 당겼다. 5천에 가까운 편전대다.

시위를 당긴 그들이 시위를 놓는 순간 5000발의 화살이 적을 향해 날아갈 것이다."쏴라!"내 명령에 편전궁수들이 일제히 시위를 놨다.그와 동시에 검은 말벌처럼 화살이 하늘로 날았다.

슈유유유융!하늘로 날아오른 화살은 적이 보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떨어져 적의 몸을 관통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려가 준비한 거다.

거대한 전투의 현장이 되어 버린 벌판.퍼퍼퍽! 퍼퍼퍽!쉬우우웅!"아아악!"하늘에서 화살이 떨어진 후에 자신들이 화살에 맞았다는 것을 안 요동군이었다. 물론 죽은 놈들은 자신들이 무엇에 죽었는지도 모르고 죽었겠지만 말이다."화살 공격이다."

"젠장! 화살이 보이지 않아! 어떻게 된 거야?"요동군 병사들은 각각 방패를 들었으나 하늘에서 떨어지는 편전은 눈에 잘 식별되지 않았다. 그러니 언제 방패를 들어야 할지 모르는 상태다. 그러니 피해는 당연히 많을 수밖에 없었다."방패를 들어라!"퍼퍼퍽! 퍼퍼퍽!방패를 들었지만 대부분의 화살이 방패를 관통해 요동군의 가슴에 박혔다."화살이 방패를 뚫는다."방패로도 막을 수 없다는 것에 요동군은 기겁했다."도망치는 놈들은 벨 것이다."진격을 외치는 무장이 소리쳤다."대형을 이탈하는 놈은 벤다."

"저기 적의 기마대입니다."그 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살아 생존하는 것이 불충이라고 말한 개마무사들이 달려들었다."우리의 임무가 무엇인지 알고 있겠지.

"개마무사의 수장이 우렁차게 외쳤다. 지금 이 순간 그들의 앞에는 개미떼보다 더 많은 20만이 몰려들고 있었다."이렇게 방어대형으로 선 것은 허수라는 거지 않소이까?"

"옳다. 우리의 목표는 적의 본진이다."이미 회생은 이곳으로 오기 전에 개마무사대를 불러 바로 쐐기처럼 적을 뚫고 대타발이 있는 본진을 급습하라고 명을 내린 상태였다.

“황제폐하께서 원하시는 것은?”

“요동군벌 대타발의 수급이다. 이랴!”

불가능해 보이는 일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정면 돌파가 가장 쉬울 수도 있었다. 적의 기마대는 고려군의 기마대처럼 우회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각각 좌우측 1만씩 배치한 경기마대에 200의 개마무사대를 배속시킨 회생이었고 소포군도 각각 1천씩 배속시킨 그였다.물론 소포군의 임무는 적 기마대를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 각각 3만의 창병들이 경기마대의 앞에 서 있었다.

5미터가 넘는 장창을 들고 말이다."전군! 진격하라!"

"장창!"그 순간 개마무사대가 일제히 창을 비껴 잡았다. 말 그대로 쐐기가 되어 돌격하려는 거였다."뚫고 지나간다."

"알겠습니다."

"공격하라!"열로 펼쳐진 횡대가 빠르게 앞으로 달렸다. 이미 방어 군진에서 쏜 5000발의 편전 때문에 요동군의 진격 대형은 많이 무너진 상태였다.이제 쐐기처럼 밀어붙인다면 끝을 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전군! 항진하라!"개마무사대의 수장이 소리쳤고 앞으로 달려 나가던 개마무사대는 삼각 대형으로 다시 뭉쳐졌다.그것을 멀리 있는 회생이 보고 있었다."편전대는 더 활을 쏴라!"해가 중천에 떴을 때 전투는 시작됐다.

그리고 그 해는 벌판에서 쓰러지는 자들의 피를 머금고 서산에 가까워지고 있다. 처절한 전투다.

수십만이 창검을 휘두르고 앞으로 진격하며 서로를 죽이기 위해 마치 광인의 칼춤처럼 이 벌판이 요동쳤다. 피가 강이 되고 죽은 자의 시체가 산처럼 쌓인 후에 또 까마귀가 요란한 대 전투 속에서도 죽은 자의 눈깔을 파먹어 날지 못할 정도가 되어야 이 전투는 끝이 날 것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의 아비가 죽고 있다.또 누군가의 지아비가 죽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또 누군가의 아들이 죽고 있었다. 누구를 원망할까?이곳에 끌고 온 존재를 원망할까? 아니면 화살에 맞아 검이 찔려 또 전말의 발굽에 밟힌 것이 운이 없었다고 한탄 할까?이유도 없고 설명도 없다.

살기 위해서는 죽여야 하고 죽지 않기 위해서는 버텨야 한다.힘없는 민초들과 힘 잃은 백성들의 삶이 이럴 것이다.

화살 한 방에 속절없이 죽고 자신들의 황제와 태왕을 위해 죽고 또 억울하게 죽고 그저 이 벌판에는 해가 피를 먹고 까마귀가 눈을 파먹고 그렇게 한만 많기만 민초들이 거대한 들불에 사그라지는 들풀처럼 그리 꺾여 갔다."예. 알겠사옵니다."

"개마무사대가 뚫고 지나갈 수 있도록 편전을 쏴라!"

"예. 황제폐하!"

"적의 기마대가 위회하여 공격해 오고 있사옵니다."이미 예상한 일이다.적의 기마대는 각각 좌우측으로 3만씩이나 되는 대병력이었다.

그에 비해 고려의 기마대는 각각 1만에 불과했다. 물론 그들을 막아서는 것은 고려의 기마대는 아니지만 말이다.

3만이나 되는 장창 병들이 사각대형으로 큰 방패를 들고 또 한 손에는 땅에 창의 뒤쪽 끝을 단단히 박고 기다리고 있었다."장창의 숲을 뚫을 수는 없다."

"장창부대가 갈라지옵니다."감시 망루의 무장이 소리쳤다.이 역시 내가 의도한 것이다.적을 향해 소포를 쏘기 위함이다."

"소포군이 많이 상하겠군."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개량한 소포를 들고 있으니 그 화력은 가공할 것입니다."

"개량한 소포라? 전부 다 말이냐?"

"그렇습니다. 할 일도 없고 해서 다 만들었사옵니다."나무토막을 잘라서 쑤셔 넣는 것이니 그리 어려울 것은 없었다."볼만 하겠군."난 차가운 미소를 머금었다.

3만의 장창병들이 막아서고 있는 고려 방어 군진의 우측.그곳에는 이의민이 부월을 들고 달려드는 요동의 적 기마대를 노려보고 있었다."3만이군!"자신들보다 3배가 넘는 기마대였다."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께서 지시하신 그대로 움직인다."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하늘에 화살이옵니다.”

무장 하나가 급하게 소리쳤다.

“그럴 것이다. 그래도 기마궁병들이니 말이다.”

“그렇사옵니다.”

“방패를 들어라!”

“방패를 들어라!”

그 순간 일제히 장창을 들고 소포를 들고 있던 고려군들이 일제히 거대한 방패를 하늘로 들어 올렸다. 사각 방패로 이것 역시 요동의 궁기병들를 상대하기 위해 준비한 거였다.두두두! 퍼퍼퍼퍽!족히 2만발 이상이 하늘에서 떨어졌다.퍼퍼퍼퍽!마치 소나기가 떨어지는 것 같다.

“아악!”

누군가 화살에 맞아 비명을 질렀다.

“똑바로 방패를 들어라! 멍청하게 죽지 말고.”

이의민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물론 이의민 역시 거대한 방패를 들고 화살을 피했다.히이잉!"예. 군단장 각하!"

"뒤지는 것도 불충이다."이의민은 불학무식하다. 그러니 충직하다. 그러니 황제 회생이 믿는 걸 거다.배운 것이 없다면 악을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머리에 든 것이 없다면 불충을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무식하여 자기 분수를 안다면 자신이 누구를 위해 죽어야 하고 또 누구를 위해 살아야 하는지 알 것이다.

그리고 이 자리에 자신이 군단장까지 되어 왜 있는지도 알 것이다."황제폐하! 만세!"하늘에서 2만발 이상의 화살이 떨어지는 상태에도 고려의 장졸들은 황제폐하 만세를 외쳤다. 그것이 전율이다.

적에게 느껴지는 공포와 같은 전율이다.죽어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다."황제폐하! 만만세!"절규하듯 두려움을 버텨내듯 소리쳤다."고려제국 만세!"거창하다.

거룩하다."충! 충! 충!"3만의 창병들이 외치는 충! 소리는 지금 미친 듯 질주해 오는 요동군의 말발굽보다 더 거세고 거룩할 것이다."어무이!"누구가 이 세상에서 가장 거룩한 단어를 외쳤다. "추우웅!"

"어무이!"3만이 어머니를 외쳤다. 그리고 더욱 힘껏 창을 쥐었다. 자신이 창을 꼭 쥐지 않으면 언젠가는 자신의 어머니가 또 자신의 딸과 아들이 저들의 말발굽에 밟혀 죽게된다는 것을 저들은 알고 있었다.미처 방패에 가려지지 못한 말들이 쓰러지기도 했다. 허나 2만발 이상의 화살 공격 치고는 그 피해가 격미했다.

“돌려줘야지.”

이의민은 방패를 내리고 돌진하는 적을 봤다.

“쏴라!”

“쏴라!”

이의민의 명령에 옆에 있던 무장들이 소리쳤다."우선 활을 쏴라!"

"예. 군단장 각하!"그와 동시에 2000명의 궁병들이 일제히 장창을 놓고 시위를 당겼다.슈슈슈!슈슈슈슈!그 순간 2000발의 화살이 하늘로 날아 적을 향해 떨어졌다."쏴라!"다시 한 번 화살이 하늘로 날았고 궁병들은 그와 동시에 화살을 등에 매고 다시 장창을 들였다."소포군은 대기하라!"이의민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꼴깍!긴장이 흐르는 순간 두두두 적의 말발굽 소리와 함께 마른 침을 삼키는 소리까지 들려왔다."100보이옵니다."이의민의 부장이 말했다."기마대도 준비를 하라!"

"장창!"그와 동시에 1만의 기마대들이 장창을 외쳤다. 요동의 기마대는 모두 기마용 검을 들고 고려군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또 일부는 활을 겨누고 장창 병들을 쏘고 있었다.

수우웅!퍼억!"으악!"장창을 든 병사들이 쓰러졌다. 또 소포를 든 병사들이 쓰러졌다. 소포를 든 병사들이 쓰러지자 장창을 든 병사가 장창을 땅에 놓고 소포를 들었다."불만 붙이고 들고만 있으면 된다는 거지?"장창병이 소포군에게 물었다."힘껏 들어야 할 거요. 반동이 심하니까."

"알았네."장창병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60미터이옵니다."이의민의 부장이 소리쳤다."심지에 불을 붙여라!"

"심지에 불을 붙여라!"그와 동시에 제일 선두에 있던 장창병들이 들고 있던 횃불을 이용해 소포군의 심지에 불을 붙였다.지지지직! 지지직!심지가 타는 시간은 3초다.

그 3초면 적 기마대는 10보를 더 달려 올 것이다."조준!"이의민이 우렁차게 소리쳤고 소포군들은 일제히 적을 향해 조준했다.탕탕탕! 탕탕탕!소포에는 쇠구슬이 많게는 수십 개 작게는 십 수 개가 들어 있었다.

그것이 일제히 적 기마대를 향해 비산했다.

쾅쾅쾅!탕탕!1만개가 넘는 쇠구슬이 적을 향해 날아들었다.퍼퍼퍽!퍽퍽!히이이잉!"으악!"푸드득!앞에 있던 적의 전마들이 쓰러졌다.

그들은 두에서 달려드는 기마대의 방해가 될 것이다. 소포의 공격으로 3천 이상의 요동군 기마대들이 쓰러진 것 같다."불나방 같은 놈들!"이의민은 부월을 움켜쥐었다."소포군을 두로 물리라!"이의민은 능수능란하게 지휘했고 그의 지휘에 소포군들은 장창 병들이 열어준 길로 뒤로 물러났다."단단히 버텨라!"금강야차 이의민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충!"일제히 3만의 장창병들이 소리쳤다.

"적이옵니다."

"버텨라!"그와 동시에 요동의 기마대들이 불나방처럼 장창의 숲으로 돌격했다.콰콰쾅!수우욱!"아아악!"히이잉이!전마들이 울부짖고 요동의 기마대들이 말에서 떨어졌다."살수를 투입하라!"그 순간 소포를 어깨에 멘 소포군들이 한도대로와 도끼를 들고 쓰러진 적을 향해 돌진했다.

쉬웅!콰와앙!서걱!"아아악!"히이잉!돌진하는 3만의 기마대를 방패와 장창으로 막아서니 장창 병들의 피해도 상당했다. 허나 피해로 따진다면 요동군들의 피해가 더 컸다.

지금까지 이런 무모한 전술을 펼치고 대담하게 기마대를 맞이한 군사들은 없었다. 경기병대이다 보니 장창에 죽어나는 거였다.

만약 이들이 개마무사와 같은 중갑기마대였다면 그 피해는 절반 이상으로 줄었을 거다.

요동군을 대비한 완벽한 전술을 펼치고 있는 고려 장창 병들인 거다."적을 죽여라!"이의민이 우렁차게 소리쳤다."적의 대형이 와해 된 것 같사옵니다."

"우리가 노리는 것은 무도한 대타발이 있는 본진이다."이의민도 고려 황제인 회생에게 이미 명을 받은 상태였다."알고 있사옵니다."

"뚫고 나갈 것이다 이랴!"제일 먼저 이의민이 말에 박차를 가했다. 그렇게 앞으로 달려 나갔고 그를 막아서는 요동의 기마병을 향해 부월을 휘둘렀다.수우웅우우웅~부월이 바람을 갈랐다. 그리고 앞을 막아서는 기마병이 탄 말의 머리를 내려쳤다.

히이잉!전마는 비명을 지르며 앞으로 고꾸라졌고 마상에서 떨어진 기마병은 이의민의 전마에 머리가 밟혀 뇌수가 터져 흘렀다."돌진하라!"고려의 기마대의 목표는 오직 요동의 본진의 급습이었다."이랴! 공격하라!"그렇게 이의민의 지휘를 받은 고려 기마대들은 앞으로 질주했다. 물론 앞을 막아서는 요동군 때문에 앞이 막히는 자들도 있기는 했으나 대부분 적의 진격을 뚫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네놈들의 상대는 우리다."대도를 휘두르며 부월을 휘두르던 소포군이 적 기마대를 향해 소리치며 검과 부월을 휘둘렀다.이 순간 전마를 탔다는 것이 결코 유리해 보이지 않았다."쏴라!"뒤에 있던 일부의 소포군들은 그 긴박한 순간에도 개량된 소포를 재장전하여 달려드는 적을 향해 쐈다."증원군이 올 것이다.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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