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4권 -- >양양포가 위치한 군진의 후방."준비는 다 끝을 냈나?"군막에 있는 무장이 양양포 앞에 서서 병졸들에게 소리쳤다."예. 준비를 다 끝냈사옵니다."
"시체들은?"
"이미 양양포에 쏘아 올릴 수 있게 올려놨습니다."
"그럼 고려 방어 군진으로 쏴라!"
"예. 알겠습니다."병졸들이 우렁차게 소리쳤다."양양포를 준비하라!"
"예. 나리!"모든 준비가 끝났다. 이제 양양포를 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고려 놈들이 시체를 보면 기겁을 할 것이다."
"그래도 이건 좀 너무 하지 않습니까?"옆에 있던 무장이 나직이 물었다."뭐가 말이냐?"
"아무리 전쟁이라고 해도 시체를 이리 쏘아 보내는 것은,,,,,,,."
"전쟁은 승리자의 것이다. 이기면 되는 것이야! 적을 두렵게 만드는 것이 수뇌부의 복안이시다.
우리는 그 지시를 따르기만 하면 된다. 몇 번이고 패배를 했으니 이것도 방법이다."
"알겠습니다."
"발사 준비 끝!"10기의 양양포 옆에 선 병졸들이 우렁차게 소리쳤다."쏴라!"
"척을 당겨라!"그와 동시에 10기의 양양포의 밧줄을 걸고 있던 척이 당겨졌다.수위우우웅~수우우우웅~그 순간 수십 기의 시체들이 하늘로 날았다.
저 시체들은 고려 군진으로 날아갈 것이다."이제 총공세가 시작될 것이다. 적을 이렇게까지 도발했으니 광분을 할 것이다.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광분을 하면 고려군은 패배하게 되어 있다."어리석은 생각이 분명할 거다.그들은 아직도 고려군을 모르고 있었다."발사 준비를 해라! 모두 쏘아 보낼 것이다."다시 한 번 무장이 우렁차게 소리쳤다."예. 나리! 어서 준비를 해! 어서!"조금 전까지 인상을 찡그리던 병사들이 일제히 양양포에 고려군의 시체를 담았다.
수위우우웅!"뭔가 날아듭니다."감시 망루를 지키던 병사가 소리쳤다."적이 화공을 하는 것이냐?"감시 망루 앞에 있던 무장이 소리쳤다."불덩이는 아닌 것 같사옵니다.
"수우우우웅!퍽퍽퍽!"으악!"
"뭐야?"운이 없는 병사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시체에 깔려 비명을 지르며 절명했다. 시체에 맞아 죽으니 한 없이 서러울 것이다."이, 이게 뭐야?"하늘에서 떨어진 것이 시체라는 것에 고려 장졸들은 기겁했다."시체이옵니다.
시체입니다."병사들은 미친 듯 소리쳤다."또 날아듭니다."수우우웅! 퍼퍼퍽!"시체다. 피해라! 불탄 시체다."크게 피해를 입는 것은 아니었으니 순간 이 당황스러운 모습에 고려병사들은 놀라 당황했다."시체가 날아드옵니다."
"시체를 조심히 옮겨라! 고려의 영웅이신 500의 결사대가 분명할 것이다.
"이미 회생에게 그 시체가 날아들 것을 들은 무장이 우렁차게 소리쳤다."예?"
"부덕한 놈들! 요동 놈들은 전쟁의 도리를 잊었다. 어찌 전사자들의 시체를 이리 모독할 수 있단 말이냐!"
"시체가 결사대란 말씀이십니까?"
"그렇다. 결사대다. 어서 시체를 보존하라!"
"예. 나리!"고려군들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시체를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다."황제폐하께 보고를 하라."
"예. 나리!"무장 하나가 급히 회생이 있는 군막으로 뛰어갔다. 하지만 이미 밖에서 시체가 날아들고 있다는 외침을 회생은 들은 상태였다.회생의 군막.쾅!나는 하늘에서 시체가 떨어지고 있다는 말에 자신의 주먹으로 탁자를 내려쳤다."무도한 놈들!"
"이미 예상하지 않았사옵니까? 황제페하!"정도전이 담담히 내게 말했다. 물론 나 역시 예상한 일이다. 하지만 이렇게 당하고 나니 울분이 끌어 오른다."그렇지. 우리가 끌고 갈 시체는?"
"준비해 놨습니다."
"잘 했다."
"아마도 대타발은 벌판 중앙에서 황제폐하를 시해하려고 할 것입니다.
반드시 그리 하고도 남을 위인입니다."정도전이 조심히 내게 말했다."짐을?"
"그렇사옵니다."
"참으로 치졸하군!"
"전쟁에 암계가 없을 수 없지요."역시 고려에서도 암계를 준비했다."그렇다. 우리가 준비한 것은?"
"고려 대포에게 발포 준비를 내렸사옵니다. 황제폐하께서 명만 내리신다면 요동의 군진은 초토화가 될 것입니다."하지만 우리가 준비한 것은 조금은 다른 거였다.
직접 대타발을 시해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협상이 결렬되고 나면 바로 공격하는 거였다.
물론 이 역시 암계라면 암계일 것이다. 시간을 벌기 위함이니 말이다."허나 100문의 고려대포가 아니니 크게 타격을 주지 못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진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지. 그렇게 진격을 해서 이 방어진을 함락시키고 나면 대타발은 공포를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서준경의 시신과 요동장수들의 시신이 든 관 안에 소포군을 같이 넣었사옵니다."
"소포군을?"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함입니다.”
“짐의 안위를 보장하기 위함이다.”
“그렇사옵니다.”
“짐이 대타발의 검에 저 광야 중앙에서 목이라도 베일 것 같은가?”
“대타발 역시 뛰어난 무장이옵니다. 또한 요동군은 모두 경기병이옵니다. 말을 달려 나온다면 단숨에 중앙에 설 수 있사옵니다.”
“그것도 그렇지.”
“그래서 소신이 준비했나이다. 만사 불여튼튼이라 하였사옵니다.”
“알았다.”
“또한 편전대를 미리 전방에 배치했사옵니다. 충분히 요동군의 군진에서 달려 나오는 적 기마대를 제압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너무 과도하게 준비를 했군.”
“어떤 준비도 황제폐하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부족하옵니다.”
나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나는 이제 한 명의 개인이 아니라 고려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내 목숨은 중요했다.
“적의 기마대가 달려 나온다?”
“그럴 수도 있사옵니다.”
“그럼 우리도 준비를 하면 되겠군.”
난 정도전을 보며 씩 웃었다.
“어찌,,,,,,,.”
“밖에 누구 없느냐?”
“예. 황제폐하!”
나를 호위하는 별초장이 급히 들어섰다.
“개마 3조장과 4조장을 들라 하라!”
개마대의 1개 조는 100기의 중갑기병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지금 난 200의 개마무사대를 움직일 참이다.
“알겠사옵니다.”
“개마대는 어찌?”
정도전이 날 보며 물었다.
“중갑기병이니 적보다 느리겠지?”
“그렇사옵니다. 적을 한 번 크게 속여 볼 참이다.”
“적을 속이시다니요.”
“그런 것이 있다. 그런데 손에 든 것은 소포지?”
언제부터인가 정도전은 소포를 들고 있었다.
“예. 소포이옵니다.
소신이 전장에서 할 것이 없어서 소포를 조금 개량해 봤나이다.”
"소포를 개량했다고?"난 정도전이 내미는 소포를 봤다. 달라진 것은 없었다."달라진 것이 없는데?"
"그렇사옵니다. 대장간이 없어서 외형적으로 개량한 것은 없사옵니다."무엇이 달라졌다는 거지?"
"넣는 탄을 조금 개량했사옵니다."
"넣는 탄을 개량했다?"
"이것이 개량한 소포의 탄이옵니다."정도전은 내게 손바닥을 펴서 보였다. 그 안에는 쇠구슬이 수십 개 올려 있었다.'산탄총을 만들었군.'난 뚫어지게 정도전의 손을 봤다.이미 난 산탄총으로 개량한 것을 감지했지만 우선은 모른 척 그를 주시했다."이것으로 어찌 하겠다는 것인가?"
"발사 원리는 고려 대포와 같사옵니다."
"원리는 같다?"
"그렇사옵니다. 고려 대포는 포탄을 넣기 전에 화약의 폭발력을 높이기 위해 나무토막을 넣지 않사옵니까?"
"그렇지. 그래야 화약이 산화하면서 생기는 연기가 흩어지지 않고 단번에 탄환을 밀어내지."
"그와 같사옵니다. 단지 다른 것이 있다면 수십 발의 쇠구슬을 넣은 것만 다릅니다."
"수십 발의 탄이 발사가 된다고?"
"그렇사옵니다."
"시험을 해 봤나?"
"예. 성능이 아주 뛰어납니다. 고려 돌격 병들이 한 번 사용하고 돌격을 한다면 크게 쓰일 것입니다."
"잘 했다."
"그 개량한 소포와 함께 서준경과 요동군 장수들의 관속에 넣었사옵니다."
"대타발이 아주 놀라겠군."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담판 장에서 대타발을 죽일 필요까지는 없다.
대타발이 살아야 대타발 그놈은 격분해 이성을 잃을 것이다. 그래야 짐이 완벽한 승리를 할 수 있다."
"하오시면?"
"그가 요동군이 괴멸되는 것을 보게 할 것이다."
"그리 하시면 끝까지 항전할 수 있사옵니다."
"요동군 5만에서 10만 가까이는 죽겠지. 하지만 10만의 요동군이 내 수중에 들어올 것이다."
"그건 그렇고 포로들은 어찌 하오리까?"
"후방으로 빼지 않았나?"
"하지만 도주를 한다면 적이 될 수 있습니다. 베는 것이,,,,,,,."
"벤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지."
"그렇기는 하옵니다."
"훗날 고려의 병사들이 될 것이다. 마음으로 품어야겠지."
"알겠사옵니다. 황제폐하! 출발할 때가 되었사옵니다."
"그래! 출발을 해 보자. 대타발이 스스로의 부족함을 알고 항복해 준다면 좋을 것을!"
"그런 일은 없을 것이옵니다."
"그러니 무능한 왕인 거다. 자신의 눈앞에서 10만의 병사가 죽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니 말이다."그때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황제폐하! 개마 3조장과 4조장이 들었나이다.”
“들라 하라!”
내 명령에 묵직한 철갑을 두른 건장한 무장이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황제폐하를 베옵니다.”
“잘 왔다.”
“하명하십시오.”
“그대들은 짐을 위해 죽어줘야겠다.”
내 말에 찰나의 순간 아무 대답도 하지 않는 둘이었다. 허나 그들의 입에 나올 답은 오직 하나일 거다.
“명 받잡사옵니다.”
“그래! 그대들은 적 기마대가 짐을 노리고 돌진해 오면 따라 돌진하라!”
“황제폐하! 요동군은 경기병 대이옵니다. 개마대가 그들을 앞지를 수가 없사옵니다.”
“앞지를 필요는 없다.”
“하오시면?”
“적을 속일 참이다.”
“속이겠사옵니다. 어찌 하면 되옵니까?”
“그대들은 요동군이 보기에 최초의 방어선을 구축하는 것으로 보이면 된다. 허나!”
“예. 황제폐하!”
“그대들이 노리는 것은 대타발의 본진이다.”
“대타발의 본진 말이옵니까?”
“그렇다. 20만에 육박하는 보병들을 돌파하여 적의 본진을 급습하라.”
“알겠사옵니다. 황제폐하!”
“출전 준비를 하고 대기하라!”
“예. 황제폐하의 명을 받잡사옵니다.”
두 개마무장들은 내게 군례를 올리고 밖으로 나갔다. 난 그들을 보며 미소를 머금었다.
"마지막 전투가 되겠군. 마지막!"난 그렇게 중얼거리고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났다.군막 밖으로 나오니 2명의 무장이 검을 차고 말에 올라 있고 1명의 무장이 덮개가 없는 마차에 관을 3개를 넣고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가 다 되었사옵니다."
"가세!"난 당당히 백마에 올랐다."나팔 소리를 기다리겠나이다."
"나팔이 불면 총공격하라!"
"예. 황제페하! 이의민 군단장과 무제가 기마대를 각각 1만씩 나눠서 대기하고 있사옵니다."
"적이 한 번에 밀고 내려오는 순간 우회하여 적의 본진을 급습하는 것은 잘 알고 있겠지."
“예. 황제폐하! 장창 병들과 소포군이 적 기마대를 상대할 동안 그리 진격을 하라고 명했사옵니다.”
“쌈을 싸듯 에워싸서 항복을 받아내야 할 것이다."
“이미 그리 작전명령을 내렸사옵니다.”
"그럼 됐다. 이랴! 가자! 대타발을 만날 것이다."이미 벌판 중앙에는 탁자가 놔뒀다. 그래도 두 지존이니 서서 이야기를 할 수는 없었다.
비록 내 앞에 군주라고 속이고 나를 베려고 하는 소인배가 앉은다고 해도 말이다.
'대타발! 네가 영웅이기를 바란다. 이 광야에서 너를 위해 죽어갈 자들이 부끄럽지 않게.'난 그렇게 중얼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