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26화 (526/620)

< -- 간웅 24권 -- >

“어디쯤에 오고 있나? 대타발이 이끌고 온다면 대병력일 것이다. 어디쯤 진격해 오고 있느냐?”

“지금쯤이면 이곳에서 하루거리일 것이옵니다. 진군속도가 그리 빠르지는 않으나 그 기세가 상당하옵니다. 황제폐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대병력이옵니다.”

“하루? 여기서 하루라고?”

“그렇사옵니다. 또한 적에게 양양포가 있는 듯 하옵니다.”

정찰별초는 양양포라고 했다. 그것은 석포 중에서도 가장 사거리가 길고 파괴력이 긴 전투기물이다. 아마 고려 대포가 개발되기 전까지 가장 위력적인 무기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양양포? 네가 어찌 아느냐? 양양포는 송에서 개발한 것이다. 고려에는 도입된 적이 없다.”

나 역시 전쟁을 위해 전사를 연구하고 적이 될 수 있는 송나라와 금나라의 무기를 연구했다. 그래서 알고 있는 것이 양양포다. 하지만 이 고려에서 양양포를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그런데 양양포라고 말을 하니 놀라워 되물었다.

“같이 나간 조의승려가 양양포라고 했나이다. 송의 양양포를 개량하여 비거리를 더 높였을 거라고 했사옵니다.”

조의가 말했다면 그럼 틀림없는 것이다. 거기다가 개량까지 했다고 추측하고 있다. 그럼 비거리는 더 멀리 나가고 파괴력은 증가된 것이 분명할 것이다. 조의가 말했으니 잘못된 보고일 확률은 거의 없었다.

“몇 기나 있더냐? 양양포가 있다면 좀 일이 복잡해질 수도 있겠구나!”

고려대포가 이싿고 해도 양양포가 있다면 전쟁의 승패를 가름할 수 없는 상황이 될지도 모를 것 같았다.

“족히 50기는 되옵니다.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사옵니다.”

50기의 양양포라면 대단한 전력이 분명할 거다. 하지만 고려대포가 있는 상태에서는 양양포는 구형 딱총이나 다를 것이 없었다. 하지만 그래도 양양포다.90킬로그램 이상의 돌을 날릴 수 있는 석포이니 그것이 동시에 공격해 온다면 아군의 피해도 상당할 것이다. 그러니 그들이 오기 전에 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을 당장 내색할 필요는 없다.

“수고했다. 가서 쉬어라!”

난 그렇게 말하며 이 군막 안의 장군들을 봤다.그들의 표정은 이미 굳어져 있었다.

양양포가 뭔지도 잘 모르고 있으면저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거다.10만의 대군이다. 또한 군속까지 해서 20만이다.

비록 우리도 10만이지만 요동군은 지금 대치하고 있는 병력과 합친다면 25만 이상이 될 것이 분명했다. 군량미를 조달하고 군수품을 조달하는 군속은 검만 쥐어주면 보병으로 변하니 말이다.

더욱 양양포가 50기 있다는 말에 장군들은 긴장을 했다.‘두려움을 느끼면 전쟁은 진다.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두려움을 느끼는 쪽이 지게 되어 있다. 그래서 기선제압이 가장 중요하고 첫 전투에서 승기를 잡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 3군단이 지금까지 승리하며 버틸 수 있는 것은 조양의 지략 때문이기도 하지만 결국 첫 시작은 조충의 차남이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하며 전사했기 때문일 것이다.

고려가 승기를 잡은 것은 바로 조충의 차남의 업적이다. 그런데 양양포라는 말에 또 대타발이 직접 도합 20만을 이끌고 온다는 말에 장군들은 잔뜩 긴장하고 있다.아니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지금까지 승리한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리고 저리 겁을 먹고 있다.

“으음,,,,,,,.”

나도 모르게 신음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신음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난 미소를 보였다. 군주는 이래야 한다.위급한 순간일수록 누구보다 여유로워야 한다.

“어찌 하면 될까? 정도전!”

답은 이미 정해져 있지만 난 정도전에게 물었다.'결사대를 구성하자고 하겠지. 또 고려의 젊은 건아들이 죽는구나!'전쟁에 어디 죽지 않는 병사가 있을까?하지만 결사대야 말로 죽기 위해 싸우는 존재일 것이다. 우리의 화포를 깬 요동의 결사대처럼 또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조충의 차남을 비롯한 50인의 조의들까지 모두 결사대였고 그들이 각각 조국을 구하기 위해 죽었다.

구성해야 하옵니다. 적들이 합류하지 못하게 해야 할 것이며 그것이 어렵다면 양양포라도 무력화시켜야 하옵니다.

양양포만 무력화 시킨다면 25만이 아니라 송의 100만 대군도 초토화 시킬 수 있사옵니다.”

정도전이 송의 100만 대군을 말하며 다부지게 말했다. 그것은 내 의중에 남송 정벌도 들어 있고 그것이 은연중에 나온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정도전 역시 장군들이 긴장하며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 송의 100만대군도 상대할 수 있다고 허세를 부리고 있었다.

“병력을 둘로 나눠서 상대하자는 건가?”

“그것은 하책인 것 같사옵니다. 황제폐하!”

정도전은 결사대만 보내자고 말하고 있었다. 내 의중에는 병력이 둘로 나눠지는 것도 있었다. 그런데 정도전은 그것이 하책이라고 말했다. 아마 무슨 숨겨진 뜻이 있을 것이다.

“결사대만?”

“그렇사옵니다. 양양포가 고려 대포에 미치지는 못하나 50기의 양양포는 꽤나 큰 파괴력이 있을 것이옵니다. 승리를 해도 병력의 손실이 크면 금과의 일전을 피할 방법이 없사옵니다.”

정도전이 명쾌하게 답을 줬다.금과의 일전?그래 언젠가는 치러야 할 일전일 것이다.

어쩌면 지금 요동과의 전쟁보다 후일 있을 금과의 일전이 고려에게는 더 중요할 것이다.고려가 병력의 손실이 크지 않다면 금은 함부로 송이 국경선을 올려서 주둔한 이 점에서 남방군을 빼서 요동으로 보내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고려가 병력의 손실을 크게 입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아마 금은 이때다.

라고 생각하고 전력을 다해 내가 얻은 요동을 치고 고려로 남진할 것이다.

'그럴 확률도 이써.'남방군의 일부를 빼서 송으로 진격을 시키고 또 그 일부는 요동으로 보낼 것이 분명했다. 그리고 그때는 아마 초원의 여러 승냥이 같은 부족들도 동참시켜서 진격할 것이 분명할 것이다. 그럼 일부의 남방군 20만 정도와 초원의 부족에서 모은 10만정도의 대병력이 요동으로 오게 될 것이다.

그럼 나는 30만 정도를 상대해야 한다.물론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 두렵지는 않다.

하지만 전쟁이라는 것이 이겨도 손실이 있다. '고구려 꼴이 될 수도 있어.'중원은 물산이 많고 인구가 많다.

그래서 크게 패해도 회복이 빠르다.

하지만 고려는 다르다.국토가 작고 요동은 땅이 척박하여 회복하는 속도가 느리다.

승리를 해도 그 피해는 엄청난 거다. 고구려처럼 말이다.

전쟁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할 때 그리고 분명히 해야 한다고 판단이 섰을 때만 하는 것이 좋다.지속적으로 전쟁을 하면 끝내 국력은 약해지고 사악한 다른 무리들이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으니 말이다.

돌궐도 있고 또 다른 초원의 승냥이들도 많다. ‘병력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

’그것이 우선이다. 그게 안 된다면 고구려처럼 요동성에서 웅거하여 지구전을 펼쳐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요동과의 전쟁이 끝이 나면 겨울은 지나고 봄이 올 것이다.

적에게 전쟁을 하기 딱 좋은 계절이 봄이다. 그러니 지구전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분명 요동성은 고립될 것이고 신성부터 시작해서 12개의 성들도 모두 고립이 되어 각개격파를 당해 함락될 것이 분명했다.

그러니 당장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한다. 금과 전쟁을 한다고 해도 이 요동이나 고려가 아니라 금의 영토에서 해야 한다.

그게 내 지론이다.

“금이 두렵지는 않지만 당장 일전을 펼칠 수는 없지.”

사실 이제 요동군은 두렵거나 어렵지 않았다. 이미 난 요동군을 이길 자신이 있다. 그러니 차기의 적인 금을 생각해야 했다.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그러니 결사대를 보내 우선은 양양포라도 파괴시켜야 하옵니다. 또한 대타발의 본진에 심대한 타격을 줘야 할 것입니다.”

“가장 좋은 수는?”

“당연히 대타발을 암살하는 것입니다.”

적을 칠 때는 우두머리를 쳐야 한다. 그래야 더 적은 피를 흘리게 된다.

“나쁘지 않아. 편전궁수면 기회는 엿볼 수 있겠군.”

“그렇사옵니다.”

정도전의 생각은 대타발을 저격하고 양양포를 파괴하자는 거다. 나도 속으로는 그렇게 생각을 한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난 고서기를 봤다.

“고서기 너의 생각은?”

“금세종은 단언컨대 초원을 움직이려고 할 것입니다.”

결사대에 대해 이야기를 하라고 했는데 고서기는 금세종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다."무슨 말인가?"

"이미 폐하께서는 대타발 따위는 두려워 할 것이 없지 않사옵니까?"나만큼 나를 잘 안다는 것이 놀랍다."그래 보이나?"

"그렇사옵니다. 그러니 금을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사옵니다."

"금세종이 초원을 움직인다? 고려를 치기 위해?"

“그렇사옵니다. 이 시점의 정세가 참으로 복잡 미묘하옵니다. 웅크리고 있던 송이 전진을 했고 요동이 발해로 개천을 했습니다.”

“그렇지.”

“또한 대제국 고려가 북진을 시작했사옵니다. 금세종의 입장에서는 누가 가장 밉겠습니까?”

“짐의 생각을 묻는 건가?”

그 순간 조충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어찌 신하가 함부로 군주의 의중을 묻는 것은 불충이고 불경이다.

“어찌 감히 황제폐하의 의중을 떠보려는 것이냐?”

조충이 고서기를 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물론 황제의 앞에서 저렇게 조충이 소리를 지르는 것도 불충이며 불경일 것이다. 하지만 조충은 해도 된다. 이고 외숙도 해도 된다. 그들의 머릿속에는 불충이라는 단어가 없고 불경이라는 단어가없으니 말이다.

“송구하옵니다. 군단장 각하!”

고서기는 바로 머리를 조아렸다.

“아니네! 좋은 질문이었어.”

사실 모든 이 미모한 정세를 만든 것은 나다. 하지만 금세종의 입장을 생각해보지 않은 나이기도 했다.

“송이 처음일 것이고 그 다음이 고려이며 마지막이 요동의 대타발이겠군.”

“명쾌하십니다. 황제폐하!”

“그대에게 칭찬을 들으니 하하하! 기분이 좋은 걸!”

내 농담에 고서기는 실수를 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바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소신이 어리석었나이다. 신하가 함부로 군주를 평하다니 죽여주십시오.”

“한 번만 용서를 하는 거다.”

“예. 황제폐하!”

“계속 해!”

“금세종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발목을 잡고 화평을 깬 송이 가장 미울 것입니다. 그리고 고려이옵니다. 요동의 대타발의 야망을 모를 금세종이 아닐 것이니 말입니다.”

“뒤통수를 크게 맞은 순서대로 미워한다는 거군.”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그럼?”

문제가 조금 복잡해지는 순간이다. “금세종은 금의 명군 중에 명군이옵니다. 강병만 이뤘던 금을 부국까지 이룬 군주가 바로 금세종이옵니다."

"그렇지."

"아마도 그런 금세종이라면 군을 일으켜 요동으로 스스로 나서지 않고 초원의 몽골족이나 타타르족 그리고 돌궐을 이용하여 요동의 북쪽을 치려 할 것입니다.

결국 대타발과의 전쟁에서 이기면 황제폐하께서 그들을 상대해야 할 것들이옵니다. 병력의 손실은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오지 않사옵니다.”

“그럼 금의 대병들은?”

“당연히 송으로 진격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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