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18화 (518/620)

< -- 간웅 23권 - 천하를 놓고 펼치는 대전투! -- >"어리석은 짓이지."난 담담히 말했다. 내 말에 무제의 표정이 굳어지며 바로 무릎을 꿇었다.

내가 스스로 어리석다고 했지만 결국 무장이 나를 어리석게 만들어 버린 꼴이 되는 것이니 말이다."망극하옵니다. 그런 뜻이 아니옵고. 소장은 그저,,, 시신들을 고려로 보내는 것은 너무 많은 수고와 기물의 손실이 있다는 것을 말씀 올린 것이옵니다."

"어리석어도 그렇게 할 것이네! 100여대의 전차를 쓸 수 없다고 해도 짐은 그렇게 할 것이네! 그리 한다면 고려 10만 대군이 고려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네. 짐이 말하지 않았나? 이 고려는 짐의 고려가 아니라 만백성의 고려라고. 저기 고려의 주인이 죽어 있는데 어찌 버리고 가겠는가?"내 말에 무제가 고개를 끄덕였다."소장이 아둔하였사옵니다. 폐하께 그런 깊은 뜻이 있으신지 몰랐나이다."

"아니 짐이 어리석은 것이지. 어리석은 것이야!"씁쓸하다. 참으로 씁쓸한 일이다. 내 백성이 저리 죽어 있다.

아니 앞으로 내 백성이 될 자들도 저리 많이 죽어 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닐 것이다. 더 많이 죽여야 하고 더 많이 싸워야 한다. 그래서 씁쓸하다."준비를 끝냈사옵니다."마차에 고려 병사의 시체를 싫은 무장이 내게로 달려와 보고 했다."그대는 저 영웅들을 모시고 가서 고려를 위해 아비를 잃고 남편을 일은 분들에게 짐이 진심으로 사죄를 한다고 전하라!"이것 역시 일종의 국정 안정책이며 심리전일 것이다."명을 받잡사옵니다."

"각 고을의 현감과 현리들은 전사한 병사들의 식솔이 굶주리지 않게 보살피라고 하라! 이를 어기는 관리가 있다면 짐이 엄중히 죄를 물을 것이라고 하라. 또한 황실의 내탕고를 털고 짐의 사재를 털어 충분한 보상을 하라고 하라! 짐의 고려와 그대들의 고려가 요동에게 져서 망하는 일이 있다고 해도 저들의 식솔들이 굶주리는 일이 없게 당장 지급하라고 전하라."

"황제폐하의 성은을 전사한 병사들도 저승에 가서도 잊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건 짐이 죽어봐야 알겠지."내 말에 무장이 아무 말도 못했다."가시게! 단 한구의 시체도 식솔을 찾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게."

"알겠사옵니다."아군의 전장 정리는 이렇게 끝이 났다.이제 남은 것은 포로들에 대한 정리다.

난 이미 죽이지 않겠다고 공포를 했다. 하지만 죽여야 할 자는 반드시 죽여야 한다.난 의자에서 일어나 포로들을 봤다."짐은 그대들의 생명을 보장해 줄 것이다."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살았다는 것이 안도하고 앞으로 어찌 될 것인가에 불안해 했다."허나!"그 순간 웅성거림이 사라졌다."포로인 너희들을 선동할지도 모르는 요동군의 주요 무장들은 어쩔 수 없이 만일의 사태를 위해 베야 한다."그 순간 술렁거리기 시작했다.내가 이렇게 말한 것은 우리가 색출하는 것보다 밀고를 하는 것이 더 빠르기 때문이었다."요동군 장졸들 중에 요동군이 주요 장군들을 아는 자는 고하라! 고하는 자는 크게 상을 내릴 것이고 원한다면 자신들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풀어줄 것이다.

"황제로써 참으로 치졸한 짓이 분명할 거다.하지만 4천의 포로를 이끌고 진격을 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내 명에 포로들이 다시 웅성거리기 시작했다."만약 발고를 하지 않으면 어쩔 수 없이!"난 말꼬리를 흐렸다. 그 순간 무제와 이의민이 검을 뽑았고 포로를 포위하고 있는 무장들과 고려 병사들이 일제히 검을 뽑으며 창을 포로들에게 겨눴다."즉참 할 것이다."이의민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순간 얼음처럼 차갑게 이 공간이 얼어붙었다.그리고 포로들의 서로의 눈치를 봤다.'저들의 단결력이 얼마나 되는지 보자.'선동할 자들의 목을 베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저들이 얼마나 요동을 믿는지 알아보는 것도 중요했다."저기요!"그때 눈동자에 살쾡이의 기운을 담은 것 같은 병졸 하나가 급히 일어났다.

저것이 인간일 거다. 자신이 살기위해 남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인간일 거다.'내가 패했다면 고려군에서도 저런 자가 나오겠지.'씁쓸한 순간이다.

내 비열한 계략이 이리 잘도 먹힌다는 것이 씁쓸하다."말하라!"이의민이 급히 일어난 병졸을 보며 말했다."우리를 지휘한 장군이 아직 살아 있소!"그의 얼굴에는 미소까지 머금어져 있었다. 2만의 기병을 지휘한 장군을 발고하면 상이라도 내릴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누구냐?"이의민도 다급히 물었다. 많은 무장들과 장군들이 잡혔다. 영악한 놈은 잡히는 순간 갑옷을 벗고 근엄하게 기른 수염을 스스로 잘라 자신의 신분을 속이는 놈들이 있었다. 그러니 장군과 장수 그리고 병졸을 구분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지금 밀고를 한다니 나쁠 것이 없었다."저기 있는!"

"에이 망할 놈! 졌다고 전우를 밀고하냐! 요동에서 우리를 대우해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지! 이 망할 뱀 같은 놈!"그때 급하게 곰처럼 생긴 병사 하나가 고려무장들의 창검을 피해 밀고를 하려는 병사에게 달려가 그 병사의 머리통을 주먹으로 후려 까고 매질했다.퍽퍽퍽!"뭐 하는 것이냐?"고려 병사들이 급히 곰 같이 생긴 놈을 밀고를 하려는 병사에게서 떼어냈다>"죽으려고 환장을 한 것이냐?"무장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때 그 곰같이 생긴 놈의 옆에 있던 병졸이 인상을 찡그리는 것이 내 눈에 보였다. 왜 그 병사가 눈에 보였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 곰 같은 사내를 걱정하는 그의 눈빛이 내게 보였다.

"난동을 부리는 놈은 벤다."이의민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그리고 곰같이 생긴 놈이 이의민의 앞에 끌려 왔다."목숨이 두렵지 않느냐?"

"두, 두렵소."

"두, 두렵소."의거운은 진정 두려운 듯 목소리가 떨렸다. 그리고 의거운은 고개를 돌려 그를 걱정하고 있는 고서를 봤다. 마치 살려 달라는 그런 눈빛 같았다."두려운데 이리 난동을 피우는 거냐?"

"아무리 우리가 졌다고는 해도 발고를 하라는 것은 너무 하지 않소이까? 전투에서 졌 너무 하는 거 아닙니까?"당당하게 말해야 했다.죽음이 두렵지 않아서 나선 것이면 말이다. 하지만 의거운은 당당함이 없었다.

마치 누군가가 시켜서 한 일처럼 말이다."포로의 난동은 즉참이다. 즉참!"그 순간 무장이 검을 뽑아 앞으로 나섰고 의거운의 눈동자는 두려움이 가득해졌다.

그때 의거운을 걱정하던 눈빛을 보이고 있던 고서기가 입술을 깨물며 일어섰다."고려황제께서는 이리도 예가 없고 인이 없으십니까? 참으로 비열한 수로 포로들을 장악하시려는 것입니까? 그러고도 대제국의 황제라 할 수 있습니까?"고서기가 급히 일어서서 의거운의 앞에 무릎을 꿇었고 의거운은 고서기를 봤다."난 형이 시키는 데로 다 했소.

나 죽으면 내 혼백은 형의 어깨에 매달려 있을 거요."

"일이 틀어지면 나도 죽을 거다."고서기는 나직이 말하고 이의민을 봤다. 의기에 찬 눈빛이다.

‘먹물이 많이 들어 있는 눈빛이군.’문뜩 난 그런 생각이 들었다."뭐라? 뚫린 입이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이냐? 저 놈의 아가리를 당장 찢어라!"이의민은 지혜로운 무인은 아니다.그저 용맹하며 충성스러운 무장이다. 그러니 의와 예를 논하며 머리 아프게 하는 유자들을 제일 싫어했다."무엄하다."

"비록 패했다고는 하나 예로 포로를 대해야 할 것이오. 항우가 유방에게 끝내 진 것은 포르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고 적이 포로가 되어 죽는다는 것을 알기에 죽기로 싸웠기 때문에 병력의 손실이 큰 것이요. 항우는 영웅으로 칭송을 받으나 훌륭한 군주는 되지 못했소이다. 고려황제폐하! 황우의 잘못된 길을 따라 가시려는 겁니까?"고사까지 들먹이며 이죽거리고 있다.

뭔가 내게 정말 할 말이 있는 놈 같았다. ‘자작극인가?’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개 소리 하지 마라!

존엄한 황제폐하를 모독한 네놈은 목이 100개라도 해도 이 부월이 용서치 않을 것이다."이의민이 성큼 앞으로 나섰다."멈추시게!"난 의자에서 일어나 말하며 이의민에게 다가갔고 이의민은 바로 내게 머리를 조아렸다."폐하를 모독한 자이옵니다. 즉참이 옳을 것 같습니다."

"장졸 하나 죽이는 일이 뭐가 어렵겠소."이 순간 4천의 포로를 죽이는 것도 어렵지 않다. 그러니 저자를 죽이는 것도 결코 어렵지 않다."그렇사옵니다."

"기개가 가상하니 할 말은 다하고 죽입시다."

난 미소를 머금고 놈을 봤다. 그의 머리에는 고서기라고 둥둥 떠 있었다.'고 씨다.'고 씨는 고구려의 왕족의 성이다. 고구려가 망하고 참으로 찾아보기 힘든 성 씨가 바로 고 씨였다. 고구려를 점령한 당은 고 씨 멸족정책을 썼다. 그러니 귀한 성 씨인 거다.'의도적으로 날 도발했어.'절로 웃음이 나오는 순간이다.

그리고 난 고서기의 옆에 있는 병졸도 봤다.'의거운?'이 역시 놀랍다. 흉노의 뿌리며 과거 강성한 진나라를 위협했던 초원의 왕의 성 씨를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거다.'하나는 여우고 아나는 곰이구나!'이 순간 저들이 인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짐이 의가 없고 인이 없다? 참혹한 전장에서 의와 인이 필요한가?"

“필요합니다.”

“패배한 자의 의와 인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짐은 승리한 군주다. 군주는 무치고 승리자는 모든 것이 용서된다. 짐은 그리 생각을 한다.”

“발해의 장군을 색출하여 목을 베는 것은 참으로 치졸한 짓이 아닙니까?”

"의와 예를 위해 목을 건다는 건가?"

"의와 예가 아니면 무엇을 위해 장부가 목숨을 걸겠습니까?"고서기가 나를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그럼 출세를 위해 병졸이 되지 말고 서당 훈장이나 할 것이지 왜 전장에 나왔나? 전장에서 의와 예가 있다고 보는가?"

"당장의 승리를 위해 의와 예를 버리면 훗날에 더 큰 것을 잃게 될 것입니다."

"그럼 요동의 장군들이 포로들을 선동해서 난동을 부릴 수도 있는데 죽이지 말라는 건가?"

"그럴 수도 있는 것이지 꼭 그런 것은 아니지 않사옵니까?"

"미래를 위한 대비이지."

"그 미래의 대비가 대의를 망치는 짓이라면 막아야 하는 것이지요. 고려에는 용맹한 무부만 있고 충신은 없나 봅니다. 지금 그리 했다가는 훗날 크게 후회하실 날이 있을 것입니다."역시 나를 도발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죽고자 나를 도발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럼 네놈은 어찌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가? 서당 훈장의 식견으로 어디 말해 보라."

"앞에 10만에 육박하는 발해군이 있소이다. 그리고 그 뒤에 발해태왕께서 10만이 넘는 본대를 이끌고 진격을 하고 계십니다. 이 전쟁의 승패를 장담할 수 있습니까?"

"너는 할 수 있느냐?"난 고서기를 뚫어지게 봤다."요설입니다. 저런 놈은 즉참해야 합니다. 황제폐하!"이의민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방도가 있으면 살 것이고 없으면 즉참이다.

또한 너와 같이 저기 포로들도 모두 즉참이다."순간 포로들을 포위하고 있던 무장들과 병졸들이 창검을 포로들에게 겨눴다. 그리고 뒤에 있던 궁수들이 일제히 포로들을 향해 활을 겨눴다."너의 말 한마디에 저들의 목숨이 달렸다."난 고서기를 압박했다."예맥의 황제가 예맥을 죽이려 하니 예맥의 미래가 없소이다. 베십시오.

"의지가 담겨 있는 목소리로 고서기가 내게 소리쳤다."베라? 못 벨 것 같으냐?"

"조선으로부터 이어진 예맥이 오늘에 와서야 끝이 납니다. 베시오. 예맥에게는 미래가 없소이다."고서기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 순간 찰나지만 긴장이 가득하여 누구 하나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내가 서준경이요. 내가 이들을 이끈 요동군 기마대의 수장이요."그때 서준경이 급히 일어났다.

그리고 앞으로 나와 내 앞에 무릎이 꿇려졌다.

"고려왕! 그대가 원하는 것은 나의 목이니 내 목을 베고 저들을 풀어주시오."

"그대가 서준경인가?"

"그렇소이다. 나는 요동군 총사령의 조카인 서준경이요. 전쟁에 나선 병졸들이 무슨 죄가 있겠소?

패전을 이끌어낸 장수의 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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