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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웅-511화 (511/620)

< -- 간웅 23권 - 천하를 놓고 펼치는 대전투! -- >소포의 사거리는 70미터에서 100미터다. 그러니 이미 사거리에 와 있는 거다.

“예. 황제폐하!”

“짐은 너희들과 같이 할 것이다.”

이보다 사기 진작에 좋은 것은 없을 거다. 하지만 또한 위험하다. 적은 기마궁병으로 마상에서 활을 쏠 수 있고 난 이미 적의 사거리 안에 들어와 있는 것이니 말이다.

“별초들은 모두 검을 넣고 방패를 들라!”

별초의 수장이 소리쳤다.그 역시 기마궁병의 위력을 아는 거다.

“70이옵니다.”

무장이 소리쳤다.

“소포군 1조 조준!”

소포군을 내가 지휘했다.

“조준!”

그와 동시에 바닥에 개머리판을 놓고 대기하고 있던 소포군들이 일제히 소포를 조준했다.

“점화!”

심지를 이용해서 탄을 쏘는 소포다. 그러니 점화를 해야 했다.지지직! 지지직!일제히 소포군 2조가 1조들이 든 소포의 심지에 점화를 했다.지지직! 지지직!

“화살은 먹히지 않았지만 이건 다를 것이다.”

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이제 우리는 심지가 다 탈 동안 조준해서 기다리면 되는 거다.탕! 탕탕탕!탕탕! 탕탕!그 순간 700발의 총성이 울렸다.

“1조 뒤로!”

이미 2조의 소포에는 점화가 끝난 상태였다.

“2조 조준!”

심지에 점화가 된 상태니 적을 조준하고 소포가 나가기를 기다리면 된다.탕탕! 탕탕!

“50이옵니다.”

탕탕탕! 탕탕탕!뇌성을 치듯 소포에서 불을 뿜었다. 그리고 살구 씨만 한 탄환이 적을 향해 날았다.

“열성조여! 고려를 보우하소서!”

난 우렁차게 소리쳤다.티잉! 티잉!히이잉!

“으악!”

퍼더덕! 우당탕탕!하늘에서 화살이 나는 것도 아닌데 앞에 달리던 말들이 쓰러졌다.

“뭐야?”

제일 앞에 달리던 무장이 소리치며 앞으로 고꾸라졌다.히이잉!

“으악!”

“컥!”

소포는 명중률이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질주하는 적이 5천이니 조준을 할 것도 없고 명중을 시킬 것도 없다. 와서 맞아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으니 말이다.

“커어억!”

히이잉!말들이 쓰러졌다.

“으악!”

“으악!”

비명이 울리고 전단에서 질주하던 말들이 거의 쓰러졌다.그 모습을 보고 뒤에서 여유를 가지고 달려오던 황현과 그의 부장이 놀라 말을 멈췄다.

“워워!”

“이상하옵니다.”

“나도 알고 있다. 도대체 화살이 날아들지도 않는데 어떻게 전마가 쓰러지는 것이냐? 또 이 우레 같은 소리는 뭐냐?”

“모르겠사옵니다.”

“도대체 도깨비장난도 아니고 왜 자꾸 이런 것이냐?”

“전단이 쓰러졌사옵니다. 장군!”

“질주해라! 적을 척살해라! 이랴!”

잠시 당황했던 황현은 오직 질주를 명했다. 이미 쓰러진 전마의 수가 1천이 넘어가고 있었다.그리고 소포군들은 이미 3번째 사격을 이어가고 있었다.

“조준!”

그와 동시에 700의 소포군들이 다시 조준을 했다.

“점화!”

내 명령과 함께 일사분란하게 뒤에 있는 조가 심지에 불을 붙였다.

“쏴라!”

물론 쏘는 것은 없다. 기다리는 것이다.

“30미터입니다.”

무장이 소리쳤다.

“뒤로 물러나셔야 합니다.”

홍련이 소리쳤다.

“짐은 물러나지 않는다.”

하옵니다. 그래야 보병들이 마음 편히 적과 싸울 수 있습니다.”

“젠장!”

“황제폐하! 물러나셔야 하옵니다. 적이 옵니다.”

“좋다. 뒤로 물러난다.”

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소포군들은 각자 전차 위에 올라서 조준 사격을 해라!”

이제 곧 아수라장이 펼쳐질 것이다. 궁병과 소포군에 의해 2천 가까이의 적 기마대가 쓰러졌다. 하지만 아직도 3천 가까이 남아 있었다.그래도 이렇게 싸움이 될 수 있는 것은 적이 우리를 우습게보고 먼저 5천만 보냈기 때문일 거다.

“예. 황제폐하!”

“열성조시여! 고려와 이 회생을 버리시나이까.”

난 하늘을 보며 울부짖듯 소리쳤다.

이 상태로 라면 전멸할 것이 분명했다.

“방패 들어!”

이제 질주하는 적의 수는 3천이다. 그리고 그들과 보병들의 거리는 20미터에 불과했다. 보병들을 지휘하는 무장들이 절규하듯 소리쳤다.질주하는 적 기마대를 그저 방패로 막아야 한다는 것이 처참하다.그런 모습을 보고 있는 내 마음이 찢어진다.

“짐이 마음만 급했다.”

바드득!후회가 되는 순간이다.이 순간 장창만 있었어도 저 적들을 물리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콰콰쾅! 콰콰쾅!적의 전마의 앞발이 겨우 방패를 들고 있는 내 병사들의 방패를 짖눌렀다.

“으윽!”

파쾅!고려 병사들의 머리가 요동군 전마의 발굽에 발혀 뇌수가 터지고 목이 부러졌다.처참함이 하늘의 찌르는 순간이다.

“으악!”

쉬웅!

“아아악!”

마상에서 휘둘러지는 검은 무섭다. 아니 보병에게는 두려운 존재다.

“아악!”

“고려군을 죽여라! 복수를 하자.”

이제 혼전이다. 5천의 보병과 3천의 요동군 기마대가 싸우는 순간이다. 동서고금을 모두 모아도 기마대를 상대해서 이긴 것은 스위스 창병 밖에는 없다. 하지만 난 그 스위스 용병 밀집대형을 알면서도 쓰지 못하고 있다.지금 내 병사들에게는 장창이 없으니 말이다.

“모두 쓸어버려!”

서걱!

“아악!”

고려군들이 요동군에 의해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있다. 기마대에게 보병은 아주 손쉬운 먹잇감이 분명했다.

“망할!”

난 뒤로 물러나 쓰러지는 고려군들을 보며 소리쳤다.

“별초들아!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이냐? 내 군사들이 다 죽으면 짐도 죽게 될 것이다. 짐을 보위하는 것은 지금 이곳에 서서 적이 짐의 군사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나가서 싸우는 거다.”

“예. 황제폐하!”

별초들도 피가 끌어 오르는 모양이다. 80기의 별초들이 일제히 달려 나갔다.팅팅!탕탕탕! 탕탕!마차 위에 올라 있는 소포군들이 활약을 시작했다.퍼억!

“으악!”

마상에서 내 병사들을 죽이던 요동군들을 조준사격하기 시작했다. 물론 조준 사격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오직 소포군들은 적을 죽이기 위해 불굴의 의지를 끌어내고 있었다.

“죽어라 이놈들!”

지지직! 지지직!탕탕!우레 같은 소포소리가 울렸고 소포에서는 불을 뿜었다.제일 먼저 놀란 것은 말들이다. 히이잉!

“으악!”

소포소리에 놀란 말들이 요동을 쳤다. 물론 여전히 우린 불리했다.

“적을 죽이자!”

그 순간 창검을 든 고려의 병사들이 일제히 소리쳤다. 물론 이렇게 의지를 불태운다고 해서 이 전투를 이길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마상에서 떨어져 죽는 요동군의 수보다 마상에서 휘둘러지는 검에 의해 쓰러지는 고려군의 수가 더 많으니 말이다. 아니 이미 내 보병들은 3천 가까이 전사한 것 같았다.

아주 짧은 시간 절망이 내게 손짓하고 있었다.

“절망적이다. 짐이 이곳에서 죽는 모양이구나! 이랴!”

난 말을 달리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그 순간 홍련이 급히 내 말고삐를 잡았다.

“히이잉!”

“왜 이러는 것이냐? 홍련!”

“황제폐하!”

“짐도 싸울 것이다.”

“황제페하!”

“막지 마라! 저들이 죽으면 짐도 죽을 수밖에 없다.”

“그것이 아니옵니다. 저 뒤를 보십시오.”

“뭐? 뒤를!”

난 급히 고개를 돌려 뒤를 봤다.나를 향해 질주해 오는 말들이 보인다. 그 수가 1만이 넘는 것 같다. 그리고 제일 앞에 이의민과 북천이 보인다.

“무제! 이의민!”

“황제폐하! 소신들이 왔나이다.”

두두두! 두두두!가장 절망적인 순간 내 충신들이 나를 향해 달려오고 있다.그들의 뒤에는 석양이 지고 있고 전세는 바로 역전될 것이다.

“요동 놈들을 모두 쓸어버려라!”

무제가 검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이랴! 적을 죽이자!”

두두두! 두두두!지축을 울린다고 해야 할 것이다. 내 기마대가 드디어 왔다. 고려의 맹장들이 드디어 짐을 위해 달려왔다.이의민은 거대한 부월을 휘두르며 금강야차가 되어 나를 위해 달려왔고 무신이라고 할 수 있는 무제가 나를 위해 적의 심장에 검을 쑤셔 넣기 위해 달려오고 있었다.

“적을 다 도륙하라!”

한 순간에 역전된 전세는 질풍처럼 3천에 육박하는 요동군을 포위하고 선멸하기 시작했다. 또한 소포군들도 더욱 신중하게 적기마대를 향해 소포를 쐈다.

“어디서 나타난 적이냐?”

황현이 놀라 소리쳤다.

“장군 유인책에 걸린 것 같사옵니다.”

“유인책?”

“그렇사옵니다. 사악한 고려 놈들이 주력 기마대를 뒤로 숨겨놓고 있었던 것 같사옵니다.”

“뭐라?”

“분명 그렇사옵니다.”

“망할! 그것도 모르고 불나방처럼 달려들었단 말이지,,,,,,,.”

“피하셔야 하옵 커억!”

순간 피해야 한다고 소리치던 황현의 부장이 목을 부여잡고 마상에서 고꾸라졌다. 그리고 소포의 소리에 놀란 전마에 의해 머리가 밟혀 뇌수가 터졌다.

“부장!”

황현은 바닥에 쓰러져 죽은 부장을 불렀다. 화살 한 발 맞지 않고 죽은 그였다.

“이게 어찌 된 일이란 말이야!”

하지만 황현은 부장이 소포에 맞아 죽었다는 것을 알 수가 없을 것이다.

“젠장! 망할!”

황현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후퇴하라!”

황현이 어쩔 수 없이 후퇴를 외쳤으나 이미 요동군은 무제와 이의민이 이끌고 온 고려 기마대에 발이 묶여 버렸다.

“젠장!”

“어디를 도망치는 것이냐? 요동의 오랑캐야!”

이의민이 거대한 부월을 휘두르며 황현의 앞을 막았다.

“뭐라? 오랑캐?”

“그래! 금나라 오랑캐에게 머리를 조아린 놈들이니 오랑캐의 개라고 해야겠지.”

“뭐라?”

황현도 분노해 검을 뽑았다.

“내 너희 목을 베어 안주로 쓸 것이다.”

황현이 소리를 질렀다.

“곧 저승으로 갈 놈이 술타령은! 이랴!”

수우웅! 수우우우웅!이의민의 부월이 바람을 일으키며 휘둘러졌다. 쉬웅!그 위용만으로 충분히 적을 제압할 만큼 위력적인 부월이었다. 황현은 날아드는 부월을 피하기 위해 몸을 뒤로 뺐으나 이의민이 진정 노리는 것은 황현의 머리통이 아닌 말의 머리였다.퍼어억!

“이잉!”

황현의 전마가 울부짖으며 바로 쓰러졌다.

“으윽!”

말이 쓰러지니 마상에 탄 황현도 고꾸러지는 것은 당연할 거다.수웅!퍼억!바닥에 떨어졌던 황현이 급히 일어나는 순간 이의민의 부월이 다시 한 번 휘둘러졌고 황현의 머리통은 바스러졌다.

“컥!”

푹!황현은 그대로 부월에 맞아 날아가 쓰러졌다.

“적장이 죽었다!”

이의민은 버럭 소리쳤다. 이미 요동군은 거의 전멸된 상태였다. 하지만 고려군의 피해도 상당했다.소포를 다룰 수 있는 보명 3천을 잃었으니 말이다.

“황제폐하! 괜찮으시옵니까?”

무제가 달려와 내게 물었다.

“아프다.”

“옥체를 상하신 것이옵니까?”

“짐의 가슴이 터질 듯 아프다. 짐의 급함 때문에 죽은 내 병사들 때문에 짐의 심장이 터질 듯 아프단 말이다.”

난 울부짖었다. 나 때문에 3천이 죽었다. 죄 없는 사람들을 흑사병으로 수많을 죽였지만 이리 아프지는 않았다. 그때의 나는 사악한 간웅이었지만 지금의 나는 고려의 황제이니 아팠다.내 울부짖음에 무제가 물끄러미 봤다.

“소장이 다시는 황제폐하께서 아프시지 않게 하겠나이다.”

“아니 짐은 앞으로 항상 이렇게 아플 것이다. 그리고 고려의 영광을 위해 달릴 것이다. 그대가 짐을 도우라!”

“황공하옵니다.”

그때 이의민이 달려왔다.그리고 급히 내 앞에 서서 군례를 올리고 말머리를 돌렸다.

“전형을 정비하라! 적이 공격할 것이다. 전형을 정비하라!”

“예. 군단장 각하!”

이의민은 나로 인해 군단장이 되어 있었다.

그러니 그리 불리는 거다. 하지만 이미 석양은 졌고 피로 물들어진 이 벌판에 어둠이 깔렸다.

두두두! 두두두!다다닥! 다다닥!그때 내 뒤에서 이의민의 군단의 보병들이 이곳으로 달려왔다.

그리고 저 멀리 뒤에 마차가 힘차게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고려대포를 끌고 온 마차가 분명할 거다. 이것으로 전세는 완벽하게 역전되는 순간이다."저 망할 놈들을 모두 쓸어버릴 것이다."바드득!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이제 지옥을 여는 불꽃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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