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508화 (508/620)

< -- 간웅 23권 - 천하를 놓고 펼치는 대전투! -- >"그렇지. 건초야 구하면 되는 것이고 군량이 없다면 말을 잡아먹으면 되는 것이네."

"예?"모든 장군들이 서우치의 말에 기겁했다.기마군단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요동군이다. 그런데 그 기마군단을 호령하던 장군의 입에서 말을 잡아먹겠다는 말이 나오니 놀라는 거였다."우리의 최고의 약점이 뭔 줄 아나?"이 자리에서 그것을 대답할 수 있는 자는 없었다."소장이 말씀 올려도 되겠사옵니까? 총군사령!"서준경이 서우치를 보며 말했다."총군사령? 내가?"

"그렇사옵니다. 군진은 지휘가 있어야 하옵니다. 총군사령이 전사를 하셨으니 서우치 장군께서 총군사령이 되시는 것은 당연한 일이옵니다."서준경의 말에 장군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사옵니다."

"옳은 말이옵니다."

"중요하지 않아. 서장군! 무엇이 문제인가?"서우치가 서준경에게 물었다. 사적으로는 분명 조카이나 서준경도 장군의 반열에 올라 있는 인물이었다."군제가 단일화 되어 있다는 것이옵니다."

"옳다."

"고려군의 입장에서는 하나로 구성된 군대는 상대하기 편하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지?"

"군속들을 보병으로 편입시키고 군속들을 호위하기 위해 온 병졸들 역시 보병으로 편입시키는 것이옵니다. 또한 말을 잃은 자들을 궁병으로 전환하여 궁전대를 만들어야 하옵니다."서준경의 말에 서우치가 고개를 끄덕였다."일리가 있는 말이다."

"단언컨대 고려와 요동은 같은 활을 쓰옵니다."같은 활을 쓴다는 것은 복합궁인 각궁을 쓰는 것을 말한다."그렇지. 요동의 활이 매서운 만큼 고려의 활도 매섭지."

"허나 활이라는 것이 숙련도가 필요하옵니다. 궁전대를 편성하면 밀릴 것이 없사옵니다. 기력을 보나 실력을 보나 최소 50보는 더 멀리 쏠 수 있을 것입니다."

"적보다 50보의 거리를 확보한다?"

"그렇사옵니다. 또한 한 번 패했다고 절대 서둘러서 공격하면 또 다시 패배할 수 있사옵니다."하지만 이들은 모를 것이다.

각궁보다 사거리가 반배나 더 나가는 편전을 고려가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이것이 바로 차이였다. 승리와 패배의 차이일 거다."옳다."

"부족한 건초는 어떻게든 보충하면 되옵니다. 아니면 태왕폐하께 파발을 보내 패전에 대한 것을 알리고 군수품 부대를 조기 파병해 달라고 청하는 것도 방법이옵니다."서준경의 말에 장군들이 모두 인상을 찡그렸다.

아마도 폐전의 책임을 지고 싶지 않은 눈빛이었다."그리 되면 태왕폐하의 진노가 하늘을 찌를 것이옵니다."

"그렇지. 허나 총군사령께서 모든 책임을 지시고 전사를 하셨네. 이제 우리는 오늘을 준비하면 되네."

"지구전을 펼치자는 말입니까?"

"적이 한 것을 우리라고 못 할 것이 없지."

"화공을 생각하십니까?"

"못 할 것도 없지."

"하오나 저희는 공성무기가 없사옵니다."

"말이 그렇다는 거야!"서우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다른 것은?"

"적은 스스로 고립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적절하게 이용을 하면 되옵니다. 또한 2만의 기마대를 우회시켜서 고려를 급히 치게 하는 것이옵니다. 비록 오늘까지 전투에서는 패했지만 그리 한다면 전쟁에서는 이길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럼 곧 고려의 멸망이옵니다."서준경의 말에 모두 다 웅성거리기 시작했다."여기서 총 7만의 기마대와 보병들이 저들을 막고 2만을 우회시켜서 평양성을 친다?"

"공성무기가 없으니 평양성을 공격할 수는 없을 것이옵니다."

"그러면?"

"고려 전토를 쑥대밭으로 만드는 것이옵니다."

"끝장을 보자는 말이군."

"그렇사옵니다.

고려 전토가 불탄다면 저들 역시 보급이 끊어질 것이고 자멸하게 되어 있사옵니다. 후방이 불안하니 싸울 의지가 사라질 것이옵니다."압박을 해서 심리적으로 위축하게 만들자는 거였다."상책은 아니나 또 하책도 아니군."

"그렇사옵니다. 고려의 작은 성들을 공격하여 백성들을 징발하고 화살받이로 쓰고 공성무기를 획득한다면 평양성을 공격할 수도 있을 것이옵니다."

"좋다. 그것이 상책이다."서우치의 허락이 떨어졌다."서준경!"

"예. 총군사령!"

"네가 요동군 2만을 준다. 가서 고려 전토를 불태워라!"

"예. 총군사령!"

"쉼 없이 달려야 할 것이니 전마는 2만 필을 더 이끌고 가라!"서우치의 말에 노든 장군들이 놀라 서우치를 봤다."전마를 그리 배속시키면 이곳에서는 기마대를 운영하기 힘드옵니다."

"13000필의 기마대면 충분하다. 또한 고려군은 철저하게 대 기마전을 준비했다. 기마전으로 싸운다면 백전백패할 것이다. 그러니 서준경에게 배속시키는 것이 옳다."

"그렇기는 하오나,,,,,,,."

"내어 줄 군량은 없다."서우치가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무슨 말인지 알겠사옵니다. 바람처럼 달려라! 고려로 들어가기 전까지는 전마를 잡아 배를 채워야 할 것이다."또 한 번 놀라는 장군들이었다."말을 잡아먹다니요?"

"고려를 가지면 전마 따위가 문제인가?"서우치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알겠사옵니다."

"보란 듯 우회해서 달려야 할 것이다. 그 모습만 봐도 고려군들은 크게 동요할 것이다."숨겨서 고려를 치는 것이 아니라 보는 앞에서 고려로 달려가는 것을 보이겠다는 서우치였다. 그럼 당연히 고려군은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그렇사옵니다. 전쟁은 이제부터 이옵니다."

"옳다. 어디 고려 놈들이 어떻게 나오는지 보자."

"예. 소장은 속히 떠나겠나이다."

서우치에게 군례를 올렸다."고려를 무너트릴 마지막 질주가 될 것이다. 후발해의 존망은 서준경 너에게 달려 있다."

"예. 총군사령!"

"가라!"

"알겠사옵니다."서준경이 돌아섰다.

그 모습을 보고 서우치가 장군들을 봤다."말을 잡고 잔치를 벌일 것이네."

"예?"점점 이해 안 되는 소리만 하고 있는 서우치라는 생각이 드는 장군들이었다."배불리 먹여야 힘이 나서 싸우지 않겠나?"

"하오나 말을 잡으면,,,,,,."

"불에 난 전마가 지천에 깔려 있는데 무슨 걱정인가?"

"그, 그렇기는 하옵니다."

"보르도!"

"예. 총군사령!"

"너는 도망친 전마를 찾아라!"

"명을 따르겠사옵니다."

"이제 군진을 추스를 것이다. 전투에는 패해도 전쟁에서는 질 수 없다.

이번 전쟁을 지는 쪽이 멸망할 거다."고려 군진."하하하! 대승입니다. 아군 병사를 하나도 잃지 않고 적을 후퇴시켰습니다.

역시 맹호는 개를 낳지 않는 법이옵니다. 군단장 각하! 부전자전이옵니다."고려 군진은 조양의 활약에 의해 축제분위기였다.

“조양! 네가 아주 큰일을 했다.”

“송구하옵니다. 소자는 그저 이곳에 계신 장군들의 믿음에 보답했다는 것이 다행스럽기만 하옵니다.”

“하하하! 아니다. 너는 고려의 뛰어난 인재고 동량이다.”

“감사하옵니다. 아버님!”

“승기는 잡았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조충이 조양에게 물었다.

“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에 따라 대비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군단장 각하! 군량은 충분하고 군사들의 사기는 높습니다. 여기 방어진을 펼친 것은 지구전을 하기 위함이지 않사옵니까?”

장군 하나가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 생각을 하시오?”

조충이 담담히 물었다.

“하하하! 아니옵니까? 저들은 고려군의 위용을 보고 간담이 서늘해졌을 겁니다.”

“적을 하찮게 여기는 것이 패배의 지름길이옵니다. 이제 겨우 전투에 한 번 이겼사옵니다. 전투에 백번 이기고도 끝내 승자가 되지 못한 항우가 있사옵니다.”

“하하하! 조양 장군이 초왕 항우도 아는군요. 역시 인재입니다.”

장군들은 너나할 것 없이 조양을 칭찬하기에 바빴다. 아니 조양은 그리 칭찬 받아 마땅할 일을 했다.

“그래! 양아! 너의 말이 옳다. 이제 겨우 전투 한 번을 이긴 거다.”

“그렇사옵니다. 군단장 각하!”

“나의 생각으로는 적이 움직이는 것을 보고 대응하면 패배할 수도 있다.”

조충의 말에 장군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 누가 지금 조 씨 일가의 말을 아니라고 할 수 있겠는가.

“하오시면 다른 생각이라도 있는 것이옵니까? 군단장 각하!”

아무 말도 없이 장군들의 대화를 듣고 있는 젊은 무장이 조심히 물었다. 그의 행색이 남다르다. 또한 신체용모도 다르다.푸른 눈동자를 가졌고 기골이 장대한 거인처럼 보였다. 또한 그의 피부는 핏기 없는 흰빛이었다.

“과묵한 후르초프가 전략 회의에서 말을 할 때가 다 있군.”

조충이 미소를 보였다.

“송구하옵니다. 소장이 끼어들 자리가 아니었사옵니다.”

“하하하! 자네는 겸손한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일 것이네. 할 말이 있으면 해 보시게.”

후르초프 그는 사연이 많은 자였다.후르초프는 조양과 비슷한 연배다.

그의 아비가 15년 전 조충이 속말말갈족 족장 타이모로 있을 때 초원에서 어린 후르초프를 품에 안고 굶어 죽었을 때 초원을 지다던 타이모에게 구해졌다. 그리고 조충의 노예가 됐다.하지만 어디든 능력이 있으면 면천이 되고 혈족으로 받아드려지는 법이고 후르초프는 그렇게 조충의 일가가 됐다.

하여튼 그런 내력이 있는 후르초프였고 그는 아주 멀리 동토에서 태어나고 자란 백색의 전사였다.

“저의 생각으로는 적은 극단적인 방법을 쓸 수도 있을 것 같사옵니다.”

후르초프의 말에 조양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 끄덕임은 동의를 한다는 거였다.

“극단적인 방법?”

“그렇사옵니다. 제가 만약 적장이라면 기마대를 반으로 나눠서 그 반은 보병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반은 보란 듯 고려군에게 보여주며 우회해 고려로 달릴 것입니다. 초토화전술이옵니다.”

“뭐라?”

조충이 인상을 찡그렸다.그것이 가장 걱정스러운 일이었다.

이 방어진은 스스로 고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만약 2만의 요동군이 이 상태에서 압수를 넘는다면 고려는 초토화 될 수도 있었다.

물론 고려에는 명장 이고가 있고 개경공 이의방이 있지만 그들이 군대를 꾸려 진격을 할 때면 이미 고려의 수많은 성들은 불탈 것이고 백성들은 수도 없이 죽은 후일 것이다.

“저의 생각도 그렇습니다.”

“그리 된다면,,,,,,.”

순간 놀라 눈동자가 커지는 조충이었다.

“황제폐하께서 오시고 계신데! 그리 된다면 고려의,,,,,,,.”

“장군! 적이옵니다. 적의 기마군단이 말을 달리옵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다.그 순간 화기애애했던 분위기는 삽시간에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뭐라?”

“적의 대병력이 질주하고 있사옵니다.”

감시 망루의 감시병이 다급하게 소리쳤고 조충은 급히 망루로 뛰었다.

“저, 저것들이,,,,,,,,.”

결코 질주하는 적들은 이 방어진을 공격하기 위함은 아닌 것 같았다.

“위, 위기다!”

조충은 처음으로 말을 더듬었다.

“황제폐하께서 오시고 계시옵니다.”

고려 황제 회생이 이 방어진에서 하루거리에서 달려오고 있었다.

“기마대를 준비하라! 횡제폐하를 보위해야 한다.”

조충은 혼이 나간 듯 소리쳤다.

“아니 되옵니다.”

조양이 아비 조충을 막아섰다.

“뭐가 아니 된다는 것이냐?”

“들판에서 적을 상대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이옵니다. 아버님!”

“저들이 저리 질주를 하면 황제폐하의 군대가 위급해진다. 너는 황제폐하의 위급을 보고도 외면하는 불충한 장수로 이 아비를 만들 참인 것이냐!”

“적은 그것을 노리는 것입니다. 유인책일수도 있사옵니다.”

“아니다. 내가 적장이라도 이리 했을 것이다.”

“이 방어진이 무너지면 곧 고려가 무너지옵니다. 고려에는 천하명장 이고 장군도 계시고 개경에는 맹장 이의방 장군도 계시옵니다.”

“고려가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저리 이동을 했다가는 황제폐하와 만나게 된단 말이다.”

“고려가 무너지는 것 보다는,,,,,,,,.”

짝!조충이 조양의 뺨을 후려쳤다.

“너는 불충한 놈이다.”

“송구하옵니다. 허나 황제폐하께서도 아버님께서 움직이시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 것이옵니다.”

“으음,,,,,,,.”

“지금은 적의 행동에 동요할 때가 아니옵니다.”

“제가 가겠습니다.”

그때 후르초프가 나섰다.

“네가 가다니?”

“제가 황제폐하께 이 위급을 알리겠사옵니다.”

“네가?”

“그렇사옵니다. 제가 꼭 저들보다 먼저 달려가 알리겠나이다.”

후르초프의 말에 조충이 후르초프를 물끄러미 봤다.조충이 조양의 뺨을 후려쳤다.

“너는 불충한 놈이다.”

“송구하옵니다. 허나 황제폐하께서도 아버님께서 움직이시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 것이옵니다.”

이옵니다.”

“으음,,,,,,,.”

“좋다. 너를 보낸다.”

“예. 군단장 각하!”

“적에게 잡혀 죽지 마라!”

“예. 군단장 각하!”

후르초프는 급히 돌아섰다. 그리고 3필의 전마를 챙겼다. 혈혈단신 그는 이 순간 고려 황제 회생을 찾기 위해 이 방어진을 떠났다.

“후르초프만 보내서는 안 된다.”

조충이 멀어지는 후르초프를 봤다.

“황제폐하의 안위다. 그러니 연락기병을 더 보내야 할 것이다.”

고려 황제 회생이 어디서 달려오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충은 오직 회생의 위급만 생각하고 그를 찾으려 했다.

“옳습니다.”

“무장을 하지 않은 별초를 보내라. 조의도 보내라!”

“예. 군단장 각하!”

이렇게 한 번 크게 뒤로 밀린 요동군은 반격을 시작했다.

“황제폐하의 안위다. 그러니 연락기병을 더 보내야 할 것이다.”

고려 황제 회생이 어디서 달려오는지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조충은 오직 회생의 위급만 생각하고 그를 찾으려 했다.

“옳습니다.”

“옳습니다.”

“무장을 하지 않은 별초를 보내라. 조의도 보내라!”

“예. 군단장 각하!”

이렇게 한 번 크게 뒤로 밀린 요동군은 반격을 시작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