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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웅-507화 (507/620)

< -- 간웅 23권 - 천하를 놓고 펼치는 대전투! -- >히이잉!두두두! 두두두!말을 묶어 놓은 목책이 불타서 그런지 말들이 요동을 치다가 목책을 부수고 달려 나왔다."전마들이 도망을 치옵니다."

"젠장!"

"어서 말을 잡아라! 나머지 말도 진정을 시켜라! 서준경은 어디에 있느냐?"

"예. 숙부님!"

"임시 마방으로 가라! 전마를 진정시켜라! 말들이 도망을 치면 전투도 할 수 없다."

"알겠사옵니다."서준경이 급히 돌아섰다."나를 따라와!"

"예. 장군!"그렇게 서준경은 임시 마방으로 달라가 말을 진정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말은 분명 순한 동물이다. 하지만 그 순한 동물이 놀라 요동을 칠 때면 그 어떤 맹수보다 사납고 위험한 존재로 변한다."말을 진정시켜라!"서준경의 말에 병사들이 날뛰는 말로 달려갔다.

히이잉!퍼퍽!"으악!"병사 몇이 날뛰는 말의 발굽에 머리를 맞고 골통이 깨어져 쓰러졌다. 그리고 말발굽에 밟혀 절명했다."망할! 망할!"

"말이 좀처럼,,,,,,."

"닥쳐! 무조건 진정시켜!"서준경은 버럭 소리를 질렀다.쉬우우웅!바람을 가르는 불덩이가 다시 임시 마방에 떨어져 전마를 덮쳤고 그와 동시에 갈기에 불이 붙었다.

히이잉!두두두! 두두두!온몸에 불이 붙은 말이 그 뜨거움을 참지 못하고 날뛰다가 목책을 뛰어 넘고 달렸다."젠장!"말이 질주한다.그 말은 운이 없게도 공손허가 들어가 있는 군막으로 돌진했다."말을 막아라! 몸에 불이 붙은 말을 막아라!"

"저기는 총군사령의 군막이옵니다. 어찌 하옵니까?"그때 그 말을 보고 있던 서우치의 눈동자가 사나워졌다."총군사령은 이미 피했을 것이다."

"예?"

"후퇴를 해라! 이곳에 있다가는 모두 저 꼴이 된다."서우치는 이 순간 내일을 위해 공손허를 포기하고자 했다.

이 피해에 대해 책임질 자는 있어야 하니 말이다. 죽어주면 고마운 일이었다."후, 후퇴라니요?"한 번 크게 싸워보지도 않고 후퇴하라는 말에 멍해지는 무장들이었다."어서 군진을 뒤로 물려라! 어서! 다 죽고 싶은 것이냐?"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다시 불타는 운석과 같은 화염이 하늘에서 떨어졌다."미친놈들!"서우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큰 전투 없이 두 번째 패배를 맞이하는 순간이었다."어서 후퇴를 해라! 어서!"

"전군 후퇴하라!"

"군막을 모두 버리고 후퇴를 해라!"

"예. 부총군사령!"히이잉!그리고 끝내 진로를 막지 않은 불타는 말이 공손허의 군으로 뛰어들었다.'그냥 이 밤에 가시요. 그것이 요동을 위해 옳은 일이니.'서우치는 그렇게 생각하고 급히 돌아섰다.지옥이었다.아수라장이었다.불타는 지옥이고 치욕스러운 패배의 현장이었다."어서 후퇴를 해라!"

"남은 군량을 챙겨서 후퇴를 하라!"정말 아수라장이 분명했다.죽음의 절규!불타는 화마!정신을 차리지 못한 요동군들!싸움다운 싸움 한 번 해 보지 않고 후퇴부터 하게 된 그였다."무, 무섭고 두렵다."서우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렇게 꽤나 많은 피해를 입고 서우치의 요동군은 뒤로 물러났다."이곳은 진창이옵니다."

"이 정도면 화공에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알겠사옵니다."

"경계를 해라! 적의 2차 야습이 분명 있을 것이다."쉬웅!슈슈슈! 슈슈슈!그 순간 정신없이 뒤로 물러났던 요동군을 향해 수백 발의 화살이 날아들었다."적이다."퍼퍼퍽! 퍼퍽!"으악!"

"아악! 눈에,,,,, 컥!"퍽퍽퍽!"망할!"

"적이 어디에 있나?"

"어두워 보이지 않사옵니다."무장들이 두러번 거렸다. 하지만 어둡기에 고려 궁병들을 찾을 수가 없었다."적을 찾아라! 적을!"슈슈슈! 슈슈슈!다시 한 번 화살이 날아들었다. "트악!"퍽퍽!장졸들이 쓰러졌다.

"망할! 방패를 들어라! 화살을 피해라!"이 순간 요동군이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자신들에게 화살이 날아오는 것을 피하는 것뿐이었다.퍼퍼퍽! 툭툭!쿵날아드는 화살에 쓰러지는 요동군들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저쪽이다."한참을 당한 후에 그제야 화살이 날아드는 곳을 찾아낸 요동군이었다."따라 와라!"독기만 남아서인지 요둥군 무장이 소리쳤고 칼을 뽑아든 장졸들이 달려 나갔다.

뿌우우웅~ 뿌우우웅!그때 요란한 뿔나팔 소리가 울렸다. 그 순간 날아드는 화살이 멈췄다.

순간 정적이 감돌았고 오직 이 지금 신음소리를 토해 내는 요동군들의 목소리만 메아리쳤다."적이 없습니다."

"망할 놈들!"

"퇴각을 한 것 같습니다."

"승기를 잡았는데 퇴각을 했다고?"서우치는 보고를 받고 인상을 찡그렸다."지금 우리가 어떤 적과 싸우고 있는 건가!"절망에 가까운 뇌까림이었다. 서우치는 온몸을 부르르 떨며 두려움에 전율했다.

뿌우우웅~ 뿌우우웅~"어찌 퇴각 명령을 내리시는 겁니까?"조양의 부장이 망루 위에 올라 있는 조양에게 소리치며 물었다."지금은 전과를 확대할 때가 아니다."

"하오나 승기를 잡았사옵니다. 이대로 밀어붙이면,,,,,,,."

"큰 피해를 입혔지. 하지만 완벽하게 무너트릴 수 있는 전과가 아니다."

"알겠사옵니다. 하여튼 이번 공격으로 요동 촌놈들은 간담이 서늘해졌을 겁니다. 참모장님의 형님께서도 대단하셨는데 참모장님은 더 대단하신 것 같사옵니다."

"형만 한 아우는 없지."조양은 자신의 형이 떠올라 인상을 찡그렸다."이 상태로 가면 요동 놈들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과연 그럴까?"

"내일이면 달라질 것이다. 놈들은 독기가 오를 거다. 사기는 땅에 떨어졌지만 분명 독기가 바짝 올랐을 거야!"

"그래도,,,,,,."

"내일부터가 진짜 전투지. 요동기마군단의 진면목을 보게 될 거다. 나는 그게 두렵다."고려군의 피해는 없었다.

요동군 수천을 죽이고 또 수천의 전마를 불태우고 도망치게 하고 또 군막을 태우고 군량을 태운 승장인 조양의 입에서 두렵다는 말이 흘렀다.그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그의 부관이었다."푹 쉬어라! 오늘은 더 이상의 전투는 없을 것이다."조양은 그렇게 말하고 지휘 망루에서 내려왔고 그때 후방에서 300여기 정도의 전마가 달려 들어왔다.

"장군!"

"수고하셨소."

"어찌 그리 신묘하십니까? 하하하!"궁수를 이끌고 나간 무장이 조양을 보며 그의 계략에 놀라움을 금하지 못했다."무엇이 말이요?"

"어찌 적이 그 쪽으로 올 줄 아신 겁니까?"

"가장 급히 물러날 곳은 뒤지요. 그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이니 계책이라고 할 것도 없소이다.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대단하십니다."

"적들이 죽어 나가떨어지는 것을 보니 속이 시원하옵니다."

"그래 내 말한 대로 편전을 쓰지 않았겠지요?"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편전대 장군이 조양의 눈치를 봤다."썼다는 겁니까?"

"많이는 아니나 쓴 자들이 있소이다."

"이런 젠장!"조양이 인상을 찡그렸다."허나 편전을 줍는다고 해도 적이 쓰지 못하니 걱정할 것이 없소이다."편전의 장점은 적이 주워 쏘지 못한다는 거다. 통아가 없이는 절대 쏠 수 없는 것이 편전이니 말이다.

후방으로 퇴각한 요동군 군진.어둠은 두려움을 불러오지만 밝음은 참혹함을 들어낸다. 지평선 저 멀리 동녘에 해가 뜨고 새벽이라는 죽음의 그림자가 밀려날 때 요동군진의 참혹한 그 모습이 들어났다.

무엇으로 말을 해도 이 순간이 이해가 되지 않는 요동군 수뇌부였다.서우치가 앉아 있는 곳에는 군막 하나 제대로 쳐져 있지 않았다.

아니 군막을 칠 여력도 없었다.이곳에 모든 요동군 장군들이 모였다. 그리고 모두 서우치의 눈치만 살폈다.

오직 이 자리에 공손허의 모습만 보이지 않았다. 지난 밤 공손허의 군막으로 달려든 불타는 전마에 밟혀 죽은 것이 분명할 거다.

아니 서우치는 그래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참혹하군!"서우치는 고개를 떨어뜨리고 패잔병의 모습을 하고 있는 요동군을 봤다.서우치의 넋두리 같은 혼잣말에 누구 하나 대답하는 장군들은 없었다.

요동 최정예 부대가 싸움다운 싸움 한 번 해 보지 못하고 이렇게 깨진 것이다. 그것이 더 비참한 그들이었다."피해 상황을 보고하시게."총군사령인 공손허의 모습이 보이지 않으니 이곳을 지휘하는 것은 서우치여야 했다."급히 파악한 것이라 정확한 것은 아니옵니다."

"보고 해!"서우치는 짜증스럽게 말했다."예. 부총군사령! 우선은 병력의 피해가 3천니옵니다. 죽거나 다친 자가 도합 그렇사옵니다."지옥을 방불케 했던 그 화공에도 병력의 피해는 그리 크지 않았다.

아니 적이 한 놈도 죽지 않았으니 엄청난 피해일 거다."그리고?"서우치는 애써 담담하려고 노력했다."잃은 전마의 수가 7천이옵니다."

"으음,,,,,,,."기마대에게 기수보다 중요한 것이 전마다. 6만의 기마대에게 7천의 전마를 잃었다는 것은 엄청난 타격이 분명할 것이고 그것은 사기가 땅에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했다."말을 잃은 기수들은 보병으로 전환한다."

"예. 부총사령!"

"군량은?"

"불탄 군량미가 반이 넘고,,,,,,,."보고를 하는 무장이 서우치의 눈치를 봤다."그냥 보고 해! 눈치를 본다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다."서우치는 애써 냉철해지고 싶었다. 자신마저도 분노한다면 이 엄청난 상황을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았다."예. 부총군사령! 불탄 화살이 30만대이옵니다. 건초는 8할이 불탔사옵니다."

"전투 한 번 제대로 치루지 않고 너무 많은 피해를 입었군."

"그렇사옵니다. 부총관사령! 그리고 공손허 총군사령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공손허 장군께서?"

"그렇사옵니다. 지난밤에 화공에 유명을 달리 하신 것 같사옵니다. 정찰병들에게 시신을 수습하라고 명을 내렸사옵니다."두두두! 두두두!그때 한 무리의 전마들이 비통함을 발굽에 달고 달려왔다."워워워!"풀썩!기수들이 마상에서 뛰어내려 서우치에게 무릎을 꿇었다."어찌 되었나?"

"비, 비통하게,,, 총군사령께서,,,,,,."서우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전사 하신 건가?"

"그, 그렇사옵니다. 참으로 참혹한 몰골이셨습니다."정찰기병의 보고에 서우치는 고개를 끄덕였다.'다행이군! 책임을 지실 분이 가셨으니.'서우치는 그렇게 생각을 하며 마상에 짐처럼 묶여 있는 시체를 봤다.

"으음,,,,,,,."머리가 으스러진 것이 참혹했고 또 불탄 시체이기에 악취가 진동하고 있었다."이 시신이 총군사령이신가?"

"그, 그렇사옵니다. 부총군사령!"

"참혹하군."

"이제 어떻게 하옵니까?"장군 하나가 서우치에게 물었다."우리는 승리만 생각을 하고 남진만 했소. 그에 반해 무시했던 고려는 철저하게 이곳에서 준비를 했고."서우치의 말에 누구 하나 대답하는 자가 없었다.사실 고려가 이렇게 위협적으로 준비하고 공격할 줄은 그 누구도 몰랐다.

지금까지 자신들이 알고 있는 고려는 금에게 머리를 조아리고 자신들도 무시하던 송에게도 눈치를 보던 나약한 고려였다. 하지만 자신들이 상대한 고려는 이 세상 그 어떤 군대보다 강성한 군대였다.

그것이 믿어지지 않고 받아드려지지 않는 요동의 장군들이었다.

"허나 이것이 끝이야!"

"계책이 있사옵니까?"

"우리에게는 이제 시간이 없지."

"그렇사옵니다. 다급하옵니다. 군량이 바닥이 났고 건초가 없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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