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2권 -- >10. 요동으로의 진격 그리고 백화!광활한 벌판.고려 3군단은 거대한 용처럼 웅장하게 해군을 이어가고 있었다. 긴장이 없기 때문일까? 행군 중에 이야기를 주고 받는 병사들도 꽤 있었고 주변을 살피며 이동하는 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을 보고하기 위해 500의 조의들이 용처럼 웅장하게 승천하는 듯 행군하는 3군단을 멀리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며 주변의 위험을 살피고 있었다."군기가 많이 약해 졌사옵니다. 아버님! 지금은 북진 중이옵니다.
매일 술판에 잔치에 이건 아닌 것 같사옵니다."백마를 타고 있는 조충의 옆에 그의 차남이 말했다."긴장감이 없기 때문이겠지."조충도 인상을 찡그렸다. 하지만 활의 시위를 항상 당겨 둘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사옵니다. 군기를 엄히 하셔야 하옵니다.”
“곧 그리 될 것이다.”
"지금 요동으로 진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것을 병사들이 모를 리가 없습니다. 사냥을 나가는 것이 아닙니다. 요동은 분명 대비를 할 것이옵니다. 급습을 당할 수도 있사옵니다."
"암! 모르지는 않지. 하지만 병사들은 무지한 존재다. 충분한 휴식과 충분힌 군량이 꼭 높은 군기를 세우는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당분간 급습은 없을 것이다. 안심 해도 될 것이다."
“적의 급습을 대비하지 않으신단 말씀이시옵니까?”
“이 아비가 그리 무능한 무장 같아 보이느냐?”
“송구하옵니다.”
“500의 조의들이 네가 좋아하는 군기를 바짝 세우고 정찰을 하고 있으니 멍청이처럼 그냥 당하는 경우는 없을 거다.”
"예. 알겠습니다. 그런데 저희들이 정말 요동으로 진격을 하는 것 맞사옵니까?"
"왜 너도 의심이 되느냐? 대군이 함부로 움직이는 경우는 절대 없다."
"이미 압수를 꽤 많이 벗어났사옵니다. 사실 북변도를 손에 넣을 때도 이상했사옵니다. 금에서 아니 요동에서 가만히 있지 않고 크게 따져 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조용했습니다. 소자는 금의 요동 군단과 일전이라도 치러야 할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겁이 나더냐?"
"예 당연히 겁이 났습니다. 제 병사들이 죽을 까봐 겁이 나옵니다."겁이 난다고 말한 조충의 차남의 눈빛은 요동의 기마군단이 남진을 하면 일전을 불사르겠다는 그런 눈빛이었다. 겁이 나지만 비겁하게 도망치지는 않겠다는 그런 눈빛이 바로 저런 눈빛일 거다.
“이 아비는 맹장에 불과했지만 너는 덕장이 될 것이다. 또한 지략을 겸비한 고려의 무장으로 거듭날 것이다. 그럴 것이야! 하하하!”
“과찬이시옵니다.”
"요동에는 지금 역병이 돌고 있다."
"역병이라고 하셨습니까?"조충의 차님이 놀라 되물었다."그래. 역병이야! 천우신조라고 할 것이다. 고려의 신령들이 고려를 돕고 태자마마를 보우하시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그 기마군단들의 남진은 없었던 거다."물론 조충은 왜 요동에 갑자기 천벌이라고까지 말하는 역병이 돌고 있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자신과 고려 태자 회생이 한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무덤까지 가지고 갈 비밀이고 그 비밀이 누설된다면 자신이 모두 책임져야 하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것이 신하이니 말이다.
충선은 임금을 옳은 길로 이끌지만 총신은 임금을 욕보이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조충이었다. 그런 면에서 조충은 충신이며 총신일 것이다.
엄청난 비밀을 공유하는 총신 말이다."허면 지금 행군이 이렇게 늦은 것은?"
"우리가 요동기마군단의 목을 베나 역병에 죽는 것이나 다를 것이 없다.
그래서 그런 것이다. 나도 내 병사가 죽는 것이 무섭다."
"그렇게 심각하옵니까? 밀려오는 적을 막지도 못할 정도로 말이옵니까? 그게 사실이라면 천우신조가 아니옵니까?"
“백성이 많이 죽겠지.”
조충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역병으로 죽어가는 백성은 모두 자신이 죽이는 것이니 말이다. 적의 목을 베는 것에는 가차 없는 그였다. 하지만 누구의 백성이든 힘없는 백성이 계략에 의해 또 그 엄청난 일에 의해 죽는다는 것은 자신의 죄라고 생각이 드는 조충이었다.
“굶주린 요동의 백성들이 가엽기는 하나 이것은 하늘이 내리신 기회입니다.”
"그래. 요동 최고의 위기라면 위기일 것이다."
"허나 역병이 가라앉게 되면 저들은 군을 정비하여 막으려 할 것입니다."
"싸워야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전투는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강할 것이다.
그래 거의 쓰러져가는 요동의 기마군단이라고 해도 우리가 상대하기 참으로 버거울 것이다. 역병이 아니었다면 꿈도 꾸지 못할 일이지만 말이다."그때 행군행렬의 후방에서 급히 말을 달려오는 몇 기의 기마의 모습을 보고 후방을 호위하던 무장이 그것을 조충에게 보고하기 위해 달려왔다."지사님!"조충은 북변도 지사다. 그리고 3군단의 군단장이기며 총사령관이었다."왜 그러느냐?"
"후방에서 몇 기의 기마가 빠르게 달려오고 있사옵니다."
"몇 기의 기마?"
"그렇사옵니다. 적은 아닌 듯 하옵니다."
"고려에서 보낸 파발인 모양이구나!"조충은 적이 아니라는 말을 듣고 인상을 찡그렸다. 두두두! 두두두! 비키시오. 황제폐하의 칙령이오."말의 발굽 소리가 점점 소나기처럼 크게 들리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 연락기병의 목소리는 다급함이 담겨 있는 듯 들렸다.
두두두! 두두두!"워워워!"연락 기병이 은빛 투구와 갑주를 입고 근엄하게 이동하고 있는 조충을 보자 말을 세웠다."기별초 조장이 고려 3군단 군단장 각하를 뵈옵니다."
"각하? 3군단 군단장? 내가?"
"그렇사옵니다. 북진의 대업을 추진하시는 중에 황제폐하께서 군제를 개편하셨사옵니다."
"북변도 지사에 왕자의 명예까지 그리고 이제는 3군단장이라? 이 몸이 바짝 엎드리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황공하옵니다. 태자마마!"조충은 회생이 있는 고려 쪽 하늘을 보며 중얼거렸다. 하지만 자신의 부친을 말을 듣고 조충은 자신도 모르게 아비가 한 말을 곱씹으며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지 알 것 같았다.
"태자마마가 아니시옵니다."
"뭐라?"
"황제폐하이시옵니다. 태자마마께서는 태상황폐하로부터 황위를 선위 받으셨사옵니다. 이제 고려의 황제이시옵니다."
"고려에도 큰 바람이 불었구나. 이 요동에 광풍이 불기도 전에."
"그렇사옵니다."
"그런데 무슨 일이냐? 그 사실을 알리려고 이리 급하게 달려온 것은 아닐 것 같은데?"사실 조충은 이 기별초 조장이 달려올 때부터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황제폐하께서 북진을 멈추라,,,,,,."
"뭐라? 북진을 멈추라니?"조충은 자신의 귀를 의심하며 기별초조장의 말을 잘랐다.
어떤 일이 있어도 북진을 하라고 거듭 강조한 회생이었다. 또한 절대 멈추지 말라고 명을 내린 상태였다. 그런데 지금 북진을 멈추라는 명이 내려왔다. 그것은 큰 변화가 생긴 것이 분명했다.
그게 아니라면 북진하는 3군단에게 큰 위험이 닥쳤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을 조충은 직감했다."회군하라는 것이냐? 태자, 아니 황제폐하께서는 그 어떤 명령도 거부하고 진격하라고 하셨다. 고려의 숙원이며 고토의 회복을 위해 굳건히 북진하라고 하셨다."
"아니옵니다. 회군하라는 명이 아니라,,,,,,."
"그럼 무엇이냐?"
"현재의 자리에서 옥쇄를 각오하고 적을 맞이하여 싸우라 하셨사옵니다."
"옥, 옥쇄를 각오하고?"옥쇄라는 말에 조충의 차남도 표정이 굳어졌다."그렇사옵니다. 자세한 것은 이 안에 있사옵니다."기별초 조장이 품에서 황제가 된 회생의 밀지를 내밀었다.그리고 그 밀지를 받아들고 읽어 내려가던 조충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 또 인상을 찡그리기를 반복했다.
“황제폐하의 명이시라면 소장 여기서 못 죽을 이유 없사옵니다. 예. 전원 옥쇄를 하겠나이다.”
그 말과 함께 조충이 말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그의 차남과 기별초 조장도 말에서 뛰어내려 조충을 봤다."무슨 일이옵니까? 아버님!"
"이 자리에서 모두 행군을 멈춘다."
"예?"
"왜 갑자기 행군을 멈춘다는 것이옵니까?
이곳은 허허벌판이옵니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허허 벌판이기는 하나 앞에 둔덕이 있고 또 야산이 꽤 된다. 그리고 길게 늘어진 강도 있구나. 여기만큼 기마군단을 상대하기 좋은 곳도 없을 것이다."조충의 말에 조충의 차남과 부장들이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행군을 멈추라고 해라!"
"아버님?"
"부장!"
"예. 장군!"
"이제는 내가 3군단장이다. 이곳에서 살아남는다면 말이다."
"송구하옵니다. 3군단장 각하!"
"이 자리에서 적을 맞이할 것이다. 요동의 기마군단이 끝내 남진을 시작했다."조충의 말에 그 이야기를 들은 차남과 무장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어서 무엇을 하느냐? 적을 맞이하려면 준비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
"예. 군단장 각하!"
"조의들에게도 연락을 해라. 모두 이곳으로 모이라고 해.:"알겠사옵니다."부장이 짧게 대답하고 앞으로 말을 몰며 소리쳤다."행군을 멈춘다. 모두 행군을 멈춘다. 군을 정비하라. 이곳에서 숙영을 할 것이다. 각 제대의 장수들은 모두 지휘군막으로 모여라!"
"벌써 행군이 끝난 거야?"병사들은 반나절도 되지 않아 진격을 멈춘 것을 보고 그저 웃기만 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고 그저 오늘은 더 걷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좋아 킥킥거렸다."왜 웃는 것이냐?"
"예?"
"군기가 없구나?"부장이 킥킥거리고 웃던 병사를 노려보며 소리쳤다."송구하옵니다. 그저 저희는,,,,,,."
"한 번만 더 그런 군기 없는 모습을 보였다가는 목을 벨 것이다."부장의 말에 병사가 순간 놀라 목을 움츠렸다. 조금 전까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였다. "예. 나리! 알겠사옵니다."
"쉬어라! 쉴 수 있을 때 쉬어라."
"예?"병사의 되물음에 부장은 인상을 찡그렸다."그런 것이 있다. 전장에 왔으면 전투를 해야지."그리고 바로 조충의 명을 수행하기 위해 전방으로 급히 말을 달렸고 그 옆으로 다섯 기의 기병이 따랐다.
조의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달려 나가는 걸 거다.요동성 북단 벌판.공손허가 이끄는 6만의 기마 군단도 쉼 없이 남진하고 있었다.
그들의 남진은 거친 푹풍 같았다.바짝 마른 벌판에 거센 폭풍우가 처음 몰아칠 때면 그 폭우에 흙먼지가 사방으로 날린다.
그 만큼 거침없이 남진하고 있는 그들이었다."워워워! 워워워!"공손허가 천천히 말을 세웠다."말을 잠시 쉬게 하라."쉬지 않고 반나절을 달려온 그들이었다. 말도 지쳤고 사람도 지쳤다."예. 장군!"바르도가 짧게 대답하며 급히 말에서 내려 공손허의 말고삐를 잡았고 공손허는 그런 보르도를 보며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말에서 내렸다.
그와 동시에 병사 둘이 접이식 탁자와 의자를 가지고 와 놨다."앉으시지요. 장군!"
"별 것을 다 준비했구나! 보르도."
"감사하옵니다."칭찬으로 들리느냐?"
"예?"
"괜히 무게만 들린 거다. 전마는 겨우 한줌의 건초로 여기까지 달려왔다. 전마가 지치면 기마대는 끝이다."공손허의 말에 보르도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송구하옵니다. 소장이 어리석었사옵니다.”
“소장? 네가 무장이더냐? 넌 인간백정이 아니더냐?”
그 말에 보르도가 공손허를 노려봤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자신의 처지를 알고 있는지 바로 담담한 얼굴로 변했다."물이옵니다."
"고맙군. 이건 고마워."공손허가 물을 마시고 나서 주변을 살폈다."여기 앉아 보니 저 지평선 끝가지 다 보이는구나!"
"그렇사옵니다. 둔지가 없고 언덕이 없어서 다 보이옵니다."
"그래. 그럼 어디쯤 왔을까?"
"예?"
"고려 괴뢰군들이 어디쯤 왔을까?"
"정찰병들을 보냈으니 곧 연락이 올 것이옵니다."
"정찰병의 수를 3배로 늘려라!"
"3배로 말이옵니까?"
“요동 벌판은 넓다. 우리가 놈들을 놓치면 그들은 요동성으로 진격해 공격할 것이다. 또한 우리도 평양성을 공격할 것이다. 누가 더 오래 견뎌낼 것 같나?”
“그거야,,,,,,.”
“고려의 평양성이겠지.”
공손허는 인상을 찡그렸다.
“,,,,,,.”
"놈들부터 전멸시키고 남진을 해야 한다. 고려 놈들은 아주 독한 놈들이다. 쉽게 점령할 수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후방에서 공격당하지 않게 모두 척살하고 고려로 진격할 것이다."
"알겠사옵니다. 하지만 그 겁쟁이들을 너무 크게 보시는 것은 아니옵니까?"보르도의 말에 공손허가 보르도를 노려봤다."보르도."
"예. 장군!"
"네가 고려 촌을 공격할 때 어떠하더냐?"
"무엇이 말이옵니까?"
"그 자들이 어떻게 하더냐고 물었다."
"부질없이 괭이와 농기구를 들고 덤벼들었습니다. 가소로운 것들이었습니다."
"그 많은 병력이 창검을 들고 달려드는데 겨우 농기구를 들고 덤벼들었단 말이지."
"그렇사옵니다."
"그런 것들이 있었더냐? 다른 것들은 도망치기 급급하지 않더냐? 자식을 버리고 계집을 버리고 목숨 하나 연명하기 위해 도망치는 것이 전부가 아니더냐?"
"그, 그렇습니다."
"그게 고려 잡것들이다. 절대 그냥 당하는 놈들이 아니다."
"알겠사옵니다."
"다행이 놈들은 우리가 남진을 하는 것을 모르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먼저 찾아서 놈들을 포위해서 다 죽여야 한다. 그리고 고려로 남진할 것이다."
"알겠사옵니다. 정찰병들의 수를 3배로 늘리겠사옵니다."
"그래. 만약 놈들이 눈치를 채면 일이 귀찮아 진다."공손허는 조충의 6만 병력과 싸워서 진다는 생각 따위는 하지 않고 있었다. 아니 질 수가 없는 상대였다.
6만의 기마군단이 6만의 보병 위주의 군대와 싸워서 졌다는 전례를 듣도 보도 못했으니 말이다."다 쓸어버린다. 다! 고려 것들은 다 쓰러버리고 대발해의 건국의 일등 공신이 될 것이다."
"다 모이셨소?"조충이 군막에 모인 장수들과 조의들의 수장을 보며 물었다."그렇사옵니다. 지사!"
"난 이제 황제 폐하의 명을 받아 고려 3군단장이 되었소."
"감축 드리옵니다."
"감축 드릴 일만은 아니지. 부장들에게 들은 것처럼 요동에서 끝내 남진을 시작했소."
"으음,,,,,,."이미 들은 이야기지만 다시 듣게 된 장군들과 조의수장은 인상을 찡그렸다."이제 어찌 하면 됩니까?"
"이곳에서 6만 열사들은 옥쇄를 할 것이네."조충은 열사라 했고 또 옥쇄라 했다. 그 말에 더욱 표정이 굳어지는 장군들이었다.
"옥쇄라 하셨습니까?"
"태자마마께서 본진을 이끌고 오실 때까지 이곳에서 적의 남진을 막아낼 것이네. 모두 방어 준비를 하시게."이 자리에 모인 장군들은 굳어진 표정 속에서도 이곳에서 적을 맞이하겠다는 의지를 불태우는 것 같다. 자신들이 힘없이 무너지면 그다음이 고려 북변도이고 그 다음이 서경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들이었다."적의 주력은 기마군단입니다."
"옳다."
"지금까지 대 기마전술을 많이 연구했사옵니다. 또 훈련도 했습니다. 싸워서 마냥 당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첫 시작부터는 4년이옵니다. 오랑캐라고 손가락질을 받을 때부터 갑산에서 그리 훈련했사옵니다."부장의 말에 조충은 속말말갈족을 이끌고 고려도 아니고 황족도 아닌 회생에게 귀부했던 날부터 그 모진 훈련까지 그리고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부귀영화를 누릴 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그리고 제일 마지막 순간 혹독한 겨울에 먹을 것이 없어 늑대의 죽이고 살을 베어내던 그 오랑캐의 날들이 떠올랐다.
이제는 그렇게 살 수는 없었다.
그래서 여기서 죽으라면 죽어야 하는 조충이었다.고려 황제 회생은 자신이 여기서 죽으라고 북변도 지사에 허울뿐이지만 왕자의 작위까지 내린 거였다.
여기서 죽으라고 말이다."맞다. 우리 갑산군 아니 3군단은 요동의 기마군단을 적으로 여기고 훈련을 해 왔다. 그러니 무서울 것이 없다.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이 무엇이냐?"조충이 자신의 차남을 봤다.
“이 벌판을 모두 태워버리는 것이옵니다.”
“옳다.”
"또 무겁게 가지고 온 마름을 깔고 목책을 세우겠습니다. 함정을 파고 대비를 하겠습니다."
"쉽게 당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 바로 소장은 석포를 조립하겠나이다."석포부대 지휘관이 말했다."그래. 달려드는 불나방을 모두 쓰러버리는 거다."
"그렇사옵니다. 군단장 각하!"장군들이 모두 자신감을 보였다."가장 중요한 것은 조의 그대들이 얼마나 빨리 놈들을 찾아내느냐에 달렸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건초도 없이 진격을 해 올 수 있습니까?"장군 하나가 물었다.
"초가를 헐었다고 하네."
"망할 놈들 아주 발악을 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