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2권 -- >포술 장군의 명령 아래 고려 대포 포병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저 정도로 움직일 수 있는 것은 고려대포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모형 고려대포를 만들어 사격술 예비훈련을 피나게 했기 때문이었다.
‘그럭저럭 모양은 내는군.’내게 시범 사격을 보이기 전에 사격을 해 봤을 거다. 하지만 전 포병들이 모두 사격을 해 본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연습만 한 것이다.
사실 대포라는 것이 11세기부터 사용됐다. 그 시기의 대포는 말이 대포지 크게 적에게 위협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또한 포탄 속에 화약을 넣어 탄착하여 폭발을 유도하여 유탄을 형성하는 포탄은 중원에서 12세기부터 사용을 했다.
하지만 전장에서는 널리 쓰이지 못했다.이유는 간단하다.
장전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사거리가 짧기에 적의 기마병들에게 발각이 되면 몰살을 당하기 때문이다.또한 그 파괴력도 엉망이었다. 그렇게 육상 전투에서는 대포는 있지만 사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해상에서는 대포가 적극적으로 사용됐다.
원거리 전투를 원칙으로 하기에 그럴 것이다.최초로 함포가 사용된 것은 레판토 해전일 거다.
그 해전에서 사용된 함포는 아주 단순한 것으로 포탄으로 쓰이는 쇳덩어리로 함선을 격침시킨다는 용도는 절대 아니었다.아주 드문 확률로 범선의 돛대를 부러트리거나 돛에 구멍을 내게 만들었다. 그리고 정말 하늘이 돕는다면 그 대포에 맞아 죽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니 정밀도와 파괴력에서는 아주 떨어지는 무기인 거다.‘대포를 내가 처음 만든 것은 아니지.’하지만 내가 만든 이 고려 대포는 다른 대포와는 다르다.
파괴력에서 차이가 있다.내가 만든 대포와 포탄은 그냥 쇳덩어리가 아니다.
특히 포탄은 여러 종류로 만들어 각각의 전투에 활용할 수 있게 했다.특히 적열 탄은 그 화력이 엄청날 거다.
최초의 적열 탄은 쇳덩어리를 불에 달궈서 포탄을 뜨겁게 만들어 발사하는 포탄이다. 주로 바다 위에 떠 있는 함선을 불태울 때 사용했던 탄이다.
하지만 내가 만든 적열 탄은 그것을 뛰어 넘었다. 한마디로 현대의 81미리 고폭탄과 같은 성격으로 만들었다.
포탄 안에 상당량의 화약을 넣고 또 그 화약과 함께 아주 작은 쇠구슬을 넣었다.다시 말해 하늘에서 떨어지는 수류탄인 거다.
작은 쇠구슬은 하늘에서 터져 사방으로 비산하게 될 것이다. 그것에 맞는다면 죽거나 다치게 될 것이다.
인마살상용으로 그만인 거다. 그 다음이 그냥 화약만 넣어서 폭발하게 만든 탄환이다.
이것은 넓은 지역을 불태우거나 폭발시킬 때 쓰기 위해 만든 거다. 그런데 왜 대포가 이 시대에 활용되지 못 했을까?그것은 비용의 문제일 거다.나처럼 대포의 엄청난 위력을 인지한 존재가 없다면 대포는 그저 재물을 잡아먹는 쇳덩이에 불과하니 말이다.
보통 대포는 주조로 거푸집을 부어 만든다.우선 포신의 겉모양을 형성하는 바깥쪽 거푸집과 내부의 포강 부분을 형성할 안쪽 거푸집 등 두개가 필요하고 바깥쪽 거푸집 안에 안쪽 거푸집을 넣은 뒤 그 틈새에 쇳물을 부어 완성한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많다.
일단 거푸집 두개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안쪽 거푸집을 바깥쪽 거푸집 중심에 정확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그것이 무척이나 어렵다. 그것이 잘못 되면 대포의 영점이 맞지 않는다. 또한 포강의 지름이 작아진다.
그게 내가 알고 있는 짧은 이론이다. 그리고 무게 때문에 대포의 사용이 퇴보되었을 거다. 내가 만든 고려 대포도 그 무게가 2000킬로그램 정도가 된다.
길이가 4미터에 육박한다. 또한 포탄의 무게도 상당하다.
최소 10킬로그램 이상이다. 그러니 이동 자체가 어려운 거다. 그런 약점이 있어서 대포는 널리 사용되지 않았다.하지만 난 그 약점을 4두전차로 보안했다.
“전포 사격 준비 끝!”
웅장함을 볼 차례다.
“쏴라!”
내가 명령을 내렸고 포병 장군이 다시 돌아섰다.
“전포 사격!”
그 순간 횃불을 들고 있던 포병들이 일제히 심지에 불을 붙였다. 저 심지가 타 타면 포탄이 발사될 거다.
대포 후두부에는 제일 먼저 5킬로그램의 화약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 화약을 포신봉으로 꽉꽉 쑤셔 넣고 그 안에 대포의 구경과 똑같은 나무 원통을 넣는다. 그리고 화약이 들어 있는 포탄을 넣고 다시 포신봉으로 쑤신다. 그 상태에서 심지에 불을 붙이면 그 심지 때문에 화약이 폭발하고 그 폭발력에 의해 포탄이 날아가는 거다.
지지직! 지지직!짧은 순간이지만 심지가 타는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다. 그리고 어디선가 적막한 이 순간에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 마른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지지직! 지지직!쾅! 콰콰쾅!드디어 대지를 흔드는 엄청난 포성이 울렸다. 그리고 일제히 100발의 포탄이 날았다.
드디어 내 웅지가 날아가고 있다.
“날았다.”
난 나도 모르게 입술을 꼭 깨물었다. 이제 낙하지점만 보면 된다. 이 넓은 평지에서 사격을 하는 것은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를 보기 위함이다.콰콰쾅! 콰콰쾅!대지를 흔드는 폭발소리가 들렸다. 아주 미세한 연기도 피어올랐다. 여기서 보이는 저 미세한 연기는 포탄이 떨어진 곳에서는 지옥을 만들어냈을 거다.
“성공이군!”
수십 개의 먼지가 피어올랐다. 포병 장군의 입가에도 미소가 피었다. 아마 잔뜩 긴장을 한 것이 분명했다.
“감축 드리옵니다. 태자마마!”
정도전이 내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그대와 북천의 공이 크다.”
“모두가 태자마마의 큰 은혜이십니다. 막히는 부분을 항상 태자마마께서 풀어주셨으니 태자마마께서 만드신 겁니다.”
“위력은 어떤가?”
“사선 위력 시험을 확인해 본 결과 포탄이 떨어진 곳에는 살아남은 돼지들이 없었사옵니다. 미리 묶어 놓은 500두의 돼지들이 모두 불에 타 죽고 산산히 찢어져 죽었사옵니다.”
살상반경도 꽤나 넓다는 거다.
“되었다. 이젠 된 것이다.”
내 표정이 환해졌다. 이제 난 누구도 무서워 할 것이 없다. 내 최종의 적은 징기즈칸이다. 이제 그 꼬맹이 따위는 걱정할 것도 없는 거다. '경대승은 어찌 되었을까?'난 징기즈칸을 운명을 바꾸기 위해 또 경대승을 내 손으로 죽이지 않기 위해 그를 초원으로 보냈다. 그가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궁금했다.
“그렇사옵니다.”
“그리고 태자마마!”
북천이 나를 봤다.
“무엇인가? 내무부 장관!”
북천은 염신약이 물러나면서 자연스럽게 내무부 장관이 되었다. 이 고려의 내정을 책임지는 존재가 된 것이다.
“이것을 한 번 봐주십시오.”
북천이 조심스럽게 내게 꽤 크고 긴 나무상자를 열어 보였다.
“그, 그건!”
놀라운 순간이다. 지금 북천이 연 긴 나무상자 안에 들어가 있는 것은 개인용 컬버린이다.이 컬버린이라는 것은 개인용 화기다. 16세기에 사용된 머스캣 소총의 조상 정도쯤 되는 화포다.
“이것이 뭔가?”
난 저것이 컬버린 형태라는 것을 알면서도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물었다.
“대포를 작게 만들어 봤습니다.”
이제 고려에는 부분적인 소총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개인용 컬버린은 화약 투입구를 제외한 한 쪽이 닫혀있는 활강식 총신의 형태로 되어 있다. 또한 총신은 목재를 이용해 받침대를 만들어 고정해 놨다.
북천이 만든 것도 그런 형태였다. 화약과 발사체, 그리고 심지를 통해 장전되고 발사되었다.
북천이 만든 총신의 끝에도 심지가 있다. 역시 뛰어난 능력을 가진 북천인 거다.
“이것도 대포인가?”
알면서 모른 척 하기도 힘들다.
“그렇사옵니다. 개인이 들고 다닐 수 있고 조준을 할 수 있사옵니다.”
“사거리는 어떻게 되지?”
“보시겠사옵니까?”
이 시범 역시 준비해 둔 거였다.
“보지. 아주 작은 것이 귀엽게 생겼군.”
난 미소를 보였다.
“그렇사옵니다.”
북천이 대답을 하고 돌아섰다.
“준비를 하시게.”
“예. 내무장관 각하!”
포병 장군이 급히 준비를 했다. 그러고 보니 전방에 큰 말뚝이 박혀 있었다.
“준비를 하라!”
그와 동시에 돼지 두 마리가 포병들에게 끌려와서 말뚝에 묶였다.
“준비를 많이 했군.”
“그렇사옵니다.”
“이것을 이고장관이 봤으면 좋았을 것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난 이고외숙을 데리고 오지 않았다. 이 포병은 내 친위대가 될 것이다. 그러니 미리 보여줄 필요는 없다. 물론 이고도 이 포병이 만들어지는 것을 알고는 있다.
“사수들은 준비를 하라!”
그와 동시에 20여명의 고려식 케버린을 든 사수들이 뛰어왔다. 묵직한 것을 들고 뛰어오니 꽤나 힘이 드는 것 같았다.‘역시 무게가 문제야!’개인용이라고는 하지만 무게가 상당할 것이다.
“사격 준비!”
그와 동시에 사수들이 묵직한 고려식 케버린을 들어올렸다. 그리고 조준을 했다.
“발사준비!”
그리고 바로 뒤에서 작은 불씨를 든 포병이 일제히 심지에 불을 붙였다. 저 한발의 쏘기 위해 두 명이 필요한 거다.‘편전보다 좋을 것이 없다.’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발사!”
쾅쾅! 쾅쾅!께에엑!탄이 발사되고 그와 동시에 돼지들이 멱을 따는 소리를 하며 죽었다.
“확인해 봐야겠군.”
난 바로 죽은 돼지에게로 갔다. 자두보다 조금 작은 것 같은 탄들이 돼지의 몸에 박혀 있는 것 같았다.
“몇 개나 박혀 있는지 확인하라.”
내 명령에 포병장군이 포병에게 지시를 했고 그와 동시에 포병들이 단도를 꺼내 돼지의 배와 몸을 난도질 했다. 그리고 잠시 후 돼지 피가 잔뜩 묻은 탄을 꺼내서 내게 보였다.
“총 8발이옵니다.”
포병의 보고에 난 고개를 돌려 거리를 가늠해 봤다.‘70미터 정도군.’이건 다시 말해 편전보다 명중률도 약하다는 거다.하지만 편전보다 좋은 점이 있다. 아니 그 하나의 장점 때문에 활이 아닌 소총이 중세에 널리 보급되었을 거다.누구라도 조금만 연습을 하면 쏠 수 있다는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나쁘지 않군. 아니 아주 좋다. 수고 했다. 북천!”
“감사하옵니다. 편전을 숙달하기 위해서는 수년이 걸리옵니다. 허나 이 소포는 한 달만 연습을 하면 바로 쏠 수 있사옵니다.”
뭐 사실 한 달도 길다. 며칠이면 쏠 수 있는 것이 소총이다.
“그런가? 대단하군.”
난 알면서도 놀라는 척 했다.
“그렇사옵니다. 태자마마! 포병을 호위하는 7천의 군사 중 2천에게 지급했나이다. 갑자기 나타난 적을 막기에는 이만한 것이 없사옵니다.”
한 발씩 쏘면 위력이 별로일 거다. 하지만 밀집대형으로 서서 쏜다면 달려드는 기마대를 분명 무력화 시킬 수 있을 것 같았다.하지만 여전히 탄이 너무 컸다.
“그대의 노고 때문에 이 고려의 철정이 바닥이 났겠군. 하하하!”
사실 정도전은 대포에 집중해서 연구를 했고 북천은 자신이 말한 소포에 대해 연구를 열중했다. 그리고 같이 모여 이렇게 고려 대포와 고려소포를 만들어낸 거다. 사실 북천은 엄청난 것을 만들어낸 거다.
내 적들은 주로 기마전술을 사용하는 존재들이다.요동에 있는 15만 기마군단을 이끌고 있는 대타발도 그렇고 앞으로 몽고를 제패할지도 모를 칭기즈칸도 그렇다. 하지만 소총이 양산되면서 그 기마전술은 사라졌다.
일본전국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존재는 오다 노부나가 일거다. 그는 일본에 최초로 소총으로 된 전술을 펼친 자다.
나가시노 전투가 오다의 대기마 대항 소총전술의 극치다.나가시노 전투는 1575년에 펼쳐졌다.
다케다 가쓰요리라는 자는 신겐이 죽은 후 다케다 가문을 배신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가신이 된 오쿠다이라 사다마사를 토벌하기 위해 1만 5천의 병력을 이끌고 사다마사의 거성 나가시노 성을 공격했다. 하지만 치열한 수성전 때문에 성을 함락하지 못하고 발이 묶이는 신세가 됐다.이때 노부나가가 3만의 대군을 이끌고 기후를 출발해 그와 싸웠다. 그리고 완벽한 승리를 쟁취했다.
이때 큰 힘이 된 존재가 바로 총포대라고 불리는 초총병들이었다. 이 전투에서 노부나가는 1천여 정의 조총을 사용해 일제사격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삼단사격 전법이라는 거다. 삼단사격은 초총의 느린 장전이라는 단점을 보안했다. 그리고 소총의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그렇게 달려드는 기마병들이 그렇게 삼단사격에 당했고 핵심 장수들도 모두 죽게 됐다.
그로 인해 소총의 위력이 널리 퍼지게 됐다. 난 그보다 300년이나 앞서서 구식이지만 소총대를 가지게 된 거다.
이 보다 더 좋을 수는 없는 거다.'이제 기마대를 무서워 할 것이 없다.'절로 미소가 그려진다. 대포와 소총!그리고 편전!난 이 시대에서 가장 뛰어난 무기를 가진 존재가 된 거다.
이제 정복만이 남았다. 그렇게 오래 준비하고 갈망하던 대고려가 만들어지는 일만 남은 거였다.'대고려다. 이제는 대고려가 될 수 있다.'좁은 땅에서 아웅다웅 할 필요가 없어졌다.
전진하는 거다. 앞으로 나가는 거다. 그리고 정복하고 그 정복한 것을 누리면 되는 거다.
나와 고려를 위해 또한 내 후손들을 위해서 그렇게 하면 되는 거였다.
“그렇사옵니다. 태자마마!”
“그대들의 노고가 아주 컸다. 그런데 말이야.”
“예. 태자마마!”
“저 고려 대포에 꼭 묵직한 탄환만 넣어야 할까?”
“예?”
“아주 작은 쇠구슬을 넣어서 발사를 하면 하늘에서 쇠구슬이 비처럼 내려서 적을 죽일 것 같은데?”
내 말에 포병장군의 눈이 번쩍 뜨이는 것 같다.
“그렇사옵니다. 태자마마! 날카로운 것들을 넣어 발사를 하면 그리 될 것이옵니다.”
“그런 것도 만들어.”
“예. 알겠사옵니다.”
“그리고 북천!”
“예. 태자마마!”
“저 소포라는 것에 들어가는 탄을 좀 더 작게 만드는 것은 어때? 소포의 구경도 작게 하고 그렇게 하면 무게도 줄어들 거고 사거리도 늘어날 거야!”
난 머스캣 소총에 대해 설명을 했다.
“그리 만들어 보겠나이다.”
“그래. 뭐 지금도 아주 좋아. 아주!”
대만족이다.
“황공하옵니다. 태자마마!”
난 이렇게 원거리 대포와 소총을 보유한 유일한 지배자가 됐다. 이제 진격만이 남은 거다.
“모두 다 고생했어.”
난 다시 한 번 이들을 치하하고 다시 말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소포를 든 20명을 봤다.‘소총병 1만이면 15만 요동기마군단도 무서울 것이 없다.’
자신감이 차오르는 순간이다.‘조충이 어디쯤 진격을 하고 있을까?’
이제 곧 내 음밀한 명을 받고 요동으로 떠났던 별초들이 돌아올 것이다. ‘절대 대타발은 기마군단을 이끌고 남진 할 수 없다.
가뭄에 나무들이 서서히 말라죽듯 그렇게 말라죽어라. 흑사병으로 다 죽으면 요동은 내 것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