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83화 (483/620)

< -- 간웅 22권 -- >"이 위기를 극복할 것이다. 또한 오늘의 개천을 잊지 않을 것이다. 고왕께서 발해를 건국하시고 해동성국을 이루신 것처럼 나 또한 여진과 중화의 모든 부족을 모아 그리 만들 것이다.

우리는 고구려를 유일하게 계승한 자랑스러운 제국이 될 것이다."이 순간 대타발은 후발해를 건국하면서 고구려를 언급했다."소신들이 신명을 다해 보필하겠나이다."신하들이 모두 합창을 하듯 소리쳤다."고왕의 뜻을 이어 연호를 천통이라 할 것이다."천통이라는 연호는 고왕인 대조영이 진이라는 국명으로 나라를 세웠을 때 사용한 연호다. 지금 대타발은 온건히 발해를 계승하고자 했다. 또한 발해의 뿌리가 고구려인 것을 다시 한 번 신하들에게 각인 시켰다.

여진을 비롯한 모든 부족들에게 고구려는 소망하고 그리워하며 가슴 뜨겁게 하던 제국이었다. 그 제국의 영광을 이 어려운 순간 다시 한 번 떠올리는 대타발이었다."태왕 폐하 만세!"여승이 대타발을 태왕이라 불렀다.

황제는 중원의 것이다.

그렇기에 여승은 이 순간 고구려를 다시 떠올리기 위해 스스럼없이 태왕이라 외쳤다."태왕 폐하 만세!"신하들이 여승을 따라 만세를 외쳤다. 태왕이라는 것에 의미는 후발해를 넘어서는 웅장함 일 것이다.

이들이 추구하는 것은 겉으로 보기에는 발해의 재건이지만 종국에는 자긍심 넘치는 고구려를 향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태왕이라는 칭호를 쓰는 거였다.발해는 처음부터 대조영이 고왕이라고 스스로 칭할 때부터 왕이라는 칭호를 썼다. 그런데 지금은 태왕이고 또 열제다.

그것이 중요했다. 이렇게 된다면 지금 북진하는 고려는 고려가 아니라 괴뢰가 되는 것이다.

진정한 고려는 이 땅에 하나이니 말이다.스스로 고려이고자 하는 두 영웅이 대결을 펼치는 거다."이 국란을 이겨내고 이 땅을 열제의 땅으로 만들 것이다."그렇게 말뿐인 개천이 이뤄졌다.

대타발이 말한 것처럼 제단도 축문도 없는 개천이었다. 천지신명에게 고하는 의식도 없었다.

모든 의식에서 제물로 쓰이는 백마의 피로 이 순간에는 없다.하지만 이들의 마음속에는 개천의 의지는 불탔다.

위급한 순간마다 사람은 뭉쳐진다. 그것을 이용해서 대타발은 이 국란을 이겨내려고 했다.

이들이 이렇게 뭉쳐지는 것은 북진하고 있는 고려 제 3군단에게는 위기일 것이다.아무리 흔들리고 위태롭다고 해도 요동의 기마군단은 중원을 떨게 할 정도의 위력은 아직 남아 있으니 말이다."여승!"

"예. 태왕폐하!"

"현 상황을 신하들에게 알리라! 지체할 시간이 없다."대타발은 여승에게 대략적인 보고를 받았다. 하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을 정확하게 아는 신하들은 거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역병이 창궐하고 있사옵고 전마들의 먹이가 바닥이 났사옵니다. 군량과 식량도 부족하옵고 또한,,,,,,."여승도 잠시 말을 끊었다.

가장 위급한 상황을 말하기에는 그 역시 마음이 벅찼다."고려가 6만의 병사를 거병하여 북진하고 있다."여승이 말을 멈추자 대타발이 말했다.순간 후발해의 신하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고려라 하셨습니까?

“그래 고려다. 아니 고려의 괴뢰다. 그들은 고려라고 스스로 칭하기 부끄러운 존재들이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구려는 고려였다. 후세의 사람들이 구분하기 쉽게 고구려라고 하고 또 훗날의 고려를 고려라고 했을 뿐 처음부터 고구려는 구려나 고려였다.

“그 나약한 것들이 6만이나 병력을 양성해서 북진하고 있단 말입니까?"군영이 폐쇄되어 밖의 사정을 알 수 없었던 공손허가 놀란 기색으로 물었다."그렇다. 풍문으로 들었겠지만 지금 후발해는 개천과 함께 가장 큰 국란에 직면했다."

"어찌 그 나약하고 금의 눈치만 보던 놈들이 그런 짓을 벌일 수 있단 말입니까? 세작들이 잘못된 보고를 하는 것이 아닙니까?"제갈공도 이해가 안 된다는 듯 되물었다.

“벌써 압수를 넘었소.” 여승이 제갈공에게 말했다.

“벌써 압수를 넘어요?”

“그렇소.”

“금이 가만히 있겠습니까?”

“이제는 금도 우리의 적국에 불과하다.”

대타발의 말에 신하들이 자신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고려의 내부 사정이 급변한 것은 그대들도 알 것이다. 그동안 무시당하고 괄시를 받던 무신들이 정권을 장악하고 그 중심에 고려태자라고 불리는 회생이라는 자가 있다.

승냥이 같은 놈이 분명하다. 우리의 어려운 상황을 보고 이리 거병을 하였으니 말이다."대타발은 고려 태자 회생을 아주 기회주의자라고 생각했다.

허나 그 능력은 내심 인정하고 있었다. 고려의 국력으로 요동을 칠 수 있는 기회는 거의 없을 것이다.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었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결단을 내린 것은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대타발은 생각했다."후발해가 사정이 급박하다고는 하나 기마군단의 수가 15만이옵니다.

어찌 6만으로 북진을 하는 어리석음을 보이는 것입니까?"보병과 기병 그리고 각종 병과의 병사들을 포함해서 6만의 병사로 북진하는 고려와 기동력과 파괴력이 뛰어난 기마군단 !5만의 후발해는 객관적으로 전력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었다. 그것을 고려 조정도 모르지 않을 것인데 이렇게 무모한 북진을 감행했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순간이었다."그들이 북진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남진을 했을 것이다.

조상 신령들이 숨 쉬는 백두대산이 있는 땅을 고려가 차지했다. 고려는 그곳을 북변이라고 하여 점령했다. 그러 대비를 하겠다는 거겠지."

"가소롭기만 하옵니다. 기마군단은 건재하옵니다. 송의 백만 대군도 벌벌 떠는 요동의 기마군단이옵니다.

어찌 겨우 6만의 병력으로 요동을 넘본단 말입니까? 소장이 선봉에 서겠사옵니다."공손허가 소리치듯 말했다."실질적으로 12만이요. 공손허 장군!"여승이 말했고 그 말에 이곳에 모인 장군들의 표정이 굳어졌다."역, 역병으로 3만이나 잃었다는 겁니까? 그 짧은 순간에?"

"그렇소이다. 지금 12만입니다."여승의 말에 장군들은 고개를 끄덕였다."소장에게 3만을 내어주시옵소서! 태왕폐하! 소장이 바람처럼 군사를 몰고 가서 6만의 고려 것들을 쓸어버리고 잃어버린 땅을 찾겠습니다. 또한 불처럼 들판을 태우듯 고려를 무너트리겠나이다."공손허는 장담하듯 소리쳤다."짐의 마음도 그러고 싶다."

"하오시면?"제갈공이 대타발을 보며 물었다."현재 모든 것이 부족하다.

"말을 먹일 건초가 없고 병사들을 먹일 군량이 부족했다. 그러니 병력의 수가 월등히 많다고 해도 쉬운 전쟁은 아니라는 것을 대타발은 잘 알고 있었다."그렇사옵니다. 모든 것이 부족하옵니다. 그러니 성문을 막고 수성을 하는 것이 가한 줄 아옵니다.

현재 출병을 한다는 것은 장기전에 매우 불리하옵니다. 승냥이에게 물려 죽는 맹호의 꼴이 될 수 있사옵니다."

"겨우 고려의 괴뢰들과 싸운데 장기전까지 생각을 하십니까? 5일이면 됩니다."공손허가 다시 말했다."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오. 공손장군!"

"비록 우리가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다고는 하나 아직 12만의 대군이 있습니다. 고려 괴뢰보다 배가 많습니다. 그러니 충분히 막아낼 수 있습니다."

"그렇지. 막아 낼 수는 있지. 하지만 고려의 6만의 군사가 전부가 아니라면 어찌 할 것인가?"여승의 말에 공손허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고려 괴뢰가 그 작은 땅덩이에서 어찌 더 많은 병사를 양성할 수 있습니까? 제가 비록 불학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기는 하지만 국제정세를 살피는 눈과 귀는 있습니다. 더 있다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고려는 따뜻하고 땅이 비옥한 나라네."

"그래서요?"

"그건 백성의 수가 많다는 거지. 백성들에게 창검을 쥐어주면 병사가 되는 것이요."

"하하하! 백성에게 검을 쥐어준다고 병사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무장은 각고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그 말은 공손허의 말이 옳다."

"그렇사옵니다. 태왕폐하! 소장이 선봉에 서겠사옵니다.

소장에게 5일의 시간과 3만의 병력만 주신다면 북으로 진격하는 고려 괴리군을 전멸 시키고 압수를 넘겠사옵니다. 개천이 이뤄졌습니다.

이제는 고려를 손아귀에 넣는 것이옵니다. 그래야 금과 맞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유생들이 말하는 명분 또한 충분하옵니다.

아니 그렇습니까?"

"군량이 없소. 또한 군수품도 부족하오."

"모든 것을 다 가지고 전쟁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필승의 의지가 있다면 극복할 수 있습니다. 승상!"

"맞소! 공손장군! 의지가 중요합니다. 허나 내부에서는 역병이 창궐하고 있고 지금은 삭풍이 몰아치는 겨울이오. 이 상태로 무리하게 병력을 이끌고 남진을 한다면 병사들은 더욱 역병에 노출 될 것이요. 이동 중에 몇 만이 쓰러질지 모르는 일이요."

"준비가 안 되었다는 것도 옳다.

"대타발은 공손허의 말도 옳고 여승의 의견도 틀린 것이 없다고 했다. 이건 다시 말해 이미 대타발은 이 어전 회의를 하기 전부터 모든 것을 결정하고 공표만 하지 않고 있다는 거였다."식량 창고가 불에 탔다."

"그것은 백성들에게 징집하면 되옵니다."

"역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에게?"

"그렇사옵니다. 국란이옵니다. 그러니 모두가 희생해야 하옵니다."

"그것은 공손장군의 말이 옳습니다. 태왕폐하!"

"그렇다면 군량의 징발은 그렇게 하라."

"문제는,,,,,,,."

"말을 먹일 건초겠지."

"그렇사옵니다. 사실 따지고 본다면 고려 괴뢰도 이 땅의 위급함을 알고 급히 출정을 한 것일 겁니다. 그러니 저렇게 압수에 진을 치고 천천히 위로 올라오는 것입니다."여승은 고려의 3군단도 전쟁 준비 없이 북진을 감행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그럴까?"

"그럴 것입니다. 요동 전역에 역병이 불고 말먹이가 부족할 것이라고 판단해서 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자신들이 진격을 하지 않으면 요동 기마군단이 분명 남진을 할 것을 알기에 전쟁터를 자신들의 영토가 아닌 요동으로 정하고자 하는 계략이옵니다.

하지만 저들은 어쩌면 전쟁을 바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그럼 승상은 전면전은 없다는 건가?"

"요동을 다 차지하기에는 고려 정권의 그릇이 그리 크지 않을 것이옵니다."

"결국 무력시위를 하고 있다는 건가?"

"그렇사옵니다. 그게 아니라면 압수에서 진을 치고 있지는 않을 것입니다. 기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질 것인데 왜 저러겠습니까? 소신은 그리 생각을 하옵니다. 그러니 동요할 것이 없습니다. 성 안에서 내부적인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우선이옵니다."

"그래서 성문을 닫고 지키자는 건가?"

"만일을 대비하기 위함이옵니다. 반드시 봄은 옵니다. 그때 말을 살찌우고 남진을 해도 늦지 않사옵니다."

"역병도 잡고?"

"그렇사옵니다."

"그렇게 된다면 금이 우리를 우습게 볼 것이다. 그것은 결국 금이 토벌대를 보내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이제 후발해는 고려도 걱정해야 하지만 금도 걱정해야 했다."그렇기는 하옵니다."

"만약 고려가 금과 손을 잡고 위와 아래에서 진격을 한다면 어찌 할 것인가?"

"국운을 걸고 막아야 하옵니다."여승은 대타발을 보며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타발의 의중에 남진이 있다는 것을 직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밝힌 것처럼 군량이 없고 무엇보다 말 먹이인 건초가 없기에 결정만 하지 못하고 있는 거였다.하지만 대타발은 사실 건초 따위는 걱정도 하지 않고 있었다.

건초를 태우고 말먹이가 될 들풀을 태우는 것은 회생에게 참살 당하기 전에 참지정사 강일천이 회생에게 말한 계획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회생이 실행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는 그 건초가 이렇게 요동군의 남진을 막고 있었다."우리도 모든 물자가 부족하고 고려도 아무런 준비 없이 진격을 했다면 지금이 싸워야 할 때가 아닌가? 여승!"

"그렇기는 하옵니다."

"맞다. 지금이 싸워야 할 때다. 고려도 완벽하게 준비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결국 대타발은 고려 역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것은 요동 정권의 오판이었다.고려 3군단은 갑산에 주둔할 때부터 그 이름이 갑산군일 때부터 북진을 위한 준비를 철저하게 했다.

군량으로 쓸 식량은 충분히 준비를 했고 말린 육포도 근 1년 치를 챙겼다. 또한 약재와 군수품 역시 부족하지 않게 챙겨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을 신속하게 이동시키고 있었다. 그렇게 진격하는 군단과 군수품이 같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은 고대전투에서부터 폐기처분 된 전차의 재발견 때문이었다.제 3군단은 5천기의 전차를 운영하고 있었다.

이두 전차에 3명의 병사가 타고 그 남는 자리에 식량과 약채 그리고 군수품을 각각 보급하여 담았다. 건초 역시 마차에 실어 같이 이동하고 있었다.

또한 병사들은 혹한을 대비하기 위해 솜으로 만든 옷과 토끼털로 만든 옷을 지급 받았고 장갑과 발싸개 그리고 귀 덮개까지 보급을 받았다.그러니 매서운 혹한에서도 견딜 수가 있었다.

비록 전투에서는 전차군단이 기마군단의 상대가 되지 못하나 신속한 이동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거였다. "여승!"

"예. 태왕 폐하!"

"건초만 준비되면 되는 것인가?"

"역병에 걸린 병사들도 생각하셔야 하옵니다."

"그렇지. 공손허가 말한 3만은 부족하다. 12만 중 건강한 병사를 차출하여 5만의 병사로 고려 정복을 할 것이다."대타발은 고려 정벌이라고 말했다."시작을 했으면 끝을 볼 것이다."

"부족한 식량은 어찌 하옵니까?"

"남진을 하면서 획득해 벌충할 것이다."

"식량은 그렇지만 건초가 문제입니다. 간악한 고려 괴뢰들이 벌판을 태웠나이다."

"그렇지. 건초가 제일 문제지. 하지만 이 요동성에는 건초는 충분하다."대타발의 말에 모두가 대타발을 봤다."건초가 충분하디니요?"

"건초창고가 불에 탔지만 건초는 여전히 충분하다."

"소신들은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나이다."

"백성들의 가옥을 보라."대타발의 말에 여승과 무장들은 눈이 번쩍 뜨였다."초가이옵니다."

"그래. 초가다. 사실 올해는 풍년이었다. 그래서 초가의 지붕을 모두 바꾸었다. 충분히 건초로 쓸 수 있다."그 순간 신하들의 표정은 밝아졌다.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된 것이다. 이것은 고려에게는 위기나 다름이 없었다. 요동 기마군단의 발목을 잡고 있던 것이 끝내 해결 되었으니 말이다."그렇사옵니다. 태왕폐하!"

"이제 남은 것은 남진이다."대타발이 자리에서 일어났다."공손허!"

"예. 태왕폐하! 소장 공손허 명을 받습니다."

"그대가 선봉이다. 5만이다."

"예. 태왕폐하! 황공하옵니다."

"제갈공!"

"예. 태왕폐하!"

"그대가 공손허를 지원하라! 군막을 백성들에게 내어주고 초가의 지붕의 짚을 건초로 모으라."

"명을 따르겠나이다."

"우선은 짐의 창고를 열 것이다. 부족한 식량을 벌충 할 것이다."

"소신도 내놓겠나이다."여승이 말했다."소신도 다 내놓겠나이다."

"고맙다. 고려를 정복하고 나면 그대들에게 모두 나눠 내릴 것이다.

"대타발은 마치 이미 고려를 정복한 것처럼 말했다."최불!"

"예. 태왕폐하! 소신 최불이옵니다."

"너는 신라방 상단을 찾아가 약재를 구입하라.

내 창고에 있는 것은 모두 써도 좋다."

"그 명을 따르겠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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