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81화 (481/620)

< -- 간웅 22권 -- >"뭐라 하셨소?"

"대한무극께서 쓰러진 틈을 타서 충성스러운 장군과 군사들을 홀대하고 군기를 어지럽힌 대호연을 추포해라!"

"뭐라? 내가 군기를 어지럽혔다고? 무슨 헛 소리를 하는 것이냐!"대호연은 놀라 기겁하며 소리쳤다."무엇을 하고 있는가? 어서 추포를 하라! 대한무극의 명이시다. 어서!"그와 동시에 무장들이 일제히 검을 뽑아들고 대호연에게 다가갔다. 검이 뽑아지는 순간 자리에 앉아 있던 10명의 무장들도 모두 검을 뽑아들었다.

무장들에게는 앞뒤가 맞지 않는 순간이었다. 그러니 우선은 대호연의 편에 서야 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대호연은 대타발의 장자이니까."지금 검을 뽑아드는 것은 대한무극 아니 이제 발해의 황제이신 대타발 폐하에게 반역하는 짓이다."

"뭐, 뭐라 하셨소? 발해의 황제라고 하셨소?"

"그렇소! 제관공! 개천이요! 드디어 개천을 결심하셨소."여승의 말에 제갈공은 이번 사태의 희생양을 놀랍게도 대타발이 자신의 장자로 정했다는 것을 감지하며 몸서리를 쳤다."정말이시요?"

"그렇소. 개천이 선포되었소."

"지금 여승이 나를 모함하는 것이다. 아버님께서 그리 명하실 수 없다."대호연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무엇을 하느냐? 명을 어길 것이냐!”

여승이 검을 뽑아든 무장들에게 소리쳤다."이것은 음모가 있다."

"무엇을 하는 것이냐? 어서 포박하라!"

"예. 승상!"무장들이 움직였지만 누구하나 쉽게 검을 거두지 못했다.

“확실한 건가?”

제갈공이 여승에게 다시 물었다.

“반시진도 되지 않아 밝혀질 일을 왜 내가 거짓말을 하겠나? 제갈공! 폐하께 충성 맹세를 하지 않았나? 폐하의 명이시다. 후발해의 첫 황제폐하의 명이시다. 어서 검을 내려놔라!”

“으음,,,,,,,.”

“어떻게 합니까? 제갈공 장군!”

무장들이 대호연은 무시하고 제갈공에게 물었다. 그건 다시 말해 군부에서 제갈공의 힘이 대호연을 능가한다는 의미였다.

“검을 거두시게! 여승 승상의 말처럼 반시진도 지나지 않아서 밝혀질 일!”

제갈공이 검을 거두고 돌아섰다."제갈공! 왜 이러는 건가? 저 간악한 여승이 아버님을 현혹시킨 것이다. 나는 장자다.

개천이 이뤄진다면 나는 이 후발해국의 태자인 것이다."대호연의 발악에 제갈공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모두 검을 버리시게! 이 위급한 순간에 개천이 이뤄졌네. 우린 황제폐하를 따를 수밖에 없네."제갈공은 다른 장군들에게 검을 거두라고 명했다.그러자 하나 둘 검을 내려놨고 끝내 대호연은 포박됐다."내가 무슨 죄를 지었다는 것이냐? 나는 죄가 없다.

이것은 음모다!"대호연이 발악했다. 그 순간 제갈공이 천천히 대호연에게 다가가 속삭였다."아주 비정한 부친을 두셨습니다.

아마도 황제께서도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디시고 선택한 일이옵니다."

"뭐, 뭐라,,,,,,,."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하지 않겠습니까.”

제갈공이 나직이 말했고 대호연은 온몸을 부르르 떨 수밖에 없었다."어서 대호연을 뇌옥으로 끌고 가라!"

"예."그렇게 대호연은 집무실에서 끌려 나갔다. 너무나 황당하고 놀랍기에 반항 따위도 하지 못했다.

마치 이 순간은 대호연에게는 악몽과 같았다. 잠에서 깨어나면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갈 그런 악몽 같았다. 하지만 분명 이것은 비정한 현실이었다."승상! 사후처리는 이렇게 되는 것 같고 그럼 진격은 어찌 되는 겁니까?"제갈공은 여승의 말을 믿는 듯 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대타발을 오랫 동안 보필한 제갈공이었다. 후발해의 개천을 위해서라면 장자가 아니라 더 한 것도 버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만큼 대타발의 건국 의지는 강력했다. 그래서 이 이해할 수 없는 순간을 믿을 수 있었다."어전 회의를 할 것이네!"

"바로 말이옵니까?"

"그래 바로! 안타가운 일이지만 대호연의 목을 베고 효시한 후에 바로 출정을 할 것이네."속전속결이었다."정말 진격을 하시는 것입니까? 여진 출신 장군들의 군사들은 반기를 들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혹시!"

"그래서 이러는 것이 아닌가!"여승은 이상을 찡그렸다.

“이 일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네! 하늘의 천벌을 어쩔 수 없이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는 일이네! 그런 것이야!”

"알겠습니다."

"모든 군장들과 신하들은 대전으로 모이시게."

"예."어두운 뇌옥.호피 망토를 어깨에 두룬 대타발이 이곳으로 끌려올 자신의 장자 대호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면서 그렇게 장자를 기다리고 있었다.'모진 아비를 원망 하여라!'지그시 깨물어지는 입술은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만 뒤집지는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분명했다."뇌라! 놔라! 오해가 있었을 것이다.

간악한 여승이 계략을 꾸민 것이다. 내 누명을 벗고 나서 너희들을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발악하며 끌려오는 대호연이었다."우린 모릅니다.

지시한 일을 수행할 뿐입니다."무장이 담담히 말했다."아버지께서는 그러실 분이 아니시다."그렇게 대호연은 뇌옥으로 끌려 들어왔다.그리고 뇌옥 벽을 보며 서 있는 자신의 부친의 어깨를 봤다.

쓸쓸한 어깨는 축 늘어져 있었다. 아직 병세가 호전되지 않은 상태기에 호피 망토를 쓰고 있다.

그 쓸쓸한 어깨에는 비정함이 느껴졌다."아, 아버님!"대호연이 간절하게 불렀으나 대타발은 돌아서지 않았다."여승!"

"예. 황제폐하!"이제 대타발은 황제라 불렸다."모두 물리라!"

황제폐하!"그렇게 무장들이 자리를 피했다."아버님! 억울하옵니다. 소자는 억울하옵니다. 이 모든 것이 저 간악한 여승의 계략이옵니다. 이번 일을 모두 행한 것은 제가 아니라 승상인 여승이옵니다."

"알고 있다."

"알, 알고 계시면서,,,,,,."대호연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이 위급함을 책임져야 할 존재는 필요하다. 네가 아니면 수습되지 않을 것이다.

""아, 아버님!"

"여승!"

"예. 황제폐하!"

"준비한 것을 주거라!"

"예. 황제폐하!"여전히 대타발은 벽을 보며 돌아서지 못했다. 아들을 죽이고자 하는 아비의 마음은 무너질 것이다. 하지만 수행해야 할 일이니 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볼 수가 없었다."이 아비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이것이 전부다."

"무, 무엇이옵니까?"

"목이 베어질 것이다. 고통이라도 덜어주고 싶구나!"

"아버님! 소자는 죄가 없사옵니다."

"안다! 죄가 없다. 그 누가 죄가 있겠느냐? 하늘의 벌인 것을!"하늘의 벌은 역병을 말하는 걸 거다.

"이 천벌이 요동을 향한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금에게 내리는 벌일 것이다.

나는 그리 생각을 할 것이다. 또한 하늘이 내린 경고라고 생각을 할 것이다. 개천을 미룬 내 우유부단함을 경고하는 벌이라고 생각할 것이다."말이 길어지는 대타발이었다."아, 아버님!"

"마셔라! 잠이 들면 베어질 것이다."

"여기 있습니다."여승이 대호연의 입에 마취액이 든 병을 디밀었다. 그 순간 대호연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고 벽을 보고 있는 대타발은 눈물을 흘리지 않기 위해 혀를 깨물었다."원망 하며 죽어라!"

"예. 그리 원망할 것이옵니다.

아들은 아비를 원망할 것입니다."대호연은 발악하듯 소리친 후에 마취 액을 마셨고 조금 시간이 지난 후에 스르륵 눈을 감았다."잠이 드셨습니다."

"으음,,,,,,,."

"실행하라!"

"예. 황제페하!"

"내 억울한 아들의 목을 가지고 공손허를 찾아가라! 그 목이면 입궁을 할 것이다."

"알겠사옵니다."대타발은 잠든 아들을 잠시 본 후에 쓸쓸한 발걸음을 돌렸다."장자와 바꾼 개천이다. 결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이건 대타발의 배수의 진일 것이다. 그렇게 대타발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초석을 깔았다.

또한 거대한 요동 땅에 피의 전란이 예고되고 있었다.공손허의 군영."지금 뭐라고 했소?"노기 가득한 공손허의 목소리에는 떨리고 있었다."황제폐핚메서 입궁하라고 하셨소이다."

"입궁? 이제는 내 목까지 필요하다는 건가?"공손허는 여승을 노려봤다. 역병이 걸렸다고 또 여진출신의 장군이 군영을 지휘하고 있다고 배급까지 끊고 밖에서 적처럼 고립시킨 그들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입궁을 하라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저 노기만 더욱 충만해 질뿐이었다."황제? 입궁?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 겁니까?"

"드디어 개천이 이뤄졌네. 미루고 미뤘던 그 개천을 결심하셨네."

"그래서요? 왜 금과 내통할 수 있는 여진 출신 장군들의 목을 베시기라고 하시겠단 말입니까? 승상!"

"그대의 목을 베려고 했다면 나를 보내지는 않았겠지."

"그건 모르지요. 승상 정도를 보내야 의심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시는 것이지요."

"공손허! 아직까지 황제폐하를 그리 모르는가?"

"황제? 누구를 위한 황제입니까?

발해민들을 위한 황제 아닙니까? 나는 여진 출신이요. 우리가 발해 건국에 기여를 한다고 해도 끝내는 팽을 당하는 것 아닙니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네. 옛 발해를 생각해 보게."

"무엇을 생각합니까?"

"옛 발해는 결코 고구려의 발해만은 아니었네. 거란과 여진 그리고 고구려의 모든 백성들을 위한 발해이네! 해동성국의 영광을 같이 재현하세."

"못 믿습니다."

"식량과 약재를 가지고 왔네. 자네가 여기서 가지 않는다면 황제폐하께서는 끝내 그대를 치실 것이네."

"이래죽으나 저래 죽으나 같습니다."

"이것을 보시고 마저 이야기를 하세."여승은 뒤에 있는 무장이 들고 있는 목함을 봤다."탁자 위에 올려놓으시게."

"예. 승상!"

"무엇이오?"

"열어 보시게. 그대와 여진들의 울분에 대한 답이네."여승의 말에 공손허는 인상을 찡그리며 목함을 열었다. 그 순간 목함의 뚜껑을 든 손이 부르르 떨렸다.

"이, 이것은,,,,,,."

"황제폐하께서 쓰러진 후에 행한 모든 조치는 대호연이 명령한 것이네. 그러니 이제 모든 것을 돌려 놨네. 황제폐하의 고심어린 결단을 한 번 생각하시게."

"으음,,,,,,,."

"황제폐하와 그대가 세울 발해는 모든 이들의 발해가 될 것이네."

"으음,,,,,,."

"결심은 그대가 하시게. 이미 다른 여진출신 장군 아니 위대한 황제폐하의 군장들은 모두 입궁을 했네."

"진정 그렇습니까?"

"그렇다네. 그대들을 버린 것은 대호연이기도 하지만 금 조정이네! 수차례 약재와 식량을 보내달라고 주청을 올렸네. 하지만 그것을 무시하고 외면한 것은 금 조정이네. 조정은 이미 우리를 버렸네."

"진정 이것이 황, 황제폐하의 뜻입니까?"말투가 바뀐 것을 보고 여승은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그렇다네! 지금 고려의 군대가 북진을 하고 있네. 개천을 한 지금 최대의 위기네! 그러니 그대가 입궁을 해서 이 국란을 이겨내야 하지 않겠나?"

"고려가요?"

"그래! 고려가 지금 불나방처럼 자기 죽는 줄도 모르고 요동으로 진격을 하고 있네. 어찌 할 것인가? 이곳에 남겠는가? 아니면 개천을 여는 일에 동참하겠는가?"여승의 말에 공손허는 고민하는 눈빛을 보였다. 하지만 그 고민을 오래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제가 만약 거부한다면?"

"우선 내 목을 베시게."

"예?"

"그대가 나와 같이 가지 않는다면 이 군영에 대해 척살령이 내려질 것이네. 이미 밖에는 3개의 군영의 병사들이 포위를 하고 있네. 무엇을 망설이는가? 나를 베든가? 나와 같이 가세."

“정말 이시오?”

“개천이 되었네! 그대는 후발해를 위해 해야 할 일이 아주 많네! 이 목을 보고도 모르는가? 그대의 마음을 얻기 위해 황제폐하께서 피눈물을 흘리시고 실행하셨네. 폐하의 진심을 곡해하지 말게.”

“폐하의 진, 진심!”

“그래! 폐하의 진심! 후발해를 건국하기 위해 그대와 나 그리고 폐하께서는 얼마나 노심초사 하셨는가? 잊었는가? 우리가 이 요동으로 밀려 났을 때 했던 그 약조를 말일세.”

“피와 살은 다르나,,,,,,,.”

여승이 말을 하다가 멈췄다.

“건국의 대의는 같다!”

“그래! 그 맹약의 실현이 지금이네!”

“허나 지금은 위급한 상황이오이다.”

“맞네! 개천은 항상 거친 비바람이 몰아친 후에 열리는 법이지.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번국이 그저 일어났다가 쓰러지는 것과 다를 것이 없네. 가세! 목을 내어놓아야 할 곳이 있다면 자네는 이곳이 아니라 전장일 것이네.”

“으음,,,,,,,.”

신음소리를 냈던 공손허가 검을 뽑아 들었고 여승은 놀라 공손허를 봤다.

“이검은,,,,,,,,.”

“,,,,,,,,.”

“폐하의 검입니다. 갑시다. 맹약을 믿겠습니다.”

그렇게 공손허는 여승과 함께 황궁이 되는 요동성 내성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끝내 대호연의 목은 긴 장대에 걸려 효시됐다. 슬프고 비정한 일이다.

허나 군주에게는 비정함은 숙명이었다. 장자의 목숨 하나로 대타발은 5만에 육박하는 여진 출신 병사들과 그들을 지휘하는 무장들의 믿음을 다시 얻게 됐다.대호연의 목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빠르게 무너진 지휘계통을 다시 새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비정한 아비인 대타발과 사악한 아들인 태자 회생이 이제는 요동 땅에서 거대한 대결의 서막이 펼쳐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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