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55화 (455/620)

< -- 간웅 21권 -- >

“둘러보시겠는가?”

“그래야 할 것 같습니다.”

“허나 조심하셔야 하네. 그대가 말한 것처럼 위험한 돌림병이니 말이야!”

조충은 나를 걱정하는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그때 한 대의 마차가 급하게 빗속을 뚫고 달려와 목책으로 막아선 길 앞에 섰다.

“워워워!”

마부는 조충의 모습을 보고 급하게 뛰어 내려 조충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약재를 가지고 왔나이다.”

마부의 말에 조충이 나를 힐끗 보다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다시 마부를 봤다.

“오랑캐에게 쓸 약재는 없다. 다시 가지고 가라.”

“예?”

“가지고 가라고 했다.”

“하오나 부사대감께서 가지고 오라고 하신 약재입니다.”

“가지고 가라고 말하지 않았느냐?”

난 이곳에 오기 전에 조충에게 이곳에 있는 거란인 들을 모두 흑사병으로 죽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상태였다.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고 있는 조충을 보며 조충에게 지시를 했던 때를 회상했다.

“쥐를 키우시겠다는 말씀이십니까?”

내가 말한 것이 아니었다면 무슨 미친 소리냐고 되물었을 것이다.쥐가 닭이나 돼지처럼 가축은 아니니 말이다.

“그렇소이다.”

“쥐를 키워서 무엇을 하실 참이십니까?”

“그것은 알 것이 없소. 하여튼 쥐를 키우시오. 이갑산 근방이 아닌 아주 떨어진 곳에서 아무도 모르게 또 사람들이 접근 할 수 없는 곳에서 쥐를 키우시오.”

“어려운 일은 아니나 음밀히 진행해야 하는 일이옵니까?”

“그렇소이다.”

“예. 알겠습니다.”

“키우는 쥐의 수를 늘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요.”

쥐라는 동물은 먹이만 충분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번식을 하니 말이다.

“들쥐를 잡아 키우시오.”

“들쥐를 말입니까?”

“그렇소이다. 등 쪽이 회생 또는 회갈색인 것으로 또는 옅은 황색을 하고 배 쪽은 흰색이나 회색의 털이 있는 것으로 잡아 키우시오. 또 등에 줄무늬가 있는 것이면 더 좋을 것이요.”

“알겠사옵니다.”

“특히 쥐를 키우는 자들의 위생에 만전을 기하시오. 아시다시피 쥐는 병을 옮깁니다.”

“예. 나리! 바짝 신경을 쓰겠습니다.”

“또한 쥐를 키우는 자들을 갑산 성내로 못 들어오게 하시고 그들이 필요한 물자를 직접 보내주시오. 또한 쥐를 키우는 자들과 물자를 전달해주는 자들이 서로 접촉하지 못하게 하시오.”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나리!”

“쥐라는 동물은 1년에 6번까지 번식을 합니다. 또한 몇 개월만 자라도 번식을 할 수 있습니다. 잘 먹이고 잘 키우기만 한다면 2년 안에 수십 만 마리의 쥐를 번식시킬 수 있을 것이요.”

“그런데 송구하오나 쥐를 번식시켜서 무엇을 하려는 것이옵니까?”

“묻지 마시오.”

“알겠사옵니다.”

나는 쥐의 몸에 숨어 있는 벼룩을 이용할 것이다. 그리고 요동성을 흑사병이 창궐하는 곳으로 만들 것이다.‘10만의 강력한 기마대도 작은 벼룩들에게 전멸하게 될 것이다.

’이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쥐를 키워야 한다. 그리고 병원체를 확보해야 했다. 하지만 하늘이 나를 도와 흑사병이 발병했고 그곳에서 난 페스트균을 가진 쥐를 얻을 것이다. 그러고 나서 초중을 이용해서 압수와 두만강까지 진격을 하게 만들어서 최소한의 방어벽을 만들 것이다.그때부터는 금과의 교역이 전면 통제가 되는 거다.

그리고 난 시간을 두어 지켜보면 된다. ‘요동에서 흑사병이 창궐하게 된다면 약재의 값도 천정부지로 올라갈 것이다.

’정식적인 교역은 전면 금지가 되어도 돈이 될 밀무역을 살짝 열어둘 것이다. 그럼 요동에 있는 모든 재화가 내게로 들어올 것이니 말이다.

‘내가 사악해질수록 이 고려는 강해진다.’대스승인 연후는 3년이라고 내게 목을 박았다.

그래 좋다. 3년이다. 그 3년이 지나면 요동은 이미 내 수중 안에 들어와 있을 것이다.

그 다음은 바로 금으로 진격하는 것이다.금으로.홍이포의 포성과 함께.

“마차를 돌려라! 마차를 돌려!”

조충의 명에 의해 무장들이 마부에게 지시를 했다. 그리고 난 그 우렁찬 목소리 때문에 회상에서 깨어났다.

“참으로 조심하시게.”

“걱정 마십시오.”

난 목에 두르고 있는 면 수건으로 입과 코를 가렸다. ‘조심히 살피면 된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무장들과 병사들이 지키고 있는 거란인 마을로 들어섰고 나를 호위하는 이의민과 4명의 별초들과 조의들도 따라 들어섰다.내가 들어선 거란인 마음은 참으로 참혹하기 짝이 없었다.

‘내 사악함이 시작되는구나!’난 그렇게 마을을 둘러보고 이 마을에서 도는 전염병이 흑사병이라는 것을 다시 확인하고 마을을 빠져 나왔다.내가 목책에서 나오자 조충은 다급히 내게 달려와 숯으로 정화시킨 물을 가지고 왔다.

“우선 씻으시게.”

“많이 준비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야 하지 않는가? 돌아본 것은 어떤가?”

“제가 말씀드린 그대로 준비를 하십시오.”

“알겠네. 어서 씻으시게.”

조충의 말에 난 숯으로 정화시킨 물로 손과 목 그리고 얼굴과 콧구멍을 씻어냈다.

“마차에 옷을 준비했네. 갈아입으시게.”

“고맙습니다.”

“어서 옷부터 갈아입으시게.”

난 그렇게 마차로 가서 옷을 갈아입었고 이의민과 4명의 호위무장들도 각각의 옷을 갈아입었다.

“이곳에서 누구도 이제는 들어가서도 안 되고 나와서도 안 됩니다.”

“알고 있네.”

“나오려는 자는 모두 베고 벤 시체는 불에 태우셔야 합니다.”

“물론 그 역시 알고 있네.”

조충은 의지에 찬 얼굴로 내게 대답했다.

“준비가 되는 것들은 바로바로 제가 알려주시면 됩니다.”

“알았네.”

그때 이의민이 내게 다가왔다.

“갑동나리! 말에 오르시지요. 비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

“그래야겠군. 오늘은 유곽으로 돌아가 독주를 마셔야겠어. 비련과 함께.”

난 다시 말에 올랐다.그리고 다시 거칠게 말을 몰아 비련이 있는 유곽으로 향했다.

‘이제 시작인 것이야! 이제!’난 사악한 계략을 드디어 실행에 옮겼다.유곽의 특실.내가 말한 것처럼 비련은 내 옆에 앉아 차분히 비파를 켜고 있었다.

사악하면 사악해질수록 외로워지는 것이 태자의 자리일 것이다. 또한 내가 강하면 강할수록 외로워지는 자리가 또 군주의 자리일 것이다.비련이 켜고 있는 측은한 비파소리에 나는 지금까지 한동안 돌아보지 않았던 순간을 독주를 마시며 돌아봤다.

‘내가 온전히 믿을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다.’이런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백화 때문일 것이다.

내가 처음 이 고려에 왔을 때 백화 하나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권력 따위는 위험한 것이니 멀리하겠다고 생각했었다.

백화만 있으면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그렇게 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운명이라는 것이 나를 권력의 중심에 항상 서게 만들었다. 만약 내가 권력의 중심에 서 있지 않았다면 또 황제의 숨겨진 황자가 아니었다면 백화가 그렇게 내 옆에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조강지처인데,,,,,,,,.’백화를 떠올리며 독주를 들이켰다.

“고얀 것!”

난 나도 모르게 욕지거리를 했고 그 순간 비련이 흠칫 놀라 비파를 멈췄다.

“이년이 잘못한 것이라고 있사옵니까?”

비련이 내게 조심히 물었다.

“없다. 비파를 계속 켜라!”

“예. 나리!”

비련이 다시 비파를 켰고 난 스스로 독주를 따라 내 앞에 놨다. 하지만 여전히 내 손은 독주가 든 술잔을 꽉 움켜쥐고 있었다.‘나는 이렇게 너를 살리고 너를 황비로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하지만 백화는 항상 음모를 꾸미고 권력의 정점에 서기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내 언제까지 너를 지켜줄 수 있을지,,,,,,,.’저벅! 저벅!그때 내 침실로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묵직한 것이 이의민이겠군.’난 들리는 발자국 소리가 이의민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동 나리!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들어오시게.”

내 명에 이의민이 조심히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내가 지금 몇 병의 독주를 마시고 있는 것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저렇게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내 몸을 걱정하기 때문일 거다.

“무슨 일인가?”

“연통이 왔사옵니다.”

이의민은 내게 그리 말하고 비파를 켜고 있는 비련을 봤다.

“괜찮소.”

“그분께서 대마에 갇혔다고 하옵니다.”

“하늘이 이 역시 나를 돕는군.”

난 들고 있던 독주를 다시 들이켰다.

“그리고?”

“이미 준비가 되었다고 하옵니다.”

난 북변으로 향할 때 이미 이고 외숙과 서로서로 연통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그럼 움직이면 되는 것이군.”

“그렇사옵니다. 나리!”

“내일 갈 것이네.”

내 말에 이의민은 이미 짐작은 했으나 다시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준비를 하시게.”

“거친 비에 몸이 상할까 걱정이 되옵니다.”

이의민의 말에 난 피식 웃었다.

“내일 맞을 비보다 오늘 마실 이 독주를 더 걱정해야할 것이야!”

“그렇기도 하옵니다. 너무 급히 드시고 계시옵니다.”

“술이라도 마셔야지. 술이라도.”

“하오나,,,,,,,.”

“이미 준비가 되었다고 하옵니다.”

난 북변으로 향할 때 이미 이고 외숙과 서로서로 연통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그럼 움직이면 되는 것이군.”

“그렇사옵니다. 나리!”

“그렇사옵니다. 나리!”

“내일 갈 것이네.”

“이미 준비가 되었다고 하옵니다.”

난 북변으로 향할 때 이미 이고 외숙과 서로서로 연통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그럼 움직이면 되는 것이군.”

“그렇사옵니다. 나리!”

“이미 준비가 되었다고 하옵니다.”

난 북변으로 향할 때 이미 이고 외숙과 서로서로 연통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그럼 움직이면 되는 것이군.”

“그렇사옵니다. 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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