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54화 (454/620)

< -- 간웅 21권 -- >3. 회생! 계획을 실행에 옮기다.두두두! 두두두!하늘에서는 말을 달리는 사람들의 머리 위로 장대비를 내려치고 있었고 거친 질주에 달리는 말들은 뜨거운 입김을 뿜어내고 있었다.

“이랴! 이랴!”

제일 선두에 서서 말을 모는 자는 고려 태자 나의 충신인 조충이었다. 다다닥! 다다닥!

“이랴! 이랴!”

쏟아지는 빗속이다.그 빗속을 달리는 나는 마음이 무겁다.

허나 이 방법 밖에는 없다. ‘고려를 위해 나는 한 없이 사악해 질 것이다.

’지금 말을 달리는 이유도 그 사악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함이다.또한 내 외숙도 이 쏟아지는 빗속을 뚫고 그곳에 도착해 있을 것이다.

나는 점점 더 사악해지고 있다. 점점 더!사실 내가 이리 모진 계획을 실행에 옮기려는 것은 여전히 이 고려의 군사력은 금에 비할 것이 못 되기 때문이다.

‘요동만 해도 10만 기마대가 대기하고 있다.’금은 기마군단이 주력이다.

그에 반해 고려는 기마대가 강하다고는 하나 여전히 소수에 불과했다.한 사람이 열 사람을 상대하지 못하듯 아무리 내가 뛰어난 전략을 짜서 요동에 주둔하고 있든 대한무극 대타발을 상대한다고 해도 끝내 수적인 열세를 만회하기는 힘들다는 판단에 이렇게 이 시대에서는 잘 사용되지 않는 생화학전을 생각하고 있는 거였다.

참으로 사악한 존재가 나인 것이다.‘홍이포가 개발되기 전까지 요동이 감히 나를 노리지 못하게 할 것이다.

’내가 빠르게 강해질 수 없다면 꺾어야 할 존재가 스스로 약해지게 만들면 된다. 물론 그 스스로에 내 사악함이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이랴! 이랴!”

난 그렇게 말을 달렸다. 달리는 마상에서 굳어진 표정으로 내가 앞으로 얼마나 더 사악해질 수 있을지 두렵다.

‘분명 거란족 마을의 전염병은 흑사병이다.’흑사병은 참으로 무서운 질병이다. 또한 전염성도 강한 병이다.

‘유럽에 흑사병이 돌아 그 시대를 붕괴한 것처럼.’이 사악한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방파제 같은 곳이 필요할 거다. 요동에 사는 여진족들에게 흑사병이 걸리는 것처럼 고려에도 흑사병이 돌 수 있으니 말이다.

‘압록과 두만강까지 진격해서 그 지역을 확보해야 한다.’난 새로운 고려의 국경지대를 압록과 두만강으로 정하기로 결심을 했다.

그런 후에 내가 양성한 생화학 무기인 벼룩들을 잔뜩 품은 들쥐들을 요동으로 뿌릴 것이다. 그럼 결국 요동은 초토화 될 것이다.

참으로 사악하게 수십만 아니 수백만을 죽이려는 계획이다. ‘결국 그 땅을 영원히 차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고려의 백성의 수가 크게 증가하거나 그 지역에 있는 잡것들이 사라지는 수밖에 없지.’중원이 그 큰 땅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그곳에 병사가 될 사람의 수가 많다는 거다. 또한 그 지역에서 나는 풍부한 물자들 때문일 것이다.

그 중원에 터를 잡고 있는 사람들의 수를 급속도로 사악하게 줄여나간다면 그 중원은 끝내 무주공산이 되어 이리도 사악한 내 품에 들어오는 거였다.영원한 통치와 지배!난 그것을 꿈꾸고 있는 거다.

사실 우리의 역사에서 중원을 위협하고 통치한 경우는 몇 있었다. 고구려가 거의 북경 근방까지 진격을 해서 점령을 해 고구려성이라는 성을 축조했고 또 그 전에 고조선도 꽤나 넓은 지역을 차지했다.

하지만 끝내 망하고 말았다.한 없이 강성할 것만 같은 제국도 그렇게 무너지는 것이다.

고구려가 약해서 그런 것은 분명 아닐 것이다. 또한 고조선이 약해서 그런 것도 아닐 것이다.가장 중요한 핵심은 고구려보다 또 고조선보다 중원에 있는 인종들이 그 수와 물자가 더 풍요하기 때문인 거다.

적이 조금 약해지고 분열할 때 크게 일어나 몰아친다면 아무리 강한 제국도 끝내 가랑비에 옷이 젖듯 무너지는 거다.고구려만 해도 그렇다.

수나라의 두 번의 대 공격을 막아냈다. 또한 당의 몇 차례의 공격도 막아냈다. 승리자였으니 국토는 황폐해졌고 백성들의 수는 줄어들었다.

그리고 끝내 당에게 망했다.그 피해가 당이 더 컸을 것이나 중원을 차지한 당은 인구와 물자의 풍요로 인해 전쟁피해에 대한 회복이 빨랐으나 고구려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끝내 멸망한 거다. 고구려의 내분?그런 것은 작은 이유에 불과한 거다.

결국은 누가 얼마나 더 많은 인구를 확보하느냐?

또 누가 더 많은 훈련된 군사를 가지느냐? 그리고 그들을 배불리 먹일 물자를 가지느냐에 따라 전쟁의 승패는 좌우되는 거다.‘지금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흑사병 밖에 없다.

’아직은 금과 척을 져서는 안 된다. 그러니 스스로 조용히 두려움에 벌벌 떨며 죽어가야 하는 거다.흑사병!전 유럽을 초토화 만든 질병이다.

그 흑사병의 주 병균은 페스트균이다.유럽에 가장 큰 변화를 준 질병이라고 할 수 있다.

기록에 보면 유럽에서 흑사병이 처음 창궐한 시기는 1340년이다.이 시기는 내가 없을 역사에서 몽골이 원으로 국명을 바꾸고 세계를 지배하려던 때와 거의 일치한다.

그것은 다시 말해 동에서 서로 흑사병의 균이 전파되었다는 거다.일단 흑사병의 역사를 되짚어 보자면 1330년대 중원에서 시작되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1330년대 이어진 중국의 대기근은 굶주린 사람들의 면역력 약화를 가져왔고, 이는 곧바로 대재앙으로 이어졌다.1330년대 중원의 인구는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1억2천만 명 정도라고 한다.

하지만 흑사병에 의해 그 반이 죽어 6000만으로 줄어들었다.여기서 주목할 것은 그 시기가 지금보다 약 140년 후라는 거다.

그건 다시 말해 중원인 들도 아직 흑사병에 내성이 없다는 거였다. ‘내 사악함이 적이 될 존재들의 국력을 한 순간에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바드득!또한 흑사병은 중원을 통일했던 칭기즈칸의 군대와 함께 유럽을 향해 서진했고 당연하게 본토인 중국과 몽골에서 보급되는 식량과 의복에 흑사병을 전파하는 쥐와 벼룩이 같이 따라 서진한 거였다. 결국 끝내 칭기즈칸의 군대가 강성할 수 있었던 것은 흑사병이 그 이유일 수도 있었던 거였다.

그렇게 칭기즈칸의 군대는 서진을 거듭했고 전쟁을 통해 물자전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운 나쁘게 겹친 기근, 개개인의 위생이나 복지의 수준은 바닥을 치는 환경이라는 복합적인 요인이 유럽의 흑사병을 촉발시킨 원인이 됐다. 그런데 병이라는 것이 그렇다.동에서 서로 이동해서 그곳에 암흑의 시대로 만들었다면 다시 서에서 동으로 이동하지 말라는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1330년 이후 중원에서는 크게 흑사병이 창궐한 적이 없다.그 이유가 뭘까?‘그 당시의 물자의 이동이 중원에서 유럽으로 향했다.

’난 점점 더 내 계획을 구체화시키고 있었다.이건 다시 말해 만약 몽골군단이 서양의 노예를 원했다면 그래서 다수의 서양 노예들이 중원이나 몽골로 유입이 됐다면 몽골도 다시 흑사병이 암흑시대를 맞이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여튼 흑사병은 유럽의 역사를 바꿔 놨다. 우선 유럽 지역의 인구는 흑사병으로 인해 지역에 따라 1/3 ~ 1/2 규모로 감소했다.

14세기 유럽의 흑사병 희생자는 총 7천5백만 명에서 2억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그건 다시 말해 요동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거다.

‘요동교역을 통제하고 인원의 왕래를 철저하게 통제를 해야 한다.’내 사악한 계획에 내가 또 내 백성이 당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압록강과 두만강까지 진격해 국경선으로 만들어야 하는 거다.

“워워워!”

선두에서 말을 달리던 조충이 희미한 불빛이 보이는 둔덕에서 급히 말을 새웠다.

“충!”

그때 둔덕 입구에 목책을 설치하고 누구의 출입도 막고 있는 무장 몇과 수십의 병사들이 조충을 보고 머리를 조아렸다.병사들의 우렁찬 충! 소리를 들은 조충이 마상에서 뛰어내렸고 나도 그를 따라 마상에서 내렸다.

“밖으로 나온 자는 없겠지?”

“그렇사옵니다. 이 거란족 부족 마을을 철저하게 봉쇄하고 있사옵니다. 부사대감!”

“철통같이 막아야 할 것이다.”

조충은 그렇게 말하고 나를 힐끗 봤다.난 이 순간부터 갑동이 되어야 한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철저히 비밀이니 말이다.그리고 바로 조충은 나와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뒤로 물러나 내게 다가왔고 난 바로 조충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이곳이네!”

조충은 내게 하대를 했다.난 이제 갑동이니 말이다.

“예. 대감!”

난 공손히 대답을 했다. 사실 이런 변방인 갑산 같은 북변에서는 군을 통솔하고 또 그 지역을 다스리는 자들이 거의 왕처럼 군림한다.

그렇기에 고려의 힘이 이렇게 약해져 있는 걸 거다. 그리고 그보다 더 못한 곳도 많았다.

중앙에서 파견한 관료들이 지방호족의 눈치를 보며 지방호족의 이해관계를 중앙정부에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 자들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 지역 출신의 관료를 내려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허나 이 갑주만은 다를 것이다.그 어떤 이권도 개입되지 않은 귀부한 조충이 다스리고 있으니 말이다.

부에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 자들도 적지 않으니 말이다.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은 그 지역 출신의 관료를 내려 보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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