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21권 -- >고려시대에 대마도라 불렸던 지금의 위화도는 압록강의 하중도(河中島)로 압록강이 운반한 토사(土砂)의 퇴적으로 이루어진 섬이다. 고려시대에는 대마도(大麻島)라 하여 국방상 요지였다.
회생이 태자로 있는 지금의 기준으로 200여년 후의 역사에서는 요동정벌을 명한 우왕의 명을 받은 우군도통사 이성계가 이곳에서 회군(回軍)을 단행함으로써 조선을 여는 역사적 계기를 된 곳이 바로 이 섬이었다.참으로 비통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할만 했다.
물론 회생이 고려의 역사를 바꿔놨으니 이성계도 조선도 생기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조선이 생긴다고 해도 그것은 이성계의 조선이 아닌 예맥의 조선일 것이다.
훗날 위화도로 알고 있는 대마도는 어적도·검동도 두 섬과 함께 삼도(三島)라 하여 농민을 이주시켜 경작하게 했고 그것을 회생도 기억하고 있었다.그리고 그 회생 역시 그곳에 둔전을 두어 요동 진격을 전초기지로 쓰려 했다.
토사가 흘러내려와 이뤄진 섬이기에 그 섬의 토지는 비옥했고 그것은 다른 오랑캐의 공격의 빌미가 되곤 했다. 오랑캐들도 충적토로 이루어진 위화도가 그 토질이 비옥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던 던 거였다. 그러니 군사가 주둔하고 둔전으로 쓰기에는 안성맞춤인 곳이었다. 또한 요동으로 진격하기에 가장 단거리이기에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다.
“태자마마께서 개경을 버리셨단 말이지,,,,,,.”
참지정사 강일천은 인상을 찡그렸다.이것은 다시 말해 자신의 딸인 백화의 연락을 받았다는 거였다.
“고려의 황성은 개경이어야 해!”
참지정사 강일천은 인상을 찡그렸다.
“또한 태자마마의 태자비는 백화이어야 하고.”
사람은 변한다.이렇게 변한다.참지정사 강일천이 용호군 대장군의 직을 버릴 때부터 변하게 되어 있었다.
권력을 탐하지 않던 사람이 권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변해야 했다. 그리고 그가 변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의 딸인 백하 때문이었다. ‘내가 다음 황제의 외조부가 되어야 한다.
’참지정사 강일천은 멀리 보이는 위화도로 불리는 대마도를 보며 나직이 한숨을 쉬었다.
“서경으로 천도를 한다면 좁아진 내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것이야!”
2. 군주가 될 자는 정에 멈출 수 없다.삼수갑산!갑동으로 변한 회생이 당도한 갑산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 바로 삼수갑산일 거다.
그중 갑산은 현대의 양강도의 한복판에 위치한 고을로 고려의 변방 중에서도 변방이었다. 뭐 더 정확하게 따진다면 천리장성 위에 있는 곳이니 고려의 영토가 아닐 수도 있었다.
험하디. 험한 곳으로 죽을 때 죽을망정 할 말은 해야겠다는 뜻이 담긴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가도 할 말은 있다’ 또는 자신에게 닥쳐올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어떤 일을 단행할 때 하는 말인 ‘삼수갑산을 가서 산전을 일궈 먹더라도’라는 말이 있듯 참으로 험한 곳이 바로 갑산이었다. 개마고원의 중앙이며 북변의 중앙이기도 한 갑산이었고 회생의 식읍이기도 한 곳이었다.
갑산은 고구려의 옛 땅으로 고려 때는 여진족이 살았으나 고구려의 땅이었기에 고려조정은 그곳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지만 고려의 영토라고 생각했다.그렇기에 회생의 공을 치하 하면서 식읍으로 내린 땅이 바로 갑산이었다.
허나 회생이 등장하기 전의 역사대로라면 고려가 멸망할 때까지 그곳에 고려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결국 생각만 고려의 영토였던 곳이었다. 하지만 회생이 이 고려에 등장한 후로 갑산이 크게 주목을 받았다. 또한 군사요충지로 변해 가고 있었다.
6만이 넘는 고려군이 주둔하고 있으니 말이다. 또한 금나라 요동성 성주 대타발도 갑주에 군사들이 모인다는 것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허나 뭐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금의 황성으로 간 고려 사진 참지정사 강일천이 황금 50만 냥을 상납하며 거란의 잔당인 오랑캐를 몰아내기 위해 고려가 갑산으로 군사를 보낸다고 청을 했고 그것을 금나라 황제가 받아드렸으니 말이다.따지고 보면 갑산은 금나라에서 그리 중요한 지역은 아니었다.
황금 천 냥이면 충분히 고려에 팔 수도 있는 지역이 바로 갑산인 거다.고려와 금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갑산이고 그런 곳을 황금 50만 냥으로 조공하며 병사들을 주둔시키겠다고 간청을 하는 고려 사신을 뿌리 칠 수 없는 금나라 황제였다.
물론 그 황금 50만 냥에는 고려에서 죽은 야율강의 목숨 값도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또한 대타발 역시 강일천에게 막대한 황금을 받아 챙긴 상태이기에 뭐라고 말 할 수가 없었다.회생은 이렇게 그런 것까지 염두에 두고 금나라로 강일천을 보낸 거였다.
“이곳이 개마고원의 중심이지.”
갑동으로 분한 회생은 이의민과 무인들과 함께 은밀히 갑산에 당도하며 중얼거렸다. 개마고원!개마고원은 그저 고원만은 아닐 것이다.
예맥의 정기가 모인 곳으로 그 정기가 시작해 백두산까지 뻗은 곳이 바로 개마고원이었다.‘적을 막고 군사를 키우기에는 이만한 곳이 없다.
’회생은 이 개마고원의 중심인 갑산에서 다시 북벌을 시작하겠다고 결심했다.아니 북벌은 이미 시작이 된 것이다.
갑동으로 분한 회생이 이 갑산에 와 있으니 말이다. 사실 북변의 오지인 갑산이 회생의 의지에 의해 북변 최고의 고을로 변해 있었고 군사요충지의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돌을 던지면 10중 8이나 구는 무장이나 군졸을 맞을 정도로 병사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이렇게 변했군.”
갑동으로 분한 회생은 처음으로 이 갑산에 온 거다. 자신의 식읍이지만 이렇게 와 본 것은 처음이었다.
처음 별초장군 박현준과 문장필이 이 황무지나 다름없는 갑산에 반역도당으로 변할 뻔 했던 김돈중의 3천 가병들과 터를 잡은 지 몇 년 지속으로 군세를 확충하여 이제는 6만이 넘는 대군이 주둔하는 곳으로 변했다.고을은 확장이 됐고 군사 요충지의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는 거대한 외성 경계를 이루는 석성은 웅장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석성을 지나 갑산 변화가로 들어섰을 때 이곳이 진정 군사요충지면서 환락의 도시라는 것을 갑동으로 변한 회생은 알 수가 있었다.내일을 보장할 수 없는 군사 접경지이기에 또 혈기왕성한 병사들이 모여 있는 곳이기에 이곳 번화가와 외곽의 유곽에는 젊은 계집들이 차고 넘쳤다.
“이 모습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군.”
지금 현재 6만이 넘는 군사들이 주둔하고 있다. 또한 회생의 가병들과 옛 김돈중의 3천의 가병들은 이곳에 터를 잡고 가솔들을 데리고 살고 있지만 나머지 5만 넘는 혈기왕성한 군사들은 홀로 진격을 해 왔기에 스스로 사내의 그 회포를 풀 곳이 없었고 자연적으로 부녀자들을 희롱하는 사건이 많이 벌어졌기에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공창의 형식으로 외성 주변에 유곽을 설치한 것을 시작으로 갑산은 북변의 최고 도시이 면서 또한 최고의 환락의 도시였다.
“그렇사옵니다. 나리!”
이의민은 짧게 대답을 했다. 여기저기 분칠한 계집들이 지나가고 또 잘생긴 갑동으로 변한 회생을 보며 싼 웃음을 보냈다.
“신수군의 가솔들은 이동하고 있겠지?”
“그렇사옵니다. 나리! 또한 정책사의 말로 의하면 땅이 없는 양민들 중에 갑산에서 땅을 주고 식량을 준다는 말에 이동하는 자들이 많다고 합니다.”
“오랑캐를 몰아내면 그 땅이 고려 백성의 경작지가 될 것이다.”
“그렇사옵니다. 나리!”
“이곳에서 지내야겠다.”
갑동으로 분한 회생은 작은 유곽 앞에 서서 그 유곽을 봤다.
“하오나 너무 초라하옵니다.”
이의민이 유곽을 보며 살짝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 신분이 갑동이니 충분하다.”
“예. 알겠사옵니다. 이곳의 경계를 철저히 하겠나이다.”
이의민은 그렇게 말하고 고개를 돌려 무장 하나를 불렀다.
“예. 나리!”
이의민도 별초무장에게 나리로 불렀다.
“저 유곽을 통째로 빌려라!”
“예. 알겠사옵니다.”
“섭섭지 않게 줘야 할 것이다. 또한 이 주변의 경계를 철저하게 해라.”
“알겠사옵니다. 원거리 호위를 하는 별초와 조의들에게 경계의 만전을 기하라 명하겠나이다.”
“그리해야 할 것이다. 내 오면서 보니 오랑캐들도 자유로이 드나드는 것을 봤다.”
북변의 특성상 그리고 갑산의 특성상 건주말갈과 서요로 물러가지 않고 이 북방에 터를 잡은 거란인 들이 그리 심한 통제를 받지 않고 드나들었다. 그러니 걱정이 되는 이의민이었다.
“너무 눈에 띄게 움직여서는 안 되오.”
갑동으로 분한 회생이 말했다.
“여부가 있겠사옵니까.”
그때 자신의 유곽 앞에 몇 명의 장정들이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이 유곽의 주인으로 보이는 여자가 호호 거리며 엉덩이를 흔들며 나왔다.
“들어오시지요. 나리들! 호호호!”
“으음,,,,,,,.”
갑동으로 변한 회생은 귀족가 자제처럼 점잔을 빼며 부채를 착 폈다.
“이곳 계집들은 반반한가?”
이의민이 호탕하게 물었다.
“호호호! 여부가 있겠습니까? 고려의 계집부터 말갈의 계집, 그리고 거란의 계집까지 또 저 멀리 노란머리와 흰 피부를 가진 계집까지 없는 계집이 없사옵니다.”
이 유곽의 주인의 말대로 이 갑주는 인종의 용광로 같았다. 물론 그것이 계집에 국환된 것이지만 말이다.
그만큼 환락이 넘치는 곳이 바로 갑산이었다. 군사 요충지!그렇게 변한 갑산에 좋지 못한 모습이 바로 이것이었고 그렇기에 갑산은 노예시장이 활성화 되어 있는 것 같았다.
“노랑머리의 계집까지?”
회생은 궁금하다는 듯 부채로 얼굴을 가린 그대로 유곽의 포주에게 물었다.
“호호호~ 물론이옵니다. 사내들이라는 것이 특이한 것을 즐기잖습니까? 말만 하시면 숯처럼 검은 피부를 가진 계집도 구할 수 있습니다.”
“알았네.”
회생은 짧게 말하고 돌아섰다.
“이곳에 손이 많은가?”
이의민이 포주에게 다시 물었다.
“적지는 않사옵니다. 왜 그러십니까?”
“이곳을 우리 나리께서 통째로 빌려서 몇 날을 지내려고 하는데 어떤가?”
“몇 날이라 굽쇼?”
포주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왜 그런 표정인가?”
“장사 며칠 하고 끝낼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호호호!”
포주의 입장에서는 다른 손님들을 다 쫓으면 이들이 간 후가 걱정이 되는 거였다.
“그렇지. 셈을 잘 쳐주지.”
“어느 정도 셈을 쳐주실지 에 따라서 달라지지요.”
조금은 괘씸한 순간이었다. 하지만 그래도 당연한 요구라는 생각이 드는 회생이었다.
“이거면 됐는가?”
이의민이 품에서 10냥짜리 금자 3개를 꺼내 보였다.은자 100냥이 금자 1냥이다. 은자 한 냥이면 일반 양민들이 3달은 너끈히 먹고 살 수 있는 가치가 있었다.
“이걸로 한 달을 머물겠네. 되었는가?”
금자 10냥짜리를 세 개나 보자 포주의 눈이 뒤집어진 듯 반짝였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호호호! 안으로 드시지요.”
그렇게 갑동으로 분한 회생이 유곽을 통째로 빌렸다.
“이곳으로 오고 가는 자들에 대해 함구를 해야 할 것이네.”
이의민이 포주에게 차갑게 말했다.
“여부가 있겠습니까? 이런 곳에 드나드는 사내들이 누군지 말하지 않는 것이 철칙이옵니다.”
“그럼 술과 안주를 그리고,,,,,,,.”
이의민이 안으로 들어서는 회생을 봤다.
“참한 계집을 내 나리의 방으로 보내라.”
“예. 나리!”
“그럼 나리는 어찌 하옵니까?”
포주는 이의민을 보며 야릇하게 웃었다.
“계집 마다하는 사내는 없지. 노랑머리가 있다고?”
“그렇사옵니다.”
“그렇사옵니다.”
“그런 노랑머리로 보내.”
이의민도 야릇한 미소를 머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