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43화 (443/620)

< -- 간웅 - 20권(서경은 천도다!) -- >8. 미추홀 개발을 명하다.내 명에 의해 모든 중신들이 다시 모였다.

물론 모두 모인 이 자리에 초원으로 길을 떠날 경대승은 없다. 그는 초원으로 가야 하니 말이다.

고려의 모든 신하들이 나를 중심으로 내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으려는 듯 나를 주목하고 있었다.이미 위위경 아니 이제는 개경공이 될 이의방에게는 밀명을 내린 상태다.

이제부터는 내 사람 챙기기를 해야 한다. 또 3천에 가까운 포로 아닌 포로들의 처우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다 모였사옵니다. 태자마마!”

태자 책봉식도 올리지 않은 나는 벌써 태자라 불리고 있었다. 아니 황제라고 불려도 이상할 것이 없다. 내게 15만의 군사가 있고 고려의 최고 무장들이 있으니 말이다.

“다 모이셨습니까?”

“그렇사옵니다. 태자마마!”

이의방이 조심히 내게 말했다.

“김돈중 대부는 개경에 남아 있기에 오지 못했나이다. 그 이외의 대신들은 모두 모였사옵니다.”

“황제폐하께서 서경천도를 명하셨으니 일을 급히 진행할 참입니다.”

내 입에서 다시 서경천도라는 말이 나오자 위위경 이의방과 용호군 대장군 이고 외숙을 제외하고 나머지 대신들의 표정이 어두워졌다.이것만 봐도 내 입에서 나온 말이 황제폐하의 칙명보다 더 무게감이 있다는 증거일 거다.

“알겠나이다. 태자마마! 허나 태자마마!”

이고 외숙이 날 봤다.

“무슨 일이시오? 용호군 대장군.”

“서경으로 천도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사옵니다.”

“무엇입니까? 중심을 잃은 고려를 바로 세우는 서경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입니까?”

난 살짝 불쾌한 표정으로 이고 외숙을 봤다. 내가 인상을 찡그리자 나머지 대신들이 내 눈을 피해 머리를 조아렸다.철혈의 정치가 펼쳐지는 순간이다.

누구든 내 눈빛 하나에 숨을 죽이고 있다. 이것은 내가 일을 추진하는 것에는 한없이 이로워나 고려가 진정 발전하기에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았다.

‘이러다가 언로가 막히겠군.’하지만 지금은 내분 같은 활발한 언로보다 내 강력한 영도에 의해 발전과 개혁이 중요하기도 했다.

“있습니다. 태자마마!”

“무엇입니까?”

“태자마마께서는 개경을 버리고 서경으로 천도를 하는 것이 흐트러진 고려의 국운을 바로 새우는 것이라고 하셨사옵니다.”

“아닙니까? 용호군 대장군!”

“맞사옵니다.”

“그런데 왜?”

“허나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사옵니다.”

“무엇이지요?”

“태자마마께서 만천하에 태자가 되셨다는 것을 공포하는 태자책봉식이옵니다.”

이고 대장군의 말에 나머지 대신들도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찌 생각을 하시는가? 북천!”

내 책사가 바로 북천이다. 그는 앞으로 이 고려의 내정을 책임질 존재다.

“용호군 대장군의 말씀이 지당합니다. 고려의 국본을 만천하에 공포하지 않고서 서경으로 천도를 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북천도 태자책봉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은 하고 있었다. 하지만 중이 자기 머리를 깎지 못하는 법이다. 그렇기에 내가 먼저 말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고 외숙이 나를 위해 말해준 거였다.

“그렇습니까? 그럼 그렇게 하지요. 개경에 있는 내 부인들이 모두 서경으로 온 후에 길일을 택해 태자책봉식을 하기로 하겠습니다. 그 태자책봉에 대한 도감은 북천 그대가 맡아주시오.”

“예. 태자마마! 큰 소임 황공하옵니다.”

“그럼 이제 다른 것은 없지요?”

“예. 태자마마! 그렇사옵니다.”

“그럼 이제 제가 몇 가지를 공표하려고 합니다.”

내 말에 이곳에 모인 대신들이 조심히 웅성거리며 내 눈치를 보며 서로에게 무슨 일이냐는 듯 눈빛을 주고받고 있었다.‘이제부터 시작인 거야! 이제부터!’난 이 자리에 모인 대신들을 보며 내 의지를 다시 세웠다.

“하명 하시옵소서.”

제일 먼저 이의방이 우렁차게 대답을 했다.‘그럼 장인부터!’난 이의방을 보며 씩 웃었다.

“이제 이 고려의 수도성은 개경이 아니라 서경입니다. 허나 개경도 한없이 중요한 곳이기에 그곳에 사심관을 명할까 합니다.”

내 말에 이의방이 흐뭇한 표정으로 나를 보다가 머리를 조아렸다.

“사심관이라 하셨습니까?”

이고 외숙이 놀라 나를 봤다.

“왜 그러시오?”

“허나 사심관은,,,,,,,,.”

“중차대한 직위지요. 하지만 황도가 개경에서 서경으로 변한 지금 개경의 민심을 안정시킬 필요가 있소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개경은 이 고려의 상업의 중심지요. 벽란도가 있고 또 비옥한 평야가 있으니 서경천도로 인해 민심이 동요되어서는 안 됩니다.”

“옳으신 생각이십니다.”

내 눈치를 보고 있던 신하들이 부복을 하며 소리쳤다.‘옳습니다. 그러하옵니다. 밖에 못하는 것들.’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다. 그래도 이렇게 따지고 드는 내 외숙이 내게는 더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개경 사심관을 명할 참입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 내 장인이면서 위위경인 이의방공을 명할까 합니다. 그는 지금까지 많은 공이 있습니다. 또한 그는 벽상공신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변변한 작위하나 없는 분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나는 이의방공을 개경 공으로 명할까 합니다.”

내 공포에 순간 내 내실은 찬물을 뿌린 듯 싸늘해졌다.

“태자마마! 황공하옵니다.”

그리고 그 정적을 깨는 것은 바로 개경공으로 명해진 이의방이었다.

“개경을 그대의 식읍으로 내립니다.”

이번 조치를 통해 이제는 개경은 고려의 황도가 아니라 이의방의 식읍으로 전락한 거였다. 그러니 곧 서경이 부흥할 것이다. 하나를 낮춰 하나를 높이는 것이 결코 상책은 아니나 고려의 부흥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

“황공하옵니다. 태자마마! 이것은 황제폐하를 대신해서 대리청정 하는 나의 명이니 곧 황명이고 칙명일 것입니다.”

“예. 태자마마!”

“북천!”

“예. 태자마마!”

“그대는 내 명을 만천하에 공포하라.”

“명을 따르겠나이다.”

일사천리로 진행을 했다. 그렇게 이의방이 개경 공으로 공표가 되는 순간 이고 외숙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가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에 옛 벗인 이의방을 보며 고개를 끄덕여주면서 축하한다는 눈빛을 보냈다. 의외의 모습이지만 이것만 봐도 이고 외숙은 그냥 평범한 범인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또 하나 있소이다.”

“예,. 태자마마!”

“지금 어찌 되었던 포로나 다름이 없이 감금되어 있는 악비군이 있소이다.”

“그렇사옵니다.”

무신들이 선 곳에서 모든 무신들이 대답을 했다.

“어찌 되었던 그들은 송의 군사들이고 금과 대적해야 하는 이 마당에 송과 척을 질 수는 없습니다.”

“그렇사옵니다. 태자마마! 고려는 북진을 원칙으로 하옵니다. 그러니 송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하옵니다.”

이고 외숙이 내게 말했다.

“그렇소. 용호군 대장군. 허나 그들을 다시 송으로 귀환시킬 수는 없소.”

“그럼 어찌 하실 참이십니까?”

“왕준명!”

난 뜬금없이 제일 말석에서 부복하고 있는 내 가신 왕준명을 불렀다.

“예. 태자마마! 신 왕준명이옵니다.”

“너에게 신수군 5천을 내릴 것이다.”

“예. 태자마마!”

“또한 낭장의 직위에서 장군의 직위로 격상을 시킬 것이고 미추홀 개발의 소임을 맡길 것이다.”

미추홀은 현대의 인천이다. 중국의 등주에서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곳이다.

“미, 미추홀을 개발하란 말씀이시옵니까?”

장군이 된 것에 놀랐는지 아니면 오지를 개발하라는 것에 놀라서 그런지 왕준명은 놀라 내게 무엄하게 되물었다.

“그렇다. 그대에게 미추홀 목사를 명한다. 그곳에서 미추홀을 개발하고 송에 있는 신라방처럼 미추홀에 악비군을 무장해제 시켜서 송방을 만들어라.”

난 이렇게 영화공주의 임신 때문에 잔인한 조치를 접고 내 나름대로 내게 반기를 든 악비군에게 선정(?)을 베풀었다.

“예. 태자마마! 명을 받들겠사옵니다.”

“박위!”

“예. 태자마마!”

이제부터 진정한 내 사람 챙기기가 시작되는 순간이다.

“그대에게도 장군의 직을 내리고 신수군 5천을 지휘하게 할 것이다.”

“예. 태자마마!”

“너는 신수군 오천을 이끌고 옛 태봉의 중심인 철원을 개발하라.”

태봉은 태조폐하 때문이라도 폭군으로 전락한 궁예대왕이 세운 나라이면서 따지고 보면 이 고려의 전신이다.901년 궁예(弓裔)에 의해 건국되어 918년 태조폐하에게 멸망할 때까지 18년간 존속한 나라가 바로 태봉이다.

멸망했다기보다는 고려로 변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태조폐하의 치세 때에는 여전히 궁예를 궁예대왕이라 불렸으니 말이다.

태봉은 신라·후백제와 더불어 후삼국을 정립(鼎立)했으며, 후고려 또는 마진(摩震)이라고도 불리기도 했는데 이것은 궁예가 북진을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었다.신라는 진성여왕 때에 이르러 국력이 급속히 쇠약해지고, 국가의 통치력이 약화되었다.

재정이 결핍하게 되자 백성에게 조세를 독촉했는데, 그것은 백성들의 유리현상을 더욱 촉진했고, 결국 전국 각지에서 반란이 일어나게 되었다. 이 때 궁예가 고구려의 부흥을 내세우고 후고구려(後高句麗)를 세웠으며 뒤에 국호를 태봉으로 바꾸었다.

태봉은 후백제(後百濟)와 대립하면서 신라를 포함한 후삼국시대를 열게 하였다. 태봉은 뒤에 왕건에 의해 몰락하게 되고 뒤이어 고려가 성립된다.

그리고 그 태봉의 중심이 바로 철원평야다. ‘철원과 함께 양구를 비롯한 강원도 일대를 개발할 것이다.

’지역의 고른 발전까지 염두에 두어야 하는 나였다.

“예. 태자마마!”

“앞으로 많은 군량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너의 임무는 그곳을 안정시키고 군량을 확보하는 것이 목적이다.”

“예. 태자마마! 태자마마의 명을 받들겠나이다.”

난 이렇게 경대승의 입김이 작용할 수도 있는 신수군을 갈기갈기 찢었다. ‘북변 갑산군에 3만이 배치되어 있고 문장필공께서 지휘를 하고 계시지.’나도 모르게 어금니가 꽉 깨물어졌다.

지금까지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 것을 처리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전면전이 안 되면 국지전이라도 감행해야지.’아무리 내 북진의 대망의 의지가 꺾였다고 해도 무주공산이나 다름이 없는 북변 지역 위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갑산 이북을 차지해야 한다.’그런 생각이 있기에 신수군 3만을 추가적으로 갑산에 배치한 거였다.

‘우선 고려의 국경을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만들 것이다. 우선은.’난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난 그런 생각을 하며 대신들을 봤다. 그리고 내 시선은 속말말갈 족장 타이모와 별초장군 박현준에게 멈췄다.

“타이모 족장!”

“예. 태자마마!”

속말말갈족 족장 타이모가 우렁차게 내게 대답했다.

“이번 서경 반란을 진압하고 이북 40개성을 빠르게 안정시킬 수 있었던 것은 그대의 공이 참으로 크다.”

“황공하옵니다.”

“내 그대에게 성을 내릴 것이다.”

내 말에 속말말갈족 타이모 족장이 감격한 눈빛으로 날 봤다.

“황공하옵니다.”

내 비록 타이모에게 성을 하사하겠다고 했으나 황족의 성인 왕 씨는 주지 않을 것이다. 내가 하는 모든 일은 내가 추진하는 개혁에서부터 비롯된다.

“내 그대에게 조씨의 성을 내릴 것이고 본관을 온성으로 할 것이다.”

온성은 북변지역에서도 가장 두만강과 가까운 곳이다. 그곳은 거의 여진과 요의 잔당들이 활개를 치는 무법천지라고 해야 할 거다. 내 말에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된다는 눈빛으로 날 조심히 봤다. 타이모 족장도 잠시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가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황공하옵니다. 태자마마!”

“또한 그대에게 내 이름도 내릴 것이니 그 이름을 충(忠)이라 할 것이다.”

“조, 충,,,,,,,,.”

타이모 족장은 나직이 자신의 새로운 이름을 뇌까렸다.

“그리고 그대를 갑산 부사로 임명할 것이고 지방군인 갑산군을 지휘하게 할 것이다. 그 직위를 고려 대장군에 명할 것이요.”

내 말에 이제는 조충이 된 타이모족장의 옆에 있던 별초장군 박현준이 놀라 나를 봤다. 사실 따지고 본다면 진정한 나의 친위군이며 고려의 핵심군대는 갑산군이었다. 그곳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만 해도 5만에 육박하니 말이다.‘박현준이 놀라는군. 그에 대한 조치도 있지.’난 박현준을 보며 씩 웃었다.

“태자마마의 은혜가 하해와 같사옵니다. 태자마마!”

부복하고 있던 조충이 바로 그 자리에 엎드려 나를 향해 크게 절하고 이마를 바닥에 찍으며 외쳤다.쿵!진정한 충심은 저렇게 나오는 걸 거다.

“그만하시오. 그러다가 몸이 상하오.”

“아니옵니다. 어찌 태자마마의 은혜를 입고 소신이 가만히 있겠사옵니까? 소신! 갑산부사로 또 갑산군 대장군이 되어 태자마마의 은혜에 보답하겠나이다.”

감격한 조충의 말에 난 고개를 끄덕였다.

“별초장군!”

“예. 태자마마!”

박현준이 나를 봤다.

“그대는 조충이 귀부할 때부터 조충을 도왔다.”

“그렇사옵니다. 태자마마!”

“그대는 앞으로도 갑산부사를 도와야 할 것이다.”

“예. 태자마마!”

“그대를 갑산부부사로 임명할 것이다.”

“황공하옵니다. 태자마마!”

난 일사천리로 내 사람 챙기기를 진행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난 조충으로 하여금 속말말갈족을 이끌고 국지적이지만 북진을 감행하게 할 것이다.

내가 온성까지 조충에게 진격을 시킬 것이라는 것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온성까지 차지해야 한다.

그래야 무산광산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하나의 일을 진행하면서 난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내게 또 고려에는 무엇보다 무산광산이 필요했다.

‘온성까지 차지해야 한다. 그래야 무산광산을 손아귀에 넣을 수 있다.’하나의 일을 진행하면서 난 많은 것을 얻어야 한다. 그리고 내게 또 고려에는 무엇보다 무산광산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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