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31화 (431/620)

< -- 간웅 - 20권(서경은 천도다!) -- >‘매화의 모습이다. 그것도 붉은 매화!’난 문뜩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매화는 청초한 자태와 향기로 단아한 여인을 나타내곤 한다. 하지만 내 앞에 있는 내 숙모인 조연은 매화 중에서도 피를 머금은 붉은 매화라고 할 만 했다. 청초함 위에 매혹이 있고 단아한 자태 안에 도발적인 눈빛이 있다. 또한 그 향기 안에 독의 향을 품고 있으니 매화이면서도 그냥 매화가 아닌 독향을 머금은 북은 적화인 붉은 매화일 것이다.

나는 문뜩 조연 공주를 보며 백화가 떠올랐다.내게는 매화였다가 이제는 붉은 적화로 변한 백화.그녀의 야망도 조연과 같을 것이다.

‘으음,,,,,,,.’

신음이 차오르지만 내 눈은 붉은 적화인 조연을 보고 있었다.참으로 아이러니하다고 할 것이다.

매화는 천진하고 순결한 인상을 가진 미녀를 상징하는데 지금 내 앞에 저리 요염하게 앉아 있는 여인은 그저 자신의 욕망과 아비의 미래를 위해 스스로 부끄럽고 추악한 꽃이 되려 하고 있다. 그것도 독향이 진동하는 꽃이.그러면서도 송나라 공주 조연은 매화이면서도 모란 같았다.

모란은 화국이 풍성하여 요염하면서도 풍염한 모습으로 보이는 미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한 인물에 두 가지의 꽃의 의미가 담겼으니 분명 요녀일 것이다.

‘요화다.’난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나를 도도하게 보고 있는 눈빛은 매혹적이면서도 차갑다. 자신의 마음에 담겨 있는 의미가 눈빛으로 전달되는 걸 거다.

‘요사스럽다.’여러 가지 이미지가 교차되고 있다. 그러니 요화이며 요녀일 것이다.

살짝 웃고 있는 모습이 도도하면서 그녀가 입고 있는 송나라 여인의 그것도 궁중 공주의 화려한 옷은 살짝 얇아 그 안이 훤히 보였고 그 요염함 속에서 뿜어지는 풍만함은 내가 저 여자의 조카라는 존재가 아니라면 정복자로써 이 서경을 점령한 점령군 태자로 거뜬히 저 여인을 덮치게 할 만 했다.‘전위를 죽인 조조가 될 수는 없지.’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간웅이라도 실수는 있는 법이다. 조조가 그랬다.‘이의민과 무제를 전위로 만들 수는 없다.

’난 전각 밖에서 잔뜩 긴장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이의민과 무제를 떠올렸다. 그들이 용력이 대단하고 담대한 인물이라고는 하나 3천의 악비군에게 포위되어 있는 지금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거다.

내가 말한 전위는 삼국 시대 위나라의 장수로 지금으로 따지면 견룡군 행수와 같은 소임을 담당한 무장일 거다. 황제나 다름이 없는 조조를 호위하는 임무를 담당했으니 말이다.

얼굴은 못 생겼지만 힘이 천하장사라고 전해진다. 그는 하후돈의 휘하에 있다고 공을 세워 사마가 되고 쌍극이라는 무기의 잘 다르는 무장이었다.

훗날 조조의 경호를 담당하였고 조조가 여포를 쳤을 때 그에게 포위를 되었는데 이에 힘껏 싸워 포위망을 뚫고 조조를 살려 교위가 되었다. 그리하여 완성에서 조조가 죽은 장제의 아내 추씨에게 반해 그녀를 후궁으로 삼고 그곳에서 취하자 이에 반발한 죽은 장제의 장수들이 조조의 진영을 급습하였고 이것을 막고 조조를 지키다가 창에 찔려 죽었다.

내가 지금 아차 하고 정신을 놓으면 밖에 있는 두 무장은 전위가 될 판이다.‘아주 작정을 했군.’공주의 입장에서 저런 옷을 입을 수는 없을 것이다.

속이 비치는 옷을 입고 나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도 조카를 말이다.

이미 예상은 했지만 저 조연이라는 송나라 공주이며 대령후의 비인 저 여자의 진정한 목적은 정말 나를 취하고 이 고려를 자신의 치마폭에 넣으려는 거라는 것을 세삼 느낄 수가 있었다.‘숙부! 참으로 불쌍합니다.

’난 자비령 평지에서 장렬하게 전사한 대령후가 떠올랐다.‘정신을 바짝 차리자.’난 그런 생각을 하며 송나라 공주 조연을 뚫어지게 봤다.

사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송나라를 차지하기 위한 포석만을 깔기 위해 온 것만은 아니었다. ‘도천밀군 3만의 도천밀군이 송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

’그들을 이제는 하나로 모을 필요가 있다. 그것을 신라방 총방주에게 지시할 수는 있으나 3만의 대병력을 그리 표 나게 모았다가는 바로 의심을 당할 수 있고 그 일로 인해 송나라에 뿌리를 내린 신라방이 한 순간에 와해될 수도 있기에 조연과 그의 부친의 밑에 임시적으로 두기 위해 이렇게 조연과 담판을 지으려 하는 거였다.

물론 그것도 하나의 포석으로 결국에는 송나라를 차지하고자 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뭘 그렇게 망설이시지요? 오셨으면 앉으셔야지요.”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송나라 공주 조연이었다.

“들어오세요. 이곳은 추운 곳이라 한기가 느껴지네요.”

그럴 것이다. 저리 옷을 입은 듯 만 듯 입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지요.”

내가 송나라 공주 조연이 있는 방으로 들어서자 스르륵 문이 닫혔다. 저벅! 저벅!난 천천히 차분하게 앉아 있는 조연에게 다가갔다. 그때 조연이 살짝 일어나서 나를 맞이 했다.

“나는 송나라 공주 조연이라고 합니다.”

스스로 자신을 대령후의 비이며 너의 숙부가 되는 조연이라고 밝히지 않았다. 그것을 밝히면 내가 거부감이 들기에 그렇게 송나라 공주라고만 말하는 조연이었다. 말을 하지 않는다고 모를 것은 아닌데 말이다.

“고려 태자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태자마마!”

야릇하게 날 보며 웃는 조연이다. 난 그때 이 방안에 그윽한 향기가 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매화와 모란이 같이 핀 조연일 것이니 향기가 있는 것도 당연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앉으세요. 오실 줄 알았습니다.”

“그렇습니까?”

“좋은 차를 준비했습니다. 우선 차부터 드시지요.”

내가 자리에 앉자말자 조연은 좋은 차를 준비했다고 내게 말했다.‘그 차겠군. 아주 좋은 차!’난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저 차를 마시면 안 되지.’난 그런 생각이 들었고 그러면서도 여유롭게 조연을 봤다. 탁자 위에는 용이 새겨진 항로에 향이 피어오르고 있었고 조연은 자신의 섬섬옥수로 내게 차를 대접하기 위해 내 앞에 차를 따르기 위해 살짝 허리를 숙였다.

그 순간 숙모인 조연의 풍만한 가슴골이 살짝 보여 아찔했다.‘상상이상으로 아찔하다.

’내가 느끼는 그 감정이상으로 몽롱해지는 나였다. 이것이 독향을 품은 계집의 참 모습일 거다.

분명 일국의 공주일 것인데 사내를 유혹하는 것이 여염집 과부와 다를 것이 없었다. 물론 따지고 보면 조연은 과부이겠지만 말이다.

“송에서 가지고 온 좋은 차입니다. 드십시오. 태자마마!”

조연은 내게 차를 권했다.

“예. 주시는 것이니.”

난 바로 찻잔을 들었다. 이 차를 마시면 난 마성이 깨어나 사내가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되면 난 난처한 입장이 되고 소탐대실하여 대의명분을 잃게 되고 숙모를 범한 패륜아가 될 것이다.‘마시지 않으면 된다.’난 그런 생각을 하며 조연을 힐끗 봤다.

“왜 그리 보시지요?”

여전히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져 있는 조연이었다.

“공주마마께서는 마시기만 하셔서 다도와 차의 진정한 맛이 어떤 잔에서 나오는지 모르시는 것 같습니다.”

“진정한 차의 맛이라고요?”

내 말에 조연이 의아한 눈빛으로 날 봤다. 하지만 그 눈빛 속에는 무슨 뜬금없는 소리를 하고 있냐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 같았다.

“궁중에서 마시는 차는 특히 송황실에서 마시는 보이차는 첫잔보다 두 번째 잔이 더 그윽한 향을 냅니다.”

“그런가요?”

“예. 제가 다시 올리지요.”

난 바로 내게 놓인 차를 내 앞에 있는 향로에 부으며 천천히 두 번째 차를 따라 조연에게 내밀고 조연의 찻잔도 다시 부어 내 앞에 놨다.지지직!아주 미약하지만 향이 꺼지는 소리가 들렸고 그 순간 찰나지만 조연의 표정이 살짝 일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차가 아니었나?’난 웃음이 나올 뻔 했다. ‘하늘이 나를 보우하시는군.’난 차에 미혼약이 있다고 생각을 했다. 그런데 조연의 표정으로 보니 미혼약이 아니라 미혼향인 것이다.

“호호호! 차를 마실 줄만 알았지 어찌 준비를 하는지는 몰랐네요.”

그래도 조연은 침착하게 말하며 웃었다.

“예. 그럴 것입니다. 숙모님!”

난 숙모라는 말을 강조했다.

“숙모님?”

“조연 공주마마께서 대령후마마의 비이시니 제게는 숙모가 되시지요.”

“그런가요? 제가 알고 있기는 태자께서는 왕 씨가 아니라 이 씨라고 들었는데?”

“이 씨였기는 했으나 이제는 왕 씨입니다.”

“그런가요? 난 어제도 송나라 공주였고 지금도 송나라 공주입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송나라 공주일 것입니다.”

“제가는 그저 숙모님이십니다.”

내 말에 다시 인상을 찡그리는 조연이었다.

“왜 그렇게 거부감이 들게 말하지요?”

“제가 완성에서 실책을 저질러 충신을 죽이는 조조는 될 수 없지 않습니까?”

“뭐라고요?”

중국의 고사를 말해줘도 이해 못하는 눈빛을 보이는 조연이었다.

“조연 숙모님께서 스스로 추씨 부인이 되시려 해도 이곳은 고려입니다. 대의와 명분을 가장 중요시하고 또 인륜을 가장 우선시 하는 고려입니다.”

이 말의 뜻은 이곳은 부덕한 송이 아니라는 말처럼 들릴 것이다.

“추씨 부인이라,,, 그럼 태자마마를 위해 죽을 전위 같은 무장은 있다는 거군요.”

살짝 이것은 협박에 가깝다. 그리고 조연도 위나라 장수 전위를 아는 것 같았다. 뭐 사실 따지고 본다면 그날의 조조보다 이 순간의 내가 더 위험하다면 위험할 것이다.

“없다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난 처음으로 송나라 공주 조연을 노려봤다.

“공주마마께서 무엇을 꾸미고 계신지 압니다. 허나 그리 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입니다.”

내 말에 조연이 살짝 어금니를 깨물었다.

“아시면서 오셨다는 거군요.”

“절세가인이신 공주마마께서 포위된 서경성을 빠져나가지 않으셨다고 하실 때부터 예상은 했습니다. 그리고 또 대령후마마와의 국혼도 모두가 각각의 나라와 이해득실을 위해 이뤄지신 것이니 자신을 태우고 달릴 말을 갈아타실 생각을 하시는 것도 이해가 되기는 했습니다.”

“스스로 준마라 비유하시는 건가요? 조카님!”

처음으로 송나라 공주 조연이 아니 내 숙모가 되는 여자가 내게 조카라고 말했다.

“저도 저를 위해 공주마마를 애마로 여기고 고려를 위해 한 번 타 볼까 합니다.”

내 말에 송나라 공주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무슨 말이지요?”

내 말에 기분이 상한 조연 공주 같았다. 비록 내게 몸으로 유혹을 하고자 한 여인이지만 내가 탄다고 말하자 그 자체의 단어에 화가 나는 것이 분명했다.

“제가 주실 수 있는 것이 겨우 그 몸뿐이십니까?”

“으음,,,,,,,.”

조연이 신음소리를 내며 살짝 얼굴을 붉혔다.

“미인계가 통할 만큼 제가 어리석지는 않습니다. 제가 어리석다면 전 이미 구천을 떠도는 혼령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죽을 기회가 참 많았다. 하지만 운으로 내 기지로 살아나서 여기까지 왔다. 그리고 또 난 지금 또 위험하다.

“어떤 의도에서 말을 하는 거죠?”

“제게 더 주실 것이 있냐고 여쭈는 것입니다. 숙모님!”

“제, 제가 줄 것이라고 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공주님께서는 공주님의 아버님께 힘을 실어드리기 위해 이리 부끄러이 움직 있는 것 아니십니까?”

“맞아요. 난 그렇기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거예요. 하지만,,,,,,,,.”

“예. 말씀하십시오.”

“하지만 영웅이 호색이고 미녀를 즐기듯 미녀도 때로는 영웅을 선택하네요.”

“저를 선택하고 싶으신 건가요?”

“황제의 딸보다는 황제의 황후가 더 좋은 것이지요. 황제의 딸은 황제의 모후가 될 수가 없지만 황제의 여인은 황제의 모후가 될 수 있죠.”

순간 난 조연의 포부가 남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품 후기 ============================추천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간울 쓸 때 좋은 점은 욕을 덜 먹는다는 거.나쁜 점은 쓰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거. 그렇게 써도 하하하 틀린 부분이 많다는 거.열심히 쓰는 현대백수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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