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 20권(서경은 천도다!) -- >나 말고 내가 생각하는 일을 성공시킬 수 있는 자는 오직 경대승뿐이다. 그러니 더욱 그를 크게 대해줘야 한다. 그리고 그곳에 가서 옛 고구려의 후예인 초원의 부족을 통합해서 내게로 향하게 해야 한다. 그것이 내 대망의 한 단계였다.
초원하면 우리는 몽골족을 떠올린다. 하지만 13세기 이전까지는 몽골족이라는 말 자체가 없었다고 봐야 옳을 것이다.지금은 몽골족 아래 메르키트 족이 있었고 메르키트 족이 끝내 초원의 늑대로 군림한 칭기즈칸에게 복속됐다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내가 알고 있는 메르키트 족은 과거 선비족이라는 이름으로 초원을 군림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 힘이 다해 초원의 대 부족으로만 남아 있는 거였다.
사실 메르키트 족 아래 지금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몽골의 여러 부족이 있었다. 테무친의 부족도 그 아래에 있는 거였다.
그저 테무친이 칭기즈칸이 되고 몽골족이라는 고유 혈통을 중시하였기에 메르키트 족의 혈통을 부정한 것이다. 그리고 탄압했으며 오직 몽골초원에는 자신의 부족만이 몽골족이며 초원의 지배자이며 순혈의 혈통이라 강조했다.메르키트 족의 혈통은 다름 아닌 우리의 예맥이다.
어떨 때는 선비족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예맥의 한 뿌리라는 거였다. 그러니 예맥의 군주로 불릴 내가 그들을 이끌어야 한다. 그리된다면 초원은 쉽게 내 수중에 들어올 것이다.
그것을 실패한다면 나는 칭기즈칸이 될 테무친과의 일전을 훗날 준비해야 할 것이다.메르키트 족의 통합 그리고 고려로의 민족 대이동을 이끌어낼 자는 바로 내 가신이면서 충신인 경대승 밖에 없었다.
‘그들을 뭉치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고구려 이전의 조선이다.’고구려로 뭉쳐졌을 때보다 조선으로 뭉쳐졌을 때 더 많은 계열이 내 아래 엎드리게 된다. 그러니 어쩌면 내가 생각하고 있는 조선은 모든 것을 통합할 수 있는 국명이 되는 거였다.
‘경대승을 초원으로 보내 테무친의 손과 발이 될 사구사준부터 고려에 충성하고 내게 충성하는 부하로 만든다.’사구사준!테무친에게 사구사준이 있기에 거대한 대륙을 점령한 정복 왕이 되었을 것이다.
사구사준은 네 마리의 충성스런 준마와 충견을 뜻하며, 테무친을 도와 몽골 제국을 건국한 8인의 건국공신을 지칭하는 말이다. 사준은 내정과 전략에서 활동한 인물이며, 사구는 전투에서 공훈을 발휘한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내가 알고 있는 기억에 의하면 몽골 제국의 역사를 기록한 원조비사에서 나온 4마리의 준마, 4마리의 충견에서 유래가 됐다.그 8명의 테무친의 충신들을 내 신하로 만들거나 그리하지 못하면 암살을 할 생각이다.
그럼 당연히 테무친의 힘을 약화될 것이고 초원을 통일하는데 있어서 더 많은 시간이 걸리게 될 거나 초원을 통일하는 것을 이루지 못하게 될 것이다.그렇다면 내가 대 평지인 대륙을 얻고 초원을 얻고 다시 서역을 얻게 되는 거였다.
‘테무친이 없다면 금나라 황제가 최고의 적이 될 뿐이다.’테무친에 비한다면 금나라 여진 족장 따위는 하찮은 존재일 것이다.
테무친에 비한다면 말이다.‘우선 사준 중 하나인 티라운 부터!’난 나도 모르게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티라운은 소년 시절의 테무친이 타이치우토 족으로부터 쫓겼을 때, 그를 숨겨 주고 친우의 관계를 맺음으로서 테무친의 부하가 됐다. 하지만 전장에서 일찍 죽어 대륙 정벌에는 큰 활약을 하지 못했으나 그 자손들은 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원나라 4대 권문세계로 남았다.‘테무친을 첫 번째 목표고 그렇지 못한다면 티라운을 죽여 테무친을 숨겨주지 못하게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련은 더 커질 것이다.
’‘그 다음으로 보르클과 보르츄, 무카리까지 베거나 얻고 자무카에게 초원을 맡긴다.’난 이미 초원 경략의 계획을 모두 꾸며놓은 상태였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자가 바로 경대승이었다. 또한 용맹한 사구로 수부타이부터 제베 그리고 쿠빌라이와 제르메까지 해서 베거나 내 휘하에 두어 세계 경략에 사용할 생각을 하고 있다.
‘특히 제베와 수부타이는 어떻게든 내 무장으로 삼을 것이야!’수구타이는 대단한 초원의 전사 중 하나일 것이다. 그의 형 제르메와 함께 나이만 족과의 싸움에서 전륜차로 산맥을 돌파하여 적진을 붕괴시켰다. 또한 제베와 함께 러시아 정벌에 초석이 된 인물이기도 했다. 또한 제베는 궁술의 달인으로 두경승과 견줄만한 인물일 것이다.
베수트씨족 출신으로 제베라는 이름은 훗날 얻어진 이름으로 초원의 언어로 화살이라는 뜻이고 테무친이 내린 이름이기도 했다.‘그 이름 내가 주면 되는 것이야!’그는 몽골의 맹장으로 대활약을 했고 그가 있기에 나이만부를 토벌하고 호라이즘과 이란 그루지야부터 카프카스 그리고 지금의 러시아라 불리는 말기의 키예프 공국까지 진격하여 점령할 수 있었던 걸 거다.
‘테무친을 사라지게 하고 내가 그가 갔던 길을 따라 밟아 갈 것이다.’테무친이 칭기즈칸이 되어 움직인 행보는 대 정복군주의 행보였다.
칭기즈칸은 정복하기만 했지만 난 정복을 넘어 통치할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처럼.그리고 만년 제국을 만들어 낼 것이다.
고려가 중심이 되는 만년의 제국을.그 제국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대승의 움직임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경대승을 초원으로 보내고 난 고려를 개혁한다.
’이것이 내가 앞으로 3년 동안 준비하고 해야 할 일일 것이다.3. 회생! 악비군 사이로 들어서다.
“나는 경장군 그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난 경대승을 보며 너는 참으로 듬직하고 믿음이 간다는 눈빛을 보이며 말했다.
“황공하옵니다. 태자마마!”
“황공해야지. 암 그래야지. 대장군 중에 현후가 된 자는 없다. 현후뿐이겠는가? 그대의 공적에 따라 백작도 아니 후작도 그 이상도 주어질 것이다.”
내 말에 경대승이 놀라 날 뚫어지게 봤다.
“황, 황자마마!”
“그대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내가 이룰 큰 고려에 그대가 중심이 될 것이다.”
“황공하옵니다.”
“그대가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알고 있나이다. 신명을 다 받쳐서 충성을 다하겠나이다.”
경대승이 충심을 다해 내게 다짐하듯 말했다. 허나 그의 눈빛은 내가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다는 것을 감지한 눈빛이었다.
‘그렇지. 그 정도는 감지해야지. 그래야 경대승이지. 그래서 너를 선택한 것이다. 너이기에 가능하다.
초원의 경략이!’난 경대승을 보며 고개를 끄덕여줬고 경대승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대가 공을 새우면 세울수록 내가 내리는 것은 크고 거대할 것이다.”
“예. 알겠나이다.”
“저 안은 어떤가?”
난 담 벽 너머를 봤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사옵니다. 태자마마! 여전히 방비가 삼엄하고 일전을 준비하는 것처럼 군기가 강성하옵니다. 사악한 뱀처럼 도사리는 것이 금방이라도 쏟아져 나올 것 같사옵니다.”
“만반의 대비는 했겠지?”
“그렇사옵니다. 장창부대와 방패 부대를 선두에 배치하였사옵니다. 창창부대로 적들의 돌격을 막을 것이고 방패부대로 하여금 진출하는 속도를 늦춘 후에 사방에 있는 전각 위에 궁수배치한 궁수대로 하여금 조준하여 그 수를 줄이고 검병들과 부월수들을 이용해 격퇴할 것이옵니다.”
“그만하면 충분하겠군. 그런데 석포는 뭐지?”
“송나라 병사들이 진격을 하는 순간 저 안에 있는,,,,,,,.”
경대승이 말꼬리를 흐렸다.한 마디로 송나라 악비군이 공격을 시작하는 순간 고려를 배신한 송나라 공주 조연부터 박살을 내놓겠다는 것이 경대승의 생각이었다.
“워낙 송나라 악비군의 사기가 높아 준비한 것이옵니다.”
“겨우 송나라 것들이 군기가 강해봐야 얼마나 강할까!”
난 인상을 찡그렸다.
“허나 악비군 이입니다.”
“그 악비군의 용맹무쌍한 면모는 송의 충신! 악비가 죽을 때 끝이 났다. 자비 령에서 주군으로 모신 대령후를 버리고 도망친 놈들이다. 지금도 도망칠 궁리를 하겠지.”
“예?”
“그렇다는 거다. 경장군!”
난 악비군이 대단한 존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낫과 괭이를 들고 봉기한 민란의 병사들도 두목을 버리고 도망치지 않는다. 하지만 악비군은 대령후를 버리고 치열한 전투가 그것도 불리한 전투가 펼쳐지는 자비령을 이탈했다. 그것만으로 악비군은 그 이름의 명성을 잃은 거였다.
“예. 알겠사옵니다. 태자마마!”
“내가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통보하라.”
“예?”
이번에는 경대승이 놀라 내게 다시 물었다.
“왜 그런 표정이지?”
“아니 되옵니다. 태자마마! 이대로 들어가시면 송나라 공주의 간계에 넘어가시기도 전에 저 놈들의 포로가 될 수도 있사옵니다.”
“내가 그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하오나!”
“통보하라! 나다! 이 고려의 태자 회생이다.”
내 명에 경대승이 정도전과 북천을 봤다. 그리고 정도전이 고개를 끄덕이자 알았다는 듯 무장을 봤다.
“가서 악비군 장군 왕평달에게 전하라! 태자마마께서 조연 공주님을 만나시기 위해 전각으로 향하신다고 전하라!”
“예. 장군!”
무장 하나와 병사 셋이 담 벽을 너머서 뛰었다.
“안에서 요란한 소리가 나면,,,,,,,.”
“소장이 목숨을 걸고 밀고 들어 다칠 것이옵니다.”
“그래. 무제와 이의민 그리고 60여명의 무장들이라면 그대가 올 때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다.”
“예. 태자마마!”
그렇게 경대승이 대답을 하면서도 날 유심히 봤다.
“왜 그렇게 날 보지?”
“어찌 이리 위험을 자처하시옵니까?”
“이러면 어쩌면 송을 먹을 수도 있을 것 같아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말이야! 물론 시간은 좀 많이 걸리겠지만 말이야. 뭐 그게 아니라도 금과의 일전 중에 내 뒤를 치지 않는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고.”
내 말에 놀라 경대승이 날 다시 봤다.
“이해가 되지 않지?”
“송구하옵니다. 태자마마!”
“이해가 되면 안 되는 일이지.”
난 그렇게 말하고 조연 공주가 있는 전각을 뚫어지게 봤다. ‘숙모! 그대가 내게 송을 받칠 매파가 되셔야겠습니다.’난 대령후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분명 다른 것이 있다. 나는 힘을 가지고 있고 죽은 숙부는 그저 야망만 가진 존재라는 거였다.'나를 다릅니다. 숙부!'
“뭐라? 고려 태자가 공주마마를 뵙고자 한다고?”
악비군 무장의 말에 왕평달이 회생처럼 전각을 보며 말했다.
“그렇사옵니다.”
“담이 정말 크군. 확실히 담이 큰 황자야!”
왕평달은 회생을 그렇게 생각했다. 비록 혈혈단신으로 오지는 않겠지만 분명 이곳은 어떤 면에서 본다면 적지가 분명할 것인데 이리로 들어온다는 것이 놀랍기만 했다.
‘생포를 한다면 기회가 되겠지.’살 궁리를 하고 있는 왕평달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공주마마의 뜻대로 될 수도 있고. 그리 된다면 고려 태자가 졸지에 아들을 얻게 되는 꼴이 되겠군.’왕평달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
“어찌 하옵니까?”
“들어 오시겠다는데 말릴 수야 없지. 만반의 준비를 하라.”
“예. 장군!”
“그리고 공주께 전하라! 준비를 하시게.”
이미 왕평달은 공주의 계략을 잘 알고 있었다.
“예 알겠나이다.”
악비군 무장이 전각으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