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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웅-417화 (417/620)

< -- 간웅 19권 - 황후적화(皇后赤化)! -- >

“그 모든 책임은 속말말갈족 전사들이 황자저하의 대의를 위해 질 것이요.”

“그래서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안 된다?”

타이모가 경대승을 보며 되물었다.

“첫 번째 안 되는 이유입니다.”

“첫 번째 안 되는 이유?”

“그렇사옵니다. 황자저하께서는 요동과 요북 그리고 설한의 땅에 흩어져 있는 모든 속말말갈족을 통합하고자 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처음 귀부한 속말말갈족을 처벌하게 된다면 누구도 쉽게 황자저하의 휘하에 들어오려 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 그건 그렇지만,,,,,,,.”

“지금 황자저하의 휘하에 있는 속말말갈족은 3천여 명 인줄 아옵니다. 최소 30만이옵니다. 최대 금의 핵심인 흑수말갈의 탄압을 받아 흩어진 속말말갈족이 최소 30만이옵니다. 그중 10만 정도라도 황자저하께서 휘하에 두실 수 있다면 최대 2만의 기마궁병을 가지시게 되시는 것이옵니다.”

역시 경대승은 생각이 다른 무장이었다. 그렇기에 역사의 흐름을 알면서도 회생이 경대승을 끝내 내치지 못했던 걸 거다.

“그렇군!”

타이모는 순순히 경대승의 말에 동의 했다.

“다른 이유는 무엇입니까?”

별초장군 박현준이 물었다.

“황자저하는 북벌을 꿈꾸십니다. 그렇기에 금을 적대시 할 것입니다. 그런데 금에게 송과 손을 잡을 명분을 주는 것입니다. 또한 송도 금과 손을 잡게 될 것입니다. 비록 공주에 불과하나 그의 아비가 차기 송황제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자식을 잃은 아비는 송나라 공주가 고려에 척살을 당한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 할 것입니다. 지금까지 중원 것들이 가장 즐겨 쓰는 계략은 이이제이입니다.

고려에 대한 복수를 금에게 시키려 할 것이고 그것은 금과 송이 연합을 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경대승의 말에 모인사람들의 인상이 굳어졌다.

“허나! 그 요부가 바라는 것은,,,,,,,,.”

“요부 이전에 고려 황실의 일원이시고 대령후의 비이며 황자저하의 숙모가 되시는 분이십니다.”

“으음,,,,,,,.”

모두가 신음소리를 낼 때 경대승은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왜 그리 웃는가?”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 물었다.

“가장 간단하게 태어나신 곳으로 돌려보내드리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혹여 황자저하께서 그 요부의 계략에 넘어가시기라도 하신다면,,,,,,,.”

그 순간 경대승이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을 노려봤다.

“말씀을 삼가십시오. 누구도 감히 불충하게 황자저하를 판단할 수 없습니다. 황자저하께서 그 요부를 품으신다면 그것은 황자저하께서 큰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충심이 대단하군.”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 경대승을 뚫어지게 보며 말했다.

“그 충심! 이 자리에 모인 모든 분들이 다 같지 않습니까.”

“그렇지. 그럼 이제 어찌 하자는 건가?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지 않나?”

“우선 황자저하를 기다려야겠지요. 모든 결정은 황자저하가 하실 것이옵니다.”

“황자저하께서.”

“그렇사옵니다.”

“허나 악비군 3천에 대한 대비는 해야 할 것이오.”

별초장군 박현준이 경대승을 보며 말했다.

“스스로 독 안에 들어갔습니다. 저희야 포위만 하면 되는 것이지요.”

“스스로 독 안에 든 쥐다?”

“그렇소. 조연이 기거하고 있는 전각을 첩첩히 방호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희는 그 너머를 포위하면 되는 것입니다. 아무런 충돌도 없이 말입니다. 황자저하께서 당도하실 때까지.”

경대승의 말에 모두 다 고개를 끄덕였다.옳은 말이었다.

모든 것은 회생이 결정하고 판단할 일이었다.그것을 경대승만이 알고 있기에 이리 모인 무장들과 성주들을 설득한 거였다.

어쩌면 회생은 자신도 모르는 상황에서 또 한 번의 위기를 넘긴 거였다. 경대승에 의해서.7. 회생! 서경성에 입성하다.

회생이 노해 연후를 만나기 위해 달려갔고 그 뒤를 아나스타샤가 따르려 했다. 하지만 아나스타샤는 회생을 따라 갈 수가 없었다.

“저와 이야기를 좀 나누시지요.”

멀어지고 있는 회생을 향하던 아나스타샤의 앞에 정도전이 섰다.

“너는?”

“정도전입니다. 저를 아시지요.”

개경에서 하대를 하며 친근감을 보였던 정도전이 이제는 무게감 있게 아나스타샤에게 존대를 하며 부복까지 해서 말하고 있었다.

“그래! 너는,,,,,,,.”

“황자저하의 책사이옵니다. 드릴 말씀이 있고 뵙게 해 드릴 분이 있습니다.”

“내게 할 말이 있다고? 그리고 만나게 해 줄 사람이 있다고?”

“그렇습니다. 아직 비가 아니시니 귀인이라 칭해도 되겠습니까?”

“내가 귀인?”

“황자저하의 비나 다름이 없게 되지 않으셨습니까.”

담담히 말하는 정도전이지만 그의 눈빛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정도전에게는 첫 정이나 다름이 없는 아나스타샤였다. 그러니 그의 눈빛이 떨리는 것도 당연할 거다.

“그렇소.”

아나스타샤도 정도전이 황자인 회생의 책사라고 하니 하대를 하지 않았다.

“그러니 앞으로는 제가 모시겠습니다. 그분과 같이 모시겠습니다.”

“나를 모신다 하셨소?”

“그렇습니다. 우선은 조용히 저와 말씀을 나누셔야 할 것입니다.”

“그대와?”

아나스타샤가 정도전을 뚫어지게 봤다.

“그렇습니다.”

“그렇게 합시다. 들어가시지요.”

아나스타샤는 정도전에게 말하고 회생이 나선 군막으로 다시 들어갔고 그 순간 정도전은 자신이 이끌고 온 무장을 봤다.

“누구도 근접하지 못하게 하라.”

“예. 책사!”

짧은 순간이지만 정도전은 자신이 편히 부릴 수 있는 세력을 만들어 놓은 상태였다. 그 수가 아직은 미약하지만 정도전을 대함에 있어서 회생과 다를 것이 없어 보이는 무장들이었다.그렇게 정도전은 아나스타샤가 들어간 군막으로 들어갔다.

“앉으세요.”

아나스타샤는 정도전에게 앉으라고 말했다.

“서 있겠습니다.”

“편히 앉으세요.”

“이제는 함부로 다른 이와 같이 앉으실 위치가 아니십니다. 감히 누가 함부로 귀인과 같이 좌정을 할 수 있겠습니까?”

정도전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놀라 정도전을 다시 봤다.

“내가 그런 위치에 왔단 말입니까?”

“제가 그런 위치에 올려드리겠습니다.”

정도전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다시 놀랐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그 순간 정도전이 아나스타샤를 뚫어지게 봤다.

“제가 귀인을 황후로 만들어드릴 수는 없지만 하늘이 허락하시고 황자저하께서 허락하신다면 태후로는 만들어드릴 것입니다.”

정도전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기겁해 아무도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주위를 살폈다.

“누가 듣는다면 큰일 날 소리입니다.”

“이미 하늘이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습니다.”

“왜 제게 그런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틀리지 않다면 부친이 되시는 신라방 총방주께서는 황룡의 후예라 알고 있습니다.”

황룡의 후예라는 것은 이제는 사라져버린 신라황실을 의미하는 거였다.

“그, 그것을 아는 사람은 몇 되지 않습니다.”

“제가 알지요.”

“허나 부친께서 그렇다고는 해도 저의 반쪽은 다른 피가 흐릅니다.”

“그 반쪽에 흐르시는 피 역시 존엄하실 것입니다.”

“무슨 말씀이시오?”

“신라방 총방주께서는 황룡의 후예라는 것을 스스로 아시고 계시기에 함부로 혈통을 어지럽히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모친께서도 귀하신 분이실 겁니다.”

정도전의 말에 아나스타샤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어찌 그리 생각을 하시오.”

“아니었습니까?”

정도전이 뚫어지게 아나스타샤를 봤다.

“맞소.”

아나스타샤는 이 순간 스스로 근엄해졌다.

“내 어머니는 공국의 공녀셨소?”

“공녀라 하시면?”

“아주 먼 나라에서는 왕국보다 작은 나라를 공국이라 하지요. 그곳의 공녀는 고려의 공주나 다름이 없소.”

놀라운 사실이다. 아나스타샤의 혈통에 키예프 공국 공녀의 피가 흐르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습니까? 역시 그렇습니다.”

아나스타샤가 말한 공국은 키예프 공국이었다. 지금의 러시아 지역에서 생성된 고대국가 루시는 9세기 초 바이킹의 후손이면서 영웅인 류릭이 세운 나라였다. 그래서 지금의 러시아라는 말은 루시인의 나라라는 뜻이다. 그리고 그 루시인의 나라는 수도를 키예프로 옮겼고 그 후부터 키예프 공국이라 불렸다.

그렇게 키예프 공국은 점점 더 힘을 키워나갔고 세력을 확대시켜 나갔다. 여러 서유럽 나라와 동맹을 맺으며 성장했다.

허나 아나스타샤의 모친이 공녀로 있을 때 내란이 일어났고 그 내란에 패하게 되어서 끝내 아나스타샤의 모친은 공녀의 지위를 박탈당하며 목숨이 위태롭게 되었고 끝내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하게 되었다.그때 중앙 대륙의 상권을 파악하기 위해 여행을 하던 현재의 신라방 총방주를 만나서 목숨을 구했고 끝내 공녀로 신라방 총방주의 후처가 됐다.

이것이 아나스타샤의 숨겨진 출생의 비밀이었다.

“허나 지금은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귀인 때문에 훗날 황자저하께서 귀인의 고국으로 말을 모실 명분이 생기셨습니다.”

그 순간 아나스타샤가 놀라 정도전을 봤다.

“무슨 말씀이시오?”

“황자저하의 꿈이 크신 것은 아시지요?”

“그렇소.”

“제가 짐작하고 있는 것을 황자저하께서도 짐작하셨을 것입니다. 앉아서 천리를 보시고 만 리를 생각하시는 분 이시니까요.”

정도전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자신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 자신을 품은 것이 어쩌면 그런 이유가 있었다는 생각을 하니 두려움까지 느꼈다.

“두렵지 않습니까?”

“두렵소.”

“그래서 황자저하를 간웅이라 부르지요. 아니 이제는 철웅이라 불리게 되실 것입니다. 최처럼 강하고 차가우면서 냉혹하실 것이니 말입니다.”

“내게 진정 하고 싶은 말씀이 무엇이오?”

“말씀을 드렸듯 귀인의 용모 때문에 황후는 되지 못하실 것입니다. 허나 그 아드님은 황제가 되실 수 있게 해 드리겠습니다.”

“무엇을 위해?”

아나스타샤는 어리석지 않은 여인이었다. 단지 천진난만함 때문에 그 영리함이 보이지 않을 뿐이었다.

“저의 순정을 위해서입니다.”

쿵!그 순간 아나스타샤는 자신의 심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당, 당신의 순정?”

“제 마음을 읽지 않으셨습니까?”

“하, 하지만,,,,,,,.”

“물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닙니다. 더 넓은 땅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그곳의 백성들과 외모가 비슷한 분이 고려의 황제가 되셔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 오랫동안 통치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황자저하는 스스로 만년제국을 꿈꾸십니다. 그것을 실현시키는 것이 저의 또 하나의 대망입니다.”

“그, 그게 가능하겠소?”

“욕심을 크게 버리신다면 그리되실 것입니다.”

“내가 무엇을 욕심내지 않으면 되는 겁니까?”

“다른 비들이 욕심을 내시는 황후의 자리입니다.”

“그럼 난 이제 어찌 하면 됩니까?”

“저는 영화공주를 선택했습니다. 귀인께서도 그리하시면 됩니다.”

“제가 이제 만나야 할 분이 영화공주이십니까?”

“그렇습니다. 귀인!”

“알겠습니다. 저는 당신의 순정이라는 것을 믿어보지요.”

영화공주의 군막.

“책사께서 무슨 일이십니까? 또 뒤에 계신 분은?”

정도전과 같이 왔기에 영화공주는 아나스타샤에게 하대를 하지 않았다.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권력을 쥐고 잡고 하는 일이라면 하지 마세요.”

영화공주의 말에 정도전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었다.

“그리 하시면 됩니다. 그러시면 제가 다 알아서 할 것입니다.”

정도전의 말에 영화공주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작품 후기 ============================현대백수에게 힘이 되는 추천과 댓글 부탁드립니다.

어제는 좀 우울했네요. 쿠폰,,, 쿠폰이 12장이 끝이었습니다. 필력이 부족하기에 그럴 것입니다.

열심히 쓰겠습니다. 간웅을 다시 연재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계속 연재를 할 생각입니다.

그냥 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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