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15화 (415/620)

< -- 간웅 19권 - 황후적화(皇后赤化)! -- >

“저기 하늘을 나는 황룡이 보일 것이네.”

“그렇소이다.”

“황룡은 하늘이 내리는 것! 속세의 인간이 대리할 수 없는 것이지. 그런 면에서 조위총은 반역자이네.”

“이보시오. 도독!”

서경 성의 무장이 안북도호부 도독인 최창평의 향해 언성을 높였고 그와 동시에 일제히 안북도호부의 군사들이 검을 뽑아 기존 서경성의 병사들의 목에 검을 겨눴다.

“모두 검을 버려라! 반항하는 자는 목을 벨 것이다.”

한 순간에 서경 성의 성루는 혼돈에 쌓였다.

“지금 무, 무엇을 하는 겁니까? 도독!”

“대의를 따르고 대세를 따르는 것이지.”

“지금 서경을 배신하고자 하는 것입니까?”

“배신? 나는 처음부터 서경과 같이 거병할 뜻이 없었다. 단지 고려군이 같은 고려군을 참살하는 것을 막고자 했을 뿐이다.”

“뭐, 뭐라,,,,,,,.”

“너는 모르겠지만 이미 서경의 거병은 시작도 하기 전에 그 종말이 결정된 거병인 것이다. 참으로 대단하지 않나? 저 황룡!”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은 창공을 힘차게 나는 황룡을 연을 보며 말했고 지금 하늘을 힘차게 날고 있는 황룡은 황자인 회생을 의미하는 거였다.

“으응,,,,,,,.”

“대단하신 황자저하시다.”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은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날고 있는 황룡을 보며 회상에 빠져들었다.

“내가 누군지는 아시지요?”

개경과 안북도호부까지는 거리가 있기에 회생이 황자가 된 것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다.

“부마도위이시지요.”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의 말에 회생이 의미심장하게 웃었다.

“그렇소이다.”

“그런데 이곳까지 어찌 아무런 기별도 없이 은밀히 숨어들듯 오신 것이요?”

“고려를 위해서 또 안북도호부와 이북 40여개 성의 안위를 보장해 드리기 위해 내가 왔소.”

회생의 말에 안북도호부의 수장 최창평은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 멍해졌다. 분명 자신이 보고 있는 자는 부마도위였다. 그런데 그 뒤에서 호위를 하고 있는 자들은 황제를 호위하는 견룡이었다. 그리고 또 견룡의 갑주를 입고 부월을 들고 있는 무장은 딱 봐도 금강야차 이의민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이요? 부마도위!”

최창평이 회생을 부마도위라 부르자 회생의 뒤에 있던 이의민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말씀을 삼가십시오. 도독! 황자저하이십니다.”

이의민의 말에 더욱 어이가 없어지고 멍해지는 최창평이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건가?”

“지금 당장 이해하시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제가 상황제 폐하의 양자가 되었습니다.”

회생은 짧게 설명했다. 그리고 최창평의 표정은 굳어졌다.

“좋습니다. 그리되었군요. 그런데 어찌 부마, 아니 황자께서 안북도호부의 안위와 이북의 성들의 안위를 위해 이곳으로 오셨다는 겁니까?”

그 순간 회생의 표정이 차갑게 굳어지며 최창평을 뚫어지게 봤다.

“서경성에 역천의 북풍이 불고 있소이다. 그 거친 바람에 안북도호부와 이북의 성들이 휘말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역, 역천의 북풍이라니요?”

그때 안북도호부의 전각 복도에서 급히 다가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렸다.

“도독! 파발이옵니다.”

안북도호부 무장이 다급한 어투로 문밖에서 보고를 했다.

“들어가도 되겠사옵니까?”

무장의 말에 안북도호부의 도독 최창평이 회생을 봤다.

“들어올 것이 없다. 무슨 일이냐?”

“서경성 유수가 보낸 파발과 통문이옵니다.”

“그런데?”

“파발을 가지고 온 서경성 무장이 급히 뵙기를 청합니다.”

그 순간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은 놀라 회생을 다시 봤다.

“대기시켜라! 곧 만날 것이다.”

“급하다 하옵니다.”

“지금 급한 것은 서경성이겠지. 이 안북도호부가 아니다.”

“예. 도독!”

무장이 짧게 보고를 하고 다시 복도를 통해 전각 밖으로 나갔다. 그 순간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 자리에서 급히 일어났다.

“소신의 무례를 용서하시옵소서! 황자저하!”

이제야 회생이 자신을 살리기 위해 온 것을 안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었다.

“거친 역천의 바람에 휘말린다면 안북도호부의 부민들과 무장들 그리고 지금까지 서러움만 받던 이북의 성민들이 많은 고초를 당하게 될 것이요.”

“그럼 어찌 하면 되옵니까?”

이제 다급해진 것은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었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정보를 장악하고 있냐는 걸 거다. 그리고 지금 두 세력의 정보를 장악하고 먼저 움직이는 것은 분명 개성 중앙군과 회생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는 최창평이었다.그러니 회생이 말한 서경성의 역천의 결과는 불을 보듯 자명한 일이었다.

“도둑은 고려를 위해 거짓으로 서경의 역천에 합류를 하세요.”

“예?”

놀란 최창평이었다.

“서경유수 조위총은 그릇이 크지 못합니다. 개경으로 진격을 할 때 반드시 그대를 서경성에 남길 것이요.”

“하오나 서경성은 역천의 근거지입니다. 어찌 저를 믿지 못하는 자가 자신의 근거지를 맡길 수 있습니까?”

“그러니 소탐대실을 할 위인이 바로 조위총이지요. 시간이 지나면 내가 말한 것처럼 될 것이요.”

“예. 황자저하! 그 다음은 어찌 하옵니까?”

“은밀히 이북 40여개의 성을 서경의 역천에 동참하게 만드시오.”

“그 말씀은,,,,,,,,.”

“황실을 위해 충정을 위해 합류하지 않는 성은 서경의 역천에 첫 희생양이 될 것이요. 그것을 막기 위해 내가 온 것이요.”

“예. 알겠사옵니다. 황자저하!”

“서경 성 창공에 황룡이 승천을 하면 서경 성문이 열려야 하오.”

그때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은 회상에서 깨어나 창공을 승천하는 황룡 같은 연을 봤다.

“때가 되었다. 성문을 열라!”

이 상태라면 완벽한 무혈입성일 것이다.

“안, 아니 된다. 성문을 그냥 열어 줄 수는 없다.”

서경 성 출신 무장이 소리를 질렀다.

“부장!”

그때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 부장을 불렀다.

“예. 도독!”

“대세를 모르는 저 한심한 무부를 뇌옥에 하옥시켜라! 저자도 고려의 무장이니 오늘 이후 쓰임이 많을 것이다.”

“예. 도독!”

“놔라! 이놈들! 놔라!”

퍽!반항을 하는 서경 출신 무장을 향해 안북도호부의 부장이 칼등으로 그의 목덜미를 후려쳤고 서경 출신 무장은 바로 기절을 했다.

“윽!”

푹!

“감옥에 하옥시켜라! 이제부터 내 지시에 반항하는 자는 모두 누구든 참하라!”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서경성 내성에 위치한 송나라 공주 조연이 기거하는 전각.서경성은 분명 고려의 성일 것인데 이곳을 방비하고 있는 자들은 모두 악부군 장군 왕평달의 지휘를 받고 있는 3천의 악비군이었다.

그들이 만약 마지막 순간에 대령후를 버리지 않았다면 지금의 판세는 뒤집어졌을지도 몰랐다. 그만큼 악비군의 무위는 별초와 버금가는 존재였다.

배신!분명 배신이라고 할 수 있으나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거다. 왕평달이 지휘하는 악비군의 목적은 쓰러져가는 송을 부흥시키는 것이고 그것 때문에 송나라 공주 조연이 대령후의 비가 되었으니 말이다.

다다닥! 다다닥!전각을 향해 급히 왕평달이 달려왔다.

“장군을 뵈옵니다.”

악비군이 왕평달을 보고 군례를 올렸다.

“전각의 방비를 강화해야 할 것이다.”

“예. 알겠사옵니다.”

악비군 장군 왕평달의 표정이 어둡기에 직감적으로 경계를 서고 있는 악비군들도 긴장을 했다.

“이곳은 송나라의 영토나 다름이 없다. 공주께서 계시니 말이다.”

“예. 장군!”

참으로 허무맹랑한 말이다. 송나라 공주가 있기에 이 전각 주변이 송나라의 영토라고 말하고 있는 왕평달이었다.

“서경성이 함락이 됐다. 그 어떤 자도 이 전각의 담을 넘지 못하게 하라.”

“예.”

악비군들이 무겁게 대답을 했다.

“공주마마를 어디에 계신가?”

왕평달은 전각 곳곳에 세워져 있는 송나라의 깃발을 보며 물었다.

“전각 안에서 장군을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알았다.”

“그렇게 된 것이요?”

송나라 공주 조연은 살짝 인상을 찡그리며 말했다. 그녀의 뒤에는 시중을 드는 시비들이 서 있었고 그녀의 앞에는 공손한 자세로 굳어진 표정을 한 왕평달이 서 있었다.

“그렇사옵니다. 공주마마! 놀랍게도 무혈입성이옵니다.”

“무혈입성이라고요? 그렇다면 성내에서 내응을 한 자가 있다는 거군요.”

“그렇사옵니다. 안북도호부의 도독이 서경을 배신했사옵니다.”

왕평달의 말에 송나라 공주 조연이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배신이 아니라 그리 꾸며진 포석이겠지요.”

“그리 꾸며진 포석이라니요?”

“대령후께서 그리 되신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에요. 너무 거대한 상대와 겨뤘어요. 하늘이 대령후를 내리고 대령후를 꺾을 존재를 내린 것이지요.”

“하오시면,,,,,,,.”

“나는 계획된 되로 움직일 것에요. 장군께서도 송군의 위엄을 보이셔야 할 것이에요.”

“예. 공주마마!”

왕평달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그럼 난 새로이 낭군이 되실 분을 위해 준비를 해야겠네요.”

송나라 공주 조연의 말에 왕평달의 표정이 굳어졌다.

“공주마마,,,,,,,.”

“그런 표정을 그만 두세요. 오랑캐에게 밀리는 송이기에 공주도 이런 수모를 겪는 겁니다.”

송나라 공주 조연이 말하는 오랑캐라 함은 금나라 군대를 말하는 걸 거다. 하지만 이 순간에는 고려 역시 그 오랑캐의 범주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이 치욕을 소장이 갚을 것입니다.”

“나약한 황제가 붕어를 하고 아버님께서 새로이 등극을 하신다면 새로운 송이 건설될 겁니다. 그때를 준비하는 겁니다.”

많은 계획을 꾸미고 있는 송나라 공주 조연이었다.

“예. 공주마마!”

“악비군의 부활을 위해서 준비를 하는 겁니다. 그리고 송이 진정한 중원의 주인이라는 것을 보여줄 거예요.”

“예.”

“전 준비를 하겠어요.”

“소장 물러가겠나이다.”

왕평달이 군례를 올리고 조심히 물러났다.

“준비를 했어?”

“예. 마마! 미혼약은 이미 준비를 했사옵니다.”

“몸을 깨끗이 할 것이다. 목욕을 준비하라.”

송나라 공주 조연은 곧 서경성으로 당도할 왕회생을 맞이할 준비를 하겠다는 투로 말했다. 지금 그녀가 이곳에 남아 있는 것은 모두 다 회생 때문이니 말이다.

“아름다운 꽃을 꺾지 않는 영웅은 없고 그도 영웅일 것이니,,,,,,,.”

송나라 공주 조연이 지그시 자신의 입술을 깨물었다.지금 조연은 소리장도의 미인계를 준비하고 있었다.

이것이야 말로 서경의 반란에서 가장 큰 회생의 위기일 거다.별초군이 장악한 서경 유수관.서경 유수관에 속말말갈족장 타이모를 비롯한 별초장군 박현준과 연주성 성주 김경희 그리고 성문을 활짝 열어 무혈입성을 도운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상석에 앉으시지요. 도독!”

속말말갈족장 타이모가 최창평을 보자말자 바로 유수관의 상석을 권했다. 오랑캐의 복장을 한 타이모가 장군의 복장을 하고 있는 박현준 보다 먼저 자신에게 말을 거는 것을 보고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은 타이모가 비록 속말말갈 인이라고는 해도 회생의 군대에서는 아주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자신 때문에 서경 성을 무혈입성 했다고 해도 본질적으로는 자신은 투항한 존재였기에 분위기를 살피는 최창평이었다.

“앉으십시오. 도독!”

안북도호부의 부장이 다시 최창평에게 자리를 권했다.

“함부로 나서지 마라!”

“송구하옵니다. 도독!”

“나는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이라 합니다.”

도호부의 도독이라면 높은 벼슬이었다. 예전 같으면 오랑캐라고 치부되던 속말말갈 인에게 이렇게 존대를 하는 경우는 없었다.최창평이 자신에게 존대를 하자 속말말갈족장 타이모의 표정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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