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14화 (414/620)

< -- 간웅 19권 - 황후적화(皇后赤化)! -- >가장 약한 세력을 가진 것이 영화공주다. 지금 난 영화공주에게 정도전이라는 날개를 달아준 걸 거다.

이런 면에서 난 참으로 사악하다. 외척들끼리 서로 반목하게 만들 참이니 말이다.

난 갑주를 다 착용하고 조용히 밖으로 나왔다. 밖에는 박위가 대기를 하고 있었다.

“황자저하를 뵈옵니다.”

“어찌 되었나?”

“황자저하께서 지시하신대로 전투가 진행이 되고 있사옵니다.”

“신수군은?”

“신수군의 7할은 이미 북변 갑산으로 이동을 시작했다고 하옵니다. 또한 거짓으로 패퇴하여 서경 반란군에게 길을 터줬다고 하옵니다.”

“일이 착착 진행이 되는군! 이제 곧 북진이다.”

다다다! 다다닥!그때 새벽의 정적을 깨는 말발굽 소리가 내 귀를 자극했고 그와 동시에 난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한 방향이 아니다.’내게 달려오는 말발굽 소리가 두 방향에서 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두 곳에서 달려온 전마가 멈춰 서더니 내 앞에서 뛰어내려 무릎을 꿇었다.

“황자저하! 신수군을 이끄는 경대승 장군이 보낸 파발이옵니다.”

“무엇이냐?”

“반역의 수괴인 조위총의 목을 조의가 베었다고 전하라고 했사옵니다. 황자저하!”

“뭐라?”

난 나도 모르게 인상을 찡그렸고 그때 반대편에서 말을 천천히 몰고 왔던 무제가 내 앞에서 뛰어내려 내게 무릎을 꿇었다.‘신수군에서도 이미 파발이 도착했는데 이리 천천히 온 것은 내가 다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연후 대스승의 계략이겠지.’난 그런 생각을 하며 인상을 찡그렸다.

“황자저하! 신 무제가 조위총의 수급을 베어 왔나이다.”

내 거대한 대망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되는 순간이지만 난 내색할 수가 없었다.

“으음,,,,,,,.”

그저 한 숨만 나올 뿐이었다.그리고 잠시 마음을 추스르고 무제를 봤다.

“무제 그대의 공이 크다.”

“감사하옵니다.”

“그 수급을 내게 다오!”

난 무제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직도 조위총의 목에서는 피가 뚝뚝 떨어졌다.

“예. 황제폐하!”

“그대가 일등 공신이다.”

“감사하옵니다.”

난 무제에게서 조위총의 수급을 받아들고 인상을 찡그렸다.

“박위!”

“예. 황자저하!”

“대스승의 군막으로 갈 것이다.”

“예. 황자저하!”

내가 그를 속이려 했듯 그도 나를 속였다. 그리고 나를 아니 고려를 멈추게 만들었다. 그냥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어떻게 준비한 계획인데,,,,,,,,.’절로 어금니라 깨물어지는 순간이었다. 내가 연후의 군막으로 향할 때 위위경 이의방의 통솔로 서경 반란군들이 일제히 투항을 위해 개경 중앙군 진영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연후의 군막 앞.연후의 군막 앞에는 북천이 마치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서 있었다. 그이 표정도 그리 밝지는 않았다.

“그대도 알았는가?”

“송구하옵니다. 황자저하!”

“이 모든 것이 대스승께서 행하신 것이겠지.”

“그렇사옵니다.”

“알았다.”

난 군막을 노려봤다.

“대스승의 제자 왕회생 들어갑니다.”

내 목소리에는 노기가 담겨 있고 손에는 조위총의 수급이 들려 있었다. 난 바로 연후의 군막 안으로 들어가 탁자에 앉아 차를 마시고 있는 연후를 봤다.

‘내 계획을 간파할 정도라면 저 차에 독이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인데,,,,,,,.’정말 진절머리가 나도록 대단한 존재가 연후일 거다. ‘독까지 희석시킬 수 있다는 건가? 그걸 내게 보여주고자 하는 건가?’판단이 서지 않는 순간이었다.

“대스승! 선물 잘 받았습니다.”

난 그렇게 말하고 바로 연후의 앞에 조위총의 수급을 던졌다.

“황자저하께서 이 늙은 것에게 많이 화가 나신 모양입니다.”

“그대의 판단이 이 고려를 망쳤다!”

난 무섭게 연후를 노려봤다.

“이미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황자저하께서는 너무 급하시다고요.”

“급해야 개혁이고 혁신이며 북벌이다. 때만 기다리고 언제 진격을 한단 말인가?”

난 이미 연후에게 존대를 쓰지 않았다.

“예. 물론 황자저하의 말씀도 옳으십니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는 법입니다.”

“순서?”

“그렇습니다. 우선 서경성으로 입성을 하시고 태자가 되십시오. 그게 순서입니다.”

“태, 태자!”

물론 나 역시 그러려고 했다. 하지만 연후 대스승에게 그 말을 들으니 가슴이 벅차면서도 내 앞길을 막은 연후에게 화가 다시 치밀었다.

“내가 그 하찮은 자리를 연연한다고 생각하는가?”

“가질 자리를 못가지면 화가 찾아오는 법입니다.”

연후의 말에 난 무섭게 연후를 노려봤다.

“두 번 다시 내 앞을 막는 일이 또 있다면 스승이라도 참지 못할 것이요.”

“제게 황자저하를 더 막을 시간이 있겠습니까?”

“뭐, 뭐라고?”

“제가 조위총의 목을 선물로 드렸듯 좋을 차를 선물로 받았습니다. 잘 마시겠사옵니다. 황자저하!”

안다는 거다. 정도전이 내 지시를 받아 연후를 독살하려는 것을 연후도 안다는 거였다.

“으음,,,,,,.”

“조의들과 함께 3년만 내실을 다지십시오.”

“무슨 소리를 합니까?”

자신의 목숨을 초개처럼 버리는 연후이기에 더 이상 고집을 부리는 애처럼 연후에게 하대를 할 수가 없었다.

“그럼 참지 못하고 요동이 움직일 것입니다.”

“요동?”

“고토 회복을 위해서는 1차적으로 요동이지요.”

틀린 말은 분명 아니었다.

“힘을 키워서 요동을 차지하시고 요서를 얻는다면 중원을 점령하시는 것도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당연한 소리가 아닙니까?”

“그렇지요. 당연한 소리지요. 하지만 그 당연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많은 준비가 필요합니다. 북천이 도울 것입니다. 조의가 도울 것입니다.”

“준비라,,,,,,,.”

나도 모르게 어금니를 깨물었다.이제는 어쩔 수 없이 준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태자가 되어서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내 거대한 대망이 수포로 돌아가는 순간 수년을 넘게 고통을 받아야 할 존재들이 떠올랐다.‘5만의 도천밀군들의 얼굴을 내 어찌 볼까!’그들은 오직 내 명령 하나로 적지라고 할 수 있는 송으로 갔다. 그리고 그곳에서 가장 밑바닥 생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오직 하나 거병하라는 내 지시하나를 기다리면서 말이다.‘그들이 3년을 버틸 수 있을까?’그것을 장담할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대스승 때문에 엄청난 고통 속에서 살아할 충신들이 있소이다.”

“그들은 이겨낼 겁니다.”

“어찌 그리 장담을 하십니까?”

“무엇인가를 믿는다는 것은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고 희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무엇이든 견딜수 있게 만들어줍니다.”

“희망이라,,,,,,,.”

“그들에게 희망은 황자저하이지 않습니까?”

“으음,,,,,,.”

“대스승!”

“예. 황자저하!”

“다시는 내 앞을 막지 마시오. 스승의 목을 베는 제자로 날 만들지 마시오.”

“예. 그리 하지요.”

연후의 확답을 듣고 나서 난 바로 등을 돌렸다.

“오랫동안 대스승을 원망할 겁니다.”

“전 죽어도 황자저하를 기억할 것입니다.”

이렇게 난 내 거대한 대망이 꺾이고 말았다. 한 순간에 중원에 있는 두 세력을 와해시고 패자가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인 거다. ‘영웅은 사람이 만들지만 천하의 주인은 하늘이 내리는 것인가!’서경성 앞 거대한 공터!

“이제 총격을 해야 하지 않겠소이까?”

별초장군 박현준의 옆에 서 있던 연주성 성주 김경희 장군이 박현준과 속말말갈족장인 타이모를 보며 말했다.

“황자저하의 뜻을 전하는 봉화가 떴으니 그리 해야겠지요.”

별초장군 박현준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서경 성은 난공불락의 성입니다. 철옹성이지요. 쉬운 공성은 아닐 것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할 것이요. 박장군!”

별초낭장이었던 박현준은 이제 장군이라고 불렸다.

“밖에서 성을 공격한다면 그리 될 것입니다.”

“그럼?”

“안에서 내응을 해 줄 것입니다.”

“내응이라고 하셧소?”

“그렇습니다. 내응입니다.”

“어떤 자가 내응을 해줄지가 궁금하구려!”

“상상도 못했던 인물일 것입니다.”

별초장군 박현준이 씩 웃었다.

“상상도 못할 인물?”

속말말갈족장 타이모와 연주성 성주 김경희 장군이 동시에 별초장군 박현준에게 물었다. 이런 반응은 놀랍기 때문일 거다. 서경 성 안에서 내응을 해 준다면 철옹성과 다름없는 서경성이라도 쉽게 함락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습니다.”

“누군가?”

속말말갈족장 타이모가 다시 물었다.

“놀라시겠지만 이북 40여개 성을 대표하시는 분이시지요.”

“이북 40여개 성을 대표하는 인물이라면?”

연주성 성주 김경희가 다시 한 번 놀랍다.

“그렇습니다. 안북도호부 도독이신 최창평 도독이십니다.”

“그 자는 이북 40여개의 성을 반역의 수괴에게 들어 받친 역적이 아닌가?”

“모든 것이 황자저하의 포석이셨습니다.”

“황자저하의 포석이라,,,,,,,.”

속말말갈족장 타이모와 연주성 성주 김경희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 별초장군 박현준이 하는 말이 사실이라면 서경 성의 함락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금 서경 성을 수비하는 대부분의 병력은 안북도호부의 도독인 최창평의 군대이니 말이다. 물론 일부의 서경 군이 포함되어 있지만 말이다.

“신호를 보내다. 서경성을 접수할 때다.”

별초장군 박현준이 옆에 대기하고 있던 별초에게 지시를 했다.

“예. 장군!”

별초가 짧게 대답을 했고 그 별초의 뒤에 있던 다른 별초들은 황룡모양을 거대한 연을 달고 있었다.황룡은 곧 황제를 의미한다.서경 성 창공에 황룡의 모양을 한 연이 날아오른다는 것은 곧 황제가 이 서경성에 당도한다는 의미인 거다.

“준비를 하라!”

별초가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하늘도 회생의 서경성 입성을 반기는지 빠른 남풍을 일으키고 있었다.

“연을 띄워라!”

별초의 외침에 황룡의 연을 들고 있던 별초들이 바람의 방향을 이용해 하늘 높이 연을 띄웠다.휘리릭! 바람에 연이 난다.하늘로 나는 연은 마치 전설의 동물인 황룡이 승천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서경성 성벽 위에 세워진 전각.

“도독! 개경 것들이 연을 띄웠습니다.”

공격은 하지 않고 연을 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서경성 병사가 안북도호부 도독인 최창평에게 급히 보고를 했고 하늘에 날고 있는 연을 전각에서 본 안북도호부 최창평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며 하늘에서 힘차게 날아올라 있는 황룡의 연을 보고 있었다.

“때가 되었군!”

그것이 시작이었다. 그 순간 안북도호부의 무장들은 자연스럽게 서경 성의 기존 병사들이 의심하지 않을 만큼 천천히 이동을 해 그들의 옆에 섰다.

“무슨 말씀이시오리까?”

조위총이 서경성에서 자비령으로 진격을 할 때 남긴 서경성 무장이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에게 물었다.

“그대의 소임이 다했다는 것을 말하는 거지.”

“예? 저의 소임이 다하다니요?”

“그대의 소임은 나를 감시하는 것이 아닌가?”

안북도호부 도독 최창평의 말에 서경 성 기존 무장이 기겁을 했다.

“그런 일 없사옵니다.”

“조유수는 처음부터 나를 의심하고 믿지 않았지. 야망이 큰 자이나 어리석은 자이지.”

“문하시중을 그리 말씀하시면 아니됩니다.”

“문하시중? 지나가는 개가 웃겠군.”

“예?”

서경성 기존 무장이 다시 기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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