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410화 (410/620)

< -- 간웅 19권 - 황후적화(皇后赤化)! -- >5. 거짓된 전투! 그리고 준비된 이변!

“총공격을 감행하라!”

서경 반란군의 결사대 총책임관인 서경 좌 장군 임충이 5천의 결사대에 총공격을 명했다. 고지에서 저지로 공격한다는 것은 전술적 측면에서는 매우 유리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을 살리지 못하는 것은 자비 령의 협곡이 평지와 이어질 때 호리병 형태이기 때문에 대단위 부대가 한 번에 공격해 내려오지 못한다는 측면 때문이었다.

그 반대로 고지에서 방어를 하게 된다면 물과 군량미만 충분하다면 충분히 막아낼 수 있는 지형이라는 거다.하지만 서경 반란군에게는 아쉽게도 지금은 방어가 아닌 공격을 해야 한다는 거다.

사지로 변해 포위된 자비 령을 뚫고 서경으로 퇴각하기 위해서는 경대승이 막고 있는 북쪽 평지를 뚫고 길을 열어야 했다.

“예 장군!”

부장이 무겁게 대답했다.

“살려는 자 반드시 죽을 것이고 죽으려는 자 역시 죽게 될 것이다.”

서경 좌 장군 임충의 말이 무겁다. 말 그대로 결사대다. 그러니 살아날 확률이 없는 거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우린 결사대다!”

“예. 장군! 저승에서 뵙겠습니다.”

용장에 약졸은 없는 법이다. 부장이 단호하게 대답을 하며 일어섰다.

“통나무에 불을 붙여라! 돌파를 감행한다.”

임충의 부장이 소리를 쳤다. 그런 상태에서 임충이 새벽이 찾아오는 자비 령 북쪽 평지를 봤다. 여전히 어둡기에 경대승이 이끄는 신수군은 횃불을 밝히고 있었다. 그 순간 임충의 눈이 커졌다.‘횃불의 수가 줄어들었다.’그냥 지나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임충은 이 사실을 놓이지 않았다.

“왜 그러십니까? 장군!”

“적의 수가 줄었다.”

그제야 부장이 평지를 봤다.평지를 밝히는 횃불의 수가 확연하게 준 것을 부장도 알아챘다.

“병력이 이동을 한 것 같습니다.”

“왜일까?”

의문이 생기는 순간일 거다.

“뒤로 물린 후에 평지로 나왔을 때 몰아치려는 것이 아닐까요?”

“그럴까?”

지금까지 개경 진압군의 행보는 임충의 입장에서는 항상 이해 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그러니 더욱 의심이 되는 임충이다. 하지만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없는 순간이기도 했다.

“장군~”

그때 후방에서 급히 연락 깃발을 단 무장이 달려와 임충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무슨 일이냐?”

“적이 총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적이?”

“그렇사옵니다. 장군!”

연락 무장의 보고에 임충의 표정은 굳어졌다.

“드디어 끝장을 볼모양이군!”

“어찌 하옵니까?”

“우리의 후방은 조원정 장군에게 맡긴다. 우리는 우리의 임무를 수행한다.”

임충은 조원정이 호리병 같은 자비 령의 입구를 틀어막아 줄 거라는 확신을 했다. 하지만 이미 조원정은 서경의 편이 아닌 개경 진압군의 개였다. 아니 개라고 표현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처음부터 회생의 계략에 의해 고육계처럼 쓰인 계책이니 말이다.

“공격하라! 다른 방도가 없다.”

“예. 장군!”

부장이 짧게 대답을 하고 고개를 돌렸다.

“총공격을 하라! 통나무를 굴려라! 검병들은 앞으로 나서라! 부월 수들은 도끼를 바짝 쥐어라!”

부장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예. 알겠습니다.”

“통나무를 굴려라!”

그와 동시에 수십 개의 통나무를 굴려 내리는 것으로 서경 반란군 결사대의 공격이 시작됐다.

“총 돌격하라!”

임충이 검을 뽑아들고 제일 앞에 서서 달려 나갔다.

“와와와! 공격이다.”

좁은 입구지만 죽기로 각오하고 경대승은 그 입구를 열어줄 마음을 먹고 있기에 그냥 보기에는 서경 반란군 결사대의 공격은 맹렬한 듯 부였다.

“적이 공격을 시작했습니다.”

경대승의 부장이 경대승에게 보고했다. 마상에 올라 있는 경대승은 불이 붙은 통나무를 굴리며 그것을 전차처럼 앞세우고 달려드는 서경 반란군을 봤다.

“황자저하의 명만 없었다면 네놈들은 모두 이 순간에 전멸일 거다.”

경대승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어찌 하옵니까?”

“조금 상대를 해주다고 후퇴하라! 병사들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예. 장군!”

“궁수의 공격으로 방어를 시작한다.”

그래도 전투이기에 경대승은 구색을 맞출 생각을 하고 있었다.‘쉽게 내줘서는 안 된다.’이것이 회생의 명령이었다. 하지만 또 다른 명령은 병력의 피해를 최소화하라는 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맹렬한 화살 공격뿐이었다.

“궁수 앞으로!”

말을 타고 있는 경대승의 부장이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다. 척척척! 척척척!이 평지를 지키던 신수군은 교대로 전투를 치렀기에 지치지 않았고 그렇기에 앞으로 나서는 발걸음에 힘이 있고 가벼웠다.

“궁수 대열 정비 완료!”

궁수를 이끄는 무장이 우렁차게 소리를 쳤다.

“적이 눈앞에서 돌격을 감행했다.”

경대승이 소리를 치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 스스로 궁수를 직접 지휘할 생각을 한 경대승인 거다.

“막아야 한다.”

길을 열어주는 것이 경대승의 임무였지만 그것을 병사들이 알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 역시 잘 아는 경대승이었다.

“예. 알고 있습니다. 경대승 장군!”

궁수를 지휘하는 무장이 소리쳤다.

“궁수 준비!”

경대승이 마상에 명령을 내리자 궁수를 지휘하는 무장이 돌아섰다.

“궁수~ 주우우운비이이이~”

쩌어억!일제히 1천의 궁수들이 명령에 의해 시위를 당겼다. 보통 이럴 때는 적들이 방해물이 없는 평지로 나왔을 때 화살을 쏘는 것이 정석이다. 하지만 경대승은 여전히 회생의 명령을 잊지 않고 있었다.

“쏴라!”

적은 아직 울창한 자비 령을 다 나오지 않고 있었다. 나무들이 그 자체로 화살 공격의 방해물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경대승은 그런 명령을 내린 것이다.

“지금 말이옵니까?”

궁수를 지휘하는 무장이 경대승에게 되물었다.

“그렇다! 지금이다.”

“하오나 지금은,,,,,,,,”

“쏘라면 쏠 것이지 왜 이렇게 말이 많은 것이냐?”

경대승은 평소와는 다르게 역정을 냈다.

“어서 쏴라! 내 명을 어길 것이냐?”

전장에서 명령 불복종은 참수라는 것을 알기에 궁수를 지휘하는 무장은 바로 돌아섰다.

“조준!”

적도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조준이라니 답답한 궁수를 지휘하는 무장이었지만 분명한 것은 그의 목은 하나라는 거다.

“쏴라!”

드디어 화살 공격의 명령이 떨어졌다.팅~ 팅팅팅~ 팅팅~일제히 1천발의 화살이 적이 명확하게 식별되지 않은 곳을 향해 화살을 쐈다. 새벽이 지나고 아침이 찾아오는 하늘은 다시 밤이 된 것처럼 1천발의 화살로 하늘이 검게 변했다.

“떴다!”

후방의 관측용 망루에서 아군의 화살이 뜬 것을 보고 크게 소리쳤다.적을 살리기 위해 쏘아올린 1천발의 화살이 목숨을 버리고 퇴로를 확보하려는 임충의 결사대로 날아갔다.

“화살이옵니다.서경 좌장군 임충의 부관이 다급한 듯 임충에게 소리를 쳤다.

“벌써?”

이해가 안 되는 임충이다.

“그렇사옵니다.”

그 순간 방패를 든 병사들이 일제히 임충을 보호가기 위해 모여 하늘 방향으로 방패를 들었다.

“어찌 벌써 화살을 쏜단 말이냐?”

이해가 안 되는 임충이었다.턱! 퍽퍽퍽! 퍽퍽!일제히 하늘에서 화살이 비처럼 떨어졌다.

1천발의 화살!하지만 온전하게 병사들을 향해 내려 박히는 화살은 200여발도 되지 못했다. 거의 대부분이 울창한 나무에 박히고 가지에 걸려 위협이 되지 못했다. 또한 내려 박힌 화살도 대부분 방패를 든 병사들에 의해 무용지물이 됐다.

겨우 화살에 상하는 서경의 결사대는 50도 되지 않았다.퍽퍽퍽!

“으악!”

비명이 요란하고 처절해야 할 순간이지만 그 비명은 미약했다.

“적을 지휘하는 장수가 누구인가?”

임충이 부장에게 물었다.

“이번에 장군이 된 경대승이라는 자라 하옵니다.”

“경대승?”

“그렇사옵니다.”

“그 아비가 경진인가?”

임충은 대장군 경진을 아는 모양이다.

“그렇사옵니다.”

“하늘이 끝내 서경을 버리지 않는군!”

임충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사실 임충은 경진을 보고 경대승을 판단했다. 또한 경대승은 이번에 장군이 된 자라는 것을 듣고 그가 전장 경험이 없기에 이런 오판을 했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이것까지 생각하고 경대승을 신수군을 지휘하게 한 회생이라는 것을 안다면 임충은 그 자리에서 검을 거꾸로 물고 자결했을 거다.

“그 아비가 어리석은 자인데 그 아들까지 어리석구나!”

호랑이는 개를 낳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강한 아비는 강한 아들을 낳는 법이다. 하지만 개가 가끔은 호랑이를 집어삼키는 괴물을 낳는 경우는 존재했다.그것이 바로 경대승이었다.

“빠르게 돌격하라! 지금이 기회다. 적장의 실수를 이용해야 한다.”

임충이 다급하게 소리를 쳤다.

“예. 장군!”

“돌겨어어억!”

우렁찬 함성 아니 절규에 가까운 함성이 울렸다.

“적이 돌격을 하고 있습니다.”

방어진을 펼치고 있는 신수군은 빠른 서경군의 돌격에 당황한 듯 웅성거렸다. 첫 화살공격이 거의 효과를 보이지 않을 때부터 사기는 꺾였고 경대승에 대한 불신은 쌓였다.‘이런 것까지 생각해두신 황자저하는 무섭고 치밀한 분이시다.’경대승은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물러서지 마라!”

“예. 장군!”

“방어진을 펼쳐라!”

“예. 알겠사옵니다.”

궁수로 공격을 하기 전에 이미 장창으로 방어진을 펼쳐 놨어야 했다. 하지만 경대승은 그것까지 무시했다. 물론 알면서도 안 한 거다. 결국 왕 회생 황자의 뒷배로 장군이 된 경대승이라는 것을 최대한 이용하고 있는 경대승이었다.

“장군! 적이 지척에,,,,,,,.”

경대승의 부장이 다급하게 말하며 뒷말까지 하지 못했다. 그만큼 의도된 상황은 잘 진행이 되고 있었고 또 그만큼 다급해지는 순간이기도 했다.

“뭐라?”

“저들은 결사대이옵니다. 사기가 처음과는 다른 것 같사옵니다.”

“막아라! 막아라!”

경대승은 거짓으로 당황한 척을 했다.

“후방에 있는 병력을

“후방에 있는 병력을 증원하셔야 하옵니다.”

“그럴 수는 없다.”

이 말을 통해 경대승의 말을 들은 병사들과 무장들은 경대승이 자신의 실책을 숨기기 위해 후방으로 빠진 병사까지 증원하지 않는 무능력한 무장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어서 막아라! 여기에도 1만의 군사가 있다. 어서 막아!”

경대승이 미친 듯 소리쳤다. 하지만 내심으로는 퇴각할 기회를 보고 있었다.

“장, 장군! 격돌이옵니다.”

“어찌 이렇게 빨,,, 빨리!”

경대승의 표정은 당황한 빛이 역력하게 보였다.

“개경의 잡것들의 목을 베라!”

지금까지 보름 가까이 굶주리고 고통을 받은 것은 모두 개경의 중앙군이 이 자비 령을 틀어막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서경 반란군 병사들의 눈에는 살기를 넘어선 독기가 가득했다.

“한 놈이라도 더 죽이고 죽는다.”

이미 살기를 포기한 결사대다! 그러니 당연한 외침일 거다.

“적을 척살해라!”

서경 병사들을 지휘하는 하급 무장의 목소리가 평지에 울렸다.콰쾅!순간 서경 반란군 방패 병들과 급조되어 진영을 구축하고 있는 개경 중앙군 방패 병들의 충돌했다. 달려오는 자들이 더 파괴력이 있는 것은 당연할 거다.콰콰쾅!퍼어억!

“죽어!”

쉬웅!서경 반란군 검병들이 검을 휘둘렀고 그 검을 휘두를 때마다 개경 신수군 병사들의 목이 떨어졌다. 이런 상태로 조금만 더 전투가 이어진다면 방어선이 무너질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장군! 방어선이 곧 무너질 것 같사옵니다.”

부장이 참담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물러서지 마라! 막아야 한다. 막아내야 황자저하를 뵐 면목이 있다.”

“이미 늦었사옵니다. 피해야 하옵니다.”

부장이 다시 한 번 외쳤다.

“안 된다.”

“하오나 이러시다가는 방어를 하는 병사들이 모두 도륙을 당해 전멸하게 될 것이옵니다.”

이미 입구는 뚫린 상태였다. 호리병 같은 자비 령 입구를 확보한 서경 반란군이다. 그러니 이제는 5만의 병사들이 한꺼번에 내려오면 되는 거였다.

“입구가 저들의 손에 넘어갔사옵니다. 어서 결정을 하셔야 하옵니다. 장군!”

부장이 소리쳤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