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19권 - 황후적화(皇后赤化)! -- >
“무슨 일이냐?”
백화의 물음에 홍련은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강일천의 사택 집사를 힐끗 봤다.
“집사는 돌아가시게.”
“예. 아가씨!”
집사가 나가고 백화가 다시 홍련을 봤다.
“앉아라! 무슨 일이냐?”
“위위경의 사택으로 전령이 당도한 것 같사옵니다.”
“이의방의 사택에?”
“그렇사옵니다.”
“황자저하께서 보내신 것이냐?”
“그것은 아닌 것 같사옵니다.”
“내용은 알아 봤겠지?”
순간 백화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백화는 이미 이의방의 사택 주변을 감시하라고 명을 내린 상태였고 또한 이의방의 사택에 간자들을 심어놓은 상태였다.
“예. 마마! 제가 알아본 결과로는 위위경께서 영애이신 연이 아가씨를 전장으로 급히 불렀다고 하옵니다.”
“뭐라?”
백화가 인상을 찡그렸다.
“그렇사옵니다. 뭔가 위위경께서 꿍꿍이가 있는 것 같사옵니다.”
홍련의 말에 백화가 사악한 웃음을 보였다.
“호호호! 딸년을 전장에서 몸을 팔게 하려는 거지.”
백화의 말에 홍련이 놀라 백화를 빤히 봤다.
“무슨 말씀이시옵니까?”
“태후가 영화를 전장으로 보내 황자저하의 환심을 얻으려고 천박하게 보냈다. 이번에는 이의방이 그러는 거지. 황후의 자리에 눈이 멀어서 움직인 것이지만 실수를 하고 있지.”
“두 황자 비께서 전장으로 가시면 마마께서도 가셔야,,,,,,.”
“누가 황자 비란 말이냐!”
백화가 버럭 소리를 질렀다.
“누가 감히 황자 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냐? 첩년들이지. 첩년들이야!”
백화는 스스럼없이 영화공주와 이연을 첩년이라고 말했다. 무섭게 변하는 백화처럼 보였다. 하지만 백화는 변한 것이 아니라 본색을 드러내고 있는 거였다.
무비의 수호무사로 궁에서 산 백화였다.궁중 여인들의 암투를 보고 배운 백화였다. 또한 시대의 요부라고 불리는 무비를 모신 백화였다.
백화가 처음 회생이 의종황제의 숨겨진 황자라는 것을 무비와 김돈중의 대화를 통해 은밀히 들었을 때 자신이 기회를 놓였다는 생각을 했었다.숨겨진 황자였던 회생이 뇌성을 맞고 죽은 것을 자신의 눈으로 봤으니 말이다. 그런데 죽은 줄만 알았던 회생이 살아 돌아와 무신혁명의 주역이 되었고 자신을 구했다.
그때부터 백화의 야망은 꿈틀거렸던 거였다.‘내 아버님께서 어머니를 버린 것은 그 신분이 비천하기 때문이다.
나는 결코 그리 되지 않을 것이야! 또한 내 어머니를 그리 만든 태후를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야!’백화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그러며 회생을 다시 만났던 그때를 회상했다.
“소리를 지르면 이 검이 너의 목을 벨 것이야!”
백화는 회생의 목에 검을 겨눴고 회생은 인상을 찡그렸다.
“나를 베면 배은망덕한 자가 될 텐데.”
회생은 이 위급한 순간에도 당황하지 않고 백화에게 담담히 말했고 무척이나 침착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처럼 백화의 눈에 비쳤다.
“배은망덕한지는 두고 봐야 아는 것이지.”
백화는 그렇게 말하며 조심히 비밀 은신처에서 내려왔다. 그런데 회생의 얼굴을 본 순간 백화의 눈빛이 파르르 떨리는 것을 느꼈다.‘그자다!’백화는 자신이 칼을 겨누고 있는 자가 벼락을 맞아죽은 의종의 숨겨진 황자라는 것을 알고 놀란 빛을 숨기지 못했다. 또한 그 눈빛을 회생도 감지한 듯 했다.
‘뇌성을 맞아서 분명 죽었는데,,,,,,,,.’백화는 다시 한 번 회생을 봤다. 하지만 분명 뇌성을 맞아 죽은 회생이 분명했다. 또한 그런 눈빛을 회생도 의구심이 들어가는 것 같았다.
“당신은…….”
“나를 아나?”
“아니오, 모르오.”
백화는 모른다고 말했지만 그녀의 눈빛은 분명 회생을 알고 있는 그런 눈빛이라는 것을 회생도 감지하고 있었다.
“흥선에게 들어서 알 터인데, 이만 검을 거두지?”
회생은 짜증을 부리듯 말했다.그 때, 흥선도 이숭겸의 부축을 받아 비밀 은신처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백화는 잠시 흥선을 보다가 다시 회생을 봤다.
‘분명하다. 어쩌지?’그것도 잠시 백화는 아주 작은 야심이 타올랐다.
‘어찌 되었던 용정이다. 숨겨진 황자다. 지켜보는 거야! 지켜보는 거다.
’이 순간 백화는 회생을 따라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파란만장한 이 시대에 자시의 운명을 바꿔줄 사람이 바로 회생이라는 생각이 드는 백화였다.
역시 여자의 육감은 날카로운 법이다. 또한 무서운 법이었다.‘지켜볼 것이야! 옆에서 지켜 볼 것이야!’백화는 회생을 지켜보겠다고 결심했다.
그때까지는 그랬다. 그리고 자신의 야망을 숨기려고 했다. 그저 모르는 척 하며 아무런 대가없이 회생을 돕는 척을 했다.
마음을 숨기고 속이려는 여자의 본심을 알아내기에는 남자는 너무나 어리석은 존재가 분명할 거다. 회생은 그런 남자였고 또 백화는 그런 여자였다.
“송구하옵니다. 마마!”
홍련이 백화에게 머리를 조아렸다. 그와 동시에 백화가 회상에서 깨어났다. 그리고 살며시 사악한 미소를 머금었다.
“내가 가야 할까 말까?”
“가시는 것이 쇤네의 생각으로는.........”
“너는 내가 전장으로 가라?”
“그렇사옵니다. 사내는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고 했사옵니다.”
“그렇기는 하지. 하지만 간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다.”
“무슨 말씀이시지요?”
홍련의 물음에 백화는 야릇한 미소를 머금었다.
“너는 아직 모른다. 황자저하의 성향을,,, 얼굴을 자꾸 보인다고 해서 마음이 가까워지는 분이 아니시다. 천박하게 전장에서 꼬리를 친다고 나를 향한 마음이 변하실 분이 아니다.”
백화는 자신감이 가득했다.어찌 되었던 자신은 조강지처나 다름없고 회생이 가장 위험할 때 몇 번이고 목숨을 내어 회생을 구했으니 말이다.
“하오나,,,,,,,,.”
“또한 내 지금 전장으로 가면 구설수에만 오를 것이다. 아버지께서 중도에서 큰 성과를 가지고 오시면 모든 것이 원상태로 돌아간다.
호호호! 그나저나 이의방이 꽤나 급해진 모양이군! 딸을 전장까지 부를 생각을 하니 말이다. 그리 황자저하를 모시고 황자저하를 그리 모르다니 어리석은 이의방이다.
급해! 아무 것도 모르고 너무 급해!”
“그런 것 같사옵니다.”
“더욱 감시를 철저하게 해라.”
“예. 마마!”
“그건 그렇고 나는 아니 가도 귀녀를 보내는 것은 어떨까?”
백화는 그렇게 말하고 정도전의 얼굴을 떠올렸다.
“예? 무슨 말씀이십니까?”
홍련이 되물었지만 백화는 사악한 미소를 보이기만 했다. 그리고 다시 홍련을 봤다.
“그래. 귀녀를 보내는 거다. 호호호! 귀녀를 보내는 거야. 내 서찰 두 장을 써 줄 테니 하나는 황자저하께 전하고 또 한 장은 정도전에게 전해라.”
“알겠사옵니다. 제가 전장으로 달려가겠나이다.”
“그래. 귀녀에게 전장으로 갈 채비를 하라고 알려라.”
“귀녀를 정말 전장으로 보내실 참이십니까?”
“그래 귀녀를 전장으로 보낼 것이다.”
“어찌,,,,,,,.”
“귀녀가 전장으로 가면 황자저하의 첩까지 가는 것이고 졸지에 그 곳에 있는 년들은 첩이 되는 것이지. 황자저하께서 품으시면 그년들이 급이 떨어지고 품지 않고 양보를 하시면 내게 든든한 아군이 생기는 것이지. 호호호! 어리석은 것들! 나와 대적을 하겠다고 나와! 황자저하께서 가장 위태롭고 궁핍할 때 모신 나와 대적을 하겠다고? 나와!”
이의방의 사택 안에 있는 이연의 처소.
“소녀는 아니 가겠사옵니다.”
이연은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어머니에게 단호하게 말했다.
“아버지께서 부르시는데 왜 안가겠다는 거야? 전쟁터라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냐?”
“무서워서 그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럼 뭐냐? 아버지께서 급히 부르시는데 왜 안 가겠다는 것이냐?”
“지금 가도 이미 늦었습니다.”
“늦다니?”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해하는 이연의 어미였다.
“백화도 분명 가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이냐? 백화가 안 가는 것과 네가 안 가는 것과 무슨 상관이냐?”
“지금은 움직일 때가 아닙니다. 지금 황자저하께서는 아버님의 심중을 떠보시는 것입니다. 만약 제가 가서 황자저하를 모시게 된다면 황자저하께서는 분명 아버님께서 외척으로 권세를 쥐시려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옵니다. 그러니 저는 아니 가는 것이 옳습니다.”
“하지만 아버지께서 부르시잖니?”
“저 대신에 다른 것을 보내지요.”
“다른 것이라니?”
“밖에 집사 있는가?”
이연이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집사를 불렀다.
“예 아가씨!”
“들어오시게.”
이연의 말에 집사가 조심히 안으로 들어섰다.
“예. 아가씨!”
“내가 준비하라고 한 것은 준비를 했나?”
“예. 아가씨! 창고에 있는 것과 벽란도에서 구입한 것까지 떠날 채비를 마쳤습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연아!”
“군량미를 보낼 것이옵니다. 단단히 준비해 가셨지만 지금쯤이면 군량이 꽤나 줄어들었을 것이옵니다. 제가 가는 것보다 군량을 보내는 것이 황자저하의 마음을 더욱 움직일 것입니다. 어머니!”
“얼마나 보내는데?”
“양곡 1만 석이옵니다.”
이연의 말에 이의방의 처는 놀라 이연을 봤다.
“양곡 1, 1만석이면,,,,,,,,,.”
엄청난 양에 이의방의 처는 놀라 말까지 더듬었다.
“예. 어머니! 저는 아니 가고 양곡만 보낼 것입니다.”
“그 정도의 양곡을 사 모았으면 집안 기둥이 휘청거릴 정도다. 그건 알고 그리 한 거야?”
이의방의 처는 역정을 내는 것 같았다.
“예. 압니다. 어머니!”
“왜 내 허락도 없이 그리 했어?”
재물이 나간다는 것 때문에 화가 난 것 같았다.
“재물은 가장 하찮은 것입니다. 어머니! 제가 황후만 되면 지금의 재물보다 더 많은 재물이 모일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심려하지 마세요.”
“아무리 그래도,,,,,,,.”
그때 이연의 눈치를 보고 있던 집사가 이의방의 처의 눈치를 보며 이연을 다시 봤다.
“나머지 1만석은 어찌 할까요?”
이연의 지시로 집사가 사 모은 양곡이 2만석이라는 것을 알고 이의방의 처는 놀라 눈이 커졌다.
“2, 2만석?”
“예. 마님! 아가씨겠서,,,,,,,.”
“내 허락도 없이.”
“송구합니다.”
“연아! 무엇을 하려는 거야?”
“제가 달 알아서 할 것이니 너무 심려치 마세요.”
이연은 이의방의 처에게 그리 말하고 집사를 봤다.
“개경과 남변에 있는 양곡을 꽤나 사 모았으니 양곡의 값이 크게 올랐을 것이네.”
“그렇습니다. 아가씨! 황성에도 굶주린 백성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 모은 양곡을 구휼미로 백성들에게 나눠주세요.”
“예?”
집사도 놀라 이연에게 되물었다.
“발이 없는 말이 천리를 가지요. 다른 것은 묻지 마시게 그렇게 하세요.”
“알겠습니다.”
“알긴 뭘 알아! 비싸게 산 양곡을 거지들에게 거저 주자는 말이냐? 연아! 네가 정신이 있는 것이냐?”
“어머니께서는 제가 황후가 되는 것이 싫으신 겁니까?”
“그건 아니지만,,,,,,,.”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제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연이 이의방의 처를 보며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나는 모르겠다. 네가 다 알아서 해라.”
이의방의 처가 돌아앉았고 이연이 다시 집사를 봤다.
“백성들이 굶주리고 있고 황제폐하와 황자저하께서 전장에 나가 계시니 사택 안의 상차림도 검소해야 할 것이네. 육류의 구입을 금하고 하루에 3찬 이상을 차리지 말라고 찬간에 전하시게.”
“예. 아가씨!”
“또한 사택 주변에 서성이는 거지들이 있다면 챙겨 먹여 보내고 땔감이 필요한 백성들이 있다면 나눠주시게.”
“예. 알겠사옵니다. 아가씨!”
“명심하시게. 아버지께서는 위위경이시네. 또한 나는 황자비가 될 사람이네. 그러니 이 사택에서 흥청망청 거리는 모습은 보여서는 아니 되네.”
“아랫것들에게 단단히 이르겠습니다. 아가씨!”
“어서 준비를 하시게.”
“예. 아가씨!”
집사가 조심히 밖으로 나갔다.
“어쩌자고 그러는 거니?”
나는 모르겠다고 말하던 이의방의 처가 이연을 보며 말했다.
“황후가 되려는 것이지요.”
이연이 살짝 미소를 머금었다.============================ 작품 후기 ============================한 것이 없는데 벌써 400편이네요. ㅠㅠ 좀 더 빠르게 전개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회생도 좀 업그레이드 시키고.추천!댓글!부탁 드립니다.쿠폰도 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