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75화 (375/620)

< -- 간웅 18권 - 대통합! -- >다다다! 다다다! 난 힘껏 말을 달렸다. 그리고 500의 궁수들이 있는 곳까지 달려 두경승을 봤다.

“병력을 이끌고 따르라!”

“예. 황자저하!”

그와 동시에 500의 궁수들이 나를 따랐다. 난 그들과 함께 불타는 평지로 힘껏 달렸다.

“물러서라! 황자저하시다.”

나는 여전히 불타는 평지를 달렸으나 이미 이 불타는 평지는 모든 전투가 끝이나 있는 상태나 다름없었다. 검과 창을 든 자들은 오직 개경 중앙군뿐이었고 장수는 투구를 벗어 바닥에 던진 상태였고 반란군 병사들은 창과 검을 버린 상태였다.

내가 불타는 평지로 달리자 나를 호위하던 무장 10인 중 4명이 앞으로 빨리 달려 나가 길을 열기 위해 소리쳤고 수만의 병사들이 바다가 갈라져서 길이 열리듯 길이 만들어졌다. 이제 이 자비령 전투는 끝이 난 거였다.

오직 대령후 주변에 있는 수십 명의 병사들과 몇 명의 무장들이 여전히 대령후를 지켜내기 위해 수만이나 되는 개경 중앙군에게 검을 겨누고 있었다.

“물러서라! 대고려의 황자저하시다.”

무장이 다시 우렁차게 소리쳤고 무장의 말에 수만의 적들을 향해 검을 겨누고 있는 대령후가 달려오는 나를 무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워워워! 워워워!”

난 급히 말을 세우고 빠르게 말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두경승을 봤다.

“이곳에서 대기하라!”

“예. 황자저하!”

“내 그대의 궁수대의 실력을 다시 한 번 봐야할 것 같다.”

두경승은 내 말의 뜻을 몰라 잠시 나를 봤다.

“예?”

“기다리라! 무슨 명이 떨어져도 그대와 그대의 군대는 이곳에 있어라!”

“예 황자저하!”

그리고 난 바로 앞으로 천천히 걸었고 그 순간 10인의 무장이 나를 호위하기 위해 주변에 섰다. 어쩌면 이 순간 나는 객기를 부리고 있는 걸 거다.

나를 향해 검을 겨눈 자들이 겨우 수십에 불과하나 내 한 목숨이 이제는 고려이기에 나는 이리 함부로 움직여서는 안 되는 거였다.허나 나는 불타는 들판으로 달려왔다.

내가 이곳에 온 것은 대령후를 끝장내주기 위함도 있으나 저기 투구를 버리고 검을 던진 자들이 가만히 앉아 있는 내게로 끌려온다면 포로이나 내가 저들에게 간다면 그들은 고려의 무장과 병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물러서라! 검을 버린 자들도 모두 뒤로 물러서라! 황자저하시다.”

무장이 투구를 버리고 검을 버린 자들에게 소리쳤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 당당히 또는 무모하게 왔다는 것에 저들은 놀라는 것 같았다.

“어서 물러서라!”

다시 한 번 무장이 소리쳤다. 그리고 빠르게 모든 피아가 뒤로 또는 옆으로 물러났다.저벅! 저벅!난 오직 이 순간 대령후를 보며 앞으로 걸어 나갔고 여전히 대령후와 반란군 무장들과 병사들은 나를 향해 검을 겨누고 있었다.

“검을 버리지 못할까?”

무장 하나가 반란군들을 꾸짖듯 소리쳤다. 허나 이 순간 검을 버리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대 고려의 황자저하시다. 물러서라!”

“누가 황자란 말이요?”

반란군 무장 하나가 소리친 무장을 보며 소리쳤다.

“회생 황자저하시다. 물러서지 않는다면 뵐 것이다.”

“나는 내 황제폐하를 지키는 것이다. 내 검을 떨어지는 순간까지 내 목이 바닥에 뒹구는 순간까지는 검을 버리지 못한다.”

반란군 무장 하나가 크게 소리쳤고 난 그를 봤다. ‘계루부?’난 소리친 무장을 보고 머리에 둥둥 떠 있는 이름을 봤다. 그러고 보니 반란군 측에서 본다면 이 절망적인 순간에도 나와 수만의 병사들에게 검을 겨누고 있는 저 자들은 모두 같은 형태의 갑주와 투구를 착용하고 있었다. 또한 이마에 두르고 있는 붉은 띠도 그 모양이 같았다.

‘같은 성 소속이겠군.’난 저들이 계루부의 병사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난 저들을 살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망적인 순간에도 자신의 황제라고 여기는 대령후를 지키기 위해 검을 든다는 것은 진정한 무장일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저리 충성스러운 무장과 병사들을 죽이실 참이십니까?”

난 목청껏 대령후를 향해 소리쳤다. 이 순간 이리도 허무하게 무너진 대령후이나 그도 스스로 황제가 된 인물이니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 것 같았다.

“으음,,,,,,,,.”

대령후는 검을 쥐고 나를 노려보며 깊게 신음했다. 그리고 무슨 결심을 했는지 어금니를 한 번 꽉 깨물다가 자신의 앞에 서 있는 계루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탁!

“물러나라!”

“황, 황제폐하!”

“짐의 앞에 더 이상 선다면 너희 모두가 죽는다.”

“그러기 위해 태어났고 그러려고 거병에 동참한 무장들이옵니다. 황제폐하! 가시는 길 끝까지 모시겠나이다.”

“되었다고 했다.”

“황제폐하!”

계루부가 슬픈 눈으로 대령후를 봤다.

“짐은 이미 졌어. 아니 짐도 아니지. 이제 반역에 실패한 황자일 뿐이지.”

“황, 황제폐하!”

“하하하! 완벽하게 졌어.”

대령후가 나를 보며 계루부에게 말했고 그의 말을 들은 계루부도 나를 봤다.

“나는 수만을 죽여 황제가 되려고 했는데 저 가짜 황자인 놈은 진짜인 나도 못하는 수만을 살렸어. 졌어. 완벽하게 졌어.”

“하오나 소장이 물러난다면,,,,,,,.”

“이미 끝났어. 내가 오기를 부려 더 많은 희생을 만들어냈다.”

대령후는 스스로 이제는 짐이라 자신을 칭하지 않았다.

“황, 황제폐하!”

“그대의 충정은 내 저승에 가서도 잊지 않겠네.”

대령후는 곧 자신의 마지막 순간이 올 것이라는 것을 아는 듯 했다.

“소, 소장이 따르게 해 주시옵소서.”

“아니 되지. 그대는 나 보다 더 이 고려에 쓰일 곳이 많을 것이네. 물러나라! 이 전장의 승장이 내게 할 말이 있다하지 않는가.”

대령후의 말에 계루부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이제 자네도 투구를 벗게. 그리고 목숨을 아끼시게. 쓰일 곳이 참 많을 것이야. 쓰일 곳이 많으니 반란군을 하나라도 더 살리려했겠지.”

대령후가 다시 날 봤다.

“황제폐하!”

“그러시게.”

대령후는 천천히 힘없이 계루부의 어깨를 두드려줬다. 그리고 계루부는 무슨 결심을 한듯 지그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소장 끝까지 모시지 못한 불충 용서하시옵소서.”

“내 그대만은 잊지 않겠네.”

“황제폐하!”

“가시게. 이제 끝났어. 투구를 벗게.”

“예. 황제폐하의 명 받들겠나이다.”

계루부는 우렁차게 소리쳤다. 그리고 천천히 돌아서서 투구를 벗어 바닥에 던지고 검을 버렸다.

“나 계루부는 계루부 병사 100명과 함께 투항하오.”

“투항을 한다면 모두 물러나라!”

무장이 우렁차게 다시 소리를 쳤고 계루부와 100여명의 병사들이 검을 버린 상태에서 물러났다. 그 순간 난 무장을 봤다.

“두경승 장군과 궁수대 500만 남기고 모두 물러나라! 아무도 숙부님과 내 대화를 듣지 못하게 하라!”

“위험하옵니다.”

무장이 대령후를 힐끗 보며 내게 말했다. 대령후는 황자이지만 뛰어난 검술 실력을 가진 인물이라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고 무장도 아는 듯 했다.

“물러나라!”

“허나 대령후의 검술은 뛰어나옵니다.”

“이미 결정 난 전쟁에 패한 숙부가 부끄럽게 이긴 조카를 베지는 않을 것이다.”

난 대령후가 들으라는 듯 말했다. 그리고 그 말에 대령후는 나를 보며 피식 웃었다.

“황자저하!”

“물러나라! 물러나라고 했다. 나는 지금 대 고려의 황자로 네게 명하는 거다.”

버럭 소리를 지르자 무장들이 마지못해 내게 군례를 올리고 돌아섰다.

“모든 병사들은 뒤로 급히 500보 뒤로 물러나라!”

그 순간 빠르게 여전히 불타는 전장에서 모두가 500보 뒤로 물러났고 난 다시 무장을 봤다.

“저들은 포로가 아니다.”

“예?”

“포로처럼 대하지 말라. 이 전투가 끝이 났으니 고려의 백성이고 무장이고 병사다. 그러니 포로로 대하지 말라!”

“예? 예. 황자저하!”

“이 근방에 있는 모든 소와 돼지 그리고 닭을 잡아라! 모두 배불리 먹일 것이다.”

“예. 황자저하!”

“너도 물러나라!”

“저까지 말이옵니까?”

지금 남아 있는 한 명의 무장은 내가 황자 이전에 부마도위 그 이전에도 나를 호위하던 별초였다.

“그래. 너도 물러나라.”

“예. 황자저하!”

그도 내게 목례를 하고 물러났다.이제 이 불타는 평지 중앙에는 승자인 나와 패자인 대령후만 섰다.그리고 난 대령후를 봤다.

“대령후께서 조카 왕회생이 인사 올립니다.”

나는 오늘에야 대령후를 처음보고 대령후에게 목을 숙여 인사했다. 내 모습에 대령후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나를 조롱하는 것인가?”

“제 부친이신 황제폐하께서 황족은 벨 수는 있으나 욕보일 수는 없다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그리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찌 내게 이러는 건가? 또 너의 성이 이 씨라는 것을 아는데 어찌 네가 왕 씨의 성을 쓰느냐?”

“사연이 기옵니다. 허나 분명한 것은 대령후께서는 제 숙부시라는 겁니다.”

“뭐라?”

그 순간 대령후가 날 노려봤다.

“네 이놈! 회생아! 네가 끝내 역천을 꿈꾸는 것이냐?”

대령후의 말에 난 물끄러미 대령후를 봤다.

“그렇습니다. 허나 역천은 아니옵니다. 저 또한 왕 씨이니 용손 입니다. 그러니 역천은 아니옵니다.”

“뭐라? 무슨 해괴한 말이냐?”

“저는 황제폐하의 숨겨진 황자입니다. 못 믿으시겠지만 그렇습니다. 그리고 이 조카가 하나 묻겠사옵니다. 어찌 제1황자이신분이 또한 황제폐하의 친동기이신 분이 반역을 도모하실 수 있사옵니까?”

내 말에 대령후가 날 노려보다가 피식 웃었다.

“용손 이라면 승천을 꿈꾸지 않는 자가 있더냐? 네 말을 믿고 너도 황자라니 너도 나처럼 승천을 꿈꾸는 것이 아니더냐?”

승천을 황제를 의미하는 거였다.

“그렇사옵니다. 저 역시 승천을 꿈꾸옵니다. 허나 이런 방법은 아니옵니다. 지금 숙부께서 죽이신 병사가 근 5천에 육박하옵니다. 저 목숨이 한낱 옥좌 때문에 죽은 것이옵니다. 그것은 아시옵니까? 이 작은 고려 땅을 위해 또 그 위에 올려 진 작은 옥좌를 위해 그리 죽은 것이옵니다. 아십니까?”

내 말에 할 말이 없는 듯 대령후는 아무 말도 못했다.

“마지막 순간에 나를 꾸짖기 위해 온 것이냐?”

“그리 보이십니까?”

“아닌 걸 안다.”

“그렇습니다. 아니옵니다. 패장은 말이 없듯 승장은 자랑이 없습니다. 제가 온 것은,,,,,,,.”

“나를 베기 위함이겠지.”

자신의 운명을 아는 대령후였다.

“그렇사옵니다.”

“그래. 패장이니 그리되어야겠지.”

그리고 대령후가 잠시 나를 봤다.

“네가 진정 내 조카더냐?”

이미 그의 눈빛은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은 듯 보였다. 스스로 황제라 칭할 정도로 패기가 있고 또 어떤 면에서는 영웅의 풍모가 보인 대령후였다. 그리고 이 순간에도 당당히 내게 말하고 있었다.

“그렇사옵니다.”

“좋다. 패장은 무언이나 내 하나만 묻자.”

“무엇입니까?”

“왜 반란군을 살리고자 했느냐?”

“고려의 백성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무장이고 병사이기 때문이옵니다.”

“그게 전부냐?”

“저들은 모두 각자의 쓰임이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냐?”

내게 묻는 대령후를 난 잠시 봤다.

“북벌입니다.”

“북벌?”

되묻는 대령후지만 그의 눈빛이 파르르 떨렸다.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는 대령후이니 저리 눈빛이 떨리는 거였다.

“품은 뜻이 같은 이무기이나 그 향함이 다르구나!”

같은 이무기라는 것은 서로 용상을 향해 질주했지만 그 크기가 다르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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