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18권 - 대통합! -- >1. 비운의 풍운아 대령후 가다.
여전히 불타고 있는 자비 령 아래 평지.2만의 서경 반란군은 끝내 거대한 화염을 모두 넘어섰다. 자살행위나 다름없는 행동이 분명할 것이다.
허나 멀리 달려오는 1만의 기마대를 본다면 불타는 평지에 있는 것보다 어쩌면 거대한 화염을 넘고 전진하는 것이 더 좋은 일인지도 몰랐다.이렇게 대령후는 마지막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처음부터 실패할 수밖에 없는 거병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스스로 또 깔아놓은 포석을 차근차근 밟고 올라서도 반역의 성공은 힘든 일이었다.
허나 회생에 의해 반강제적으로 일어난 거병이었으니 모든 준비가 미흡했다. 그러니 이런 결과를 가져온 걸 거다. 만약 대령후의 뜻대로 야율강이 북변에서 참변을 당하고 그것을 금이 알고 또 고려가 사신을 보내기 전에 병력을 파병했다면 이리 되지는 않았을 거다.
하늘은 이렇게 모든 것을 허락한 자들에게만 주는 거였다. 물론 그 하늘이 허락한 자가 누구인지는 지금 이 순간에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령후는 아니라는 거였다.
“지금이 반격의 마지막 기회인 것이다. 마지막!”
이제 포위가 된 서경 기마대를 구하기 위해 진격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대령 후였다. 허나 아직 그와 그의 군대가 넘어야 할 것이 있었다.
그것은 눈앞에 보이는 것은 100대의 수레다. 그 뒤에 500의 궁수들이 당당히 서 있었다.
평범히 본다면 궁수들은 자살특공대와 다를 것이 없었다.2만에 육박하는 보병을 당당히 노려보고 섰으니 말이다.
아무리 간이 큰 자라고 해도 다리가 후들거리는 상황이 분명할 거다.허나 두경승의 500 궁수들은 당당히 이 자리에서 서경 반란군들을 노려봤다.
“적이 온다!”
두경승이 나직이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한 치의 떨림은 없었으나 꽤나 긴장한 듯 무게감이 가득했다.
500의 궁수 그리고 거리는 200보.또한 대령후의 입장에서도 500의 궁수들은 가소롭기 짝이 없었다. 2만의 군대가 있으니 화살 공격에 피해는 있을 수 있어도 밀어 붙이지 못할 것은 아니었다.
허나 그 뒤에 대등한 수의 병사들이 대령후 자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무너졌던 사병출신 병사들이 대장군 한 섬에 의해 다시 뭉친 것이다. 그리고 서경 반란군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저들을 다시 끌어 모은 것은 별초일 것이다.
“황제폐하! 앞에 수레로 진격을 막고 있사옵니다.”
무장이 다급하게 말했다.
“거대한 화염도 뚫고 왔다. 짐과 짐의 충성스러운 병사들이 못 넘을 것이 없다. 넘어라! 그리고 저 어처구니없는 놈들을 모두 베라!”
대령 후는 무겁게 명을 내렸다.
“예. 황제폐하!”
“이제는 돌이킬 수 없는 순간이다. 후퇴를 한다면 적에 의해 꼬리가 잡힐 것이고 태양 아래 꺾인 풀처럼 말라비틀어지며 죽어갈 것이다. 오직 짐과 그대들에게는 진격만이 있다. 진격해라! 진격을 해야 한다.”
대령후의 말에 무장들이 모두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예. 황제폐하! 알겠사옵니다.”
옆에 있던 장군이 우렁차게 소리쳤다. 이제 그도 대령후를 따라 여기까지 왔고 남은 악밖에는 없었다.
“이제는 지고 이길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허나 뒤로 물러난다면 반드시 질게 될 것이다.”
“예. 황제폐하! 소장은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옵니다.”
“공격하라! 너희들은 북변의 용맹한 무장들이다.”
대령후가 진격을 다시 명했다.
“진격하라!”
그 순간 일제히 서경 2만이 체 되지 않는 반란군들이 검과 창 그리고 극을 들고 달려들었다.
“진격하라!”
“와와와! 와와와!”
밀물이 순식간에 밀려드는 것이 이럴 것이다. 대령후가 직접 지휘하는 2만의 반란군 병사들은 죽기 살기로 진격을 시작했다.
그 앞을 막아서 있는 것은 100대의 전차와 500인의 궁수들이었다. 그 다음이 바로 대장군 한 섬의 2만 가까이 되는 사병 출신 병사들이었다.
이것만 봐도 대령 후는 불리한 전투를 치르려 하는 것이다. 어쩌면 정말 어쩌면 대령 후는 이 전투를 끝으로 생을 마감하고자 하는 듯 했다.
허나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는 대령 후였다.
“왜 이리 예비대 4만이 진격하지 않는 것이냐?”
대령후는 장군에게 소리쳤다.
“전령이 갔사옵니다. 곧 서경군 4만이 진격할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지금 후방에서 이 전쟁을 지켜보고 있는 조위총은 4만의 서경 군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들이 만약 투입된다면 또 대령후가 이렇게 전방에 나서 불굴의 의지로 전투를 지휘한다면 어쩌면 정말 어쩌면 반전의 순간을 만들어 낼지도 몰랐다.
“그들이 와야 한다. 그들이라도 와야 한다.”
“예. 다시 전령을 보내겠습니다.”
무장이 그리 말하고 돌아섰다. 그 순간 저 멀리 좌측 평지 끝에서 회색의 흙먼지가 구름이 되어 빠르게 달려들고 있었다.
“황. 황제폐하!”
대령후를 호위하던 장군 하나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령후를 불렀다.
“왜 그러느냐?”
“적, 적의 기마대이옵니다.”
이북 북변의 장군의 말에 대령후가 급히 고개를 돌렸다.그리고 그의 눈에도 기마대가 달려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 순간 대령후의 눈에는 절망이 감돌았다.‘끝이 난 것인가? 정말 아니 되는 것이란 말인가?’허나 스스로 포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자신들만 모여 있다면 적 기마대의 검이 서경반란군의 목을 베는 것은 쉽지만 적과 아군이 혼재되어 있다면 그들의 움직임도 둔해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아는 대령 후였다. 정말 이제는 오직 진격만이 남은 순간이었다.
“이제 방법이 없다. 바로 돌격해라!”
“돌, 돌격 말이옵니까?”
“여기서 적 기마병을 맞이하면 몰살이다. 개죽음이란 말이다. 어서 돌격해야 한다. 그리고 혼전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승산이 있다. 어서 전령을 보내라 진격하라고 전령을 보내라! 조위총에게 황제의 명을 따르라고 전해라!”
또 한 명의 무장이 급히 말머리를 돌려 자비령 아래 이제는 방어진처럼 병력을 배치하고 있는 조위총에게로 달려갔다.
“시간이 없다. 우리라도 어서 진격하라!”
대령후가 피를 토하듯 소리를 질렀다. 또한 무장들도 이제 방법은 오직 돌격뿐이라는 것을 아는 눈빛이었다. 여기에 그냥 망연자실하게 있다가는 적 기마대의 검에 목이 베이든가 그게 아니라면 사로잡혀 참수를 당한 후에 9족이 멸족되는 일만 남은 거였다. 그러니 극적인 반전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라도 진격을 해야 했다.
독 안에 든 쥐는 사납게 변한다.지금 대령후와 2만의 반란군들이 딱 그런 상태인 거다.
잔뜩 독을 품은 독 안에 든 쥐 같은 심정이었다. 또한 궁지에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무는 법이고 그 반전의 기회를 대령후는 얻고자했다.
“전군! 돌격하라!”
“와와와! 와와와! 돌격이다.”
무장들이 먼저 말을 타고 앞으로 달려 나갔다. 그들을 따라 반란군들이 뛰었다.저벅! 저벅! 저벅!굳센 발자국소리가 대령후의 귀를 자극했다. 그 다음으로 우렁찬 함성이 들릴 차례이다.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우리 서경반란군들은 발을 힘차게 내 딛었고 그보다 더 크게 함성을 질렀다.
“얍! 얍! 얍!”
서경 반란군들은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 나갔다.다닥! 다닥! 닥닥!오직 발자국 소리와 함성소리가 붉은 피의 전장이 될 평지에 울렸다.
“돌격하라!!”
서경 반란군 무장의 목소리에 일제히 서경 반란군들이 돌격을 감행했다. 두경승은 돌진해 오는 서경 반란군들을 노려봤다. 그리고 절반 이상이 장애물로 세워둔 전차를 넘었다. 그 순간 두경승은 사자의 눈으로 변했다. 때가 된 것이다.
“쏴라! 불화살을 쏴라!”
그와 동시에 일제히 500발의 화살이 서경 반란군이 아닌 100여대의 전차를 향해 날아갔다.슈슈슈슈슉욱!슈슈슈슈슉!500발의 화살이 하늘로 날아갔다. 그리고 한발의 실패도 없이 그대로 기름이 가득 들어 있는 옹기를 실은 전차에 명중했다.
퍼퍽! 퍼퍽!쨍그랑! 쨍쨍! 화호화! 화화화!퍼벙! 펑펑펑! 콰콰쾅!순식간에 옹기가 깨어지고 화염 치솟아 올랐다.화화화! 펑펑! 콰쾅!
“아아악!”
폭발음과 함께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아악!”
“몸, 몸에 불이,,, 누가 불 좀,,,,,,,.”
순식간에 수십 아니 수천 번의 폭발이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거대한 화염이 진격하는 서경 반란군의 허리를 끊었다. 그 모습을 보고 두경승이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궁수 준비!”
두경승의 명령에 일제히 500의 궁수들이 시위를 당겼다.쩌어어억!
“쏴라!”
그와 500발의 화살이 적을 향해 날았다. 만약 이 순간 일반적인 촉을 단 화살이라면 500명의 서경 반란군들이 속절없이 죽었을 것이다. 허나 두경승은 회생에게 밀명을 받은 상태였다. 퍼퍽퍽! 퍼퍽!
“크윽!”
“아아악! 눈에 화살이 박혔다.”
뭉툭한 화살의 공격을 받은 서경 반란군이지만 눈에 박히는 운 없는 논도 분명 존재했다.
“쏴라!”
다시 두경승이 활을 쏘라고 명령을 내렸다. 쉬우웅!파파파파팍!쉬웅!퍽!
“으으! 아악!”
500발의 화살이 빠르게 반란군에게 쏟아졌다.
“화살이다. 몸을 숙여라!”
반란군 무장들이 소리를 쳤지만 방법이 없었다.물론 지금 병단의 앞쪽만 피해를 입었다. 쉬웅!파파파팍!
“으악!”
비명이 평야에 울려 퍼졌다.
“돌격하라! 개경 것들을 죽여라!”
서경 무장들이 피를 토하듯 돌격하라고 소리쳤다. 이 상태로 있다가는 화살 밥이 된다는 것을 잘 아는 거였다.
“돌격이다!”
“와와와! 다 죽여 버린다.”
이제 정말 악밖에 안 남은 서경 반란군일 것이다. 두두두! 두두두!그와 동시에 서경 반란군들 중 방패와 부월을 뜬 부월 수들이 일제히 돌격을 감행했다.
“와! 돌격 앞으로 해라! 돌격하라!”
“돌겨어어어어어어어억!!”
“와아아아아아!!”
서경 반란군의 함성이 평야에 울려 퍼졌다.방패를 든 서경의 병사들이 죽어라 앞으로 돌격을 했고, 서경의 창병들과 검병들 역시 돌격을 감행했다.
“정면 돌파다. 저들은 정면 돌파를 하려고 한다.”
개경 중앙군 무장들이 소리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점점 더 적과 궁수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두경승은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검을 들어라!”
두경승의 명령에 모두 활을 어깨에 메고 검을 고쳐 잡았다.
“우리가 있다. 두장군!”
그 순간 대장군 한 섬이 소리쳤다.
“뒤로 물러나라! 우리에게도 공을 세울 기회가 필요하다.”
대장군 한 섬의 말에 두경승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빠르게 500의 궁수들은 뒤로 물러났다.이제 전차의 대폭발로 만든 화염 때문에 부대가 양분된 1만의 대령후의 반란군과 2만이상의 사병출신 병사들의 대격돌이 펼쳐질 판이었다. 다다! 다다닥!파파! 파파팟!파팟!쿵! 콰콰쾅!파팍! 쿵!
“으악!”
서경 반란군들이 방패를 들고 강하게 부딪쳤다.쾅! 쾅쾅쾅!방패와 방패가 부딪쳤다.
“으악!”
쾅!퍼퍼퍽!쾅쾅쾅!
“으악!”
비명이 들렸다. 여기서 쓰러지는 쪽이 죽는다. 그리고 개경 중앙군들이 쓰러졌다.
당연한 걸과다. 개경 중앙군은 천천히 앞으로 걸었고 저들은 죽기 살기로 뛰어 충격을 가했으니 순간적으로 밀리는 것은 당연한 거였다.
뛰었다. 방패를 든 개경 중앙군 병사들이 쓰러지자 서경 반란군들이 창으로 쓰러진 병사들을 찔렀다.
그와 동시에 쓰러진 병사들을 서경 반란군의 검병들이 검으로 찔렀다. 이래서 전장에서 쓰러지면 죽는다는 거다. 그래서 절대 방패를 든 병사는 넘어지면 안 되는 거였다.
“으악!”
피가 뿜어지고 바닥에 뒹굴며 허우적거렸다.하지만 적의 검은 용서가 없었다.죽음!넘어지면 바로 죽는다.
“돌파해라!”
서경 반란군 무장은 피를 토하듯 소리쳤다. 이 순간 승기를 잡은 것처럼 보였으나 절망은 여전히 그들을 감싸고 있었었다.
두두두! 두두두!그리고 그때 끝내 반란군의 절망을 안고 달려오는 개경 중앙군 1만 기마대가 전차에서 뿜어지는 화염을 뚫지 못한 1만의 서경 반란군들을 덮쳤다.이것이 바로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할 것이다.
정말 대령후에게는 절망적인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