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68화 (368/620)

< -- 간웅 17권 서경 대전투 -- >

“얍! 얍! 얍!”

사병출신의 병졸들은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걸어 나갔다. 사병출신 병사들이 크게 함성을 지르는 것은 두려움의 표현일 것이다.

두려움을 잊기 위해 또 적에게 위협을 주기위해 제발 자신의 앞으로 말을 달려오지 말라고 저리 함성을 지르는 걸 거다.난 앞으로 진격하는 사병출신 병사들을 봤다.

저들도 똑같은 고려의 병사들일 것인데 난 이리 잔인하게 저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 대의?거대한 야망?고토를 수복하고 고려의 국격을 높이겠다는 명분아래 저들을 저리 죽음으로 몰고 있는 것이다.

허나 멈출 수는 없다.지금 멈춘다면 더 많은 병력들이 죄 없이 죽어야 하니 말이다.

고려가 이리 많은 이들의 죽음을 요구하고 원하는 것은 힘이 없기 때문일 것이고 또 힘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난 지금까지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한다는 권력자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하지만 난 이 순간 그 말을 뇌까려 본다.

“평화를 위해 전쟁을 한다. 더 큰 평화를 위해!”

허나 지금은 시작에 불과하다. 더 많은 전쟁이 기다리고 있다. 또 더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한다. 그리고 얻어지는 것은 평화일 것이다.

누구를 위한 평화일까?또 누구를 위한 고려일까?고민되는 순간이 아닐 수 없다.허나 이미 시작된 전쟁이다.

멈춘다면 아니 멈출 수도 없는 전쟁이다. ‘단 하나도 헛되게 죽게 하지는 않겠다.

’난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헛된 죽음은 없다. 진격하라!”

난 다시 무장에게 명을 내렸다.

“예. 황자저하!”

“내가 저들을 기억할 것이다.”

내 말에 잠시 무장이 날 봤다. 지금까지 일개 병사들의 죽음을 기억하겠다는 황자는 없었을 것이다. 내 한 마디가 저 무장의 마음을 흔든 걸 거다.

“지체하지 마라!”

“예. 예! 황자저하!”

무장이 빠르게 돌아섰다.

“진격하라! 명이 떨어졌다. 더욱 진격하라!”

점점 더 전장이 좁혀졌다. 이제 우리 병사들의 진격을 보고 놈들이 공격해 오면 되는 것이다.

저벅! 저벅! 저벅!오직 발자국 소리와 함성소리가 붉은 피의 전장이 될 들판에 울렸다.창과 모를 든 병사들이 2미터의 창을 들고 빽빽이 서 있었다.

돌격 명령이 떨어지면 창을 꼬나 잡고 힘껏 앞으로 찌를 것이다. 제일 앞에 방패수들이 섰고 그 뒤에 다시 창을 든 창병들이 섰다.

사병출신의 병졸이 든 방패 사이로 찌르고 앞으로 전진 한다!그 순간 드디어 서경 기마대가 돌격을 감행했다. 제일 선두에 선 사병 출신 병사들의 눈에는 태산이 무너지듯 밀려드는 느낌을 받을 것이 분명했다.

“투석을 올려라!”

난 첫 전투를 투석 공격으로 시작했다.

“줄을 끊어라!”

팅!활처럼 휘어진 석포를 버티게 하고 있던 줄이 끊어졌다.수우용!수우웅!그 순간 하늘로 돌들이 날았다.

두두두~ 두두두!소나기처럼 적 기병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겁에 질린 사병 출신 병사들은 들고 있는 알량한 무기를 힘껏 쥐지만 그들이 들고 있는 무기는 자신을 지켜주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오직 이 순간 도망치는 것이 살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 것이다. 허나 당장 도망칠 수도 없다.

지금 이 대영을 이탈하면 무장들의 검이 용서치 않을 것이니 말이다.

“개경의 개들을 모두 척살하라!”

달려드는 서경 기마대의 중앙에서 말을 달리는 지천수가 검을 휘두르며 피를 토하듯 소리를 질렀다. 그와 동시에 일제히 서경 5천의 기마대가 검을 뽑았다.

“석포이옵니다.”

서경 기마대 중 누군가 절규하듯 소리를 질렀다.쉬웅!콰콰쾅! 콰쾅! 수백 발의 호박돌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저 돌에 맞아 죽는 것들은 참으로 참혹할 것이다.퍼억!

“아악!”

“켁!”

달리는 것을 멈추지 않고 여기저기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100여명의 기마병들이 마상에서 떨어져 사지가 터지고 머리통이 깨어진 고깃덩이가 된 것 같았다.

‘다행이군!’내가 저들을 온전히 전멸시키고자 했다면 적 100의 피해는 실패한 석포 공격일 것이다. 허나 저들을 애써 잡아 무릎을 꿇릴 생각을 하고 있기에 100의 고려 기마병의 피해도 나는 아깝기만 했다.

이래서 꿈이 크면 움직일 수 있는 반경이 작아지는 걸 거다.

“다시 쏴라!”

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며 말했고 그리고 다시 마지막 석포가 재 정전되어 하늘을 날랐다. 쉬우우웅!슈우우웅!두 번째이면 마지막 석포 공격이 끝이 났다. 그리고 석포는 하늘에서 떨어져 50여명의 서경 기마대를 괴멸시켰다. 허나 거의 대부분이 석포 공격을 피해 죽을 각오로 돌진해 들어왔다.

“궁수 준비시켜!”

난 짧게 지시했고 그와 동시에 검은 천이 올랐다. 이제 서경 기마대와 중앙 사병출신의 병졸들과의 거리는 300보 정도였다. 이 상태라면 15초면 달려오는 거였다.

“깃발이 올랐다. 궁수 준비!”

현재 200의 편전대 궁수를 지휘하는 백병장이 우렁차게 소리를 질렀고 그와 동시에 200여명의 궁수들이 일제히 활을 보름달처럼 뒤로 당겨 적 기병이 타고 있는 말의 머리를 겨눴다. 이것이 내 지시였다.

곧 내 충성스러운 기마대가 될 존재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여라. 이것이 내 명령이었다.

기마병 하나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꽤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물론 전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마를 키우고 늘리는 것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말이라는 것은 재화만 있으면 무역을 통해 사올 수 있으니 우선은 말을 쏴야 했다.쩌어억!활이 힘껏 당겨졌고 적의 전마를 향해 겨눠졌다.

난 잠시 멀리서 힘껏 시위를 당기고 있는 궁수를 봤다.비록 편전을 쏘는 것은 아니지만 저 활이 내가 새롭게 변화시킨 무기체계 중 하나일 거다. 그리고 앞으로 많은 것을 변화시켜야 했다.

‘강한 무기가 있다면 죽는 자들은 적이든 아군이든 줄어든다.’아군의 목숨이 아깝듯 적의 목숨도 아깝게 여기리라 난 다짐했다.

‘거란이나 몽고처럼은 되지 않을 것이다.’그들은 중원과 동북방을 점령하고 300년을 버티지 못했다.

그것은 모두 모든 이들의 목숨을 아깝게 여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난 모든 이의 군주가 될 것이야!’그렇게 다시 다짐했다.

‘무기의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다.’난 궁수를 보며 다시 해야 할 일들을 떠올렸다.

우선은 편전을 개발했다. 그리고 석포를 화포로 개량했다. 비록 단순하게 옹기에 기름을 넣어 밀봉한 것이지만 그것에 흑색 화약을 넣고 또 심지를 붙여 태운다면 폭탄이 되는 거였다.

이 순간 화약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내가 알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동아시아에서 생존하고 투쟁하는 많은 민족들이 이동하는 대 이동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거란이 남송으로 진격을 곧 할 것이고 또 서요가 꿈틀거릴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고의 적이 될 초원이 곧 움직일 것이다. 그들이 움직이기 전에 나의 고려는 강해져야 했다.

사실 내가 등장하기 전까지의 고려는 죽어 있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무신들을 괄시해서 국방에 대한 개념도 없었고 그에 따른 다른 나라들과의 외교도 부족했다, 그저 국내에서 일어나는 변란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는 시기라고 봐야 할 것이다.

내가 등장하지 않았다면 이 고려는 무신정권기로 수많은 변란으로 국력을 소진했을 것이다. 그리고 몽고의 침입을 받아 겨우겨우 버티다가 무너졌을 것이다. 우리는 세계최초로 대제국 몽골에게 40년 동안 항쟁한 국가라 자랑스럽게 여긴다.

허나 그 안을 들여다보면 웃음 밖에 나오지 않는다.전 국토를 버리고 전 백성들을 버리고 집권자들과 무신들 그리고 허수아비 황제가 강화로 도망쳐 농성 아닌 농도를 한 것을 대 몽골 항쟁이라고 할 수는 없는 거였다.

허수아비이기는 하나 황제가 백성을 버렸고 무신들이 백성을 지키지 않았다. 그것은 죄가 분명할 것이다.

그렇게 구차하게 버티던 40년 동안 백성들은 몽골족의 노예가 되고 노리개가 되고 죽지 못해 살았다. 그러니 절대 이제는 그리 만들지 말아야 한다.그러기 위해서 나는 이리 서경으로 또 북변으로 압수를 넘고 만주를 달려 중원으로 초원으로 서역으로 향할 생각을 하는 거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기 개발과 개량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난 이번 전투를 보며 더욱 그런 마음을 굳혔다.

‘덕종 때 혁차나 수질노, 뇌담석포를 만들었다.’그리고 두경승은 이미 중국의 경차나 차차를 보고 이륜 전차를 개발했다.

원래 전차는 도태장비라고 할 수 있다.중국의 상나라에서 한나라까지 군대의 주력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이리 다시 떠올리는 것은 기동력과 수송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전차에서 장거리 무기인 편전을 쏜다면 그 효과는 배가 될 것이다.

더 솔직하게 말하면 금의 기마궁병과 같은 궁병을 단기간 양성하지 못하기에 그 대안으로 이륜 이두 전차를 생산하려는 거였다.보통 전차의 탑승인원은 3명이다.

가운데 탄 사람이 마부고 양쪽의 두 사람이 적과 싸우는 거다. 나는 그곳에 4명을 태울 생각이다. 그리고 편전을 쏘고 쇠뇌를 뿌려 적의 이동을 둔화시킬 생각이었다. 또한 기마궁병인 경기병보다 기동력이 떨어지기에 전차를 비롯해 말까지 무장을 시킬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모든 전차들은 철갑을 착용시킬 것이고 전차를 끄는 말도 머리를 보호하기 위해 면렴을 씌울 것이다. 또한 머리 이외의 부분도 보고하기 위해 마갑을 착용시킬 생각을 했다.한 마디로 개마무사를 전차로 변화시키는 거였다. 그렇기에 탑승 인원이 4명이 되는 것이다.

긴 창과 검을 휘두르며 적을 제압하는 검병까지 탑승 시킬 생각인 거다. 그리 전차대를 만든다면 그 위력은 가공할 것이 분명했다.

아마 내가 전차를 자꾸 생각하는 것은 미래의 기억에 탱크가 있기 때문일 거다. 지상전투의 최강자 탱크는 바로 이 고려시대의 이륜 이두가 끄는 전차인 거다.

중국의 문헌인 육도와 견도에도 전차 한 대는 전열을 만들어 싸울 때는 전력 적으로 전차가 가장 강하다고 기록했다. 또한 평지에서는 전차 한 대에 보병 80명, 기병은 10기에 해당되고 지형이 나쁘다고 해도 보병 40명, 기병은 4기에 해당되는 전력이라고 하였다.‘어찌 되었던 금의 병력이 고려보다 몇 배는 많다.

무기 개량이 필요하다.’이래서 난 전차에 주목하는 거였다. 그리고 최고의 무기 개량은 분명 화약무기를 개발하는 걸 거다.

최무선이 1377년에서야 흑색화약을 제조했다. 앞으로도 200년이나 후의 일이다. 그리고 아직까지 화약 무기의 위력을 무시하는 나라들이 많았다.

적이 개발하기 전에 내가 먼저 흑색화약을 개발하고 또 수입하고 무기를 개발해야 했다. 그래야 고려에 미래가 있는 거였다.

사실 지금의 고려의 정규군이 사용한 일반무기는 장병기로는 모, 단병기로는 장도, 투사병기로는 활과 쇠뇌가 사용되었다. 사실 이것은 중원의 무기발달과는 크게 달랐다.

중국에서는 춘추시대 때 전차전에서 주요 무기로 사용되었던 과는 극이 등장하면서 도태되었고, 모 역시 창이 등장하면서 주요 병기에서는 제외되었다. 그런데 우리는 아직 모를 쓰는 것이다. 이것은 성곽 위주의 요새전이나 북방 기마민족을 상대하기에는 다른 무기보다 효과적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방어적인 측면이다. 이제는 공격적인 측면으로 무기를 개발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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