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59화 (359/620)

< -- 간웅 17권 서경 대전투 -- >그와 동시에 서경 반란군으로 위장한 별초조장이 검을 고쳐 잡고 검을 겨누고 있는 지방호족을 향해 달려들었다.

서어억검이 날리는 소리도 들리지 않고 바로 서걱 하며 목이 베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컥!”

그렇게 지방호족은 죽었다.그의 죄는 분명 사병혁파를 거부한 죄지만 그의 죽음을 통해 그 어떤 지방 호족들도 대령후를 지지하지 않게 될 것이다.

“창고를 뒤져라! 군량미로 쓸 수 있는 것은 모두 챙겨라.”

“예. 낭장나리!”

그렇게 완벽하지만 참혹한 연극이 절정에 향하고 있었다. 이 참혹한 연극을 위해 수십 명의 사병들이 죽었다. 하지만 죽은 자들보다 산 자들이 더 많으니 이 일은 발 없는 말이 되어 지방 각지로 퍼질 것이 분명했다.

이런 면을 봤을 때 회생은 참으로 잔인하고 사악하며 치밀한 존재가 분명했고 남제가 말한 것처럼 사악한 자일 것이다. 허나 많은 호족들이 반란군인 대령후에게 호응하는 것을 막는 일이니 죽을 자들의 수를 줄인 것은 확실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있은 후 지방 호족들은 이번 일을 듣고 대령후에게 등을 돌렸고 어쩔 수 없이 조위총은 부족한 군량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 호족들에게까지 강제징집 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했다. 이 역시 회생에 의해 어쩔 수 없이 거병한 것처럼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나 점점 더 대령후와 서경 반란군들을 궁지로 몰아넣는 일이 분명했다. 하지만 약탈을 통해 서경 반란군들은 충분하지는 못하지만 부족한 군량미를 확보했고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서경에서 출발해 한 달이 되어서야 자비령 북쪽 인근에 도착할 수 있었다.

“저 고개가 자비 령이옵니다.”

대령후의 옆에서 조위총이 손가락으로 험준한 고개를 가리키며 말했다.

“드디어 왔군.”

“그렇사옵니다.”

“군량미 때문에 늦은 감이 있어.”

대령후가 인상을 찡그렸다.

“예. 그렇사옵니다. 폐하! 허나 아직 개경의 무부들이 이끈 군대는 도착하지 않은 듯 합니다.”

그때 대령후와 반란군의 주력이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고 왕평달이 급히 달려왔다.

“대령후를 뵈옵니다.”

왕평달은 무릎도 꿇지 않고 목례를 했다.

“어찌 되었나?”

“자비 령을 확보했습니다.”

악비군 장군 왕평달의 말에 대령후는 모처럼 표정이 밝아졌다.

“아직 개경 것들이 도착하지 않은 것인가?”

“아니옵니다. 5일 전에 이미 도착했사옵니다.”

“5일전?”

대령후는 악비군 장군 왕평달의 말을 듣고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개경의 중앙군이 먼저 도착을 했다면 이 자비 령을 점령했어야 하는데 그리 하지 않은 것이 이상한 대령후였다.

“그대가 먼저 도착해 자비 령을 점령한 것인가?”

“그건 아니 옵니다. 개경군들은 자비 령을 버리고 평지 아래에 방어진을 구축했사옵니다.”

“뭐라? 자비 령을 버리고 평지에 방어진을 구축했다?”

“그렇사옵니다. 겨울이니 한 번 크게 막고 후일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하하하! 짐은 회생이 그 머리가 비상하고 책략이 뛰어난 줄 알았는데 그저 잔머리나 쓰는 놈에 불과했구나! 하하하! 자비 령을 버리고 아래에 진을 쳤단 말이지. 그것도 평지에.”

“그렇사옵니다.”

“서경은 기마부대가 주축인 것을 알면서도 그래 했단 말이지. 짐을 위해 하늘이 돕는구나! 짐이 자비 령을 가졌으니 7할은 거병에 성공한 것이다. 평지에 진을 쳤으니 기마대를 이용해 바람처럼 폭풍처럼 쓰러버리면 되는 것이다. 하하하!”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조위총도 밝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늘이 그리고 열성조께서 짐에게 뜻이 있구나. 짐에게. 어리석은 회생아! 너는 크게 실수한 것이다.”

대령후가 회생을 조롱하듯 소리쳤다.이건 마치 삼국지연의 중에 적벽대전에서 대패한 조조가 급히 도망칠 때 주변 산세를 보고 이곳에 매복을 해뒀다면 자신을 잡을 수 있을 것을 것인데 참으로 공명이 어리석어 나를 놓치는구나! 하면서 제갈공명을 조롱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어 보였다.

분명 거의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그건 다시 말해 조조의 위에 제갈공명이 있듯 대령후의 머리 위에 회생이 있다는 거였다. 그리고 회생은 이렇게 작은 것까지 치밀하게 준비해 둔 상태였다.

만약 회생이 서경 정벌이 목적이었다면 바로 질풍처럼 달려가 서경 반란군들을 섬멸 했을 것이다. 허나 회생의 목적은 금의 의심 없이 고려의 대군을 북진시키는 거였고 그러기 위해서는 서경 반란군들이 어쩔 수 없이 북변으로 후퇴하는 모습을 연출해줘야 했다.

그렇기에 이리 치밀하게 준비하는 거였다.

“그렇사옵니다. 폐하! 황제폐하께서 서경으로 향하실 때부터 이 고려는 황제폐하를 위해 움직이고 있었사옵니다.”

조위총이 아부를 하듯 말했다. 물론 조위총도 자비 령을 중앙군이 점령하지 않았다는 것에 고무되어 있는 듯 보였다.

“옳소. 문하시중! 이제 우리의 진격을 막을 수 있는 자비 령을 아무런 희생도 없이 점령했으니 그대의 기마부대를 이용해 평지에 진을 치고 있는 것들을 쓸어버린다면 이번 거병은 승리하는 것이요.”

“그렇사옵니다. 폐하!”

“하늘의 뜻이 짐에게 있는 것이 분명하오. 하하하!”

“예. 분명 그럴 것이옵니다. 황제폐하! 자비 령을 점령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소신은 일만의 병력이 희생될 것이라고 생각했사옵니다. 그런데 단 한 명의 희생도 없이 이 자비 령을 점령했으니 하늘이 황제폐하를 돕는 것이옵니다. 감축 드리옵니다. 황제폐하!”

하늘을 찌르는 아부가 분명했다. 그저 이런 모습을 보고 악비군 장군 왕평달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대령후 마마!”

악비군 장군 왕평달이 자신을 대령후라 여전히 부르자 대령후가 인상을 찡그렸다. 고무된 기분에 초를 치는 것 같았다.

“왜 그러는가?”

대령후의 어투에는 짜증이 담겨 있었다.

“기마병 5천을 이용해 자비 령을 우회하여 개경을 급습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기마병 5천이면 모든 기병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사옵니다. 자비 령을 점령하고 수세적으로 움직이면서 은밀히 기마병을 개경을 치게 한다면 무주공산이 되어 있는 개경을 점령할 수 있을 것이옵니다.”

“허나 기마병 5천은 서경군의 주력이요. 그들을 뺀 순간에 개경 것들이 진격을 하면 낭패를 볼 수가 있소.”

조위총이 악비군 장군인 왕평달의 거부하듯 말했다.

“1만의 군사들이면 이 자비 령에서 충분히 적을 막을 수 있소.”

“그러다가 개경 것들이 자비 령을 우회하면 어찌 할 것인가? 그대가 말한 것처럼 서경 성으로 진격하면 어찌 할 것인가? 또 그리된다면 어쩔 수 없이 우리는 자비 령을 버리고 후퇴해야 할 것이고 그리 된다면 기마대까지 없는 상태에서 크게 문제가 될 수 있네.”

“개경을 점령하고 서경을 내어준다면 손해되는 일은 아니지 않소.”

“서경은 이번 거병의 중심이네. 또한 거병의 정신이 담겨 있는 곳이네. 그런 곳이 점령당한다면 문제가 생기네.”

조위총이 그리 반박하고 대령후를 봤다.

“황제폐하! 황제폐하께서는 이미 등주에 있는 악비군의 주력에게 전령 선을 보내신 상태이십니다. 전령선이 등주에 도착을 한다면 곧 벽란도로 출정할 것이옵니다.

등주에서 벽란도까지는 뱃길로 3일이면 되옵니다. 3일이 지나면 기마대 5천을 빼지 않고서도 개경은 함락될 것이옵니다. 그러니 위험을 자초할 필요는 없을 것이옵니다.

누가 알겠는가?이미 대령후가 보낸 전령 선은 불타 황해에 수장되었다는 것을.

“으음,,,,,,,.”

대령후는 고민스러운지 신음소리를 냈다.물론 조위총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었다.

“또한 개경이 만약 악비군의 주력에게 함락되거나 함락되기 일보직전이라는 파발을 받게 된다면 평지 아래에 방어진을 치고 있는 사악한 회생은 어쩔 수 없이 군사들을 나눠서 개경으로 향하게 해야 할 것이옵니다. 그리된다면 틈이 생기는 것이옵니다. 그때 몰아친다면 승리는 당연할 것이옵니다.”

“짐도 그리 생각한다.”

“대령후! 만약 전령선이 등주에 도착하지 못하게 되는 것까지 생각하셔야 합니다.”

처음 자비 령으로 왔을 때 악비군 장군 왕평달은 등주에서 곧 벽란도로 악비군의 본대가 진격할 것이니 자비 령만 지키면 된다고 부장들에게 말했다. 허나 조위총이 저리 말하니 만약의 사태까지 생각해 이리 말하는 거였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하오나 회생이라는 자가 황해를 봉쇄했다면 전령 선은 등주로 가지 못하고 악비군은 명령 없이 진격하지 않을 것을 것이니 개경을 함락할 수 없게 되옵니다.”

“그런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멍청한 회생이 자리 령도 버리고 저리 방어진을 평지에 펼쳤는데 그 넓은 대해를 봉쇄할 능력이 있겠느냐? 하하하! 이제 짐이 이 고려에 진정한 황제가 되는 일만 남은 것이다. 그러니 염려하지 마라.”

“그렇사옵니다. 폐하! 황제폐하의 큰 지략으로 전령 선을 등주에 보냈사옵니다. 이미 전투를 하지 않아도 이 전쟁은 끝이 난 것이옵니다.”

“옳소. 문하시중의 말씀이 참으로 옳소.”

아부를 계속 들으면 귀는 어두워지는 법이고 대령후도 조금씩 귀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또한 대령후를 따르는 군대의 주축이 서경 군이니 조위총의 말을 무시할 수도 없는 대령후였다.

“왕평달!”

“예. 대령후!”

“그대가 나를 황제로 여기지 않으니 짐의 큰 지략을 모를 것이다. 이번 거병은 성공한 것이나 진배없다. 그러니 무리하게 병력을 움직일 필요가 없다. 하하하! 회생! 그놈 참으로 중요한 시점에서 큰 실책을 했다. 어리석은 놈! 겨우 병졸 따위였던 놈이라 이리 중요한 시기에 크게 후회할 짓을 했구나!”

“그렇사옵니다. 황제폐하! 어찌 근본을 버릴 수 있겠습니까.”

“옳소. 이 밤이 지나면 우리도 대결전을 위해 남진해야겠소.”

“예. 알겠사옵니다. 황제폐하!”

그때 악비군 장군 왕평달이 인상을 살짝 찡그렸다.

“일주일만 기다리시는 것이 어떻사옵니까? 등주에서 진격을 하면 3일이면 되옵니다. 일주일만 이 자비 령에서 기다리신 후에 평지로 내려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대령후!”

“그건 아닌 것 같소이다. 왕평달 장군!”

“곧 벽란도로 상륙할 것이고 또 질풍처럼 개경으로 향할 것입니다. 그럼 파발이 올 것이고 병력을 회군시켜야 할 것이요. 그때를 노려야 하니 내려가서 그 기회를 기다리는 것이 옳소.”

다시 왕평달과 다른 의견을 내는 조위총이었다. 이 순간 왕평달은 대령후를 걱정하고 있었고 조위총은 대령후를 망치고 있었다.

“전장에서 그리 될 것이라는 것은 없소. 전쟁터는 모든 상황이 급변하는 겁니다.”

“그러니 내려가서 평지에서 공격 진영을 갖춰야 한다는 겁니다. 장군이나 되셔서 병법도 모르십니까? 금적금왕이라 햇소.”

“지금 내게 그대가 병법을 논하자는 거요?”

왕평달의 얼굴이 굳어졌다.

“시인 두보의 출새곡 가운데 전출세라는 시에 이런 시구가 있지. 활을 당기려면 강하게 당기고 화살을 쏘려면 멀리 쏘아야 한다. 사람을 쏘려면 먼저 그 말을 쏘고 적을 잡으려면 먼저 그 왕을 잡아라. 아시기는 아시오?”

조위총이 왕평달을 무시하듯 말했다.

“지금 나와 뭘 하자는 거요?”

“어리석은 회생이 개경이 함락되는 것 때문에 병력을 빼는 그 순간이 기회고 어리석은 회생을 잡을 수 있는 기회라는 겁니다. 또한 개경 무부들의 수뇌부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이지요. 그러니 평지로 나가 적이 허접을 보일 때를 놓여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이 자비 령은 방어적인 측면에서는 완벽하나 기회를 보고 달려가기에는 너무 길이 험하니 하늘이 주신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소.”

조위총이 고개를 돌려 대령후를 봤다.============================ 작품 후기 ============================추천 부탁드리고 댓글 부탁드립니다. 쿠폰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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