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48화 (348/620)

< -- 간웅 17권 서경 대전투 -- >간웅 17권1. 또 하나의 비밀 병기.회생이 응양군과 용호군이 주축이 된 10만 대병을 이끌고 자비 령으로 향한지 3일이 지난 후에 정도전도 회생의 지시를 받아 비밀 병기를 제작해서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다.뭐 사실 비밀 병기라고 할 것도 없었다.

개경 황도에 있는 석포를 한곳에 모으고 부족한 부분을 대장장이들과 목수를 총 동원해 만들어내는 거였다.

“주군의 생각도 나만큼은 되는군!”

정도전은 회생이 자신에게 은밀히 지시할 때를 회상했다.

“석포라 하셨습니까?”

“그래. 석포요.”

“하대를 하십시오. 주군이 가신에게 존대를 하시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물론 옳은 말이다.

“숙부이십니다. 이름이 바뀌었다고 해도 숙부이십니다. 또한 제가 적이 되지 않을 숙부이시기도 합니다.”

“그렇게 봐주신다면 알겠습니다. 그런데 석포를 준비하란 말씀이십니까?”

“그렇소.”

“공성전도 아닐 것인데 석포를 준비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석포는 공성과 수정 전을 할 때 사용되는 무기다. 석포는 투석기를 말한다.

‘고대부터 석포를 많은 제국들이 사용했지.’난 정도전을 보며 석포인 투석기를 떠올렸다. 중국과 그리스, 로마까지 다양한 형태의 투석기를 전쟁터에서 사용했다.

마케도니아 필리포스 왕을 위해 만들어진 발리스타라는 투석기는 거대한 석궁과 유사했다, 꼬아 놓은 밧줄 타래의 장력을 이용하여 무거운 볼트와 다트, 혹은 창을 던질 수 있었다. 그것을 중국인들이 대노라 부르며 수성 전에 사용했다. 그리고 트레뷰셋은 지레와 밧줄로 구성되어 큰 돌을 던지는 데 사용되었다. 또한 로마인들이 만든 망고넬은 거대한 지렛대 끝에 달린 그릇 모양의 용기로부터 무거운 물건들을 던졌다.

포위 공격을 하는 데 사용된 투석기는 보통 현장에서 제작되었는데, 이는 끌고 다니기엔 너무 성가셨기 때문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때로는 벌집이나 죽은 동물의 사체를 성벽 너머로 던져 성안에 있는 사람들을 감염시키기도 했다.

‘대포를 만들기 전에 석포를 변형시켜서 화포로 쓴 건다.’나는 자비령 아래 평원 첫 전투에서 대령 후를 척살하지 못했을 경우를 생각하고 정도전에게 석포 제작을 명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석포를 분해해서 내가 주둔한 곳까지 이동시키라고 명하는 거였다.

“완벽하게 이동시킬 수 있게 준비해서 자비 령 아래 평야로 이동시키시오.”

“다른 생각이 있으시군요.”

정도전은 단번에 내 생각을 알아차렸다.

“돌을 쏘는 석포가 아니라 불덩이를 쏘아 올리는 화포로 쓸 생각이요.”

“그럼 수백 개의 옹기와 기름을 준비하겠습니다.”

“석포의 원래를 아시는 모양이군요.”

“예. 주군!”

“딱 맞춰서 도착해야 합니다. 물론 이동시키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겁니다.”

“명 받들겠습니다.”

“나는 3일 후에 출정합니다. 아마도 빨리 이동을 하면 30일이 걸릴 겁니다. 제가 도착하고 하루가 지나지 않게 도착해야 합니다. 그것도 은밀하게.”

“알겠습니다. 주군!”

“부탁합니다. 숙부!”

내 말에 정도전이 조금은 흐뭇한 미소를 자신을 떠올리며 회상에서 깨어났다.

“준비는 다 된 것인가?”

정도전의 앞에는 어린 만적과 왕준명이 서 있었다.

“예. 정도전 도련님!”

“책사라 불러!”

자신을 도련님이라고 부른 만적에게 정도전은 책사라 부르라고 지시했다.

“예. 책사님! 총 50대 분량입니다.”

“그럼 수레로 따지면 300대가 넘군!”

“그렇습니다. 이것을 이동시키는 것도 정말 큰일인 것 같습니다.”

왕준명이 정도전에게 말했다.

“북벌을 시작하시는 것이니 만반의 준비를 하시는 거다.”

“예. 알고 있습니다.”

만적과 왕준명이 짧게 대답했다.

“이제 출발하시면 됩니다.”

왕준명의 말에 정도전이 고개를 돌려 아나스타샤의 전각을 봤다.‘으음,,, 간다고 말을 하고 가야하는데.’역시 정도전의 마음에는 봄꽃 같은 사랑이 피어나 있었다.

“잠시 다녀올 곳이 있다.”

정도전은 그렇게 말하고 돌아섰다.

“어디를 가시옵니까?”

눈치 없는 왕준명이 물었다.

“몰라도 된다. 금방 다녀올 것이다.”

정도전이 핀잔 아닌 핀잔을 주자 왕준명은 더는 묻지 못했다.

“알겠습니다. 책사님!”

“다녀온 후에 바로 출발할 것이다. 준비들 해!”

“예. 책사님!”

정도전은 아나스타샤의 전각을 두리번거렸다. 오늘은 아나스타샤가 밖에 나와 있지 않기에 답답한 정도전이었다.‘왜 오늘따라 방구석에 처박혀 있는 거야!’마음이 답답한 정도전이었다.하지만 더는 지체할 수 있는 시간도 없는 정도전이었다. 그리고 정도전은 결심을 한 듯 전각 앞마당으로 들어섰다.

“거기 누구 없어.”

정도전은 차마 부끄러워 아나스타샤의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거기라고 불렀다.

“누구 없냐고?”

마치 아이가 투정을 부리듯 소리쳤고 그제야 전각 안에서 아나스타샤가 다소 야하다고 해야 할 옷을 입고 밖으로 나왔다.

“어 도전이네!”

정도전이라고 이름을 알려줬기에 아나스타샤는 도전이라고 부르며 방끗 웃었다. 아나스타샤의 입장에서는 참 귀여운 꼬맹이 정도의 정도전이었다.

“그래 나다.”

“왜? 저번처럼 또 그러려고?”

아나스타샤는 정도전이 기습 입맞춤을 한 것을 떠올리며 물었다.

“으음,,,,,,,.”

“이럴 때는 꼭 애늙은이라니까. 으음이 뭐냐?”

“으음,,,,,,,,.”

“또 그런다. 그런데 왜?”

“나 어디 좀 다녀올 거다.”

정도전의 말에 아나스타샤는 영문을 몰라 정도전을 빤히 봤다.

“그래서?”

“그렇다고.”

“그런데?”

“내 다녀온 후에 긴히 할 말이 있을 것 같아서.”

“있다는 것도 아니고 있을 것 같다고?”

“그래. 다녀올게.”

정도전이 아나스타샤에게 손을 내밀었고 아나스타샤는 정도전을 물끄러미 봤다. 여자는 육감이라는 감각이 있는 동물이다. 그리고 그 육감이 지금 발동하는 순간이었다.

“너 나 좋아하나?”

순간 정도전의 심장이 벌렁거렸다.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얼굴까지 빨개지는 정도전이었다.

“좋아하는구나! 호호호!”

“그, 그게,,,,,,,.”

“너랑 나랑 몇 살 차이나 나는 줄 아니?”

아나스타샤는 마치 나이차이가 많이 나서 안 된다는 투로 말하는 것 같았다.

“너 몇 살인데?”

“나 20살! 넌 딱 봐도 12살 정도니까. 8살이나 이 누나가 많네.”

아나스타샤의 말에 정도전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내가 너보다 23살이 많다.’하지만 그렇게 말한다고 해서 믿어줄 것 같지도 않았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정도전이 무겁게 말했고 그 말에 아나스타샤가 다시 정도전을 뚫어지게 봤다.

“너 정말 나 좋아하는 거야?”

놀라는 눈빛으로 변한 아나스타샤였다.

“으음,,,,,,,,.”

“또!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하면 되지. 뭘 그렇게 으음이야!”

“나중에 다녀와서 말,,,,,,,,.”

다시 정도전이 조심스럽게 손을 내밀었다.그 순간 정도전이 내민 손을 아나스타샤가 힘껏 당겼다. 그리고 정도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쪼옥~

“잘 다녀와! 이 누나가 기다려주지. 다 클 동안!”

아나스타의 말에 정도전이 다시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다 컸어.”

정도전은 그렇게 말하고 급히 돌아서서 만적과 왕준명이 기다리는 곳으로 뛰었다.

“수레는 어디에 있나?”

정도전은 여전히 상기된 얼굴로 왕준명에게 물었다.

“황도 밖에 준비해 놨습니다. 그런데 책사님!”

왕준명이 정도전의 얼굴을 살폈다.

“왜 그렇게 빤히 보는 건가?”

“고뿔 들리셨습니까? 얼굴이 달아올라 있습니다.”

왕준명의 말에 정도전이 인상을 찡그렸다.

“아무 것도 아니다. 가자! 주군께서 떠나신지 3일이 됐다. 쉬지 않고 우마차를 끌고 갈 것이다. 30일 안에 도착해야 한다.”

드디어 회생의 또 하나의 비밀(?)병기가 이동을 시작했다. 이렇게 회생은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다.백화의 처소.

“그게 사실이더냐?”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홍련의 말을 들은 백화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렇사옵니다. 정도전 도련님께서 귀녀에게 꽤나 깊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홍련의 말에 백화가 고개를 끄덕였다.

“사내는 다 그런 법이지. 크나 작으나 다.”

백화는 정도전이 귀녀인 아나스타샤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것은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지고 보면 자신의 잠정적 연적이 될 수 있는 귀녀였다. 그리고 외모적인 면으로 따진다면 자신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것 같았다.

‘상공의 주변에는 미녀들이 너무 많아.’백화가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물론 그 미녀들에서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백화였다.

백화가 장미와 같은 미녀라면 영화공주는 모란이다. 또한 이의방의 딸인 이은은 국화와 같은 기품을 가진 여인이었다. 그에 반해 아나스타샤는 참 묘한 미색을 가졌기에 자신과 나머지 정적이 가지지 못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도련님에게 선물로 드리면 되겠구나.”

백화는 정도전을 자신의 편으로 얻기 위해 아나스타샤를 정도전에게 줄 생각을 했다.

“마님! 허나 귀녀는,,,,,,,.”

“상공의 여자로 낙점된 여자지.”

“그렇사옵니다. 마님!”

“허나 아직 품지 않으셨지. 아마 이 사택에 귀녀가 있다는 것도 잊고 게실 것이야.”

사실 회생은 아나스타샤가 있다는 것까지 잊고 있었다.

“그럴 것이옵니다.”

“상공께서 가장 아끼는 사람은 정도전이다. 그리고 그는 뛰어난 책략이 있어. 내게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니 원하는 것을 주고 내 사람으로 만들어야지.”

“예. 알겠사옵니다.”

홍련의 대답에 백화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머금었다.내가 평원 전투를 준비하고 있을 그때 정도전이 만적과 왕준명과 함께 중앙군 숙영지에 도착해서 내게 달려와서 머리를 조아렸다.

“주군 당도했습니다.”

난 정도전을 봤다.정말 내가 지시한대로 하루가 지나지 않고 도착했다는 것에 놀라웠다. 또한 그들의 지친 몰골을 보니 하루도 편히 쉬지 않고 이곳까지 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고생 많으셨소.”

“아니옵니다.”

정도전이 짧게 대답했다.

“얼마나 준비를 하셨소?”

“당장 설치할 수 있는 것이 50대입니다.”

정도전의 말에 난 조금은 놀랐다. 50대면 그것을 실고 끌고 온 우마차만 해도 300대가 넘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 나였다.

“또한 기름이 남겨 있는 옹기 500개도 준비했습니다.”

“잘 하셨습니다. 그 정도면 자비 령을 모두 불바다로 만들 수 있겠군요.”

“첫 계획이 실패하시면 그리하실 참이지 않습니까?”

“그렇소. 다른 방법이 있겠소?”

“가장 좋은 두 가지 방법을 찾으셨으니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허나 두 번째 방법을 쓰실 때에는 참으로 모질어지셔야 합니다. 주군!”

정도전의 말에 난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

“알고 있소.”

그때 내 부친 의종이 군막 밖으로 나와 이야기를 하는 정도전을 보며 놀라는 것 같았다. 그리고 천천히 내게로 다가왔다.

“너, 너는,,,,,,,.”

“옥체 만강하시옵니까? 황제폐하!”

정도전이 정중히 경의를 표했다.

“너는 흥, 흥선 아니더냐?”

“정도전으로 개명했사옵니다.”

“정도전?”

“그렇사옵니다.”

“으음,,,, 너도 참 짐처럼 그 운명이 기구하구나. 짐과 차를 한잔 하겠느냐?”

“예. 황제폐하! 기꺼이 마시겠나이다.”

“가자! 이제야 짐의 눈에 네가 아우로 보이는구나!”

내 부친의 말에 난 놀랐다.‘아바마마께서도 알고 계셨다.’물론 이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난 멍해져 있는 만적과 왕준명을 봤다.

“바로 조립을 해!”

“예 황자저하!”

왕준명과 만적이 내게 목례를 하고 급히 300대의 우마차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준비는 다 끝이 났다.

이제 대령후가 나를 깔보고 속아주면 되는 거다.’============================ 작품 후기 ============================4월 입니다 다들 화이팅 입니다 추천 댓글 쿠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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