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46화 (346/620)

< -- 간웅 16권 - 북벌의 시작. -- >

“저기 자비 령이 보입니다. 경대승 장군.”

신수군 무장이 신수군 중군에 위치하고 있는 경대승에게 말을 몰아 달려오며 소리쳤다.

“도착을 했군.”

“그렇사옵니다. 신속하게 자비 령의 길목마다 신수군을 배치해야 하옵니다.”

병법을 조금이라도 아는 자라면 자비 령에 병력을 배치하고 입구를 막는다는 것쯤은 알 것이다. 달려온 무장도 신수군 우부장인 경대승에게 그리 말했다.

“우리는 자비 령을 우회해서 은거한다.”

“예?”

무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였다.

“합하의 명이시다.”

경대승 역시 회생이 이제는 황자가 되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었다.

“그렇사옵니까?”

“그래. 깊은 곳에 응거하고 봉화를 기다릴 것이다.”

“하오나 그리 되면 서경 반란군들이 자비 령을 점령할 것이옵니다.”

“네 이놈! 말이 많구나! 네놈이 병법을 알면 얼마나 안다고 이러는 것이냐? 내 합하의 명이라고 했다.”

경대승이 버럭 소리를 질렀고 그제야 무장이 더는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아는 듯 했다.

“알겠사옵니다. 경대승 장군!”

“물러가라!”

다시 경대승이 버럭 화를 냈다.

“물러가겠나이다.”

무장이 말에 박차를 가하며 앞으로 달리며 소리쳤다.

“자비 령을 우회할 것이다. 우리는 황주 목까지 진격한다.”

신수군 좌부자이 고용지가 경대승을 봤다.

“경대승 장군님!”

“왜 그러시오? 좌부장!”

“전과 다른 것 같아 보입니다.”

“아군을 속이지 않고 어찌 적을 속이겠습니까? 우리의 목적은 서경 반란군의 허리를 끊는 겁니다. 자비 령으로 진격한 반란군이 서경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퇴로를 차단하기 위함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이 순간 경대승은 좌부장인 고용지도 속이려 했다.

“그런데 경대장군님!”

“말하세요.”

“그게 전부입니까?”

고용지는 예리한 면을 보였기에 회생에게 발탁된 인물이다.

“뭐가 말입니까?”

“합하께서 내린 밀명 마입니다. 저는 또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없소이다. 허나 차후에 알려 드리겠소.”

경대승의 말에 고용지는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직감했다.

“알겠사옵니다. 경대승 장군!”

“진군 속도를 높여라.”

경대승이 옆에 호위하고 있는 무장에게 지시했다.

“예. 알겠습니다.”

무장이 짧게 대답을 하고 말에 박차를 가했다.

“진군 속도를 높일 것이다. 병사들은 속보로 이동한다.”

말을 탄 무장들이 속도를 높이면 걷고 있는 병사들은 뛰어야 한다. 그게 행군이라는 거다. 그렇게 경대승이 이끌고 있는 4만의 신수군은 급히 자비 령을 이탈해 황주 목으로 향했다. 그리고 바로 깊은 산에 산개하여 회생이 봉화를 올려주기를 기다렸다.

대령후의 명을 받은 왕평달이 3천의 악비군과 100여명의 서경 반란군을 이끌고 자비령 초입에 도착했다. 그가 고려인인 서경 반란군들을 이끌고 온 것은 고려의 지리에 밝지 않다는 것이 첫 번째 이유였다.

“자비 령을 수색하라!”

“예. 장군!”

악비군 무장 하나가 군례를 올리며 대답했다.

“우리가 이곳의 지리를 잘 모르니 고려 병사들을 데리고 가라.”

“알겠사옵니다.”

“내 예상대로라면 아직 개경의 군대가 도착하지 않았다.”

“확인해 보겠사옵니다.”

“이번 거병은 누가 자비 령을 차지하느냐에 딸렸다. 알겠느냐?”

“예. 장군!”

“어서 확인해라!”

왕평달의 말에 30여명의 각비군들이 3개 조로 나눠져서 급히 자비 령으로 향했다.

“만약 자비 령이 우리 수중에 들어온다면 이 거병은 절반은 성공한 것이지.”

왕평달이 자신만만한 미소를 머금었다.

“장군! 그럼 나머지 반은 무엇입니까?”

악비군 장수 하나가 왕평달에게 물었다.그 순간 왕평달은 의미심장한 웃음을 보였다."중원에는 악비군의 주력이 대기하고 있다. 그들이 만약 고려에 당도한다면 그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면 어찌 되겠느냐?"

"큰 혼란이 야기될 것입니다."

“옳다. 7천의 악비군들에게 고려로 진군하라는 명령을 받고 떠난 전령선이 등주에 도착해 악비군이 벽란도로 진격한다면 대혼란이 일어나는 것이다.”

“벽란도라 하셨습니까?”

악비군 무장이 놀라 왕평달을 다시 봤다.

“그래. 벽란도다. 벽란도에 상륙한 악비군은 바로 개경으로 진격할 거다. 그리 된다면 개경은 불바다가 되는 것이지. 고려의 황성이 불타는 것이다. 그리 된다면 대령후의 거병이 아주 쉬워지는 것이다. 아주!”

왕평달이 사악하게 웃었다. 물론 이것은 대령후의 계략이다.

아주 현명한 계략이기는 했으니 이미 그 계략은 회생에 의해 파쇄 된 후였다. 그러니 서경 반란군들은 이미 절반이나 실패를 했다고 봐야 할 거다.요동성 대타발 대한무극의 집무실.요동성의 성주이며 발해인의 족장이며 금나라 대한무극인 대타발이 무장들을 소집해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가 무장들을 소집한 것은 고려에 침투해 있는 간자들이 고려의 병력 이동을 알리는 전서구를 보내왔기 때문이었다.

“북으로 이동하는 고려 병력의 수가 10만이라 하옵니다.”

금나라 무장의 말에 대타발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10만?"

"그렇사옵니다. 북진하고 있는 병력이 10만이옵니다. 간자들이 그리 알려 왔사옵니다."어느 나라든 간자들을 적국에 심어둔다. 그리고 정보를 수집하고 이렇게 병력 이동을 알려 오는 것이다.

“고려에서 그런 대병이 출병한 적이 있나?”

“지금까지는 없사옵니다. 무극!”

“그들이 향하는 목적은?”

놀라운 일이 분명했으니 대한무극인 대타발은 차분하게 물었다.

“서경에서 대령후라는 자가 반란을 일으켰기에 토벌을 나간다 하옵니다. 간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요 근래 고려가 혼란스럽다고 합니다. 황제가 두번이나 바뀌었다고 합니다. 힘만 있다면 누구나 황제가 되고 권력을 쥘 수 있는 형국이라 하옵니다.”

“토벌대 치고는 너무 많아!”

“서경에 있는 간자에 의하면 서경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의 수도 7만에 육박한다는 보고입니다.”

무장의 말에 대타발이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였다.

"우리 금이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대병력이군."

"그렇사옵니다. 첩보단의 파악에 의하면 응양군이 2만 용호군이 2만이옵고 6위의 군사들이 1만에서 2만씩 해서 12만이라 하옵니다. 도합 15만일 것인데 벌써 7만이 초과한 병력이옵니다."

"그럼 힘을 숨기고 있다는 거군."

"그렇게 보실수도 있습니다."그런데 이들은 모르는 것이 있었다. 각각 1만 이상 2만까지 보유한 지방군 6위의 병력은 여전히 자신들의 주둔지를 벗어나지 않았다는 거였다.

"대전투가 될 것이옵니다. 무극!"

“그럴 것이다.10만과 7만이면 대병력이지. 참으로 작은 나라에서 병사들의 수가 그리 많다니 놀랍구나. 그런데 어찌 중원을 노리지 않았지? 그게 참 나는 신기할 뿐이다.”

"의지가 없는 것들에게 창검을 쥐어 준다고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사옵니다."

"그렇지. 그런 것이야! 고려는 송과 다를 것이 없다. 나약한 정신이 썩어 문들어져 있다."대한무극 대타발이 크게 오판하고 있었다.

“아마도 그럴 것이옵니다.”

“그들이 피터지게 싸워준다면 나의 숙원이 드디어 이뤄질 수도 있겠군.”

“숙, 숙원이라고 하시면?”

“발해의 황족인 내가 언제까지 금나라의 발아래 엎드려 있을 것 같나? 발해시절에는 말갈족은 그저 전투부족에 불과했다. 발해가 내분으로 거란에 무너지지 않았다면 발해는 영원했을 것이다.”

발해는 거란에게 무너졌다."백두대산의 폭발만 없었어도 거란족 오랑캐에게 3일만에 무너지지 않았을 것이다."대타발은 인상을 구겼다.발해는 거란의 시조인 예리아포치가 발해를 공격한지 3일 만에 발해 왕 대인선에게 항복을 내는 것으로 해서 멸망한다.

믿어지지 않는 것은 단 3일만에 항복했다는 것이다. 발해가 멸망하는 그 시기에는 남쪽에는 고려가 있었는데, 거란이 침략으로 멸망하니 발해 유민들이 대거 고려의 북변으로 이주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그런 와중에서 발해의 소속이었던 말갈족 후대에는 여진족이란 불리는 부족이 요동과 북변에 터를 잡게 살게 되고 후일 금을 세우게 되어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에게 복수하게 되는 거였다.또한 고려로 이주한 대(大)씨 성을 사용하는 발해 귀족들은 고려에도 대접을 받았다.

발해 멸망 후 고려는 거란과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전쟁을 하는 등 긴장관계에 있었는데 고려라는 이름이 고구려에서 나왔고, 발해가 고구려 이후 나라였기에 발해를 멸망시킨 거란은 고려나 발해 유민들에게도 공동의 적이었던 거였다.하나 회생이 알고 있는 미래에서도 발해의 멸명의 원은 정확하게 찾지 못하고 있다.

너무나 빨리 단시간에 멸망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리 발해와 거란이 군사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해도 3일만의 멸망은 설명이 안 되는 거였다. 그렇기에 다른 곳에서 발해의 멸망원인을 찾는 경우가 많았다.

그 하나로 백두산의 대폭발에 의해 발해가 대혼란에 빠졌다는 거였다. 그러다가 거란이 공격해와서 결국 멸망했다는 거다. 물론 나라가 망할 때면 내부 분열이나 정치적 분쟁, 군사력 약화가 등장을 하는데 이것이 더 큰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백두산 폭발로 민심이 흉흉한데다가 농사사가 어려워져 기근이 생기고 폭발로 인해 나라의 운명이 다했다는 운명론이 등장했을 것이고 모든 것을 쉽게 포기한 것일수도 있다. 포기하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니 말이다.

"그렇사옵니다."

"포기했던 선조들의 과오를 모두 과거로 돌리고 다시 시작할 것이다. 내 아버님과 할아버님 그리고 그 할아버님의 할아버님께서 유언은 항상 포기하지 말라는 거시다.

나는 꼭 이룰 것이다. 내가 이루지 못하다면 내 아들이 이룰 것이고 내 아들이 이루지 못하다면 그 후손이 이룰 것이다.

발해라는 이름이 아니라도 예맥족의 긍지를 가진 자가 분명 발해의 혼을 받들고 진정한 고려의 기상을 높히며 조선의 웅지로 대제국을 만들 것이다."

"예. 그렇사옵니다."

"나는 그런 날이 올 때까지 한 줌의 거름이 될 것이다. 반드시 그리 될 것이다."대타발이 다짐했다."예. 무극! 돕겠사옵니다."

"그래. 나를 돕고 겨레를 도와라."

"예. 하오나 쉬운 일은 아니옵니다.”

“고려와 발해는 한 뿌리다. 우리가 진격을 한다면 큰 저항은 없을 것이다. 작아도 나라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시작이 되는 것이다.”

대타발 역시 야망을 가진 자였다. 허나 그 야망의 시작은 진정한 고려인 고구려의 웅지와 태초의 나라 조선의 꿈이 담겨 있는 야망이었다. 또한 발해라는 이름이 아니라도 예맥의 기운이 만천하에 펼쳐진다면 과감히 발해의 틀을 깰 수 있는 야망이기도 했다.

“하오나 금 조정의 견제가 만만치 않사옵니다. 또한 고려에서도 저항할 것이옵니다.”

“나를 따르는 병사의 수가 15만이다. 무서울 것이 없다. 그렇지 않나?”

“그렇사옵니다. 허나 상황을 지켜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금 조정은 예전과 다르게 빠르게 개혁을 감행하고 있습니다. 금 세종은 성군입니다.

잃었던 힘을 다시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독자적인 행보를 걸으신다면 큰 위험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무극께서 무너지시면 100만 발해인들이 무너집니다.”

책사의 풍모가 풍기는 문신 하나가 대타발에게 말했다.

“고승 그대의 말이 옳다. 내 주변을 잘 살필 것이다. 나는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 주군! 허나 기회는 분명 기회입니다.”

“고려 중앙군과 반란군이 크게 싸워 서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면 내 15만 대병이 진격하면 막지 못할 것이다. 허나 내 책사 고승의 말 역시 무시하지 않을 것이다. 옳다. 금은 여전히 강성하다.”

“그렇사옵니다. 주군! 그리고 조금만 기다리신다면 고려로 진격하는 명분이 생길지도 모르옵니다.”

“명분이 생긴다?”

“그렇사옵니다. 둘 중 하나가 크게 패한다면 요동으로 원병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그때가 기회라면 기회가 될 것입니다.”

고승은 이것만 봐도 꽤나 책략이 있는 책사가 분명했다.============================ 작품 후기 ============================이제 등장인물들이 고려를 벗어나고 있네요. ^^ 요동성 성주인 대타발이 등장하니 말입니다.

간웅의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 무신(대륙백제)는 조금 천천히 써질 것 같습니다. 거의 1주일에 1편 연재한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연중 없이 천천히 써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또 감사합니다. 3월에는 제가 예상한 것보다 30프로나 더 많이 쿠폰을 주셨네요. 열심히 쓰라고 주신 줄 알고 4월 달에는 더욱 좋은 내용과 분량으로 보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조아라에서 연재를 한지도 3년 정도 되는데 꼬박 한 달동안 연재를 해 본 것도 3월이 처음인 것 같네요. 절대 앞으로는 5일 이상의 연중은 없을 것을 거듭 약속 드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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