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32화 (332/620)

< -- 간웅 16권 - 북벌의 시작. -- >

“설명해 보게.”

“안남국 사람들과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사옵니다. 얼굴이 더 검고 키는 더 크면서 꽤나 호전적이나 셈이 흐려 밀무역을 할 때 꽤나 많은 이익이 있었사옵니다.”

“좋은 정보군. 아마 그 나라 주변에 아주 큰 섬이 있지. 나무가 울창한 숲이고 아주 크지.”

“예. 있다고 들었사옵니다.”

난 조동희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래나 저래나 그대는 사직과 황실에 큰 죄를 지었네.”

“그렇사옵니다. 아뢰어야 했으나 소장이 조정에 상소를 올리게 되면 많은 안문사들이 크게 문책을 당할 것이고 또한 그들에게 뇌물을 받은 신료들까지 문제가 되어 조정의 흔들리는 일이라 죄라는 것을 알면서 아뢰지 못했사옵니다.”

변명이 아무리 명확하고 논리가 있어도 구차한 법이다. 하지만 난 분명 조동희에게 죄를 묻기 위해 부른 것은 아니었다.

“내 그대의 죄를 씻을 방법을 알려주겠네.”

“참하신다면 달게 받겠사옵니다.”

“살아서 죄를 씻어야지.”

“합, 합하!”

“탐라로 가서 대선단을 꾸려주시게. 그게 그대가 황실에 지은 죄를 씻는 방법이네.”

“소, 소장은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사옵니다.”

“우선은 가서 변란을 진압하고 탐라를 안정시키게.”

“예. 거기까지는 소장도 알겠사옵니다. 그런데 대선단을 꾸리라는 말씀은,,,,,,,,.”

“나는 앞으로 탐라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일 것이네.”

“관심을 보이신다면?”

“탐라는 섬이네. 그리고 안남국과도 가깝고 또 왜와도 멀지 않지. 그곳을 아주 큰 포구로 만들어 볼 참이네. 조정을 속이고 황실을 기망하며 행한 밀무역을 활성화시켜 볼 참이네.”

내 말에 조동희의 표정이 굳어졌다. 아마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내가 탐라의 밀무역을 이용해 막대한 부를 축적하기 위해 자신에게 명령을 내리는 거라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다.

“소장에게 더 큰 죄를 짓게 하시려는 것입니까?”

“숨어 한다면 죄가 되겠지. 허나 숨기지 않고 할 것이네.”

내 말에 조동희가 놀란 표정으로 날 봤다.

“하오시면?”

“난 탐라를 아주 큰 벽란도처럼 만들고 싶네. 아주 큰 포구가 여러 개가 될 것이야!”

“아주 큰 포구라 굽쇼?”

“그렇다네. 대선단이 꾸려지는 큰 포구네.”

여전히 조동희는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이미 국제무역항인 벽란도가 있다. 그런데 오지나 다름이 없는 탐라에 큰 포구를 만든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제부터 자네와 나만 아는 이야기를 좀 하세.”

지금도 놀라고 있는 조동희가 이제는 둘만 아는 은밀한 이야기를 하자고 하니 인상을 찡그렸다.

“하문 하십시오.”

“자네는 가서 두 개의 대 선단을 만드시게. 밀무역으로 다른 나라를 꽤 다녀온 선원들이 있으니 어렵지는 않을 것이야.”

“두, 두 개의 선단이라 하셨습니까?”

“그래. 하나는 다른 나라를 방문하고 그곳의 물품들을 교역할 선단이네. 쉽게 말해 안남국에 가서 쌀을 사오고 또 더 먼 곳으로 가서 그곳의 물품을 가지고 오는 거지. 참파로 가도 좋고 나무가 울창해 숲처럼 보이는 큰 섬으로 가도 좋고 더 멀리 가서 교역을 해도 좋네. 뭐 그리고 아주 바다 멀리 가면 꽤나 덩치가 좋은 흑인들이 있을 것이네. 그 흑인들을 노비로 사와도 좋고.”

내 말에 기겁하는 조동희였다.난 이 순간 명나라 영락제가 실시한 정화의 남방 대선단과 같은 것을 조동희에게 만들게 하고 이끌게 할 생각이었다.

정화는 환관으로 곤양 출신이다. 명나라 성조 영락제 때 시작된 남해 원정의 총사령관으로 큰 키에 체격이 담대한 인물로 기록된 장군이었다.

아마 환관이 장군을 할 수 있었던 나라는 명나라 처음이자 마지막 일 거다.그는 조금은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인물이었다.

그의 집안은 이슬람교도로 곤양의 한 지방을 관리하던 아들로 태어났다. 하지만 영락제에 의해 곤양이 점령당하고 포로가 되어 명나라로 끌려간 후 거세가 되어 환관이 되었다. 그렇게 20년 동안 환관으로 일하면서 연왕의 총애를 받았으며 최고의 환관이 됐다. 또한 정난의 변 때 연왕이 조카 혜제의 제위를 찬탈하여 황제인 영락제가 되었을 때 크게 공을 새운 인물이기도 했다. 그래서 정씨라는 성을 하사받고 그 후 대선단을 지휘하여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서남아시아를 거쳐 아프리카 케냐 스와힐리에 이르는 30여 국에 원정하여 수많은 외교사절이 왕래하였고 명나라의 국위를 선양하였다.‘아프리카의 흑인들이 내 도깨비 부대가 된다면 놀라운 일이지. 또한 그곳에 나는 보석과 철을 가지고 오면 고려의 부족한 철을 보충할 수 있다.

’조동희의 목적은 고려에 부족한 자원과 물품을 획득하는 거다. 물론 시일이 많이 걸리는 부분이다.

그 걸리는 시일동안은 신라방이 나의 군상이 되어 움직이겠지만 난 중원과 대륙을 정벌할 동안 필요한 자원들을 조동희의 대선단에서 얻고자 했다. 또한 다른 것을 찾아보게 할 참이기도 했다.‘아는 것이 힘이지.’난 다시 조동희를 봤다.

“그게 첫 번째 상단이네. 두 번째 상단은!”

“예. 합하! 하명하십시오.”

여전히 놀란 눈으로 나를 보고 있는 조동희였다.

“해적선단을 꾸리는 거네.”

해적질만큼 군수품 획득을 빠르게 할 수 있는 것도 없을 것이다. 나는 거대한 꿈을 가진 만큼 사악해지고 있었다.

'누군가의 눈물을 어쩔 수 없이 흘려야 한다면 그건 내 백성이 아닌 다른 이의 백성이 될 것이다.'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내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방법은 초원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을 그 꼬맹이의 방법이기도 했다.

“예? 탐라에서 해적선을 꾸려서 다른 나라의 연안을 노략질 하라는 말씀입니까? 합하!”

조동희는 놀란 듯 언성까지 높이며 내게 되물었다. 내게 보기에는 조동희는 무장으로 변방을 떠돌기는 했으나 자신의 기준이 있고 또 그 기준은 항상 정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걸 거다. 그런데 내게 그를 사략선이라고 할 수 있는 해적선단을 만들고 그것을 운용하라고 했으니 저리 놀라는 거다.

“쉬! 이건 그대와 나만 아는 일이네.”

“해적 선단이라니요? 고려의 관리가 해적이 된단 말이옵니까? 절대 그래서는 안 되지 않습니까?”

“그러니 은밀히 움직이라는 거네. 아주 음밀히.”

“하오나,,,,,,,.”

“난 앞으로 큰 전쟁을 할 것이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군사들이나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군사들이 먹고 입고 싸울 무기가 되어줄 재물이네. 그 재물의 일부를 그대가 담당해 줬으면 하네.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네.”

“하, 하오나,,,,,,,.”

“해적선단을 은밀히 만들어 남송의 연안을 침략하고 또 왜를 침략하시게. 거기서 얻어지는 물품들이 대전투에 쓰일 것이네. 우리는 너무 오래 선조의 땅을 잃고 또 잊고 살았어. 다시 찾아야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다시 찾고 그 땅을 지켜야 하네. 그게 내가 고려의 섭정이 되어 해야 할 소명이네.”

“합, 합하,,,,,,,,,.”

“왜 싫은가?”

“만, 만약 발각이 된다면,,,,,,,.”

그 순간 내 눈빛이 사나워졌다.

“만약 발각이 된다면 고려는 자네의 목에 현상금을 걸 것이네. 이번 일은 절대 고려조정과 아무런 연관이 없게 보여야 하네.”

내 말에 조동희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합, 합하!”

“어려운 일인 줄 알아. 허나 누군가는 해야 하네. 몹쓸 짓을 몹쓸 놈에게 시키면 정말 몹쓸 짓이 되지. 하지만 그대에게 맡긴다면 그대는 초심을 잊지 않을 것 같네. 모두 다 고려를 위함이네.”

“하오나,,,,,,,,,.”

“그대가 저지른 죄를 씻는 일이네. 또 모두가 좋은 일만 하고 살수는 없지. 그렇지 않나? 이 고려에 영웅이 필요하듯 나와 자네처럼 악인도 필요하네. 그래야 고려가 발전을 하네.”

나와 자네처럼 악인도 필요하네. 그래야 고려가 발전을 하네.”

난 무섭게 조동희를 노려봤다.

“그렇기는 하옵니다.”

“그리고 또 자네가 직접 하라는 것이 아니야. 은밀히 해적단을 만들라는 것이네. 은밀히. 아까 탐라출신이라는 무장을 시키는 것도 좋고 아니면 믿을 만 한 자를 시켜도 좋네.”

내 말에 조동희가 잠시 고민하는 듯 했다.

“내 다시 말하지. 고려에는 영웅도 필요하지만 악인도 필요하네. 그걸 자네가 해줬으면 하네. 이 고려를 위해서 말이네.”

내 말에 조동희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고토수복이라고 하였사옵니까?”

“그래. 고토수복! 나는 그것을 위해 이 세상 그 어떤 존재보다 더 잔인해질 것이고 모질어 질 것이네. 누구든 나를 욕해도 상관이 없네. 역사에서 나를 잔인한 폭도라 해도 좋고 역도라고 해도 좋네. 허나 내가 그리 욕을 먹으면 이룩해 놓고 찾아놓은 땅에 우리의 후손이 밭을 갈고 씨를 뿌릴 것이네. 나를 도와주시게.”

“합하의 고충과 근심이 크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나이다.”

오래 고민할 수 없는 순간이라 조동희는 내 뜻을 따르겠다고 대답했다.

“알아주시니 고맙소.”

“예. 그리하겠습니다. 합하의 지엄한 분부를 받잡겠나이다.”

“고맙소! 정말 고맙소. 또한 왜로 해적질을 갈 때나 송의 연안 참파까지 갈 때 그곳의 지형을 유심히 익히고 기록하시게. 특히 왜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모든 것을 기록하시게.”

“특히 왜라고 하셨습니까?”

“그렇다네. 왜네.”

“어찌,,,,,,.”

“내 판단으로는 수군 3만이면 충분히 왜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이네.”

내 말에 다시 한 번 놀라는 조동희였다.

“그때가 되면 그대는 남벌정벌 수군 총상장군 겸 평장사가 될 것이네.”

“소, 소장이 말이옵니까?”

“그래. 역사는 그대를 왜를 정벌한 고려의 영웅이라 기록할 것이네.”

“합, 합하!”

영웅이 되기를 원하는 자 영웅의 길로 이끌어주면 되는 것이다.

“허나 절대 자네가 해적선단을 만들었다는 비밀이 새어 나가서는 안 되네.”

“예. 알겠사옵니다. 합하! 충심을 다하겠사옵니다.”

감격과 놀람 그리고 두려움이 교차하는 눈빛을 보이는 조동희였다. 나는 금을 정벌한 후에 송으로 남진을 해서 중원을 우선적으로 통일할 것이다.

그것이 내 첫 번째 목표고 두 번째 목표는 그 상태로 초원이 있는 사막으로 북진해 내 최대의 적이 될 수 있을 칭기즈칸이 될 테무친의 목을 벨 것이다. 그 다음이 바로 왜다.

노략질을 하다보면 많은 자들이 해상 전투에서 죽게 되지. 그리고 그 전투들에서 살아남는 자는 수백 개의 알에서 겨우 한두 개 살아남는 악어가 되어 누구도 건드리지 못하는 최고의 병사들이 되지. 내가 또 노리는 것은 그것이야!’이 모든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경정벌을 위한 첫 전투인 자비령 전투가 중요했다. 그리고 그 전투를 위해 나의 신수군이 은밀히 남진하여 우회한 후에 서경 반란군이 자비령에 당도하면 그 뒤를 막아야 했다.고려가 세계에 우뚝 서냐 못 서냐는 그 첫 전투에서 결정된다고 봐도 무방한 것이다.

“그래. 충심을 다해주게.”

“예. 합하!”

“빛이 될 대선단을 이용하고 또 암흑이 될 해적선단까지 총 동원해서 왜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하게. 남벌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네.”

“예. 합하! 성심을 다해 정보를 수집하겠나이다.”

난 조동희를 다시 봤다.이 순간 난 금방이라도 터질 활화산일 거다. 연기를 피어 올리며 한없이 달궈지는 그런 불덩이일 거다. 한 번 터지면 이 세상을 모두 뒤덮고 내가 꿈꾼 대망의 열기로 모든 것을 태울 것이다.

“그리고 또 있네.”

“하명 하시옵소서. 합하!”

“또 첫 번째 선단이 항해를 떠날 때 찾아줘야 할 것이 있네.”

“무엇입니까? 합하!”

고려가 북변을 잃고 요동과 요서를 오랑캐에게 빼앗긴 첫 번째 이유는 그 기마민족의 기상을 잃었기 때문이 첫 번째 이유지만 두 번째 이유는 그곳을 경영할 인구가 없다는 것도 이유 중에 하나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다.물론 고구려가 당과 수보다 인구가 많이 요동과 요서를 점령하고 있었던 것은 분명 아니다. 하지만 분명 인구의 증가는 필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식량증산이 필요했다.

황폐해진 농토를 다시 가꾸는 것도 식량증산에 도움이 되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대량으로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작물을 도입하는 거였다.아마 이것은 나밖에 구상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할 거다.

또한 난 금을 정벌하고 남송까지 정벌한 후를 대비하고자 했다. 지금까지 중원이라는 곳을 점령한 이민족은 300년 이상을 그곳을 지배하지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지배하는 계층의 인구수가 지배당하는 계층보다 턱없이 그 수가 적다는 것이다.인구가 바로 힘이 되는 세상이다. 또한 지배자들이 피지배를 받는 자들에게 동화된다는 거다.

물론 그 동화되는 이유 중 가장 큰 것은 지배자들에게는 문화가 없고 글이 없지만 지배를 받는 중원인들은 문화가 있고 한자라는 글이 있다는 것이 또 이유일 거다.'우리도 문화가 있고 글이 있지.'난 몇 십 년 후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몇 십 년 후의 일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조동희와 이야기 하고 있는 거였다.'인구의 증가를 위해서는 구황식물의 도입이 가장 중요하다.'아마 이 고려에서 또 중원에서 감자나 옥수수 고구마 같은 구황식물의 존재를 아는 사람이 없으니 말이다.

“내가 말하는 식물의 찾아서 내게 가지고 오게.”

조동희가 내가 말한 작물들을 찾아오기 전까지는 점령과 약탈 그리고 다시 점령으로 이어질 것이다. 허나 항상 빼앗으며 진격 할 수 없기에 나는 조동희에게 어려운 임무를 내리는 거였다.

“어떤 것이옵니까?”

============================ 작품 후기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어제 10등 안에 들었네요. 열심히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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