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간웅-320화 (320/620)

< -- 간웅 15권 -- >10. 서경정벌이 시작되다.난 황궁으로 입궁하기 전에 참지정사 강일천의 사택으로 말을 몰았다.

오늘 참지정사와 원국국사는 금으로 떠나게 되어 있다. 급히 꾸린 사신단 이기는 해도 회생에 의해 준비된 조공 아닌 조공물목이 상당했다."섭정께서 이곳에서는 무슨 일이시요?"안채로 나를 맞이한 참지정사 강일천이 내게 물었다."사위인 제가 장인께 아주 힘든 일을 부탁드렸기에 이리 왔습니다."내 말에 참지정사 강일천이 나를 잠시 봤다."어려운 일이 아니라 목숨을 걸어야 할 일이지요."참지정사도 자신이 금으로 간다면 그 목숨을 보장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송구하옵니다. 장인어른!"

"이것하나만 기억하시오."

"예. 장인어른! 내가 왜 이 순간에 이리도 위험한 사신단의 수장이 되어 금으로 향하는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백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백화는 황후가 될 것입니다."요즘 백화의 변화가 난 무섭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면서 가여웠다. 하지만 그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백화가 황후가 된다는 거였다."지금 한 말만 기억해 주시면 됩니다. 섭정은!"

"예. 장인어른!"

"이리 급히 가라는 것은 다 서경 때문이겠지요?"난 대전에서 서경에 은거해 있는 대령후가 조위총과 합심해 반란을 일으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 김보당을 국문한다고 공표했다. 그걸 지금 참지정사 강일천이 말하고 있는 거였다."그렇습니다. 장인!"

"정말 합하의 말씀처럼 서경에서 반란이 일어납니까?"진실을 내게 원하는 눈빛이다.

"일어날 것입니다.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생각만 하시는구려! 결국 합하의 목적은 서경정벌과 반란을 진압하는 것이 아니라 대령후셨군요."

"제 진정한 목적은 서경으로 진격해서 금의 눈을 속이는 겁니다."

"예?"참지정사 강일천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날 봤다."그 무슨 말씀이요?"

"서경으로 진격해 서경의 반란을 진압할 것입니다. 허나 퇴로를 막지 않고 진압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퇴로를 막지 않는다?"

"그렇습니다. 장인! 그들의 퇴로는 북변 방향이 될 것입니다."내 말에 참지정사 강일천은 인상을 찡그렸다."이 장인의 목숨을 원하십니까?"

"천부당만부당한 말씀이십니다."

"북변 방향으로 퇴로를 열어준다는 것은 천천히 북변으로 서경의 잔당들을 진압하며 진군하시겠다는 말씀이지 않습니까? 제와 원국국사가 금으로 갑니다. 그런 와중에 대단위 군사를 북변으로 진격시킨다는 것은 내 목숨을 담보로 고려의 중앙군을 전진배치하려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서경의 반군들을 모두 진압하고 북변으로 진격하고 또 금으로 향할 것이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허나 그렇게 보이지 않기 위해 참지정사이신 장인어른과 선대황제폐하의 황자마마이신 원국국사가 금으로 황금수레 수십 대를 끌고 가는 것 아닙니까."

"금이 오랑캐라고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저도 적을 과소평가하지 않습니다."

"과연 속을까요?"

"서경 정벌군은 북변 이상으로는 진격하지 않을 것입니다."내 말에 참지정사 강일천이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눈빛을 보였다.

"그리 속이려는 포석을 깔고 왜 더는 진격하지 않는다는 겁니까?"

"장인어른 때문이지요."내 말에 참지정사 강일천이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저 때문에?"

"그렇습니다."

"믿어도 됩니까?"

"예. 장인어른!"

"그럼 믿지요."하지만 참지정사 강일천의 눈빛은 내 말을 믿지 않는 눈빛이었다. 하지만 나는 참지정사인 강일천이 살아서 돌아올 때까지 금으로 진격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북변의 최전방에 용호군 2만과 응양군 4만 그리고 신수군 4만을 비롯한 중앙군 10만을 배치하고 또 사병혁파로 얻어질 5만의 병력을 중앙군의 앞에 세우며 금나라 100만 대군을 기다릴 것이다.'금왕이 분노해 100만 대군을 이끌고 북변으로 진격하는 순간이 금황성이 무주공산이 되는 시기다."이것은 엄청난 계획일 거다.

아니 참으로 모질고 잔인한 전술이며 선택일 거다. 15만의 고려 군사들의 목숨을 담보로 나는 거대한 도박을 시작하려는 거였다.

그곳의 수장은 위위경 이의방이 될 것이고 또한 이고외숙이 될 것이다.

"예. 저만 믿으시면 됩니다.

100대의 수레에 실린 황금으로 금나라 조정대신들을 포섭하십시오. 또 황제께 진상하십시오. 그리고 고려조정과 황실은 야율강에 대한 죽음의 죄를 폐주에게 엄히 물어 폐위시켰다고 강변하십시오. 그렇게 된다면 금왕은 송과의 일전 때문이라도 너그러운 황제의 덕을 보인다며 용서할 겁니다."

"그리 될까요?"

"물론입니다. 50대에 실린 황금의 무게가 어찌 야율강의 수급보다 가볍겠습니까? 야율강은 금왕에게 그저 머리 좋은 거란족에 불과합니다."

"그렇지요. 당장 50대의 수레에 실린 황금이라면 안남에서 송과 전쟁에서 쓰일 충분한 군량미를 확보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예. 장인어른! 그래서 황금수레를 끌고 가는 것입니다."

"적이 될 존재에게 막대한 군자금을 준다는 것이,,,,,,,."참지정사 강일천은 그게 걱정이 되는 것 같았다."황금자체는 먹지도 입지도 쓰지도 못하는 것입니다."내 말에 다시 한 번 참지정사가 내가 엄청난 것을 꾸미고 있다는 짐작이 들었다."허나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서경에서 군사를 일으키는 겁니다. 그게 아니면 서경을 정벌한 명분이 없소이다.

합하!"그것을 대비하기 위해 내가 조원정을 살려 보낸 거다. 지금쯤이면 아마도 서경 남문을 통과했을 거다.

서경인근에 조원정이 허겁지겁 도착했다는 전서구를 받은 상태이니 말이다."서경은 반드시 군사를 일으킬 것입니다. 또한 대령후를 황제로 옹립할 것입니다."

"왜 그리 생각하십니까?"

"서경에 있는 대령후가 누구입니까? 지금의 송황제의 사위라면 사위입니다. 대령후를 고려의 황제로 옹립하고 거병한다면 송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조위총은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 대령후를 옹립하고 그 즉시 반란인 겁니다."

"그리 될 수도 있겠군요."

"또 이미 김보당이 국문을 통해 고신을 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입니다. 또한 제가 대전에서 서경에서 변란의 조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발이 없는 말이 천리를 가지요. 또한 이 황도에도 서경의 간자들이 득실거릴 겁니다.

그들이 일어서지 않아도 중앙군이 진격을 한다는 것을 뻔히 아니 앉아서 죽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서경에 있는 서경군만 해도 4만입니다. 그리고 북계의 지방 군사들이 동조를 한다면 7만이 넘는 군세가 될 것입니다. 금을 정벌하기 전에 엄청난 병력 손실을 입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퇴로를 열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절대 굶주린 고양이도 독안에 든 쥐를 공격하지 않습니다."보통 도망갈 곳이 없는 경우를 독안에 든 쥐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쥐는 바짝 독이 올라 있을 것이고 또한 도망칠 곳이 없으니 고양이가 덤빈다면 고양이를 물려고 덤빌 것이 분명할 거다."첫 전투의 승리가 아주 크게 작용할 겁니다."

"금적금왕이시요?"

"예. 장인어른!"

"알겠습니다. 내 그리 알고 금으로 가지요."

"어찌되었던 서경에서 알게 될 겁니다. 그러니 동계로 길을 잡고 가셔야 할 것입니다."

"그 정도는 이 장인도 알고 있습니다."처음으로 참지정사 강일천이 자신의 입으로 장인이라고 말했다."예. 장인어른!"

"나는 사위이신 합하만 믿습니다. 제가 천운이 다해 오랑캐의 땅에서 원국국사와 죽는다 해도 저와 한 약속을 지켜주신다면 저는 죽어서도 사위이신 합하를 원망하지 않겠습니다."

"예. 장인어른! 반드시 백화는 황후가 될 것입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이제 제가 등청해 원국국사를 모시고 금으로 가지요."

"예. 그리 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장인!"

"예. 합하!"

"장인어른! 금으로 가셔서 일이 잘 되시면 대타발이라는 발해인 장군을 만나주시겠습니까?"금 조정의 서슬 퍼런 위기에서 살아나면 난 대타발이라는 인물을 만나라고 참지정사에게 말했다. "대타발이라면,,,,,,,."대타발의 성이 대 씨다.

그건 발해의 왕족의 성이고 발해의 왕족이 금의 핵심권력층이라는 것을 의미했다. 또한 그 이름이 타발이라는 것은 졸본부여의 족장인 연타발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 분명할 거고 그건 대타발에게 이름을 지워준 누군가가 새로운 나라를 대타발에게 건국하라는 의미에서 지은 것이 분명할 것 같았다.'그럼 내가 추모가 되어주지.'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다. 그리고 이름은 그 운명대로 흐르기 마련이다. 요동을 거의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대한모극인 대타발만 잘 이용하면 북벌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요동의 대한모극이지요. 발해인으로 가장 금에서 영향력이 강한 인물입니다."모극은 여진어로 족장을 의미한다.

대한이라는 것은 크다는 뜻으로 요동에서 가장 큰 대족장을 의미한다.여진족도 아닌 발해인 대타발이 대한목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은 원래 말갈족으로 고구려와 발해에서 그 근간을 두고 있기 때문이었다.

발해가 요나라에 망한 후 요를 정벌한 금이 상당부분 발해를 계승했고 그로 인해 발해인들은 금나라의 핵심권력층으로 부상했다. 또한 군사적인 측면에서 금의 추측이라고 할 수 있었다. 허나 발해민이 크게 부각될수록 금나라의 지배계층인 여진족과 금왕은 발해인들을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또 군사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마궁수들의 수장들도 7할 이상 발해민이니 위협을 느낄 만도 했다."그런데 왜 제가 대타발 대한모극을 만나라 하십니까?"

"북변에서 가장 가까운 금나라 군대는 발해민이 주축으로 한 기마궁수대를 가진 대타발 대한모극의 30맹안군입니다."

"1맹안군은 군사의 수만 일천 명입니다. 30맹안부이면 3만의 군사입니다."참지정사도 금나라 군사제도를 잘 아는 것 같았다."아니 그 이상입니다.

대타발이 거느린 10만입니다. 그중 7할이 기마궁수입니다."내 말에 더욱 놀라는 참지정사 강일천이었다."어, 어찌 그리 자세하게 하는 겁니까?"내 말을 믿지 못하겠다는 눈빛이었다.

물론 나도 처음 북변으로 갔던 흥선에게 처음 들었을 때는 놀랍고 믿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정세를 설명하는 흥선의 말을 듣고 이해가 됐다. "그 정도도 파악해 두지 않고 어찌 제가 북벌을 논할 수 있겠습니까?"그저 흥선이 내게 알려준 것을 내가 준비한 것처럼 참지정사 강일천에게 말했다.

"그, 그렇지요. 합하의 말씀대로 대타발의 군대가 10만이라면 7할이 기마궁수입니다. 요에 발해가 망하기는 했으나 그것은 발해가 내부적으로 분열했고 또 사치와 향락에 빠졌기에 그리 된 것입니다.

절대 약한 군사들이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비록 고려의 중앙군과 사병들까지 한다면 15만이라고 하나 기마병들의 수는 3만이 넘지 않습니다. 그걸 아십니까? 합하!"

"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대타발 대한모극을 만나라는 겁니다."맹안은 천호장을 가리키는 여진어로 금나라는 건국 전부터 부족으로 구성된 군사제도가 있었다. 후일 몽골의 천호제가 금나라의 모극제를 받아드려서 나온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금나라는 1호가 5명을 기준으로 해서 300호가 1모극부로 10모극부가 1맹안부로 했다. 또한 10맹안부를 모아 1대한모극부로 정했다. 하지만 대타발 대한모극은 그것보다 더 많은 맹안부를 관리하며 마치 금나라의 지방 왕부처럼 군림하고 있었다. 30맹안부는 산술적으로 따진다면 9만호다.

그럼 대타발의 다스리는 백성들만 해도 45만이라는 소리고 그건 다시 말해 발해의 대부분의 유민들이 대타발 대한모극의 아래 모여 있다는 거였다.그리 큰 세력이 요동에 있으니 금왕은 무척이나 불안할 것이 분명했다.

10만의 대병력을 이끄는 발해인!그것은 분명 금왕에게 위협일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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