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간웅 15권 -- >내가 별초까지 죄인이라고 말하자 이의민은 다소 놀란 것 같았다."각각의 처소에 감금해 뒀습니다."이의민의 말에 난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죄인들을 모두 이리로 끌고 오세요."난 흥선과 만적 그리고 왕준명까지 죄인이라 말했다.'내 숙부를 죽일 것이나 그건 아바마마의 황명에 의해 이뤄져야 하는 것인데,,,,,,.'난 어금니를 꽉 깨물며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옆에 놓인 검대에 놓인 검을 들고 급히 밖으로 나갔다."내 오늘 그들의 목을 칠 것입니다."난 문을 박차고 나갔다.공예태후의 처소.
공예태후가 다소 심각한 얼굴을 하며 차를 마시고 있고 그의 앞에 이숭겸이 부복해 있었다.
“부르셨사옵니까? 태후마마!”
이 숭겸은 갑작스럽게 태후가 자신을 부르자 큰 일이 일어났구나 하는 생각에 황궁으로 들어오는 비밀통로를 이용해 급히 달려왔다.
“흥선은 어찌하고 있는가? 같이 북변에서 왔는가?”
“같이 왔사옵니다.”
“다행이요. 참으로 다행이요. 왜 그리 험한 곳을 자청해서 가는지.”
공예태후는 인상을 찡그렸다.
“그것을 하문하시고자 부르셨사옵니까?”
그 순간 공예태후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그대는 나를 얼마나 믿고 따르는가?”
환관 중에 태후가 믿을 수 있는 자는 이 숭겸이었다. 그렇기에 흥선을 맡긴 거였다.
“무슨 일이시옵니까?”
“나는 그대를 나처럼 믿네.”
그 말에 이숭겸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 처음 자신이 젊었을 때 흥선을 맡길 때도 태후는 그리 말했다.
“지시할 것이 있사옵니까?”
“결국 흥선 그 아이의 선택이 옳았어.”
“예?”
“흥선에게 말하시게 부마도위를 끝까지 따르고 믿고 그의 눈 밖에 나지 말라고 하시게.”
“이유를 여쭤도 되겠습니까?”
“아직도 믿어지지 않지만 부마도위가 말이네.”
“예. 태후마마!”
“부마도위가 상황의 숨겨진 황자라네.”
이 숭겸은 태후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정, 정말이시옵니까?”
“그래. 정말이야! 무비도 알았고 김돈중 대부도 알고 있었네. 참으로 모진 무비 년이 내게 앙심을 품고 그런 천인공노할 죄악을 저질렀네.”
“태, 태후마마,,, 그, 그리 된다면,,,,,,,.”
“황실에 피바람은 이미 불고 있네.”
공예태후는 이숭겸이 차마 하지 못하는 말을 대신해줬다.
“그, 그렇사옵니다. 그리 될 것이옵니다.”
“그래. 그래서 황제가 폐위되고 상황이 다시 복위가 되는 것이네. 그 다음은 어떤 수순이 될지 그대도 알겠지?”
“그, 그렇사옵니다.”
“대령후부터 시작될 것이네. 그러니 절대 흥선에게 회생의 눈 밖에 나지 말라고 하시게. 그리고 가신이 되어 심기라 하게. 그것이 살 수 있는 방법이네.”
공예태후는 자신의 아들인 흥선을 위해 이 엄청난 비밀을 이 숭겸에게 말하고 말았다. 흥선을 살리고자 하는 마음이 컸고 또 이 숭겸을 믿는 마음도 컸다.-태후마마! 황숭모 들었사옵니다.상궁의 말에 공예태후가 이 숭겸을 봤다.
“몸을 숨기시게. 내 말 잘 전해 주시게.”
“예. 태후마마!”
그렇게 이 숭겸은 몸을 숨겼고 그와 동시에 해월이 들어섰다.이의방의 사택.이의방은 퇴궐한 후 바로 자신의 장녀인 이영의 처소를 찾았다.
무혈혁명이 성공한 후 더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이의방이었다.사실 이의방의 사택은 초상집 분위기였다.
그의 처는 이미 드러누웠고 종복들은 쉬쉬하며 이의방과 그의 처 그리고 이영의 눈치만 보고 있었다."자느냐?"이영의 처소에 아직 불이 꺼지지 않았지만 이의방은 그렇게 말했다.스르륵!그때 문이 열렸고 이영이 공손히 이의방에게 인사했다."오셨습니까? 아버님!"
"들어가자."
"예. 아버님!"이의방이 들어섰고 자리에 앉아 이영도 자리에 앉았다."책을 보고 있었느냐?"초상집 분위기에 책을 읽는 이영이 놀랍기만 했다."네 어미는 드러누워 식음을 전폐하고 있는데 너는 평온하구나!"이의방의 사택이 초상집 분위기인 것은 태자비인 이의방의 차녀 때문이었다. 명종황제가 황궁에서 축출되었다는 것을 이의방의 종복들은 짐작하고 있었다.
이래서 권력에 가까이 있는 자들이 정보에도 가까이 있는 거였다."아버님께서 평온하신데 제가 흔들릴 필요가 있겠습니까?"이영의 말에 이의방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아우는 걱정마라. 제부 역시 걱정할 것이 없다."
"예. 아버님!"
"왜로 보냈다. 내 사위 회생이 그리 해 줬다."이의방의 말에 이영이 살짝 인상을 찡그렸다."왜 그러느냐?"
"섭정께서 아버님이 필요하시기에 장인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그리고 제 아우와 제부를 왜로 보내준 것입니다. 그런데 아직 영화공주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섭정의 여자는 아니지요."똑똑하다.그리고 명쾌했다.이영의 말에 이의방도 고개를 끄덕였다."그렇지."
"국혼이 곧 있을 것이고 그 전에 혼례를 올리고 싶습니다."
"옳다. 이제 곧,,, 아니다. 차차 알게 될 것이다."이의방의 말에 이영은 부친이 자신에게 뭔가 숨기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허나 이영은 묻지 않았다. 말하지 않는 것을 묻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은 없다는 것을 이영은 잘 알고 있었다.
백화가 독하게 영악하다면 이영은 영리하고 명쾌했다. 그리고 영화공주는 지고지순했다. 물론 다부진 성격도 가지고 있었으나 회생에게는 그런 다부짐보다 지고지순함이었다.
모두 다 절세미인이며 각자의 개성과 특성을 가지고 있었다."예. 아버님!"
"네 어미에게 잘 말해줘라."
"예. 알겠습니다."
"그래! 늦었어. 늦은 감이 있어. 혼례를 올려야지. 암 그래야지."회생의 사택 안채 앞마당.흥선이 제일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고 그 뒤에 만적과 왕준명이 흥선처럼 무릎을 꿇고 있었다. 또한 흥선에게 회유를 당해 이번 일에 동참한 별초 다섯도 죄인처럼 무릎을 꿇고 있었다. '일벌배계로 다스려야 해!'난 무릎을 꿇고 있는 별초들을 무섭게 노려봤다.
내 옆에는 외숙인 이고가 아무 말 없이 차분히 앉아 있었고 이의민은 부월을 쥐고 내 명령을 기다리고 있는 듯 했다.
"너희들 중에 조장이 누구더냐?"
"소장이옵니다."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인 별초 하나가 내게 말했다."네놈의 죄를 알겠느냐?"
"예. 합하! 아옵니다. 죽여주시옵소서."
"너의 죄가 무엇이냐?"
"소장의 죄는,,,,,,,,."스스로도 차마 말하지 못했다. 황제를 시해한 자들이다. 그것이 밝혀지면 패악 무도한 역신이라는 불도장이 이마에 찍혀 자자손손 이어간다는 것을 그도 아는 거였다."말을 못하는 죄를 지었다는 것을 안다. 허나 너의 죄는 다른 곳에서부터 있다."
"죽여주십시오."
"어찌하여 내 군령도 없이 별초를 움직인 것이냐? 흥선이 너의 주군이더냐? 저 어린 것을 따르기 위해 내 군령도 없이 움직였더냐?"난 크게 별초 조장을 꾸짖었다."죽을죄가 분명하옵니다. 허나 소장과 별초는 오직 합하를 위해 움직인 것이옵니다."
"군령에는 구차한 변명이 없다."내 말에 별초가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또한 누구도 내 명 없이 부하 뇌동하는 자는 용서치 않을 것이다."난 그렇게 말하고 이의민을 봤다."뭘 하고 계신가? 이 자리에서 바로 참수하라!"내 말에 별초 조장이 어금니를 꽉 깨물고 나를 봤다."소장에게 자결을 허락해 주십시오."
"군령을 어긴 자에게 자결 같은 자비는 없다. 참수하라."
"합하! 하오시면 저를 따르는 별초들의 목숨만은 구명해 주십시오."모든 것이 거부된 순간 별초조장은 내게 부하를 살려달라고 애원했다. 이런 마음이 있는 자라면 베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나 이번 일을 그냥 용서한다면 내 사병과 또 내 군의 핵심인 별초의 군영이 서지 않는다는 것을 난 잘 알고 있었다."죄를 씻을 방법은 없다."
"합하! 모든 것이 제가 지시한 것이옵니다. 은혜를 베풀어 주십시오."
"아니옵니다. 저희도 그렇게 하겠다고 동조했사옵니다."별초하나가 자신들도 죽겠다고 소리쳤다.
순간 참으로 아까운 목숨이라는 생각이 드는 나였다."이 어리석은 것들아! 어찌 충과 역을 이리도 모른단 말이냐!"질타를 하고 있는 나였지만 그들은 내가 그들을 가엽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듯 보였다.
"합, 합하!"
"네, 네 너희들을 살려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나 그리 된다면 내 군의 군령이 무너질 것이다. 그러니 나는 너희들을 벨 것이다."
"예. 합하!"
"뭘 하시는가? 어서 참수하라!"난 절규하듯 소리쳤고 담장 앞에 잔뜩 겁에 질려 있는 만적의 아비 억세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의 아들 만적도 이 험악한 분위기가 흐르는 곳에 무릎을 꿇고 있으니 말이다."예. 합하!"별초 하나가 앞으로 나서 내게 부복하고 돌아섰다. 그리고 허리에 차고 있던 검을 힘차게 뽑았다.
서러렁!순간 검이 우는 소리가 내 귀에도 들렸다. 검이 운다는 것은 검을 잡은 무장도 따라 마음으로 운다는 걸 거다."수고하셨소."
"주군을 부탁하네."죽는 순간에도 별초조장은 나를 걱정하며 나를 잘 보필하라고 별초에게 말했다. 뛰어난 인재를 얻지 못하고 있는 지금 저런 인재를 내 스스로 베야한다는 것에 난 가슴이 아팠다.
허나 분명히 베야 할 것은 단번에 베야한다. 그래야 군령이 다시 서게 되는 것이다.'이 모든 것이 다 저 흥선 놈 때문이다.'바드득!난 흥선을 노려봤다.
그를 아끼는 마음이 이제는 분노로 변해 있었다."걱정 마시오."그와 동시에 검을 쥐고 있던 별초가 검을 휘둘렀다. 쉬웅!"크윽!"크지 않은 비명과 함께 별초의 목이 앞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다시 별초가 나머지 4명의 별초 옆에 섰다.
차례로 목이 잘리는 거였다. 그들의 죄는 내 허락도 없이 움직인 거고 또한 별초 중에 사조직을 만들어 흥선을 따른 거였다.
충분히 죽어 마땅한 죄였다.난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아무런 원망도 없이 떨어져나간 별초조장의 목을 봤다.
'그의 유언을 계속 떠오를 것 같다.'난 나도 모르게 지그시 어금니를 깨물었다.부하를 살려달라는 것이 유언이다.
아무리 죄가 크다고 해도 그 유언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별초를 내 군령 없이 움직인 것에 대한 처결은 이걸로 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순간 다시 별초가 검을 힘껏 들어올렸다. 그리고 지그시 입술을 깨무는 듯 했다."멈추라!"
"예. 주군!"내 말에 별초가 검을 다시 검집에 넣고 돌아섰다."조장이 죽었다. 그는 내게는 충실한 가신이나 이 고려에는 역신이다. 허나 그의 죽음을 통해 너희들의 죄는 불문에 붙일 것이다."
"합, 합하!"
"이제 너희들은 다시 산목숨이다. 그러니 고려를 위해 다시 충심을 잃지 마라."
"예. 합하!"
"또한 지금 죽은 별초조장은 북변에서 오랑캐를 상대하다 전사한 것이다. 그에 맞는 합당한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너희들은 내 이번 결정을 후회하지 않게 행동해라."
"예. 합하!"4명의 별초들이 나를 향해 절을 하며 머리를 힘껏 땅에 찍었다."별초조장의 시신을 수습해라."
"예. 합하!"그와 동시에 4명의 별초들이 조심히 자리에 일어나 별초조장의 잘려나간 머리와 시신을 들고 조심히 뒤로 물러났다. 난 다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지그시 입술을 깨물었다."제가 전장이 아닌 곳에서 제 가신을 베었습니다."내 말을 들은 이고 외숙이 날 봤다."옳으신 결정이셨습니다.
단호히 베시고 또 너그러이 용서하셨습니다. 이것이 바로 주군이 되는 분이 가져야 할 마음입니다."
"그렇습니까?"